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2 프로리그 12-13/준플레이오프
1. 개요
- 기간 : 2013년 7월 13일 ~ 16일
- 사용 맵 : 아킬론황무지, 나로스테이션SE, 신 투혼, 코랄 둥둥섬(제거), 벨시르잔재LE, 돌개바람LE, 네오플래닛S, 뉴커크재개발지구
2. 배경
정규 시즌 3위팀 STX SouL과 SKT T1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대결. 그러나 상황은 STX SouL 쪽에 웃어주고 있었는데 2013 WCS Korea Season 2, 옥션 올킬 스타리그 2013 16강에서 원이삭, 정윤종, 정명훈이 일제히 연패를 해버리면서 원이삭은 탈락 확정에 정윤종, 정명훈은 둘이 같이 올라가기엔 거의 틀린데다 팀킬로 마지막을 마무리하게 생겨서 암울한데 비해 STX SouL은 이신형이 진출 확정에 신대근 또한 정명훈을 잡아냈고 조성호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8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1]
거기다 엔트리제인 4,6라운드에서 STX SouL은 6승 1패, 5승 2패 1위의 성적을 기록한데 비해 SKT T1은 4승 3패, 3승 4패의 저조한 성적에 특히 6라운드 말에 들어서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5라운드에서 동등하게 만들었던 상대전적도 6라운드에서 깨져버리며 밀려버렸고.
그러나 플레이오프 최다 진출이라는 경험과 단기전의 변수는 얼마든지 존재하고 이는 정규 시즌에서 서로간의 경기력과 점수의 차이가 매우 근소했다는 점과 함께 SKT T1에게도 충분히 희망적인 부분은 존재했기 때문에 경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쉽게 어느 쪽이 이길거라 예측할 수만은 없었다.
3. 1차전
논개부터 시작해서 선수 네임밸류나 성적 면에서 더 우위로 붙인 SKT T1의 엔트리가 좋았고 도재욱이 이신형을 잡는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면서 기분좋게 출발한데다 정명훈이 좋은 빌드로 토스맵 아킬론에서 김도우를 잡고 역적질만 일삼던 어윤수가 승리를 거두는 최고의 시나리오였음에도 프로토스 3명이 일제히 무너져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최악의 결과를 도출, 결국 정명훈이 이신형에게 패배, 씁쓸한 결과를 낳았다.
당연히 패인은 3토스. 전력 자체가 STX SouL이 더 좋은 것은 맞지만 적어도 백동준 vs 정윤종, 변현제 vs 원이삭은 네임밸류로 보나 성적으로 보나 SKT T1이 우위였다. 하지만 이겨야 할 경기에서 전부 패배해버린것은 너무 뼈아플 수밖에 없었고 상식적으로 팀내 주축 라인이 무너지고 에이스 결정전까지 간 것 자체가 기적 그 자체. 굴러들어온 복을 발로 걷어차다 못해 이단 옆차기를 날린 셈이니 이거야 원.
거기다 김택용은 생더블(…)을 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른바 승리배제빌드가 나와버린 것도 문제… 도재욱이 이신형을 잡는 사실상 다시는 보기 힘든 기적의 스나이핑이 있음에도 패배했으니 팬들 입장에선 속에 천불이 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하이라이트 장면은..
정소림 : 자 이제 드랍 준비하는 정명훈..
이승원 : 한방으로 경기 흐름이 확 바뀔수 있어요.
김정민 : 이런걸 막아내면요, 그냥 1/1/1 추억의 공격을 하면서 밴시로 흔들고 공성전차로 피해주고..
정소림 : 자 들어가죠 들어가죠.
이승원 : 자~ 지뢰도 있죠 지뢰
'''중계진, 관중 전원 : 아!!!!!!!!!!!!!!!!!!!!!!!!!!!'''
김정민 : 세상에..
정소림 : 병력 내리지도 못하고 그냥 터져버렸어요!
김정민 : 땅거미 지뢰가 하나 있었고 옆에 해병이 있어서..
'''이승원 : 망했어요.'''
7시 정명훈이 5시 이신형을 상대로 6시에 몰래 지은 우주공항에서 생산된 의료선으로 땅거미 지뢰 2개, 해병 4기를 태워서 이신형의 본진으로 드랍을 갔으나, 경로에 정확히 지뢰 한기가 박혀있었고, 적절한 해병 몇기가 있었고, 그 결과 지뢰 하나밖에 내리지 못하고 의료선 채로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 지뢰도 해병들한테 허무하게 잡혀버렸고, 그후로는 끌려다니다가 패배할수밖에 없었다.
4. 2차전
근소한 차이. 하지만 결국 이기는건 STX SouL이었다.
이번엔 역적이라 불리던 원이삭이 소울토스에서 가장 강한 백동준을 잡아내면서 팀의 출발을 좋게 시작했다. 거기에 어윤수가 다시 한번 신대근을 잡아내며 2:0으로 리드! 여기까지만 보면 역시 참으로 좋은 시나리오라 할 수 있는데…
김택용이 이신형에게 잡힌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팬들도 이미 소울이 1점 딴것으로 생각할 정도였지만 정윤종이 조성호한테 진건 치명타였다.[2] 하지만 이 와중에 도재욱이 변현제를 잡아내어 이변을 일으키면서 T1 팬들에게 한줄기 빛이 일었는데 이어지는 6세트에서 정명훈이 김도우에게 패하면서 에이스 결정전…
이렇게 되니 T1 팬들은 오직 단 한명에게 시선이 집중되었고 그건 당연히 지금까지 T1을 구해온 정윤종. 비록 상대가 이신형이지만 바로 전날 도재욱에게 졌고 정윤종의 대 테란전 11연승은 충분히 무시무시했기에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운명의 에이스 결정전에서 정윤종이 준비한 회심의 돌진 광전사+집정관 올인이 이신형의 벙커 앞 보급고 바리케이드라는 센스 플레이에 허무하게 막히면서 패배, 이제동-김정우에 이어 포스트시즌 3연패를 기록하면서 팀의 탈락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만다.
5. 평가
예상과는 달리 도재욱, 어윤수라는 빛과 소금이 있었지만 그 외에는 예상대로 T1의 주력 멤버들이 개인리그의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그대로 침몰해버리면서 T1은 탈락해버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코 돋보이는건 정윤종의 3연패. 정규시즌 팀을 이끌었던 정윤종이 침몰한 것은 그야말로 T1의 최악의 사태를 만들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기전인만큼 팀내 에이스가 침몰하는 것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만 하필 그게 팀내, 그리고 스타2 탑급인 정윤종이라는 점은 차악이 존재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흥미진진하고 박터지는 싸움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전력이 STX SouL에게 웃어준 결과가 되었다. 든든하게 에이스가 버티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1차전에서 봤듯이 중간 계층도 결국 더 두터운 셈이니...
정윤종과 같이 까이고 있는게 또 정명훈인데, 1차전에서 김도우를 잡을때까지만 해도 판타지존이니 뭐니 해서 괜찮았으나, 그러나 문제는 에이스 결정전에 나와서 의료선을 띄워서 해병 하나 내리지 못하고 격침당하고, 앞마당 이상으로 나가보지도 못하는, 문자 그대로 압살을 당했고, 2차전에서는 김도우전에 다시 나서서 11/11을 질렀다가 깨라는 게이트는 안부수는, 거나한 삽질로 장렬히 막히면서 T1에게 불리한 에결행을 이끌어주어서 동반 역적으로 지목되었다. 정윤종보다는 다행이지만, 경기력으로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나 거대해서 정윤종과 함께 도매금으로 까였다. '''덕분에 한번도 못이겼던 김택용이 묻힐 정도로''' 그 충격은 너무나 컸다.
그렇다고 해서 SKT T1이 무작정 침울해있을 상황이라는건 아니다. 비록 지긴 했지만 4:3 스코어가 보여주듯이 그 저력을 알 수 있었고 특히 STX SouL이 유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T1의 힘을 알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아까운 경기가 된 셈일지도.
그리고 T1을 꺾고 진출한 STX는 당초 이신형 원맨팀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서 포스트시즌에선 불안할 거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예상과는 달리 이들 뒤에는 변현제, 김도우, 백동준이라는 등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카드가 있었다. 특히 이 STX의 3프로토스는 앞선 1차전에서 이신형의 패배로 위기에 몰렸으나 이 변현제와 백동준이 다 이겨주면서 전황을 뒤집는 카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그 반대로 2차전에서는 백동준의 패배로 3프로토스 카드 중에 하나가 차단당하며 어렵게 시작했으나 이신형이 또 다시 승리를 해주면서 이 뒤에 나온 조성호와, 김도우가 에이스 결정전까지 제대로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이신형도 대단했지만 그 뒤를 받쳐준 3토스의 활약은 그야말로 위대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