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1. 개요
깊은 바다. 반댓말은 천해. '깊다'의 기준은 학문마다 조금씩 달라서, 생태학에서는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수심 200m를 기준으로 두지만 해양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햇빛이 들지 않고 '''완전한 어둠'''이 시작되는 지점인 2,000m를 기준으로 둔다.
2. 상세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햇빛이 바닷물에 흡수되므로 점점 어두워지며, 대략 1500~2000m정도까지 내려가면 거의 완전한 암흑이 된다. 그에 따라 바닷물 속 용존 산소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플랑크톤들의 광합성 또한 불가능해져 산소도 희박해진다.
이런 성질 때문에 한때 생물이 살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한 예로 19세기 영국의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포브스는 18개월 동안 실제로 바다에서 심해 생물을 채집하는 조사를 한 끝에, 심해엔 생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실제로 심해엔 생물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포브스가 이런 이론을 주장한 것은, 그의 잘못보다는 불운이 더 컸다. 하필 포브스가 조사한 에게 해는 유달리 생물들이 적게 존재하는 해역이었고, 여기에 더해 채집 도구가 부적절해서 제대로 생물들을 채집하지 못했던 것이다.[2]
얕은 바다의 해류와는 달리 심층해류는 1년에 20km도 못 갈 느린 속도로 움직여서 대부분의 학자들은 심해가 모든 것이 차갑고 정지되어 있는 어둠의 세계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후 심해 잠수정을 이용해서 해양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심해는 기존의 추정과는 달리 위쪽에서 가라앉는 영양분들을 토대로 그 나름대로 번성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심해 생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서 얕은 바다 속에 사는 생물보다 더욱 다채로우며, 얼마나 다양한지 '''심해 잠수정이 한 번씩 잠수할 때마다 새로운 종을 무더기로 발견할 정도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냐 하면 한번 잠수할 시 평균 시간당 15~16종의 종들이 발견되는 정도라고...''' 당장 심해어로 구글링 해보면…
단 여기서 번성한다는 말을 오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환경이 좋아서 특정 종이 대량으로 번성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이런저런 변화, 분화들이 가속화되었다는 이야기다. 사실 진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열악하고 불안정한 환경은 특정 종이 번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종분화가 가속된다. 즉, '''개별 종의 개체수'''는 적지만, 굉장히 다양한 생물종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열대우림은 비가 자주 와서 토양의 영양분이 다 씻겨내려가기 때문에 보기보다 생물에게 열악한 환경이다. 그런데 이런 열대우림이야말로 온갖 희귀종의 보고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한〈에이리언 오브 더 딥〉이라는 다큐멘터리를 감상해 볼 것을 권한다.
하여튼 심해 생태계의 재발견으로 빛, 산소가 딱히 많지 않더라도, 또는 거의 없더라도 생명체는 얼마든지 번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외계 생명체 탐사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즉 예전에는 산소와 물이 존재하는 곳을 주력으로 찾았지만, 심해 생태계 발견은 '''산소없이 그냥 물만 잔뜩 있는 행성이라도 얼마든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주목받는 유명한 곳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다. 이 천체는 표면이 두께 20~30km의 무지막지하게 두꺼운 얼음층이고 그 얼음층 밑에 수심 100km짜리 토 나오게 거대한 바다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환경 자체는 지구의 심해와 비슷하리라 여겨지기 때문. 그래서 NASA에서도 탐사선을 보내 생명체를 탐사할 계획이 있었으나 수십 km에 달하는 두꺼운 얼음층을 뚫고 탐사정을 보낼 기술 등의 문제로 계속 연기되었다. 2015년에는 화성을 포기하고 유로파에 집중하기로 했다가 9월 28일 화성에서의 소금물 발견으로 다시 화성으로 변경, 이렇게 오락가락해서 탐사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괌섬 주변의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 수심은 음파탐지에 따르면 약 10,920 ±10m. 이곳은 에베레스트(8,848m)에 한라산(1,950m)을 얹어도 남을 정도. 아득하게 높을 걸로 생각되는 스카이 다이빙의 기본 고도가 2500m. 요즘 여객기의 장거리 노선 순항고도를 생각하면 된다. 수심 10km의 수압은 1,000bar로 지상의 '''1,000배'''나 되는데 이곳에서도 가자미 비슷한 어류가 발견되었다. 심지어 이곳 밑바닥에도 사람이 내려간 적이 있다. 사람이 도달한 가장 깊은 곳으로서 심해 탐사정 트리에스테호[3] 가 1960년 기록한 10,916m다. 그 뒤 2012년에 '''제임스 카메론'''이 다시 한번 내려가서 10,898m를 기록했다.
심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군사 목적 잠수함으로는 소련의 시에라급이 794m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일반적 공격용 잠수함의 선체 압착 지점.[4] 비싼 티타늄을 대량으로 써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티타늄을 도배한 알파급 잠수함은 이걸 뛰어넘어 선체 압착심도가 '''1300m'''에 달해서, 군용 잠수함도 심도 1000m를 넘어서게 되었다. 다만 선체를 워낙 비싼 티타늄으로 도배했고, 탑재한 원자로가 심해에서 말썽을 부리기도 해서 냉전이 끝나면서 퇴역했다.
또 깊은 바다를 탐험하는 용도로 제작되는 잠수함이나 그외 모든 잠수함들은 원통형을 띄고 있는데 이유는 심해에서 누르는 압력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원통형으로 제작되고 있다. 그마저도 한계치 이상까지 가면 찌그러지면서 승무원들의 생명이 위험하다.
3.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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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 존재하는 지형으론 심해평원, v자형 해양 계곡인 해구(海溝), 해저화산, 대서양에 있는 대서양 중앙 해령으로 유명한 해저산맥인 해령 등이 있다. 해연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것은 공식적으로 쓰지 않는 용어이다.
- 심해평원: 전 세계 해양지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형. 수심 2,000m가 넘는 심해평원에는 아무 것도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죽음의 해저'라 불렀으나, 이런 곳에서도 생명체는 살고 있다.
- 해구#s-1: 해양지각이 침강하는 곳으로 깊이가 깊다. 보통 6,000m 이상. 지각이 침강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다.
- 해령: 지각이 생성되는 곳으로 기다란 산맥을 이룬다.
4. 생물
이곳에 사는 생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심해어, 심해 생물 문서로.
5. 여담
한때 심해 공포증이라는 떡밥이 크게 인기를 끌어, 심해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나 기묘한 심해 생물들 사진이 자주 올라오곤 했다.[5] 다만 실제 심해 공포증에 대해서는 실재 여부가 확실치 않아서, 대개 해양공포증(Thalassophobia)이 심해공포증으로 와전된 경우라고 한다.
인류가 원자력 발전 등으로 생긴 방사능 폐기물을 주로 무단투기 하는 곳이기도 하다. 당장 소련만 해도 동해나 대서양 등지 바다 깊숙한 곳에 상당수의 방사능 폐기물을 투척했다고 알려지기도 했고 일본도 상당수의 방사능 폐기물을 동해에 투척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심해에 서식하는 생물 중에는 그 모양이 특이한 경우가 많아 화제가 되기도 한다. 심해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해면과 같은 생물들 역시 종종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 한 사례가 다름아닌 엘타닌 안테나(Eltanin Antenna) 사건. 이게 외계의 수중문명이나 해저에 자리잡은 초고대문명의 흔적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채로운 생김새를 하고 있었기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
해양학, 지형학 등에서는 2000m 이상을 지칭하지만, 해양동물학 등에서는 200m부터 심해로 치기 때문에 이쪽 구분으로는 의외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많은 어류, 즉 생선들이 심해어에 속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잠항한도가 채 1000m를 넘어가지 않는 대기압 잠수복도 '심해 잠수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위에 언급된 대로 해양학과 해양동물학에 따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인터넷상은 물론이고 사전에서 찾아 봐도 심해의 뜻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 보면 어느 글엔 200m, 어느 글엔 2000m라고 써 있는 게 한 화면에 동시에 보이기도 한다. 문서 작성을 사용자들이 직접 하는 위키 계열 사이트들은 더해서 위키피디아 같은 경우 나라 별로 다르게 나올 정도.
6. 대중매체 속의 심해
크툴루 신화에서는 크툴루를 비롯한 그레이트 올드 원이라든가 딥 원 같은 위험 생물들이 우글우글거리는 초 위험장소로 묘사된다. 원흉은 작가인 러브크래프트가 가지고 있던 심해/해산물 공포증. 그 탓인지 르뤼에도 남태평양 심해에 가라앉아 있다.
암네시아를 만든 프릭셔널 게임즈에서 출시한 호러 서바이벌 게임 SOMA에서 수심 4천 미터 아래 심연을 묘사했다.
6.1. 심해를 소재로 한 대중 매체들
- 네모바지 스폰지밥 - 특히 시즌 1의 메롱시티와 극장판의 조개시티가는 길이 심해 기질이 더욱 두드러진다.
- 크툴루 신화
- 딥스타 식스
- 심해소녀(게임)
- 레비아탄(영화)
- 선리스 시
- 서브노티카
- 스피어
- 어비스
- SOMA
- 6000 - 이 한마디로 설명 가능: 스피어 + 심해판 이벤트 호라이즌.
- 바이오쇼크, 바이오쇼크 2
- Deepsea Challenge 3D
- 언더워터
- 메이플스토리 - 셀라스, 별이 잠긴 곳
- Fate/Grand Order - 허수대해전 이매지너리 스크램블 ~노틸러스 부상하라~
7. 저랭크 유저를 지칭하는 게임 용어
점수/등급 랭킹제를 사용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실력이 낮은 하수 유저들이 모여있는 낮은 점수의 구간대를 일컫는 은어이다. 1의 심해처럼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들며 한점의 빛조차 비치지 않을 정도로 암담한 상태의 랭크 구간대라는 뜻. 하지만 그만큼 활약을 했을 때 그 위의 랭크보다 보상을 더 받거나 실수를 해도 실점이 적은 경우가 많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저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던 은어였으나, 해당 게임의 인기와, 다른 게임에 유입된 해당 유저층들의 영향으로 현재에 들어서는 랭킹제를 사용하는 게임 전반에 통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프로 스포츠라면 승강제를 하고 있는 하부리그 팀들에게 쓸 수 있다. 유럽 등지에 있는 수많은 지역 리그 축구팀들이 바로 그 심해라고 보면 된다.
다른 심해는 실력차 외엔 별 다를 게 없으나 코나미에서 제작한 리듬게임의 경우 심해인들은 일정 레벨 이상 채보를 선택할 수 없다. 그 제한이 없다면 부계 학살이 FPS나 MOBA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할 수가 없다. 단, 학살은 IIDX, 기타도라 같이 대전 매칭일 때 해당하고, 유비트나 사운드 볼텍스에서는 높은 급위 하나 정도는 있는 게 좋다. 아니면 성공자가 아무도 없어 모두 쓸려나갈 테니까.
- 리그 오브 레전드 관련 은어: 심해(리그 오브 레전드)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관련 은어: 심해(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 오버워치 관련 은어: 심해(오버워치)
[1] 쿠르츠게작트의 영상.[2] 만화가 김명호의 학습만화 '만화가의 생물학 공방'에서는 이를 두고 외계인이 사막을 바가지로 몇 번 긁어본 뒤 "지구는 생명체가 살지 않는 모래로 된 행성이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묘사했다.[3] 참고로 이 배를 설계한 사람은 오귀스트 피카르인데, 이 잠수정을 타고 밑바닥에 도착한 사람이 아들인 자크 피카르였다. 피카르 가문은 기구를 이용한 성층권 도달, 세계 일주 등 극한 탐사로 유명한 모험가 집안이다. 영문 위키백과에 이 가문의 인물들에 대한 문서만 '''여섯 개'''나 존재할 정도.[4] 심해 잠수정들은 그 엄청난 수압을 버티기 위해 가용 공간이 매우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것저것 구겨넣어야 할 게 많은 군사용으로는 도저히 써먹을 수가 없다. 현재 쓰이거나 과거에 쓰였던 잠수함들도 내부공간이 좁다는 불평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5] 정확히는 '''사람이 한없이 작게 보일 정도로 광활한 바닷속에서 거대한 해양생물이랑 마주치는 것에 대한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