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E34
1. 상세
1988년에 출시된 E34는 BMW 공학 기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처음으로 투어링(스테이션 왜건) 모델과 V8 모델이 추가됐다. 여담으로 1994년부터 BMW 산하에 편입된 로버 그룹의 고급차인 로버 75가 E34의 플랫폼을 전륜구동형으로 개조해서 개발했다.
5시리즈 전세대에 걸쳐 유일하게 후드(보닛)이 앞쪽 방향으로 열리는 모델이다. 주행중 후드 래치가 풀렸을때 주행풍에 의해 후드가 뒤로 확 제껴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는데, 사실 기존 방식도 래치를 이중구조로 하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미없는 설계이고 오히려 정비성이 나쁘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E34에 매력을 느끼는 매니아들도 있다.[1]
E32 7시리즈에 이어 5시리즈도 이 모델부터 에어백이 탑재되기 시작했으며, 1994년부터는 조수석에도 에어백이 적용되었다. 놀랍게도 1995년 최후기형에는 시트 아래에 승객감지센서가 들어가서 탑승자 유무에 따라 에어백 전개조건이 달라졌다.
1992년까지 M20, M30과 같은 SOHC 엔진이 탑재되고, 이후에 M50 DOHC 엔진이 탑재된다. M50은 1993년부터 VANOS[2] 를 흡기캠에 적용하였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 뒤 세미-트레일링 암 방식이다. 뒤차축의 경우 도그본 링크를 추가하여 코너링때 뒷바퀴의 토 변화를 제어하여 휠베이스가 꽤 긴 차량임에도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하게 한다. 무게배분을 맞추기 위해 배터리를 우측 뒷좌석 밑에 설치할 정도로 코너링 성능에 공을 들였다. 주행 보조 전자장치가 대거 적용되어 전모델 4륜 ABS는 기본이었고, 고사양 옵션으로 서보트로닉(속도 감응형 파워스티어링)과 ASC+T(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가 적용 가능하였다.
처음으로 4륜구동 버전인 525iX가 출시되었다. 센터 디퍼렌셜에서 평소 36:64 비율로 구동비를 전달하다가 슬립이 발생하면 구동비율을 변환할 수 있었다. 판매댓수는 1만대가 채 안된다.
1994년 초반까지는 그릴이 좁은 디자인이었다가 와이드 그릴로 변경되는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진다. 1995년 최후기형은 이모빌라이저(EWS)가 처음으로 적용된다.
주목할 모델은 1995년 한 해 동안만 300대 한정판매된 540i M스포츠 모델과 캐나다에 32대 한정 판매된 M540i 모델로, V8 4.0 M60B40 엔진이 탑재된 540i에 게트락 6단수동 변속기와 삭스 EDC 댐퍼가 적용되었고 M5와 동일한 풀 M스포츠 바디킷과 스포츠 버킷시트를 장착했다. 특히 캐나다버전은 추가로 전륜 브레이크를 M5와 동일한 345mm 플로팅 디스크를 적용했다. 국내에 흰색 북미 버전 540i M스포츠가 1대 있다.
3세대부터 코오롱상사를 통해 대한민국에 공식 수입되기 시작했으며, BMW 대한민국 법인이 설립되어 직판 체제를 갖춘 현재도 코오롱은 BMW의 공식 딜러 중 하나다. 한국에는 520i, 525i와 같은 직렬6기통 엔진 탑재모델만이 딜러를 통해 정식수입되었다. 530(V8), 535(L6), 540(V8) 차량들도 소수 국내에 있는데, 모두 직수입 차량이고, 520i에 M62B44 V8엔진 및 서스펜션 등 차를 통째로 스왑해서 544i를 만든 차량도 두대 있다.
국내외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2019년 기준으로 중고가격이 E60이나 F10 중고차보다도 더 비싸다.
최근 11대의 한번도 주행한 적이 없는 E34 신차들이 불가리아의 어느 창고에서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다. 렌트카 혹은 택시 영업용으로 출고되었다가 어떤 알 수 없는 사유로 25년 이상 방치되었다. 경매를 통해 처분될 예정이라고 한다.
2. 제원
3. 고질병, 구매/복원가이드
- 공조기 : 시대를 앞서 운전석/조수석 온도를 별도로 조절할 수 있는 오토 공조 시스템을 채용했지만 서툴고 무리한 설계로 결과적으로 그시절 E32와 함께 자동차 역사상 최악의 공조기로 꼽히며 최악의 내구성과 정비성을 자랑한다. 유럽 내수버전 등 낮은사양에 들어간 수동식 공조기가 E34에 들어가는 공조기 중에서는 그나마 스트레스가 적고 쓸만하다.
- 에어컨 필터 : 처음 설계할 때 부터 HVAC 필터를 넣을 생각을 안하고 설계했다가 법규 변경으로 억지로 블로워와 히터코어 사이 공간에 필터를 추가했다는 비화가 있다. 공조필터 바꿀려면 조수석 글러브박스를 해체하고 조수석 아래에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 아크로바틱 자세를 취하며 필터를 교체해야 한다. 이때의 교훈 때문인지 E39부터는 필터를 교체가 간편하게 엔진룸쪽 외부로 뺐다.
- 블로워 : 오래 쓰면 블로워 모터의 카본브러쉬가 닳아서 '삐리리리리리리' 하는 소음이 발생한다. 브러쉬가 닳는건 그시절 기술력의 한계이니 비난할 수는 없지만, 무게배분을 최대한 맞추려고 엔진을 운전석쪽으로 바짝 땡긴 BMW의 설계사상 때문에 엔진 헤드와 격벽 사이 공간이 좁아 블로워를 차량에서 탈거해내는게 진짜 어렵다. 530i, 535i, 540i는 냉각수 보조탱크가 블로워 앞에 있어서 분해할 것도 많다. 또한 상기 에어컨 필터의 위치 탓에 블로워가 쉽게 더러워진다.
- 히터코어 : 이건 연식에 따른 문제인데, 히터코어가 새는 차들이 많다. 주행중 엔진열이 오르면 시큼한 냉각수 냄새와 함께 앞유리에 김이 서리는데, 냉각수의 주성분인 에틸렌 글라이콜을 흡입하면 건강에 좋을 게 없다. 문제는 이걸 교환하려면 실내 대쉬보드를 몽땅 분해해야 한다. 관련된 플라스틱제 파이프를 교체 안하면 센터페시아만 분해해서 히터코어만 교체할 수 있지만 파이프 역시 같이 삭아있어 깨질것이 뻔하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 에어컨 송풍 플랩 : 국내 대부분의 E34들은 오토 공조기를 장착하고 있어 송풍방향을 조절하거나 에어컨/히터 전환을 하면 내부 플랩이 스탭모터를 통해 작동된다. 이 모터를 고정하는 하우징이 플라스틱 재질로 히터 열에 열화되어 다 깨져나가 작동이 제대로 안된다. 특히 에어컨을 틀어도 히터만 나오거나 히터를 틀어도 찬바람만 나온다면 히터코어/에바포레이터로 바람 방향을 전환해주는 플랩이 작동 안하는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수리하려면 대쉬보드를 몽땅 들어내야 한다.
- 히터밸브 : 좌우 독립 난방을 위해 밸브가 두개이다. 내부 고무O링이 삭아 냉각수 단속이 안되어 여름에 에어컨을 틀어도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O링과 포핏밸브로 구성된 수리 킷트가 이베이 등지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이걸로 수리를 시도하다가 솔레노이드 코일 권선을 끊어먹는 경우가 있으니 자신없으면 그냥 신품 교환하는게 낫다. 또한 냉각수 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전동식 냉각수보조펌프가 밸브밑에 같이 달려있는데, 임펠러 재질이 플라스틱이라 열에 녹아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이 펌프가 없어도 워터펌프만 멀쩡하다면 히터는 잘만 나오기 때문에 보조펌프를 고치기보단 과감히 없애고 직결하는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에어컨 냉매 : 1990년 이전의 극초기형 차량의 경우 R12(구냉매)를 주입하도록 냉방계통을 설계했다가 R12가 국제 협약에 의해 금지되자 부랴부랴 R134a(신냉매)로 설계를 바꾸었더니 냉매를 무려 1.5kg이나 먹게 되었다. 사전에 이런걸 모르고 카센타 가서 에어컨 냉매를 갈았다가 일반차량의 세배 이상 들어가서 오너와 카센타 사장님도 다같이 충공깽에 빠지는 수가 있으니 냉매주입량을 먼저 고지하고 작업비 견적을 받고 진행해야 서로 마찰이 없다. 1990년 이전 E34의 오너라면 R12를 구하기도 힘들거니와 환경보호를 위해 R134a로 에어컨 시스템을 개조[3] 하고 탈 것을 부탁한다.
- 스티어링 유격 : 핸들을 돌리면 웜기어박스를 통해 드래그링크가 회전하면서 센터로드와 타이로드가 움직이는 방식으로, 오랜세월 운행한 E34들이 웜기어박스 내부 기어 마모로 유격이 발생해 있다. 유격조절 나사가 기어박스 상단에 있어 이걸 조아넣으면 유격이 약간은 없어지지만 자칫 너무 조아넣었다간 핸들이 안돌아간다(!) 그리고 아무리 잘 조절해도 기어가 닳아버린 이상 유격을 완벽하게 없앨 방법은 없다. E32/E34의 스티어링 유격은 고가에다 구하기도 힘든 신품 웜기어박스로 바꾸지 않는 이상 해결책이 아에 없다. 해외에서는 이것에 질린 나머지 랙&피니언 방식으로 개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 바노스 래틀 소음 : 93~94년에 나온 초기 M50TU 엔진의 경우 VANOS 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되었는데, 특정 rpm 영역에서 바노스 내부의 플런져 앞뒤 작동 유격에 의해 떨리는 소음이 '가라라라라락' 하고 발생한다. 95년 이후에 이를 잡기 위한 다이어프램 스프링이 캠샤프트 스포로켓와 바노스 워셔 사이에 들어가서 개선되었으니 95년식 최종형을 사면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93~94년 오너라면 95년 이후의 M50TU나 96~97년의 M52엔진의 다이어프램 부품을 구해서 장착하면 해결할 수 있다.
- 실내 내장재 변형과 수축 : 직사광선에 의한 열로 내장재 부품의 변형과 수축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전기형 차량들의 도어트림과 후기형 차량의 조수석 에어백 커버의 변형이 심하다. E34를 오래 소장할 생각이라면 뙤약볕에 주차하면 안되며 지하주차장에 보관하는 것이 필수다. 그렇다고 너무 어둡고 습한 곳에 장기간 보관하면 도어트림 뼈대를 이루는 뒷면 구조재가 톱밥을 압축해서 만든 MDF같은 재질이라 썩는다.
- 전륜 서스펜션 댐퍼 카트리지 : 옛날의 대우 르망처럼 댐퍼가 너클 안에 들어있는 카트리지 타입이다. 댐퍼가 터지면 당연히 갈아야 하지만 이걸 고정하는 락링 너트가 더럽게 안풀린다.[4] 튜닝의 자유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그냥 너클을 자르고 코일오버 쇽을 용접해 붙이는 경우가 흔하다.
- 후미등 전구 접촉불량 : 525i 이상급의 차량은 후미등 전구의 저항값을 수시로 측정해 전구가 나가면 계기판에 점검 문구를 띄우도록 자기진단모듈(CCM)이 달려있다. 문제는 후미등, 특히 브레이크등 전구의 소켓과 소켓을 고정하는 몸체가 전구의 발열에 의해 녹아 변형되어 전구가 멀쩡한데도 접촉불량이 나서 경고등은 물론 점등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소켓주위가 녹아버렸다면 별도의 전선을 납땜하여 연결하거나 테일램프를 교체해야 하며, 예방을 위해서는 절대로 규격인 21W를 초과하는 전구를 쓰면 안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1W 전구가 구하기 힘들다 보니 모양이 똑같은 27W 전구를 무심코 장착했다가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1] E24, E30, E32도 같은 방식으로 열리는 후드를 갖췄다.[2] '''VA'''riable '''NO'''ckenwellen'''S'''tereung 의 약자로, 가변 캠샤프트라는 뜻이다. 싱글바노스는 엔진 유압의 힘으로 흡기 캠 각을 조절하여 밸브개폐 타이밍을 바꾼다.[3] 구글 등지에서 E34 R134a conversion이라고 검색하면 필요한 부품과 방법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작업을 위한 컴플리트 키트를 파는 곳도 종종 있다.[4] 파이프랜치 큰거 두개와 이걸 끼우고 돌릴 기다란 쇠파이프 두개를 준비하고 2인1조로 작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