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해 핵폭탄 분실사고
'''1965 Philippine Sea A-4 inc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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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와 동일한 기체의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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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3 핵폭탄, 폭발 위력을 최소 70킬로톤에서 최대 1메가톤급으로 조절이 가능한 핵폭탄이다.[1]
1. 개요
1965년 12월 5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80마일(약 130km) 필리핀 근해를 지나던 미해군 항공모함 CV-14 타이콘데로가에서 B43 핵폭탄을 탑재한 A-4E 스카이호크 공격기가 바다로 굴러떨어져 가라앉은 브로큰 애로우[2] 등급 원자력 사고. 이 사고로 사고기에 탑승한 조종사 더글러스 M. 웹스터(Douglas M. Webster) 해군 중위(1941년 7월 26일 ~ 1965년 12월 5일)가 사망하였다.
2. 과정
사고 당일은 CV-14 타이콘데로가가 필리핀 수빅만 미 해군 기지를 출항한지 31일째 되던 날로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 연습이 진행되었다.
사고기는 VA-56 챔피언스 소속의 A-4E 스카이호크(기체 등록번호 : 151022)로 B43 핵폭탄 1기를 장착하고 출격을 위해 2번 격납고에서 2번 엘리베이터[3] 로 이동하였고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갑판으로 올라가 출격했지만 A-4E는 엘리베이터 난간을 넘어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바다에 빠진 A-4E는 손쓸틈도 없이 순식간에 4,900m 심해로 가라앉았고, 조종사 더글러스 웹스터 중위와 B43 핵폭탄 역시 기체와 함께 실종되었다.
3. 결과
미 해군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A-4E 스카이호크와 웹스터 중위, B43 핵폭탄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고 결국 실종처리가 되어 극비로 부쳐졌다.
세월이 흘러 1981년, 펜타곤(미 국방부)이 "우리 사실은 예~전에 1메가톤짜리 핵폭탄 하나 분실했었다!"라고 대중들에게 공개하면서 사고 전말이 알려졌다. 이때 일본이 미 국방부에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는데, 아무래도 사고지점에 자국과 가까운 곳이다보니 신경이 쓰인 듯하다.
현대에 재발굴되어 유명해진 탓에 '잃어버린 핵폭탄'이라는 공포요소가 강조되고는 하는데, 이 사건으로 핵폭탄이 분실된 것은 맞지만,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 핵무기는 본질적으로 오폭의 리스크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여러 안전장치로 기폭을 방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합한 절차로 뇌관을 격발하지 않으면 핵반응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기체에 탑재된 채로 분실된 폭탄이 저절로 터질 방법은 없으며, 엄밀히 따져보자면 고준위 방사능 쓰레기 하나가 바다에 떨어진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핵탄두의 방사능 물질은 운용인원에게 피폭 피해를 주지 않게끔 차폐되어 있는지라 보통은 방사능이 누출될 일이 없다.
물론 바닷속에 떨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폭탄의 외장이 부식되어 내부의 핵물질이 누출되었을 수는 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을 가정한다 쳐도 미국과 소련이 냉전기에 벌인 해상 핵실험과 핵폐기물 무단 방류가 수십 수백건에 달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일개 핵 항공폭탄 탄두에 탑재된 핵물질에서 흘러나오는 방사능 정도는 따위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 사실 이 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차르 봄바나 캐슬 브라보 등을 소련과 미국 양국에서 펑펑 터트려댄걸 생각하면 만에 하나 오폭으로 터졌더라도 환경에는 한숟가락 더 얹은 정도로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제5후쿠류마루 사건처럼 근처에서 조업하던 민간어선 등의 선원들이 피폭당했을 가능성은 있다.
썩지 않는 금속으로 제작된 항공기와 폭탄의 잔해와는 별개로 웹스터 중위의 시신은 이미 형체도 없이 사라졌을 확률이 높다. 바다에 들어간 시신은 바닷물의 미생물에 의해 녹아 없어지기 때문.[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