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르 카드루스
1. 개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에드몽 당테스가 뒤집어 쓴 누명에 관련된 그의 원수 4인중 한 사람이다
2. 작중행적
2.1. 에드몽 당테스의 비극을 막지 못하다
'''행동하지 않은 양심, 침묵의 가담자.'''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와 같은 건물에 살던 이웃이자 재단사다. 그러나 돈을 지나치게 밝히면서도 낭비가 심한 등, 행실이 썩 좋지 않아 에드몽은 그를 기피했고, 카드루스도 매사에 올바른 청년인 당테스가 껄끄러워서인지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었다.
페르낭 몽데고와 당글라르가 술자리에서 당테스에게 누명을 씌울 모략을 꾸미고 있을 때 그 자리에 있었으며, 친구들끼리 이래서는 안 된다고 올바른 의견을 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소극적인 반대였던 데다 술에 심하게 취해 결국 이를 막지는 못했다. 사실 당글라르가 쓴 밀고서는 분명히 쓰자마자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세 사람이 술자리에서 일어선 후 페르낭이 그 편지를 주워 다시 펴서 헌병대에 고발했다. 카드루스는 페르낭이 편지를 주워가는 것은 보았지만 고발까지 한 줄은 몰랐고 술에 취해 그때 있었던 일을 말끔히 잊었다. 가스파르 카드루스는 당테스와 메르세데스의 결혼식장에 헌병들이 나타나 당테스를 체포하는 광경을 목격하고서야 전날의 일을 기억해낸다.
이에 당황한 그는 처음에는 경찰에 찾아가 호소하려 하지만 당테스와 한 패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당글라르의 협박에 그냥 입을 다물고 만다. 나중에 워낙 정치 바람이 거셌던 시기여서 겁이 났다고 고백하는 것을 보면 딱 소시민형 인물상. 이후 한 말을 볼 때 당테스가 그냥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2. 루이 당테스의 마지막을 배웅하다
에드몽 당테스가 체포된 이후 가스파르 카드루스는 에드몽 당테스가 감옥에서 그대로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피에르 모렐, 메르세데스와 함께 책임감을 느껴 그의 아버지, 루이 당테스의 마지막을 보살폈으며 그의 장례식에도 참석했지만 무덤까지 관리해주지는 못했다.
2.3. 소시민의 삶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다른 원수들이 모두 출세하여 귀족 작위를 얻어 잘 나갈 때, 가스파르 카드루스는 초라한 여관을 운영하며 궁상맞게 살고 있었다. 매우 세속적인 인물로, 권력에 눌리고 이익만을 쫓아 살아간 전형적인 소시민이었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가지고 있어서, 터무니없는 죄를 덮어 씌워 에드몽을 파멸로 몰아간 인물들은 다 떵떵거리고 살아가는데 착한 에드몽 당테스는 감옥에서 죽어버렸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과거 에드몽의 아버지인 루이 당테스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만 봐도 당글라르, 페르낭 몽데고처럼 파렴치한 악당은 확실히 아니다.
이후 카르콩트 카드루스를 만나 결혼해서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아왔으나 이마저도 삶이 점점 궁핍해져서 가난한 처지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카르콩트와의 사이에 자녀는 없었다. [1]
이후 부조니 신부로 변장한 백작이 찾아왔을 때 그가 물어본 질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며 루이 당테스의 죽음과 메르세데스의 결혼을 이야기해준다. 이때 루이 당테스의 최후를 듣고 부조니 신부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어 슬퍼하는 동시에 격노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시민이었기 때문에 귀족에 검사였던 제라르 드 빌포르에 관한 얘기만은 알지 못했다.[2]
그래도 부조니 신부, 즉 백작은 카드루스에 대해서는 그 당시 상황을 이해해 그를 용서하기로 마음먹고 정보료 삼아 다이아몬드를 넘겨준다.
2.4. 타락
그러나 갑자기 분에 맞지 않는 큰돈을 얻은 것이 화가 되었는지, 탐욕에 물들어 타락하여 다이아몬드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살해하여 감옥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의 타락은 막장스러운 아내 카르콩트 카드루스 때문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다이아몬드를 보석상에게 팔아넘긴 후 카르콩트가 남편에게 '보석상을 죽이고 다이아몬드와 돈을 모두 챙기자'고 꼬드기는데, 처음 가스파르 카드루스는 하느님이 노하실 일이라며 아내를 꾸짖었지만 바로 그 때 보석상이 궂은 날씨 때문에 여관으로 다시 돌아오자 카르콩트는 보석상의 총을 몰래 빼앗아[3] 그 총으로 보석상을 살해하고 다이아몬드를 다시 뺏으려다가 보석상의 권총에 맞아 죽고 말았다.[4]
돈과 다이아몬드를 둘 다 들고 외국으로 도망쳤다가 프랑스로 잡혀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툴롱 감옥에 수감됐다. 당연히 돈과 다이아몬드는 압수당했다. 백작은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는지, 베네데토와 함께 탈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후에는 완전히 범죄자로 전락하여 베네데토와 작당하여 백작의 집을 털려고까지 한다.
2.5. 최후
하지만 백작은 이를 미리 알아채고[5] 있었고, 부조니 신부로 변장해 제압하고 훈계한다. 그러나 카드루스는 풀려나 도망치던 도중 본래부터 그를 죽일 생각이었던 베네데토의 칼에 찔려 치명상을 입고 만다.
마지막 순간에는 과거에 만난 부조니 신부에게 거두어져 베네데토를 범인으로 지목한 후, 에드몽 당테스는 죽고 다른 놈들보다 상대적으로 별로 나쁘지 않은 자신은 이 꼴이 되었다며 하느님을 부정하고 원망한다. 그러나 죽기 직전 부조니 신부가 정체를 밝혀 백작=에드몽 당테스라는 것을 알아챈 다음에는 경악하여 늦게나마 하느님께 자기 자신의 죄를 참회하면서 빌다가 죽음을 맞는다.
- 베네데토의 칼에 찔린 직후, 부조니 신부가 죽어가는 카드루스를 거둬주었지만 카드루스는 부조니 신부가 "베네데토가 자신을 찔러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 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 말도 해 주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날 죽이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걸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고) 가만히 죽도록 내버려두다니, 무슨 신부가 그러냐" 고 원망하면서 "다른 놈들보다 별로 나쁘지 않은 자신은 이렇게 비참하게 죽는데 훨씬 더 나쁜 짓을 한 놈들은 떵떵거리고 살다니, 하느님의 심판따위는 없다"고 부정하는 것. 하지만 부조니 신부가 정체(에드몽 당테스)를 드러내자 <죄가 없는 에드몽 당테스는 살아있고, 과거 죄를 지은 자들은 복수를 당할 것이다> 라는 것을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신의 섭리에 의해 심판이 이루어질 것이다> 라고 받아들여 참회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부분에서 다른 세 원수와는 달리 카드루스에 대해서는 백작(에드몽 당테스)이 직접 복수하여 파멸시킨 것이 아니라 카드루스 자신이 자신의 안위를 염려하여 당테스를 구해주지 않은 것처럼 당테스(몽테크리스토 백작) 역시 단지 카드루스를 구해주지 않은 것일 뿐이다. 에드몽에게 약혼녀를 빼앗은 페르낭이 가족을 잃고, 에드몽이 미칠때까지 가둬두었던 빌포르가 미쳐서 파멸했으며 에드몽의 아버지를 굶어죽도록 만든 당글라르가 굶어죽을 뻔 한 것과 마찬가지로 카드루스 자신도 자신이 행한 대로 돌려받은 것. 사실 카드르수와 부조니 심부(에드몽)의 대화에서 계속 거론되는 주제가 <자신은 억울하다, 잘못에 비해 너무 큰 대가를 치루었다>고 징징대는 카두루스에게 에드몽(부조니)이 그렇지 않고, 그가 당한 모든 징벌은 그의 잘못에 대한 정당한 대가임을 지적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가스파르는 "보석상을 죽이자고 한 것은 아내인 카르콩트이고, 자신은 아내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 뿐' 이라고 항변하지만 부조니 신부는 '재판장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져 재물을 강탈하려는 목적의 의도적인 살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형이 아닌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그 선고를 받던 당시에는 너 자신도 '무덤에는 문이 없지만 감옥에는 문이 있다' 고 그나마 기뻐하지 않았느냐' 고 지적한다.)
3. 기타
작중에서도 엄연히 에드몽 당테스의 누명과 연관 되어있다고 설명되는 원수중 하나이며 인간성을 비롯해 이래저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부류의 사람이다. 덧붙이자면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 해도 쪽 주변 상황과 인물에게 휩쓸려 이래저래 운도 안 따라주고... 처음부터 원수라고 하기에 애매한 사람이었고 이래저래 에드몽 당테스에게 민폐를 끼쳤지만 남아있던 사람의 양심과 내내 책임을 지면서 살았던 점, 마지막에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죄를 참회한 점에서 완전한 선도 악도 아니었던 포지션의 인물이다.
에드몽이 그를 탐탁잖아 했다지만 항해중에 보수를 줄테니 가끔씩은 홀로 기다릴 아버지를 보살펴달라고 했다는 장면이나, 본인이 페르낭과 당그라르의 거짓고발 계획을 듣고 친구끼리 그러면 못 쓴다고 말렸다는 행적을 보면 질이 나빠봤자 '껄렁대는 동네 양아치' 수준에 불과했을 것이고, 이래저래해도 서로간을 이웃이자 데면데면해도 같은 동네 사는 친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에드몽이 체포되고 잠시나마 그의 아버지를 돌봐준 사람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이 양반도 에드몽만큼이나 운이 없었다.
80년대 국내에서도 더빙 방영된 단편 애니메이션[6] 에서는 짧게 각색되어서인지, 카드루스는 천하의 개쌍놈으로 나오고 여관을 운영하며 돈많은 손님이 들어오면 몰래 죽여서 돈을 훔치고 시체를 매장해버리는 악랄한 자로 나온다.
백작이 보석을 주자 당연히 좋아라하며 백작을 죽이려 들지만, 이미 이 자에 대해 파악한 백작은 으슥한 밤길에서 그를 제압하고 절벽으로 떠밀고 겨우 절벽 끝에 매달려 올라오던 그에게 정체를 밝힌다. 카드루스는 놀라다가 품에 있던 보석이 떨어지자 그걸 집으려던 터에 그만 보석과 같이 절벽으로 떨어져 죽는 것으로 각색했다. [7][8]
범행 가담 정도가 약하고 억만장자인 백작에 비해 별 볼일 없는 가난뱅이라는 점[9] 때문에 상영 시간의 압박을 받는 영화나 뮤지컬 같은 매체에선 '''잘 날라간다.''' 원작에서 맡은 주요 역할인 악당들 근황 설명해주는 건 피에르 모렐이 대신 해주는 식.
[1] 다만 오늘날의 딩크족들과는 달리 카드루스 부부는 자녀를 원하긴 했지만 아내 카르콩트가 너무 병약해서 자녀를 결국 갖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제일 타당성 있다.[2] 분량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빌포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는 축약본도 있지만, 일단 완역본을 보면 소문 두어 개만 알고 있을 뿐 자세한 건 모른다.[3] 카드루스가 보석상이 잠든 사이 얼굴을 손에 파묻고 있다가 아내가 다시 접근하자 몸서리를 치는데, 정황상 자기 아내가 보석상으로부터 총을 빼앗은 것을 봐서라는 것이 제일 타당하다. 이후 카르콩트가 자기 남편에게 뭐라고 말을 하고 그 장면은 소설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으나 분명 카르콩트가 보석상의 총으로 보석상을 죽이겠다고 하는 내용의 말이었을 것이다.[4] 당시 카드루스의 집에 온 보석상은 총을 항상 두 자루씩 들고 다녔으며 카드루스 부부 앞에서 그걸 자랑하기까지 했다. 카르콩트가 흉계를 꾸미는데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했던 요소. 보석상은 카르콩트가 자신의 총을 한 자루 뺏어서 그 총으로 자기를 쏘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나머지 총 한자루로 카르콩트를 저격한 것이다.[5] 누군가가 편지로 백작에게 제보를 했는데, 자신의 정체를 아는 가스파르 카드루스가 입을 다물어주는 대신 자꾸 돈을 요구하는 등 귀찮은 걸림돌이 되어가자 그를 제거하려는 베네데토의 책동이었을 공산이 매우 높다. 완역본 기준으로 베네데토의 짓이라는 것이 작중 명확히 묘사되지는 않으나, 베네데토는 카드루스가 그날 그곳에 침입할 것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자 작중 카드루스를 제거해야 할 이유가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니 쉽게 유추 가능하다.[6] 호주 Air Programs International에서 만든 작품으로 여기선 세계명작소설을 60분~90분 정도 시간으로 애니메이션을 간추려 만들었다. 이 시리즈에 들어가는 벤허, 모비 딕, 지킬 박사와 하이드, 삼총사, 노틀담의 꼽추, 슬리피 할로우, 립 반 윙클 등등도 국내에서 방영했는데 노틀담의 꼽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각색도 되었다.[7] 원작에서는 백작이 부조니 신부로 변장하고 온 데다 자신이 가진 보석을 다 주었으니 설령 카드루스가 정말로 나쁜 놈이라도 굳이 백작을 죽이려 들 이유가 없다.[8]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백작은 (백작이 변장한)부조니 신부를 말하는 거고 카드루스는 백작의 저택에 도둑질을 하러 온 것이므로 백작에게 들켰으면 죽이려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이 시점의 카드루스는 자신에게 과분한 재산때문에 타락한 상태였다.[9] 은행장인 당글라르, 고위장교 페르낭, 검찰총장 빌포르 같은 적들을 상당한 권력자들이기 때문에 무너뜨리는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지만 카드루스 같은 잡졸을 백작이 직접 손대기엔 맥이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