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병
'''黃文炳'''
수호지에 등장하는 악역.
강주 근처에 있는 고을인 '무위군' 출신으로 출세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강자에게는 비굴하고 약자는 함부로 괴롭히는, 고구에 버금갈 정도의 악인. 등장할 당시에도 당시 지부로 일하고 있던 강주부윤 채득장[1] 에게 뇌물을 바치는 일이 일상이었다. 남에게 하도 모질게 굴어 별명이 '황봉(말벌)침'일 정도. 역으로 그 형인 황문엽은 '황부처'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로 어진 인품의 소유자였다.[2] 전형적인 형만한 아우 없다의 케이스.
송강이 강주로 유배를 온 후 심양루에서 경치를 바라보다 술에 취해 이하 내용의 한시를 심양루 벽에 쓴다.
그 시를 보고 송강이 반역을 일으키려 했다는 해석을 하여 강주의 지부이자 채경의 아들인 채구에게 고발한다. 대종이 이를 송강에게 알려서 송강은 미치광이 연기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지만, 황문병은 갑자기 미쳤다는 점에서 연기라는 걸 간파하고 고문을 가하여 실토하도록 한다.
그 후 송강을 구하기 위해 오용이 계책을 써서 소양의 글과 김대견이 판 도장을 찍어 채경이 보낸 편지인 것처럼 해놓고 대종을 시켜 편지를 보냈는데, 이 편지를 보고 채경이 친아들에게 보내는 공문서에는 보통 도장을 찍지 않았으며, 찍더라도 부자간에는 부친의 실명을 사용한 도장을 찍지 않는다는 관례, 그리고 '한림 채경'이라는 도장을 썼는데 당시 채경은 한림학사가 아니었다는 허점 때문에 그 편지가 가짜임을 간파해 내 대종도 반역죄로 몰아 거의 처형에 성공할 뻔했다.
하지만 처형 당일에 이규와 양산박의 대수령인 조개가 직접 지휘한 양산박 군대의 난입으로 인해 송강과 대종은 구출되고 황문병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서 자신의 집에 숨지만 결국 황문병의 집에 잠입한 후건에 의해 불타고 자신의 집으로 쳐들어온 양산박 군대으로부터 나룻배 타고 도망 가나 기다려던 이준과 장순에게 붙잡혀 조개와 송강에게 죄를 청한다.
유언은 간신배치고 체념한 듯 "날 죽여주시오"이지만 당당하게 '죽일 테면 죽여라'가 아니라 벌벌 떨며 '제 죄를 압니다. 어서 죽여주십시오.'라고 빈 것이다. 송강은 자신을 위해 황문병을 죽여 줄 사람을 찾았고 이규가 나서서 '''통통하게 살이 쪘으니 저며내 술안주로 구워 먹으면 맛있겠다'''고(...) 제안한다.[3] 그 이후 숯불과 술동이까지 장만한 양산박의 두령들 앞에서 '''능지형 당하듯이 온몸이 썰려 공포와 고통 속에서 천천히 죽어간다. 썰어낸 살은 양산박 일행들이 술안주로 구워 먹고 살을 다 베어낸 후에는 심장과 간을 들어내 해장국을 끓인다.'''
송강 입장에서야 간신배에 죽일 놈일지도 모르겠지만, 그후로 양산박이 저지른 여러 막장 행각들[4] 을 본 후 소설을 다시 한번 보면 약간 달리 보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설정상으로는 황문병이 나쁜 놈이지만 일단 송강의 시 자체는 반역시로 보일 만한 소지가 상당히 있긴 했다. 귀양 온 처지에 '''발톱과 이빨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다가 한을 풀 날이 오면 피로 강을 만들겠다'''니.(...) 더구나, 훗날 뜻을 펼치겠다는데 롤모델로 제시된 건 중국 역사를 대표하는 반란 수괴인 '''황소'''다. 유배와 있는 처지에 술 마시고 기루에서 쓴 글이 아니라도 보통 선비라도 이런 글을 쓰면 십중팔구 목이 달아났을 거다. 뭐,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글 하나 썼다고 사형은 너무하지 않냐 싶기도 하지만, 글 좀 잘못 썼다가 목이 달아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한다면 이런 글을 쓰고 자기 이름까지 박아 넣는 건 사실상 '''자살 시도'''나 다름없다. 사실 송강 자신도 다음날 술이 깬 다음에는 말끔히 잊어버렸다.(...)
반역시로 규정되어 쓴 사람 목이 날아간 수많은 글 중에서도 이만큼 노골적인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 게다가 오용과 대종이 저지른 것은 명백한 공문서 위조 행위였다. 굳이 황문병이 아니라 다른 누가 고발을 했더라도 송강은 반역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누명 씌우기는 송강과 양산박 쪽에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노준의를 영입하기 위해 세로드립 반역시를 조작하질 않나, 진명을 궁지로 몰어넣어 영입하기 위해 진명을 사칭하여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기도 한다.[5] 적어도 황문병은 증거를 조작하지는 않았다.
사실 송강이 아무리 술김이라고는 해도 무슨 정신에 저런 시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전호, 왕경, 방랍 등 반란군들을 때려잡고 다니던 훗날 행적을 보면 실제 반역할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즉 전호, 왕경, 방랍 등의 입장에서는 송강이나 황문병이나 모두 조정에 꼬리를 흔드는 앞잡이일 뿐이기 때문에 황문병에 대한 보복은 따지고 보면 내로남불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신고정신 투철한 모범 시민을 (신고의 동기에 자기가 출세하려는 욕심이 강하게 들어가긴 했어도) '''감히 송강느님을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식인까지 하며 필요이상으로 잔인하게 죽였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이야기에서 양산박 측의 계책과 행동은 굉장히 허술하였음에도 성공하였던 반면, 황문병은 굉장히 치밀하고 신중하게 처사하였음에도 결국 실패하고 '''끔살'''당했다는 점이다. 차라리 송강의 미친 연기나 위조된 편지를 그냥 넘어갔다면 살아남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블랙 유머 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고우영 수호지 2000에서는 황문병의 인성이 개판이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끔살 부분의 당위성을 추가했다. 잡아먹는 부분은 원작에 나온 글로 일부 묘사하고 간략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알몸으로 꽁꽁 묶인 황문병의 고통 없이 빨리 끝내달라는 애원에 이규가 원작처럼 모질게 대하지는 않았다.
1. 개요
수호지에 등장하는 악역.
강주 근처에 있는 고을인 '무위군' 출신으로 출세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강자에게는 비굴하고 약자는 함부로 괴롭히는, 고구에 버금갈 정도의 악인. 등장할 당시에도 당시 지부로 일하고 있던 강주부윤 채득장[1] 에게 뇌물을 바치는 일이 일상이었다. 남에게 하도 모질게 굴어 별명이 '황봉(말벌)침'일 정도. 역으로 그 형인 황문엽은 '황부처'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로 어진 인품의 소유자였다.[2] 전형적인 형만한 아우 없다의 케이스.
2. 작중 행적
송강이 강주로 유배를 온 후 심양루에서 경치를 바라보다 술에 취해 이하 내용의 한시를 심양루 벽에 쓴다.
그 시를 보고 송강이 반역을 일으키려 했다는 해석을 하여 강주의 지부이자 채경의 아들인 채구에게 고발한다. 대종이 이를 송강에게 알려서 송강은 미치광이 연기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지만, 황문병은 갑자기 미쳤다는 점에서 연기라는 걸 간파하고 고문을 가하여 실토하도록 한다.
그 후 송강을 구하기 위해 오용이 계책을 써서 소양의 글과 김대견이 판 도장을 찍어 채경이 보낸 편지인 것처럼 해놓고 대종을 시켜 편지를 보냈는데, 이 편지를 보고 채경이 친아들에게 보내는 공문서에는 보통 도장을 찍지 않았으며, 찍더라도 부자간에는 부친의 실명을 사용한 도장을 찍지 않는다는 관례, 그리고 '한림 채경'이라는 도장을 썼는데 당시 채경은 한림학사가 아니었다는 허점 때문에 그 편지가 가짜임을 간파해 내 대종도 반역죄로 몰아 거의 처형에 성공할 뻔했다.
하지만 처형 당일에 이규와 양산박의 대수령인 조개가 직접 지휘한 양산박 군대의 난입으로 인해 송강과 대종은 구출되고 황문병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서 자신의 집에 숨지만 결국 황문병의 집에 잠입한 후건에 의해 불타고 자신의 집으로 쳐들어온 양산박 군대으로부터 나룻배 타고 도망 가나 기다려던 이준과 장순에게 붙잡혀 조개와 송강에게 죄를 청한다.
유언은 간신배치고 체념한 듯 "날 죽여주시오"이지만 당당하게 '죽일 테면 죽여라'가 아니라 벌벌 떨며 '제 죄를 압니다. 어서 죽여주십시오.'라고 빈 것이다. 송강은 자신을 위해 황문병을 죽여 줄 사람을 찾았고 이규가 나서서 '''통통하게 살이 쪘으니 저며내 술안주로 구워 먹으면 맛있겠다'''고(...) 제안한다.[3] 그 이후 숯불과 술동이까지 장만한 양산박의 두령들 앞에서 '''능지형 당하듯이 온몸이 썰려 공포와 고통 속에서 천천히 죽어간다. 썰어낸 살은 양산박 일행들이 술안주로 구워 먹고 살을 다 베어낸 후에는 심장과 간을 들어내 해장국을 끓인다.'''
3. 황문병이 간신이 맞는가?
송강 입장에서야 간신배에 죽일 놈일지도 모르겠지만, 그후로 양산박이 저지른 여러 막장 행각들[4] 을 본 후 소설을 다시 한번 보면 약간 달리 보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설정상으로는 황문병이 나쁜 놈이지만 일단 송강의 시 자체는 반역시로 보일 만한 소지가 상당히 있긴 했다. 귀양 온 처지에 '''발톱과 이빨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다가 한을 풀 날이 오면 피로 강을 만들겠다'''니.(...) 더구나, 훗날 뜻을 펼치겠다는데 롤모델로 제시된 건 중국 역사를 대표하는 반란 수괴인 '''황소'''다. 유배와 있는 처지에 술 마시고 기루에서 쓴 글이 아니라도 보통 선비라도 이런 글을 쓰면 십중팔구 목이 달아났을 거다. 뭐,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글 하나 썼다고 사형은 너무하지 않냐 싶기도 하지만, 글 좀 잘못 썼다가 목이 달아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한다면 이런 글을 쓰고 자기 이름까지 박아 넣는 건 사실상 '''자살 시도'''나 다름없다. 사실 송강 자신도 다음날 술이 깬 다음에는 말끔히 잊어버렸다.(...)
반역시로 규정되어 쓴 사람 목이 날아간 수많은 글 중에서도 이만큼 노골적인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 게다가 오용과 대종이 저지른 것은 명백한 공문서 위조 행위였다. 굳이 황문병이 아니라 다른 누가 고발을 했더라도 송강은 반역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누명 씌우기는 송강과 양산박 쪽에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노준의를 영입하기 위해 세로드립 반역시를 조작하질 않나, 진명을 궁지로 몰어넣어 영입하기 위해 진명을 사칭하여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기도 한다.[5] 적어도 황문병은 증거를 조작하지는 않았다.
사실 송강이 아무리 술김이라고는 해도 무슨 정신에 저런 시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전호, 왕경, 방랍 등 반란군들을 때려잡고 다니던 훗날 행적을 보면 실제 반역할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즉 전호, 왕경, 방랍 등의 입장에서는 송강이나 황문병이나 모두 조정에 꼬리를 흔드는 앞잡이일 뿐이기 때문에 황문병에 대한 보복은 따지고 보면 내로남불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신고정신 투철한 모범 시민을 (신고의 동기에 자기가 출세하려는 욕심이 강하게 들어가긴 했어도) '''감히 송강느님을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식인까지 하며 필요이상으로 잔인하게 죽였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이야기에서 양산박 측의 계책과 행동은 굉장히 허술하였음에도 성공하였던 반면, 황문병은 굉장히 치밀하고 신중하게 처사하였음에도 결국 실패하고 '''끔살'''당했다는 점이다. 차라리 송강의 미친 연기나 위조된 편지를 그냥 넘어갔다면 살아남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블랙 유머 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고우영 수호지 2000에서는 황문병의 인성이 개판이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끔살 부분의 당위성을 추가했다. 잡아먹는 부분은 원작에 나온 글로 일부 묘사하고 간략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알몸으로 꽁꽁 묶인 황문병의 고통 없이 빨리 끝내달라는 애원에 이규가 원작처럼 모질게 대하지는 않았다.
[1] 채경의 아홉째 아들로 흔히 '채구지부'라고 불리었다.[2] 송강이 후건에게 황문병에 대해 묻자, 후건은 황문병에 대해 설명하면서 곁들여 형 황문엽의 선행도 알려주었다. 다리를 고치고, 승려에게 시주하고, 빈궁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기 때문에 사람들이 '황부처'라고 칭송한다고 한 것. 설명을 들은 송강도 양산박 일당에게 황문엽을 비롯한 선량한 사람들을 해치지 말고 황문병만 사로잡을 것을 명한다.[3] 이때 이규가 황문병에게 한 말이 압권이다. "네놈은 빨리 죽여달라지만 그렇게는 못 하겠다. '''되도록 천천히 죽여주마.'''"[4] 주동을 끌어들인다고 죄없는 어린이를 죽였고, 노준의같은 사례는 멀쩡히 잘 살던 사람을 누명을 씌워 반역자로 만들었다.[5] 이쪽은 송강이 양산박 합류 전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