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광반사효과

 

1. 개요
2. 국수주의 및 선민사상의 경우
3. 팬덤의 경우
4. 관련 문서


1. 개요


Basking in reflected glory[1]
후광반사효과란 다른 사람의 성공을 자신과 연관지어 과시하고자 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한국 속담 '사또(원님) 덕에 나발(나팔) 분다'가 그 예 중 하나인데, 남의 덕으로 당치도 아니한 행세를 하게 되거나 그런 대접을 받고 우쭐대는 모양을 가리킨다.
하나의 좋은 점이 그 대상 전체를 좋게 보이게 하는 후광효과와는 다르다.

2. 국수주의 및 선민사상의 경우


Patriotism is the last refuge of the scoundrel.

애국심이란 무뢰한들의 최후의 피난처이다.

ㅡ 새뮤얼 존슨

이는 자신의 자존감이 낮으면 낮을수록 어줍잖은 애국심에 의지함으로써 자존심을 세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심리학적으로 이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실제로 내세울 만큼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삶에 없는 사람일수록 강한 권력을 갈망하고, 이를 가질 수 없다면 자신이 어떤 조직의 일원이라는 소속감, 정확히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권력을 빌려와서 호가호위하듯 자신의 가치 또한 올려준다는 믿음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즉, 자신의 권력이 아닌 거대한 권력을 빌려와 등에 업은 척하고 자부심을 채우는 것이다. 때문에, '''국적을 가진 국민이 빌려올 수 있는 가장 큰 권력체인 국가야 말로 이것에 가장 확실하게 부합하여 자신의 무력함을 숨기려고 하는 무뢰한들의 최후의 피난처가 되는 것이다.'''
파시즘과도 연관이 깊고 다른 나라나 민족을 모욕하며 본인이 해당 국적인 것에 대해 우월함과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경우들이 대표적이다. 애국심에 과몰입하게 되고 악화되면 본인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반동세력으로 몰아가는 영 좋지 않은 사상에 심취하게 된다.

3. 팬덤의 경우


내가 축구광들을 좋아하지 않는 까닭은 그들이 이상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지 않는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며,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을 자기네들과 똑같은 축구광으로 간주하고 한사코 축구 얘기를 늘어놓는다.'''

(중략) 그는 내가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ㅡ 움베르토 에코,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

메이저 팬덤의 선민사상도 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스타들의 '승리'를 바라며 '''"내가 속한 팬덤이 이렇게 크다! 그러니까 여기 속한 나도 이렇게 잘났다!"'''라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러시아 출신의 미국 과학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스포츠 팀 응원에 대해서 "자신과 문화, 지역이 같은 팀을 응원하는 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은 '자신'을 의미한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자신'도 이긴다."라 한 바 있다[2]. 즉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것은 단순한 재미나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자아를 보호하려는 행위라는 이야기다. 또한 로버트 치알디니의 연구에 따르면 승리를 거둔 팀의 팬들은 "우리가 이겼다!"라고 하지, "선수들이 이겼다! ○○팀이 이겼다!"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면 패배했을 땐 '우리'란 말을 쓰지 않는다. "그들이 졌다"면서 자신이 응원했던 팀과 거리를 두며, 정치 분야에서도 자신이 지지한 후보나 정당이 승리하면 "우리가 이겼다!"고 하지만 패배하면 "그들이 졌다"고 말한다.[3]
이들은 "아니, '''모두'''가 좋아하는 이걸 싫어할 수 있어?"라며 유행이나 대세에 따르지 않는 자를 일단 까고 보는 '집단주의형 취좆'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이나 일본, 이탈리아[4]와 같이 집단주의가 강한 국가에서 자주 나타난다. 주로 아이돌 팬덤 중 '차트 순위 높으면 곡퀄도 높다'는 주장을 하는 팬덤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들은 '차트 상위 = 명곡'이라는 등식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그룹을 추앙하기도 하며, 실제로 해당 곡들을 차트 1위에 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하 반복. 또한 갓겜충 중 순위형도 여기에 해당한다.
치알디니는 이처럼 "'후광반사효과'를 누리려는 성향은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갖고 있지만, 이런 성향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특이한 면이 있는 듯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사람들은 단순한 스포츠 광팬이 아니라 성격에 숨겨진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다. 바로 자존감 부족이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는 탓에 자신이 직접 뭔가를 달성하는 상황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달성한 일에 자신을 연관 짓는 데서 성취감을 느낀다. 끊임없이 저명인사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사람이 가장 대표적이다. 형태는 달라도 그런 사람들의 행동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슬프게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서 성취감을 발견하려는 것이다."[5][6]

4. 관련 문서


[1] 'Bask'는 '(햇볕을) 쬐다'라는 뜻인데, 'bask in something'은 '(관심, 칭찬 등을) 누리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Basking in reflected glory'는 '반사된 영광을 누리다'라는 뜻이 된다.[2] 로버트 치알디니, 황혜숙 옮김, 「설득의 심리학(개정5판)」(21세기북스, 2009/2013), 285쪽.[3] 로버트 치알디니, 황혜숙 옮김, 「설득의 심리학(개정5판)」(21세기북스, 2009/2013), 286~287쪽.[4]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중에서는 집단주의가 강한 편에 속한다. 인용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탈리아는 축구 인기가 높은 나라인데, 즉 온 나라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5] 로버트 치알디니, 황혜숙 옮김, 「설득의 심리학(개정5판)」(21세기북스, 2009/2013), 288쪽.[6] 김규항 칼럼 「사랑의 결핍」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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