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1. 개요
[image]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을 생산하는 한국의 자동차 부품사. 주력 제품은 차량용 공기조화장치[1] 시스템이며 HVAC, 컴프레서, F/T, 컨트롤러, 쿨링모듈 등으로 구성된다. 이 외에도 내연기관 차량 및 전기차량용 파워트레인 쿨링 시스템, 수소차용 공기압축기 등을 생산한다. 본사는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일서로 95 (신일동)에 위치하고 있다.
B2B 기업이기도 하고 최근의 잦은 사명 변경으로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7조원이 넘는 매출에 꾸준히 4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우량 기업이다. 시가총액으로 따져봐도 2020년 8월 기준 코스피 30위권으로 웬만한 대기업 계열사보다 큰 규모이다.
자동차 공조장치 시장에서는 덴소의 뒤를 이어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사 전체로 확장해도 세계 42위 이다.[2]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사 이다.
21개국에 51개 생산공장 및 23개 엔지니어링 시설, 3개(한국, 독일, 미국)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설립된 자동차 부품사임에도 현대-기아차 이외에 포드, 폭스바겐, GM, 피아트크라이슬러, 벤츠, BMW, 테슬라 등 다양한 글로벌 OEM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글로벌 2위의 점유율이 나오려면 그럴 수 밖에..)
2. 연혁
1986년 한라그룹 계열의 만도기계와 미국 포드의 50:50 합작으로 '한라공조'로 설립되었다. 외환위기 때 한라그룹이 무리한 조선업 진출과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힌 채무보증 문제로 공중분해 됐는데, 당시 국내 회사들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제 코가 석자였으므로 대부분의 계열사가 외국계 회사에게 팔려갔다. 한라그룹의 경우 (지금도 그렇지만)외국 회사들과의 합작에 적극적이었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런 합작사들은 자연스럽게 파트너들에게 넘어갔다.[3]
그렇게 한라공조는 포드 비스테온의 자회사가 되었으나, 세계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미국 자동차 빅3가 골로 가면서 2013년 비스테온의 공조부분을 분리하여 한라공조와 합병하였고 사명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바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스테온이 한라비스테온공조의 가치를 높이고자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공조 관련 회사들까지 죄다 합병시켜 덩치를 잔뜩 키웠다.
이후 비스테온은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매각을 추진하였다. 인수 후보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일단 사이즈가 워낙 큰 매물이기도 했고 매출의 50% 이상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비롯된 만큼 HMC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만도를 되찾는 데 성공하며 그룹 재건의 초석을 다진 한라그룹이 공개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힌 것은 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인수전에서 승리한 것은 국내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한앤컴퍼니와 종합 자동차 부품그룹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한국타이어 컨소시엄이었다. 2014년 말 미국 비스테온이 가진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36억달러(3조9400억원)로 인수했는데, 한국 기업 및 금융 자본의 인수합병(M&A) 사상 손꼽히는 금액이다. 인수한 지분 69.99%는 한앤컴퍼니가 50.5%, 한국타이어가 19.49%로 나눠 보유하게 되었다.
이때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신경전이 유명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사실상 지배하는 HMC는 공조부품의 핵심 공급사인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사모펀드에게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고 직접 인수하거나 한라그룹이 되찾기를 바랬던 것 같다. 만약 사모펀드가 인수 후 재매각할 경우 경쟁 업체에게 회사가 넘어가거나, 인수한 후발 업체에 핵심기술이 넘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압력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라비스테온공조가 국내 중견 부품사들처럼 매출의 7~90%를 의존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한앤컴퍼니나 한국타이어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기 때문에 결국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 다만 한국 최대의 완성차 회사인 HMC와 최대의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의 관계는 제네시스에 납품된 타이어의 품질 문제와 더불어 한온시스템 인수건으로 크게 틀어지게 되었다. 한온시스템 인수 후 한국타이어 제품들이 현대차의 신차에 채택되는 빈도수가 많이 줄었다.
결국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최종적으로 인수되어 사명을 '한온시스템'으로 바꾸며 한라그룹의 색채를 모두 지운 다음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2019년 3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사업부문(FP&C)을 약 12억3000만달러(한화 1.38조원)에 인수하였다.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로는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약 8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이다.
2020년 9월 전기차용 수냉식 실외기가 NET 인증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선정하는 신기술 인증(NET, New Excellent Technology)에 인증한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산업기술로 보호받는다.
2020년 9월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일명 단가 후려치기를 강요하면서 마치 협력업체 측에서 먼저 단가 인하를 요구(?)한 것처럼 거짓으로 합의서를 쓴 것이 들통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33억원의 부당대금 지급명령과 115억원의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또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불법 행위를 감추기 위해 거짓 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정해진 납품대금을 사후 협상을 통해 절감하고, 매년 자사 차원의 원가절감 목표를 만들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납품업체별로 절감 실적을 관리했다는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한온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LSP(Lump-Sum Payback)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데 결정된 납품대금을 사후적인 협상을 통해 차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하게 깎은 하도급대금 80억 5000만원에다 지연이자(이자율 연 15.5%)를 더해 133억원을 지급하라는 명령과 재발방지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을 내렸다.허위 제출한 자료에도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1] 줄여서 공조장치.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계장치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에어컨[2] Automotive News - 2019 Top Suppliers[3] 한라그룹 항목에서 더 많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