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판타지/로우 판타지

 

High Fantasy / Low Fantasy
판타지 문학의 하위 장르로 서로 대비되는 관계이다.
1. 하이 판타지
2. 로우 판타지
3. 구분에 대한 다른 관점
4. 기타


1. 하이 판타지


'''에픽 판타지'''(epic fantasy)라고도 부른다. 판타지 장르 중에서도 가장 정통적이면서도 순도가 높은 장르.
즉 판타지적인 특성이 강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현대 지구 문명)가 아닌 다른 세계가 무대이며, 현대 문명과의 접점은 전혀 없다. 온전히 창조한 세계관과 이에 기초한 굵직한 스토리를 장대하게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는 장르로서, 반지의 제왕이나 D&D, 얼음과 불의 노래, 한국 작품으로는 눈물을 마시는 새 등을 들 수 있다.

2. 로우 판타지


하이 판타지에 대비되는 개념.[1]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혹은 거기에서 다소 변형된 세계를 기반으로 전개된다.[2] 따라서 로우 판타지는 현대 문명과의 접점도 있을 수 있다. 이쪽을 대표하는 작품은 해리포터 시리즈.

3. 구분에 대한 다른 관점


사실 하이 판타지와 로우 판타지에 대한 구분이 가장 중요한 분야가 바로 TRPG이다. 왜냐하면 소설 같은 경우 굳이 스스로를 하이나 로우 중 어떤 장르로 규정짓고 그 틀에서 써야 한단 제약이 덜하지만, 판타지 계열의 TRPG의 경우 어떤 지향이냐에 따라 마스터에게 권장되는 게임 운영이 상이하게 달라지기 때문. 특히 GURPS처럼 하이/로우 어느 방향도 다 지원되는 룰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만큼 하이와 로우를 구분하는 기준이 중요한데, 의외로 여러 매체에서 각기 내세우는 기준에 미묘한 차이가 나서 은근히 논쟁거리가 되기도 한다. 사실 상술한 설명을 읽고 구체적으로 두 장르의 차이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도 더러 나올 수 있는데 그만큼 구분이 생각보다 애매하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
때문에 상술한 내용과 다른 방향의 구분법도 종종 제시되고 있으며, 개중에는 '''한 명이 단신의 무력으로 수천을 죽이거나 억압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보기도 한다. 이것이 가능하냐 여부가 세계관 설정에 의외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 극단적으로 말해 이렇게 개개인의 힘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심한 세계관일수록 현대적인 가치관, 특히 예를 들어 민주주의나 평등 같은 개념이 자리잡기가 힘들다. 물론 TRPG나 판타지에서 꼭 이런게 들어가야 바람직하다는 건 절대 아니고, 세계관 설정을 개연성있게 짜기 위한 일종의 선.
이러한 기준으로 보면 상술한 예시의 얼음과 불의 노래가 오히려 로우 판타지로 보일 여지가 생기게 된다. 단적으로 말해 이 소설은 마법이 존재하는 가상세계가 배경이지만 '''현실주의'''적인 색채가 매우 강하며, 작가가 대놓고 스토리 전개에 '''마법을 지나치게 개입시켜선 안 된다'''[3]는 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
판타지 TRPG의 대표주자인 D&D의 경우에도, 각종 먼치킨이 우글거리는 세계관 전체(그레이호크, 포가튼 렐름 등)를 보면 명백한 하이 판타지 지향임을 알 수 있지만, 주인공의 레벨을 제한하는 E6을 스스로 적용해서 플레이하면, 자연적으로 스토리 진행이 로우 판타지에 가까워진다. 이 규칙 내에서 진행이 자연스러워지려면 주인공의 한계를 넘어서는 강자의 출현도 제한될 수 밖에 없고, 역으로 그 잠깐의 등장으로 강한 존재감을 주는 효과를 부각시킬 수 있다.(예를 들어 강력한 드래곤을 최종보스로 출현시킨다던지.)

4. 기타


만약 판타지 세계관 자체는 하이 판타지의 틀에 있으면서, 현대 문명 특히 현대 기계 문명과의 접점도 있는 작품의 경우에는 다시 '퓨전 판타지', '이세계 판타지' 등으로 분화하게 된다. 게임 속에 구현된 판타지 세계(에 등장인물들이 접속하거나 이동하는 전개)를 배경으로 한다면 '게임 판타지'가 된다.

[1] 다만 이를 줄인 '로판'은 보통 로맨스 판타지를 뜻한다.[2] 흔히 접하는 장르 중에는 어반 판타지 같은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3] 현실적인 고난에 마법이 개입되니 순식간에 해결되는 전개를 경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법사 한명이 메테오 한방에 군대를 양민학살(...)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인간 대 인간의 갈등에서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시켜야 한다는 난관에 처했는데, 이걸 정신조작 마법으로 순식간에 해결하는 것도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