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ly Bible

 


'''NME 선정 500대 명반'''
'''4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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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4년 발매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정규 3집 앨범이자 리치 제임스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앨범. 밴드 커리어에서 가장 음습하고 강한 분위기의 앨범이다. NME의 The 50 Darkest Albums Ever 리스트에서 1위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90년대 영국 록 앨범 중 가장 살벌한 명반으로 대접받는다. 섭식장애, 강간, 매춘, 신경쇠약 등 엉망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고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현대 사회에서의 정치적 공정함을 호소하는 주제의식과 공산주의 사상 자체는 좋아하지만 전체주의에 관해서는 언제나 비판을 가하는 리치 제임스의 독창적인 가사, 밴드 구성원들의 탄탄한 멜로디를 기반으로 하는 훌륭한 음악적 기량이 합쳐져서 다층적이면서 인상적인 걸작이 되었다. 참고로 조금 디테일하게 정치적인 몇 곡의 가사는 니키, 리치 두 사람이 공동으로 작사하고 나머지 가사는 리치가 담당하였다고 한다.
앨범 커버는 제니 사빌의 작품 'Strategy (South Face/Front Face/North Face)'을 좌우반전시켜서 사용하였다. 원래 제니 사빌은 자신의 작품이 상업 음반의 커버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반대하였으나 리치 제임스가 전화로 30분간 앨범 전체의 컨셉과 곡들의 대략적인 의미에 대해 설명하여 그녀를 설득시켰고 제니 사빌은 리치의 설명을 듣고 앨범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며 작품을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었다고 한다.링크
이 당시 리치는 밴드의 매니저였던 필립 홀이 암으로 사망하자 신경쇠약 증세가 심해져서 1994년 레딩 페스티벌에 불참하였기 때문에 밴드는 3인조로 공연해야만 했고 멤버들은 리치의 가사를 토대로 곡을 만들면서 가사의 내용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지금 본인들도 재현하지 못하는 아우라가 그저 아쉽기만 하다. 앨범에 관한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감상이 꽤 적절하다 하겠다.
- 나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앨범
"The Holy Bible은 제가 들어온 그 어떤 앨범과도 달라요. 너무나 어둡고, 마치 그들이 자아 속으로 들어가 아주 난해한 사실들을 알려주는 것처럼 들려요. 아무것도 억제하지 않아요. ‘4st, 7lb’ 들어보셨어요? 아주 인상적인 곡이에요, 굉장히 혼란스럽죠, 특히 그들의 기타리스트가 11년 전 실종되어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걸 염두에 두면요. 그가 어딘가에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럴 리가 없어요."

2. 영상


Faster (Live at Glastonbury 1994)
She is suffering (Butt Naked 04/06/94)

3. 기타


유럽 발매 버전과 미국 발매 버전의 소리가 마스터링 과정의 차이 때문에 약간 다르다. 유럽반의 사운드는 멍하고 답답한 느낌이지만 미국 버전은 모든 사운드를 세밀하게 잡고 드럼 소리 또한 강화되어 락 다운 느낌이 팍팍 든다. 제임스도 미국 버전이 더 마음에 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1] 1995년에 밴드가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하면서 미국 버전의 발매가 예정되었으나 리치 제임스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북미 프로모션이 취소되고 전량 회수되어 10주념 기념반에 미국 버전이 수록될 때까지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다.
2015년 20주년 기념반이 또 나왔다. CD 4장에 LP 1장 세트로 UK MIX + US MIX + B-Sides + 1994 Astoria Live/2014 BBC Session + LP로 구성되어있다. 10주년 기념버전의 DVD가 실종된 게 아쉽지만 전설의 3연속 아스토리아 공연의 두번째 날 공연실황으로 만족해야 할 듯 하다.
상복이나 세일즈 기록과는 거리가 먼 앨범이지만 의외로 2005년 BBC Newsnight 코너의 문화 부문 온라인 조사에서 시청자 선호 1위를 차지하였다. 링크

4. 트랙 리스트



  • Yes
    • 현대사회의 소비 문화를 매춘에 빗대면서 자신 또한 성욕을 가지고 있기에 더이상 예전처럼 순수하지 않다는 비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리치가 처음 가사를 완성해 갖고왔을 때 제임스는 '이렇게 긴 가사로 곡을 어떻게 만들어' 하면서 불평했다고 한다.

  • Ifwhiteamerica toldthetruth foronedayit'sworld wouldfallapart
    • 앨 고어의 부인 티퍼 고어의 삽질인 PMRC부터 위헌선언으로 무쓸모가 된 브래디 법안까지 미국의 온갖 삽질을 풍자하는 곡. 마지막 절 가사는 'Sam Colt made him equal' 이지만 몬데그린으로 'Separate but Equal'으로 들리는데 어찌됐건 어느쪽이든 뼈있는 가사이다.

  • Of Walking Abortion
    • 주변을 돌보지않는 자유주의적인 선택이 가져오는 도덕적 타락을 파시스트에 빗대어 '죄악은 우리 모두의 본성일 수 밖에 없는 것인가.'라고 일갈하는 곡. 도입부의 독백은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저자 휴버트 셸비의 음성이다.

  • She Is Suffering
    • 무대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치 창녀가 집창촌에서 발가벗고서 손님을 유혹하는 모습에 빗대며 자신이 가진 이중성에 대해 경멸을 표하는 곡. 또 한편으로 여성이 생리를 겪으며 느끼는 괴로움에 대한 곡이라는 해석도 있다. 리치가 앨범 세션 기간 중 유일하게 가사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곡으로 만들어 주었다며 멤버들을 칭찬했던 곡이라고 한다.

  • Archives of Pain
    • 연쇄살인마를 다룬 곡. 도입부는 영국 희대의 살인마 피터 수프클리프의 재판 기록에서 발췌, 희생자 어머니의 음성이라고 한다. 그 이름들을 열거하는데 처음과 끝에 즈리노프스키, 르 펜, 독재자 이디 아민, 밀로셰비치가 끼워져있는게 흥미롭다. 이런 괴물들을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현대사회의 본성이라고 제대로 비꼬는 곡이다.
6
Revol
앨범 세션 초기에 작곡된 곡으로 공산주의 국가들을 지배한 리더들의 결함을 사회주의 국가의 실패와 연결시키면서 '레닌과 트로츠키 같은 사람들마저 완벽하지 못했으니까 사람들은 더 이상 사회주의에 속지 않을거야' 라는 내용. 가사를 잘 들어보면 리치 제임스는 조지 오웰처럼 소련이 순수한 공산주의 이론을 변질시켰다고 정의하면서 전체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제목 Revol은 거꾸로 하면 Lover가 된다.
7
4st 7lb
케이트 모스, 크리스틴 맥매너미, 트위기같은 깡마른 모델들을 동경하다 파멸에 이르는 소녀의 모놀로그. 제목의 숫자는 63파운드. 대략 28.5킬로그램을 의미한다. 중반부 급작스러운 비트의 전환은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묘사한다고 한다. 자학적이고 음습한 가사와 멜로디가 일품이다.
8
Mausoleum
집단적인 광기가 가져온 무너진 의식을 폭격을 맞은 후의 폐허와 병치시킨 어두운 곡. 중간의 mass of dead insects란 가사는 이부키 마스지의 검은 비에서 차용하였다.
9
Faster
자해에 관한 가사인 동시에 무의미해질 정도로 극으로 치닫는 현대 문명에 관한 신랄한 고백. 도입부가 1984 영화의 존 허트의 대사인 걸로 보아 전체적인 내용은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의 입장에서 윈스턴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가사는 리치의 작품이지만 제목은 니키가 생각해낸 것이라고.
10
This Is Yesterday
자신들의 삶에 대해 회상하는 멜랑콜리한 넘버.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방법이란 스스로를 싸구려로 만드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밖에 없었다.'는 자기 고백이 씁쓸하다.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리치를 제외한 밴드 멤버들이 가사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곡을 녹음할 당시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11
Die in the Summertime
제목에서 여름은 인생에서 가장 활기찬 시절을 의미힌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늙은이가 화자인 곡.
12
The Intense Humming of Evil
유대인 학살이 주제. 도입부는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 기록중 일부이다. 멤버들이 다카우 수용소를 견학하고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단조로운 진행에 음습한 분위기로는 수록곡 중 가장 흑화한 분위기.
13
P.C.P.
제목은 마약의 은어이기도 하고 포르투갈 공산당의 약자이기도 하다. 그외에도 중의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전체적인 내용은 정치적 올바름의 아이러니함을 비판하는 곡이다. 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마지막 넘버.

[1] 1999년에 발매된 코소보난민 자선앨범인 No Boundaries의 국내판에는 She is suffering의 미국판 버전이 수록되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절판 상태이며 이 트랙의 수록 여부는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판은 수록이 안 되어있다. 또한 Holy Bible의 10주년 기념으로 2004년에 디럭스팩키지가 나왔는데 여기에는 모든 트랙의 미국 버전이 1CD 형태로 따로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