빚
1. 개요
債務 / debt
남에게 무언가 빌리거나 신세를 진 것. 현대 사회에서는 주로 빌려준 돈과 빌린 돈을 의미한다.[1] 빚을 진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빚쟁이가 된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빚을 지는 것은 따로 대출이라고 부르며 일수도 빚지는 것의 일종.
자본주의는 빚을 먹고 산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돈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통화를 유통하게 된다. 그리고 시중은행은 사람이나 회사에게 돈을 빌려주며 이자를 받는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것은 필연적이며 따라서 빚을 늘리는 방식으로 (통화를 많이 찍어내는 방식) 경제는 활성화될 수 있지만, 그만큼 유통되는 돈이 많다보니 통화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인플레이션이 따라오게 된다. 그것이 한계에 이를 때, 소비가 위축되고 디플레이션이 찾아오는 것이다. 경제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오르막 내리막을 거듭하면서 점점 올라가는 구조다.
위험 선호적인 사람은 빚을 통해 재테크를 해서 재산을 점점 불려나간다. 빚을 통해 자기 자산을 넘어서는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을 레버리지 투자 (갭 투자, 차입 매수)라고 한다.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Pitch를 해서라도 투자를 받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자기 자본으로 투자해서 살아남는 것보다 빚을 얻어서 투자를 해서 살아남은 뒤 이자를 갚아주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물론 어떻게든 투자를 해낼 수 있으면 괜찮지만, 투자에 성공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거나 '투자' 목적이 아닌 '소비, 기부, 분배' 목적으로 빌리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할 일이다. 전자를 보면, 개인 주식 투자자들 중 멍청한 부류들이 이와 같은 짓을 저지르다가 큰 사고를 치기도 한다. 이들은 리스크에 대해 알려고 들지 않는 등 공부와 담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서 주식을 하면 대박나서 빚을 다 갚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후자를 보면, 자기 수입에 걸맞지 않는 과소비를 하다가 그 빚이 쌓이면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수입이 적으면 소비를 줄여야 한다.
2. 위험성
자본주의가 빚을 먹고 산다지만, 빚을 늘려간다는 말은 꽤나 무서운 말이다. 왜 그런지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만약 중앙은행에서 10000원을 풀었다고 하고 금리는 5%라고 한다면 갚아야 할 돈은 10500원이 된다. 그런데, 총 통화량(실제로 빌린 돈)은 10000원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하나? 다시 돈을 빌려 원래 빌렸던 돈을 갚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다시 돈을 빌린다고 해도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까지 모두 갚아야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빚을 갚을 만큼의 돈(원금)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채권자이고, 누군가는 채무자여야만하는 관계가 이리저리 얽혀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는 말로 귀결된다.
실생활 면에서도 빚은 위험하다. 그것도 담보가 없거나 '''보증'''으로 떠안은 빚은 더더욱.[2] 보통 빚을 지게 되면 자신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일부를 빚 변제용으로 강제징수당하게 되는데 빚이 늘어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며, 심하면 '''벌어들인 소득 전부를 빚 변제에만 쓰게 되는 생지옥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도 자기한테 남는 게 한푼도 없다는 것.[3] 이렇게 빚을 상환하는 도중인데 직장을 잃거나 빚이 더 쌓이거나 담보마저 없다면 그야말로 끝장이다. 그 빚이 은행(제1, 제2)에서 생긴 거라면 순식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것이고, 사채에서 나온 것이라면 아예 평생을 야반도주하거나 길거리에 나앉거나 아니면 실종될 수도 있다. 심지어 똑같이 생계 곤란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빚이 없으면 최소한 그 지원금을 온전히 받고 재기할 가능성도 있는 반면, 빚이 있으면 '''지원이 거절되거나 지원금까지 빚 변제 명목으로 빼앗기고 말 그대로 빈털털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4]
그나마 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면 금융적 사망상태인 파산, 도산을 선고 받고 개인회생을 통해 재기의 여지가 남는데, 물론 신용적 사형선고를 받은 상황인지라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른다. 돌려막기를 하다가 빚이 쌓여서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으니 결국 과도한 빚은 파멸의 지름길이다.
3. 빚 안갚고 버티는 채무자
채권-채무 관계를 흔히 갑을관계로 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채무자가 돈 빌려놓고 돈 없다고 배째라! 식으로 버티는 경우도 수두룩 하고 돈 빌려준 채권자가 돈을 떼여서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이 재산이 없으면 압류를 걸고, 고소를 하고, 신용정보회사를 써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폭력을 쓰거나 하면 오히려 불법추심으로 고소당해 역관광 당한다.
그럼 실제로 채무자가 돈이 없느냐? 정말 그런경우도 상당히 많지만, 전두환의 사례를 보듯이 주변 인물이나 가족 명의로 돈을 빼돌려 떵떵 거리면서 잘 사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차용증만 달랑 쓰는건 정말 피해야 하고 담보를 설정하고 돈을 빌려주는것이 그나마 가장 안전한 길이다. 문제는 이런 빚떼먹는 상황이 지인 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일히 담보 설정하는것도 좀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러니 채권-채무 문제로 인간관계가 틀어지고 가족간에도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수두룩 하다. 가장 좋은건 안빌리고 안빌려주는 거지만, 친하게 지내던 사이에 갑자기 안면몰수 하기도 힘들고.. 법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보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똥배짱 채무자 중에 가장 유명한 인물로는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가 있다. 빚 액수가 엄청 많으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끌려다닌다는 비범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남의 돈을 물 쓰듯 써서 로마 시민의 인기를 샀다. 그 결과 카이사르가 중요한 원정을 떠날 때마다 빚쟁이들이 발목을 잡았는데, 갈리아 원정 때도 삼두정치의 일원인 거부 크라수스의 보증으로 간신히 출발할 수 있었다. 나중에 가면 이 채권자들은 카이사르가 망하면 돈을 못 돌려받기 때문에 그가 하는 일을 모두 지지하는 가엾은 신세가 되어버렸다.
4. 그 외
- 갚아야 할 은혜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 뜻도 있다.
-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도 한다.
- 발음도 같고 생김새도 비슷해(...) 빛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오타를 내는 경우가 잦다. 특이하게 빛을 빚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 갑작스레 빚이 생기면 가까운 친인척이나 친구,지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빌린 돈으로 갚는다는 것도 결국 빚이고 자신이 해결 못하는 일이면 가까운 사람들도 도와주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 적선한다고 생각하면 친구에게 빌려주되 그렇지 않으면 돈 빌려주지 말자. 특히 가족에게는 더더욱. 갚으면야 다행이지만 떡볶이 사 먹을 500원부터 수 천만원까지 액수 상관없이 갚겠다고 질질 끄는 사람이 있으며, 심지어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빚 지고 연락 두절까지 이르는 사례가 있다. 돈 잃고 친구, 가족 잃는 것이다. 그나마 빚투 운동으로 인해 지인들에게는 받을 수 있으나 가족에게 빌린 돈은 받기 힘들다. 돈을 빌려줄 때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고, 안 되면 돈을 빌려줄 당시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이 좋다.
- 2016년 10월에 나온 한 네이버 기사에 따르면, 전세계 부채규모는 16'경' 9천'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넘었으며 이는 전세계 GDP를 모두 합한 것의 '두 배'를 넘는데다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 농사는 빚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농기구부터 시작해서 농약, 농기계 등 농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 그리고 이렇게 투자한 것에 대응하는 결실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5] 비슷하게 서양에서는 "도박을 하려면 카지노로 가지 말고 밭으로 가서 농사를 지어라"라는 농담이 있다.
5. 관련 문서
[1] 라틴어로는 빚을 'pecunia aliena'라고 한다. 직역하면, '남의 돈'(...). 왠지 뉘앙스가 비속어 같지만, 로마법 사료에도 나오는 엄연한 법률용어이다. 참고로 저 aliena라는 단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Alien'''의 어원이다.[2] 보증빚은 다른 빚과 다르게 법적으로 탕감이 거의 불가능하다. 자세한 건 문서 참고.[3] 여기서 파생되는 최약의 상황이 원금은 둘째치고 '''소득보다 불어나는 이자가 더 큰 경우다.''' 이 상황까지 오면 후술할 파산과 개인회생 말고는 답이 없다.[4] 특히 사채까지 썼으면 거의 반드시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되며, 생활고를 겪다가 자살하는 가구들의 사정 대부분이 이런 케이스다.[5] 변인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요인은 토양의 상태, 기상 상황 정도. 온실은 이 중 기상 변인만을 부분적으로 막는 데 그치며, 이마저도 완전하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