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글라르

 


1. 개요
2. 작중행적
2.1. 에드몽 당테스에게 저지른 죄악
2.2. 이후
2.3. 몰락
2.4. 결말
3. 기타


1. 개요


몽테크리스토 백작에 나오는 가문의 이름이자 가문 수장의 통칭. 당글라르는 프랑스 귀족 가문의 이름으로 작중에서 에드몽 당테스의 원수 중 한 명이 당글라르라는 성씨로 등장한다. 아내와 딸은 물론이고 다른 원수들과 그들의 일가도 저마다 풀네임이 한 번씩은 나오는데 그들 중 유일하게 성으로만 불린다는 것이 좀 특이한 점이다.

2. 작중행적



2.1. 에드몽 당테스에게 저지른 죄악


본래는 에드몽 당테스가 지휘하던 배인 파라옹 호의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었으나, 파라옹 호의 항해사인 당테스와 사이가 나빴다. 당글라르는 젊은 나이에 선장이 되게 생긴 에드몽을 질투하고 있었고, 당테스도 회계에 뭔가 부정이 있는 것 같다며[1] 당글라르를 좋게 보지 않았다. 파라옹 호의 선주이자 두 사람의 사장인 피에르 모렐도, 인품이 워낙 좋아 대놓고 당글라르를 박대하거나 차별하진 않았지만 당테스만큼 믿을 만한 젊은이라고 여기진 않았던 듯하다.
본래 에드몽 당테스는 메르세데스와 결혼하고 모렐 씨의 승인을 얻어 선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에드몽이 선장이 되면 절대 자신에게 좋을 리가 없다 판단하고[2] 페르낭 몽데고가스파르 카드루스를 부추겨 거짓 밀고의 계획을 세우고 직접 밀고장을 썼다. 사실상 본 작품의 만악의 근원인 셈. 이때 왼손으로 글씨를 써서 필적을 감추는 교활한 속임수를 썼지만, 파리아 신부의 뛰어난 추리력에 들통나고 만다.

2.2. 이후


에드몽 당테스가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돈을 모아 대은행가로 성장하여 당글라르 은행을 차린다. 남작 작위도 얻어서 당글라르 남작으로 행세하고 있다. 이 와중에 예전 고용주였던 피에르 모렐이 연이은 큰 손해로 파산할 지경에 이르자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당글라르 은행을 찾아오는데, 그를 문전박대하며 악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렐이 당글라르를 찾아갈 때 내키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수단으로 할 수 없이 찾아갔다는 것을 보아, 모렐이 전부터 당글라르를 탐탁찮게 여겼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작중에 묘사되는 모렐의 인품은 상당히 훌륭하기에 당글라르가 눈에 띄는 잘못을 하지 않았다면 대놓고 서운하게 대했을 가능성은 적고, 당글라르는 오히려 모렐의 밑에서 출세의 발판을 만들었으니 당글라르가 변명의 여지 없이 치졸한 인간인 것.[3]
부유한 귀족으로 승승장구하고는 있지만 마누라는 불륜 중이고, 딸은 돈을 위해 정략결혼을 시키려 하는 등 가정 사정은 꽤나 막장이다. 돈 문제 때문에 과거 공범이었던 페르낭 드 모르세르 백작의 아들인 알베르 드 모르세르와 자신의 딸 외제니 드 당글라르를 결혼시키려고 했고 페르낭 몽데고의 신분세탁을 조롱하기도 했지만 모르세르의 뒷조사를 해보라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귀띔을 받아 외제니와 알베르의 혼담은 곧 파토가 나고 이후 모르세르 가는 완전히 몰락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백작의 계획대로.

2.3. 몰락


페르낭 몽데고제라르 드 빌포르가 모조리 몰락한 이후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복수 대상은 당글라르 남작이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음모로 대규모 투자 실패를 저질러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어떻게 된 거냐면 백작은 깃발 신호로 전신을 전달하는 직원을 찾아갔는데(모스 부호를 사용하는 전신기가 개발되기 전에 유럽 전역에는 마치 조선의 봉화대처럼 깃발 신호를 등대에 내걸면 다음 등대에서 그 신호를 이어받는 식의 전신 전달 시스템이 있었다.) 그는 깃발 신호가 오는 등대에 갇혀살면서[4] 유일한 취미로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그는 2에이커 정도의 정원이 있다면 지상낙원을 만들어보일 거라며 안타까워했는데, 백작은 그 자리에서 이자를 받을 돈 2만 프랑, 집과 정원을 사고 가꿀 돈 5천 프랑을 주면서 그를 매수해 전신을 조작하게 했다.[5][6] 그 조작 전신은 내무성의 장관 보좌관 뤼시엥 드브레가 당글라르 가로 전달했고, 당글라르는 오보를 믿고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보게 된다.[7] 이런 식으로 부실 채권을 잔뜩 떠맡게 한다.
그러자 딸인 외제니 드 당글라르와 대부호로 알려져 있는 카발칸티 자작을 혼인시키는 것으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지만 마지막 희망이었던 카발칸티 자작과의 정략혼도 카발칸티의 정체(베네데토)가 밝혀지면서 신용도마저 막장으로 치달아 결국 파산한다. 당연히 가짜 카발칸티 자작은 백작의 책략. 물론 백작은 카발칸티를 소개하고 부자라고 말하면서도 "사실 나는 그 사람과는 소문만큼 친하지도 않고, 잘 알지 못하니까 좀 더 알아보시죠?"라고 말해두긴 했다. 물론 당시 당글라르 남작이 물불 가릴 판국이 아니었기에 당글라르는 그러려니 하고 넘기고 정략혼을 추진했고, 결국 끝까지 의심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은행의 남은 자산 5백만 프랑을[8] 횡령하여 도망치지만, 로마 근교에서 백작의 부하인 루이지 밤파와 산적들에게 잡히고 이들은 음식을 주는 대가로 엄청난 바가지 가격[9]을 물어, 5만 프랑을 제외한 모든 돈을 빼앗긴다. 마지막으로 5만 프랑밖에 남지 않자 어떻게든 이 돈만은 남겨보겠다고 발버둥치느라 아사 직전까지 굶주림을 견디며 폐인이 된다. 바로 그때 백작이 그를 찾아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멘붕한 당글라르에게 "당신만은 용서해줄 테니 그 5만 프랑은 가져가라"고 한다. 이후 호화로운 식사를 한 뒤 아무데나 버려지다시피 풀려나고, 물을 마시려고 다가갔던 연못가의 물에 그 며칠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비친 것을 보았다는 것이 마지막 등장.

2.4. 결말


본래 에드몽 당테스는 아버지 루이 당테스처럼 당글라르도 그대로 굶겨죽일 속셈이었다. 하지만 페르낭 몽데고 다음으로 복수했던 제라르 드 빌포르가 자신이 원래 예상했던 것조차 아득히 넘어서는 결말을 맞이하면서 복수의 정당성과 도덕성이 약해지자 심경의 변화를 겪고 당글라르는 끝내 용서하게 된다.
어느 정도 복수의 타이밍이 좋았던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험한 꼴을 당한 정도가 제일 약하다. 사실 빼앗긴 500만 프랑도 당글라르가 야반도주하며 고객의 돈을 빼돌린 것을 백작이 그대로 돌려준 것에 불과하므로, 이 자가 당한 건 며칠동안 절망 속에서 쫄쫄 굶은 것 정도일 뿐이다. 물론 파산했기에 상대적으로 궁핍하게 살게 되겠지만.[10][11]
여담으로 당글라르의 이후 행보에 대해 한결 작가의 만화판에서는 당글라르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자살한다는 식으로, 금성출판사 청소년용 전집본에서는 물가에서 물을 마시려다가 오랜 절식 생활로 다리에 힘이 없었던 탓에 발을 헛디뎌 물에 빠져 죽는 걸로각색되어 있다. 또 어떤 어린이용 판본에서는 '이제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당글라르에게 형벌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재해석한 일본 애니메이션 암굴왕에서는 모든게 황금인 우주선 안에 갇혀 있다가 알몸으로 굶어 죽는 묘사가 나오는데, 식료품이 하나도 탑재되어 있지 않아, 걸치고 있던 의류를 모두 먹어 치운 것으로 보인다.[12]

3. 기타


나름대로의 자산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억대의 부호인 백작은 당글라르를 3류 부자로 분류했다. 참고로 작품 내 당테스의 기준으로, 총 자산이 1억 프랑 이상이면 일류, 5,000만에서 1억 사이가 이류, 그 이하는 삼류라고 한다. 당글라르의 재산 중 투자분을 제외하고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재산이 500만 정도니, 삼류 중에서도 최하급.
원문을 기준으로 볼 때, 일류에서 삼류까지 자산가를 구별하는 기준은 화폐 가치로는 위와 같지만, 자산 총액보다는 자산의 형태를 통한 구별 방법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간단히 정리한다면, 국가나 대규모 영지 등을 지배하고 그 권력을 자산으로 삼아 수익을 얻는 경우 대규모의 전쟁이나 혁명 등 전면적인 정세 변화가 아니면 타격을 입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자산은 일류 자산이다.
토지 등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자산을 가진 경우 사회의 급변에 의해서는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일시적 상황 변화에 의해서는 타격을 입지 않으므로 이류.
투자된 자본이나 금융자산에 의존하는 사람은 일시적 정세 변화나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나 삼류의 자산가라고 표현한 셈. 잘못된 정보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당글라르를 놀리기 위해 사용된 표현이며, 작품 전반에서 금융자산이 정세 변화에 따라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니 이 해석이 맞을 가능성도 높다.
모르세르, 즉 페르낭 몽데고와는 동향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사이가 별로 좋지 않으며, 모르세르 가의 이름이 본래 제 것이 아니라고 빈정거리기 일쑤다. 이는 모르세르 백작이 별볼일 없는 시골 청년 '페르낭 몽데고'이던 시절을 뻔히 알고 있고, 에드몽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협잡질도 같이 벌였던 처지인데다, 별 볼일 없는 시골 청년 출신의 장교였던 페르낭이 동양(터키/그리스)에 다녀온 후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은 과정에 대해서도 미심쩍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글라르의 비아냥을 페르낭의 작위가 정식이 아닌 사칭이라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페르낭의 백작위 자체는 스페인 전쟁의 공적 때문에 받은 것으로 정식 백작위는 맞다. 다만 알베르가 "우리 가문은 스페인계의 명문가이다"라고 자랑하고, 알베르의 친구들도 당글라르와 모르세르 가문의 혼담에 대해 '모르세르 가의 문장에는 티티새가 7마리나 있으니 부인에게 세 마리쯤 나눠줘도 네 마리는 남지 않느냐', 즉 졸부 당글라르의 딸이 귀족 모르세르의 아들과 강혼을 한다고 농담하는 것을 보면 족보 세탁을 엄청나게 한 것은 분명하다. 이러니 당글라르 입장에서는 자기는 졸부 출신의 신흥귀족으로 멸시받는데, 페르낭은 귀족원 의원인 고위 귀족 모르세르 백작으로 대우받으니 배알이 꼴리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글라르는 "니가 옛날에 뭘 하고 다녔는지 내가 다 알고있는데 뻐기면서 귀족 행세를 해?"라고 비아냥대는 것.
몽테크리스토 백작 소설의 각색물 및 2차 창작에서는 러브라인을 중요시해서인지, 당글라르 쪽은 비중이 적어지거나 아예 병풍이 되고 페르낭 드 모르세르가 최종보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중에서 진정한 만악의 근원은 다름아닌 당글라르다. 페르낭 몽데고는 사랑 때문에 미쳐 있었으나 음모에 가담하는 것은 망설였고 제라르 드 빌포르는 자신의 가족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눈을 딱 감아버렸으며, 가스파르 카드루스는 아예 음모에 가담하지도 않았다. 이때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냥 좀 질 나쁜 장난 정도로 여겨 말리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당글라르는 철저하게 에드몽 당테스를 파멸시켜서 자신의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서 음모를 주도했기 때문에, 에드몽의 인생이 꼬인 진정한 원흉은 바로 이 사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결말부에서 백작이 당신만은 용서해주겠다며 자비를 베푼 것은 꽤 의미심장한 결말.

[1] 작중 명확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후 은행가가 되어서도 제 은행의 돈을 횡령했다는 뉘앙스가 있는 것을 보면 이 시기에도 몰래몰래 착복을 했을 것이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진다.[2] 축약본이나 각색판에서는 횡령 부분은 생략하고 자신이 선장이 되고 싶어 에드몽을 시기했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에드몽이 잡혀간 후 모렐이 파라옹 호가 선장을 잃을 것을 걱정하자 '저도 선장 노릇은 할 수 있으니 에드몽이 돌아올 때까지 대신하겠다'라고 나온 것을 보면 그 자리를 탐내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던 듯하다.[3] 당글라르에게 박대당한 후 모렐은 도저히 돈을 구할 수 없어 자살까지 고민했지만 마침 그때 탈옥에 성공하고 막대한 보물을 얻은 에드몽 당테스가 뱃사람 신드바드로 위장하고 도와줘서 기사회생했다.[4] 감금되었다는 의미는 아니고, 하루 24시간 중 깨어 있는 시간 거의 내내 신호기를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 뒤에 말하는 정원 가꾸기도 몇 시간 정도 틈이 날 때 겨우 하는 일이며 날씨가 나빠 신호가 안 보일 때가 그나마 휴일이라고 한다.[5] 추방된 돈 카를로스 공(페르난도 7세의 동생.)이 스페인으로 나폴레옹처럼 복귀하였고 바로셀로나가 호응을 하여 봉기하여 스페인에 내전이 일어난다는 거짓 정보[6] 당시 이 직원의 연봉은 1천 프랑으로 일반 가족이 살기에는 좀 빠듯한 봉급이며 그나마 주택이 딸려 있어서 주거비가 굳으니 입에 풀칠은 했던 모양. 백작이 준 5천 프랑으로 주거와 정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2만 프랑을 은행에 예치하면 연이율 5%로 1천 프랑의 이자가 붙으니 봉급은 그대로인 셈이다.[7] 정확히는 가지고 있는 스페인 공채가 있는데 오보대로라면 스페인에 내전이 일어날 경우 스페인 공채가 심각하게 하락한다. 약 10라는 가격이 1로 떨어지는데 당글라르는 이런 손해를 피하기 위해 스페인 공채를 7이나 5로 급매했지만 오보라는 소식이 나오자 1이 되었던 공채의 값은 기존 가격의 배에 가까운 약 18로 상승했고, 당글라르는 10의 가치를 가진 것을 7로 급매했기에 (손해 + 원가에서 급등한 이익) = 3 + 8 = 11의 손해를 보게 된다. 영화판에서는 다른 투자자들에게 공채급매를 권해서 오보라는 게 밝혀진 뒤 소송까지 당한다.[8] 이 돈은 프랑스 각지의 고아원의 기부금이었다.[9] 닭 한 마리 10만 프랑, 빵 하나 10만 프랑, 포도주 한 병 2만 5천 프랑. 당글라르는 처음에 이런 요구를 정신나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10] 백작이 5만 프랑은 남겨 주었기에 이 돈으로 장사수완을 살려 조촐하게나마 가게를 차리거나 이자로 먹고 살 수는 있다. 5만 프랑은 작중 나름 부자였던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 백작의 1년 수입이다. 앞에 나오는 정원사가 년 1천 프랑으로 먹고살기는 좀 빠듯하다는 말을 가지고 짐작하면 부족함 없이 살 정도는 된다.[11] 하지만 그전에 당글라르는 엄청난 부정축재를 저지른 범죄자다.백작이 자기 손으로 처리하지 않았을 뿐이지 횡령한 사실 자체가 없어지진 않았을테니 중요 수배범으로 남은 평생을 쫒겨다녀야 한다. 정말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사는 셈.[12] 빌포르는 독으로 미치고 페르낭은 메르세데스를 죽이고 백작에게 살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