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T 5
[clearfix]
1. 개요
코드마스터즈에서 2020년 11월에 발매한 오프로드 레이싱 게임.
2. 상세
랠리 레이싱 게임 DiRT의 8번째 작품이자, 코드마스터즈 랠리 게임 통산 14번째 작품. 윈도우와 플레이스테이션 4, Xbox One 전용으로 2020년 11월 6일에 출시되었으며, 동해 11월 10일에는 Xbox Series X에, 11월 12일에는 플레이스테이션 5에 각각 '''기기 발매일과 동시 출시'''되었다. Stadia에는 2021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 발매에 대한 소식은 2020년 Xbox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었다. Xbox One 전용으로 구매한 유저는 Xbox Series S 및 Xbox Series X용으로 무료 카피를 받을 수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4 유저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5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
발매 전부터 사전예약을 진행했으며, 사전예약으로 Amplified Edition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정식오픈 3일 전 선행 플레이와 3종의 차량, 3개 스폰서 및 미션 혜택이 추가된다. 또한 해당 에디션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최소 12종의 차량과 60여개의 메인 이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은 코드마스터즈에서 전담했으나, 드라이브클럽과 모터스톰 시리즈를 개발한 에볼루션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을 영입해 '코드마스터즈 EVO'라는 이름으로 통합하여 같이 게임을 개발했다. 또한 그간 DiRT 시리즈와 GRID에서 계속 개조해 쓰던 Ego 엔진을 버리고, 2018년에 콘솔용 오프로드 게임용으로 개발한 'Onrush'라는 레이싱 게임의 엔진을 가져다 썼다. DiRT 4나 DiRT Rally에 길들여진 유저라면 아예 다른 게임이라 생각하고 접근해야 하는 편.
3. 시스템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는 DiRT 3에서 보여주었던 힙한(?) 감성에 가깝기 때문에, DiRT 1과 DiRT 4를 즐긴 유저에게는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는 편. 컨셉은 레이싱 페스티벌에 가까우며 짐카나와 패스파인더, 번외이벤트인 타임어택을 제외한 모든 경기는 컴페티션 레이싱 형태로 진행된다. 즉, 이번 작품에서는 무려 '''시리즈 전통의 싱글 랠리가 삭제되었다.'''
각 레이싱 이벤트는 Rally Raid, Ice Breakers, Sprint, Path Finder, Gymkhana, Stampede, Land Rush, Ultra Cross, Time Trial까지 총 9개 이벤트로 구성되어 있고, 특수 이벤트인 Throwdown을 통해 라이벌을 이겨 부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4명의 플레이어가 한 화면을 나눠먹고 각자 레이싱을 즐기는 등 이전작들과 차별화되는 멀티플레이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레이싱 조작감은 DiRT 2에 가까워, 기존 DiRT Rally의 묵직한 조작감과는 거리가 꽤 먼 편. 니드 포 스피드보다 날카롭지 않고 비교적 방방 뛰는 편이므로 휠과 페달 없이 키보드로 즐기기에 충분하다. 한편으로 게임 난이도 및 조작감은 옵션의 Driving Aids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데, 이전작과 같이 Anti-Lock Brakes, Traction Control, Stability Management 등의 옵션으로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설정이 있지만 아케이드 게임인 만큼 그 이상의 세밀한 조절을 기대하기 힘들며 그 보조의 세기도 그렇게 크지 않다. 모든 옵션을 OFF로 설정해도 컨트롤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으며, 그 반대의 경우라도 게임이 알아서 모든 상황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게임 성장으로는 경험치와 RP(재화), REP(명성) 포인트가 있는데, 경험치가 증가할수록 해금할 수 있는 차량이 많아지고, 재화가 많을수록 당연히 구입할 수 있는 차량이나 꾸밀거리가 많아진다. 명성 포인트는 이번 작에서 특정 스폰서를 유명하게 해준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특정 스폰서와 계약하고 스폰서가 지정한 특정 스턴트 도전과제를 레이싱 내에서 완수하면 명성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다. 한 스폰서와 오래 계약을 체결해 명성 포인트가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특별 보상으로 RP를 주거나 꾸밀거리를 해금해 준다.
3.1. 맵과 환경
맵은 애리조나, 그리스, 네팔, 남아프리카, 루즈벨트 아일랜드, 모로코, 브라질, 이탈리아, 중국, 뉴욕, 노르웨이가 등장한다. 게임모드를 막론하고 총 76개의 코스가 있다. 랠리 크로스 레이싱이란 컨셉에 맞게 코스가 대부분 차 서너 대는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널찍하게 뚫려있으므로, 코스인/아웃과 상대방 차를 추월할 타이밍만 잘 맞추면 무리 없이 이벤트를 완주할 수 있다. 도로 안쪽에는 이렇다 할 만한 장애물이 없고, 기껏해야 물웅덩이나 높게 자란 풀 정도이므로 속도가 감소할 이유도 없다. 나머지 점프대나 딥 구간 등은 이러한 아케이드 게임류가 다 그렇듯이 큰 조작이 없어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모로코, 브라질, 노르웨이, 남아프리카 등 자연을 배경으로 한 맵이 본의 아니게 유저들 사이에서 욕을 먹고 있는데, 이유인즉 코스 안쪽으로 튀어나온 돌부리들 탓에 차가 반바퀴를 도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내달려야 할 아케이드 레이싱에서 돌 하나를 피하려고 조심조심 운전하게 되는 것은 분명한 마이너스 요소. 덧붙여 웬만한 레이싱 게임에서는 그냥 치고 지나갈 광고판이나 깃발, 그물망, 도로 유도표지판도 여기서는 '''강철과 같으므로''' 애꿎은 도로장애물 철거할 생각하지 말고 얌전하게 운전하자.
날씨효과 측면에서는 DiRT 5부터 '''계절''' 개념이 등장하고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꽤 변덕스러워졌는데, 출발할 때만 해도 흙먼지 날리는 말짱한 건기 도로였다가 어느 순간 흐려지더니 비가 오면서 도로가 진창이 되어버리거나, 분명히 시작할 땐 오후였는데 골인할 즈음이 되는 3분~5분 사이에 시간이 밤이 되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또한 재시작을 시도해도 이미 궂어진 날씨는 재시작을 누르기 직전 시점부터 다시 흘러가기 시작하므로 이벤트를 재시작하기 이전 환경 그대로 스타트를 끊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처음에는 1순위로 달리다가도 레이싱 후반기에 발생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순식간에 코스를 이탈할 수 있으니 이 부분은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3.2. 플레이그라운드
유저들끼리 자신이 만든 맵을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맵을 다운받아 즐길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맵 에디터를 통해 자신만의 코스를 비교적 세밀하게 설치할 수 있어서 그런지 발매 초기부터 다양한 맵이 올라오고 있다. 다만 트랙매니아처럼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다기보단 옛날 레이싱 게임인 리볼트에 제공된 맵 에디터와 같은 느낌이다.
맵 제작자가 특정 차량을 지정하고 코스를 만들어 온라인에 공유하면, 유저는 해당 맵을 내려받아 다른 유저와 타임어택으로 경쟁하는 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맵을 완주하면 해당 맵이 좋은지 나쁜지를 추천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하거나 문제가 있는 맵은 리포트 기능으로 신고할 수도 있다.
3.3. 게임모드
게임은 크게 커리어 모드와 아케이드 모드가 있는데, 아케이드 모드에서는 짐카나와 패스파인더를 고를 수 없다. 타임 트라이얼은 별도의 메뉴로 분리되어 있으므로 그 메뉴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한편으로 아케이드 모드에서 스플릿 뷰를 누르면 한 개의 기기로 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와 대전할 수 있다.
- Rally Raid : 시작점과 골인점이 정해져 있고, 다른 차와 경쟁하며 골인점까지 달리는 이벤트.
- Ice Breakers : 평평한 얼음 위에 놓인 인공 코스를 도는 이벤트. 얼음이므로 당연히 미끄럽기 때문에 코스 인/아웃과 드리프트가 중요하다.
- Sprint : 코스가 매우 단순한 원형 경기장 모양으로 되어 있어 코스인/아웃과 추월 타이밍을 잘 알아야 하는 이벤트.
- Path Finder : 버기를 타고 매우 험한 험지를 따라 달리는 이벤트. 솔로 이벤트이며, 코스를 시간 내에 완주해야 한다. 여담으로 이 게임 특유의 매우 괴랄한 물리엔진을 경험할 수 있다. 아케이드에서 등장하지 않으며, 커리어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 Gymkhana : DiRT 3에서도 등장했던 바로 그 짐카나. 정해진 스턴트 코스가 있고, 스턴트 미션을 수행하면 점수를 얻을 수 있으며. 시간 내에 목표 점수까지 도달해야 한다. 역시 아케이드에서 등장하지 않고 커리어에서만 진행할 수 있지만,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제작해 볼 수 있다. 각종 스턴트를 통해 점수 배수를 올려야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므로 스턴트 코스를 놓쳤다면 바로 다른 스턴트를 수행해 배수를 유지해 주자.
- Stampede : 4륜구동 트럭 혹은 버기를 몰고 정해진 랩을 도는 이벤트. Land Rush와는 다르게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한다. 카메라 시야각 때문에 경사 다음 코스가 보이지 않는 순간이 많고, 뜬금없이 튀어나온 장애물에 본의 아니게 부딪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맵을 돌아야 한다.
- Land Rush : Stampede와 같이 4륜구동 트럭이나 버기를 돌지만, 지형은 평지에서 이루어지는 이벤트.
- Ultra Cross : 랩 수가 정해져 있는 원형 트랙을 도는 이벤트. Rally Raid와 코스만 다를 뿐 기타 조건은 같다.
- Time Trial : 정해진 코스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완주해야 하는 이벤트.
3.4. 차량
3.5. 꾸밀거리
게임 내에서 자신을 상징하는 플레이어 카드 및 닉네임, 차량 등을 꾸밀 수 있다. 당연하게도 다 RP가 들어가며, 대부분의 꾸밀거리는 특정 미션을 클리어하든가, 일정 레벨에 도달하든가, 특정 스폰서의 명성을 최대치로 만드는 등의 수고를 필요로 한다. 단, 꾸밀거리는 해금을 하더라도 RP를 지급하고 추가적으로 구매까지 해야 플레이어의 소유가 된다. 플레이어 카드 및 스트랩, 스티커와는 달리 닉네임은 언제든 변경할 수 있으므로 처음 게임을 플레이할 때 주어지는 닉네임인 ACE가 싫다면 다른 것으로 바꿔주자. 여담으로 닉네임을 변경하면 게임 내 나레이션을 담당하는 AJ가 해당 닉네임으로 종종 유저를 불러준다. 이와는 달리 차량 도색 및 외장 꾸미기 요소는 플레이어 레벨이 올라야 해금된다.
4. 평가
긍정적으로 보는 리뷰는 '드디어 스트레스받는 랠리에서 벗어나 진정한 캐주얼 게임으로 돌아왔다.', '아케이드 레이싱에 충실하다.' 등, 레이싱에 흥미는 있으나 DiRT Rally와 같이 심도 있는 심레이싱을 스트레스받으며 운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위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운전에 크게 신경쓸 요소가 적고, 오로지 1등만 바라보고 상대방과 부딪쳐 가며 진흙을 밟고 추월하는 아케이드 레이싱의 본연을 잘 살렸다고 생각하는 긍정 리뷰가 절대다수인 상태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리뷰는 일단 '''휠이 지원되지 않아서''' 게임을 플레이하지도 않고 환불하는 사람 위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DiRT 4의 랠리 레이싱을 생각하고 구매한 고객의 뒤통수를 거하게 후려치는 게임이라서, 조작감이 너무 아케이드스럽다거나, 차가 충격을 받아도 외관만 박살난다거나, 그래픽이 별로라거나, 다른 차량과 경쟁하는 레이싱은 지겹다거나 등 그간 DiRT가 쌓아온 이미지에 반해 자신이 기대한 것과 '''아예 다른 게임'''이라서 부정적으로 작성된 리뷰가 주를 이루었다. 신작 게임이면 고질적으로 따라오는 버그 및 최적화 관련 리뷰도 종종 눈에 띄는 편이다.
4.1. 캐주얼 게임으로의 탈바꿈
DiRT 5 발매 소식은 2020년 5월 Xbox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처음 알려졌는데, 위 어나운스 트레일러가 발표되었을 때 유저 반응은 그야말로 '''박살'''이 났다. 유튜브 댓글에서는 2020년 11월 기준 "포르자 호라이즌 4를 닮았다"는 반응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최상위에 위치해 있으며, DiRT 2의 두 번째 시리즈라든가, DiRT 2+DiRT 3라든가, 심지어 포르자 호라이즌 4의 확장팩 아니냐는 댓글까지 있을 정도.
게임이 정식발매되고 나서는 이 논란이 더 심각해졌는데, 상기하였다시피 DiRT 4에서 표방한 전통적인 랠리 레이싱은 이번 후속작에서 아예 찾아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9개 이벤트 중 6개가 랠리 크로스 이벤트이고, 남은 3개 이벤트 중 하나는 짐카나, 하나는 험지 주파, 다른 하나가 그나마 랠리에 가까운 타임 어택 이벤트이기 때문에 기존 DiRT 팬의 유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중. 특히 DiRT 1과 DiRT 4, DiRT Rally를 주로 즐겨온 코어 랠리 유저들은 '''랠리 게임 하나가 또 사라지나''' 하는 불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짐카나를 도입하고 랠리 크로스 레이싱을 강화한 DiRT 3 발매 당시 '앞으로 고전적인 랠리 게임의 탈을 벗을 것이다.'라는 관측이 우세하였었고, DiRT Rally와 DiRT Rally 2가 아예 별개의 외전격 타이틀을 가지고 전통 랠리 게이머를 흡수한 뒤에는 'DiRT'라는 게임의 방향성이 아케이드 랠리 크로스 레이싱 하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DiRT 4는 그런 의미에서 코어 랠리 게이머와 캐주얼 레이싱 게이머를 동시에 잡으려는 마지막 시도였지만, 코어 랠리 게이머는 이마저도 외면하고 전작인 DiRT Rally와 후속작인 DiRT Rally 2로 모두 갈아타버리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DiRT 5는 코드마스터가 한 게임에 랠리 레이싱과 컴페티션 레이싱을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놓은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크다. 즉 항상 아케이드와 심레이싱 중간에서 갈팡질팡하던 DiRT 시리즈가 이번에는 아케이드 편향 레이싱 게임을 DiRT 시리즈 내 정식 넘버링으로 편입시킴으로써 겨우 방향성을 잡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