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알로수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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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생대 마이오세 전기에 유럽에서 살았던 말레이가비알아과 악어의 일종으로, 속명은 '가비알 악어'라는 뜻이다.
2. 상세
이 녀석의 화석은 1866년부터 1872년까지 오스트리아 빈과 체코의 헤프(Cheb)를 잇는 프란츠-요제프 철도(Franz-Josefs-Bahn) 노선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시점에 니더외스터라이히(Niederösterreich) 주 에겐부르그(Eggenburg) 근처의 마이오세 전기 지층인 부르게슐라이니츠층(Burgeschleinitz Formation)에서 파편적인 수준의 두개골 일부가 발견된 것이 최초다. 이 녀석의 모식표본을 처음 분석한 학자들은 나일악어나 가비알 등의 여러 악어류 골격과 비교한 뒤 말레이가비알과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토대로 1885년에 지금과 같은 학명을 붙여주고 학계에 정식으로 소개하였다.[2] 한때는 말레이가비알속(''Tomistoma'')의 동물이명으로 흡수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일반적으로 포르투갈에서 발견된 말레이가비알속의 루시타니카종(''T. lusitanica'')이나 일본에서 발견된 토요타마피메이아 등과 근연관계에 있는 별도의 속으로 여겨지는 편이다.
길이가 70cm를 훌쩍 넘는 크기의 두개골은 속명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가비알 및 말레이가비알과 매우 흡사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으며,[3] 머리 위쪽에 위를 향해 나있는 눈구멍과 길고 좁은 주둥이 끝에 붙은 콧구멍으로 미루어보아 주로 물 속에서 사냥하던 녀석이었을 것이다. 여타 친척뻘 악어류의 사례를 참조하여 전체 몸길이를 추산해본 결과 대략 6m 정도 되는 덩치를 가진 녀석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생 말레이가비알의 생태를 감안하면 아마 이 녀석 또한 강 하구나 해안 근처의 얕은 바다를 무대로 주로 어류 같은 수중 생물을 잡아먹고 살다가 종종 물가에 접근하는 육상동물들도 사냥하곤 하는 기회주의적 포식자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때는 미국 플로리다 주의 마이오세 후기~플라이오세 전기 지층에서 발견된 악어 화석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올리고세 지층에서 발견된 악어 화석이 각각 아메리카누스종(''G. americanus'')과 카롤리넨시스종으로 동정되어 서식 범위가 북아메리카 일대까지 뻗어있었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4] 전체 골격의 75%가 발견된 카롤리넨시스종의 경우 몸길이가 5m 남짓으로 추정되었으며, 최대종으로 알려진 아메리카누스종은 두개골 길이만 1.32m에 이르고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몸길이가 '''10m'''에 육박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한때 가비알로수쿠스속의 최대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다만 2001년에 아메리카누스종이 말레이가비알아과에 속하는 또 다른 악어류인 테카캄프사속의 안티쿠아종(''T. antiqua'')과 같은 동물이라는 주장이 처음 제기된 이래, 가비알로수쿠스속의 북아메리카 출신 종들을 테카캄프사속으로 재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가 계속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비교적 최근인 2018년 시점에는 아메리카누스종의 경우 테카캄프사속의 모식종인 세리코돈종(''T. sericodon'')의 동물이명으로 흡수되었으며, 카롤리넨시스종의 경우 카롤리넨세종으로 재명명되어 테카캄프사속의 일원이 된 상태다.
[1] 위의 그림은 하악골 화석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며, 아래는 두개골 화석을 옆에서 본 모습에 해당한다.[2] 다만 이 녀석의 공동 명명자들은 관련 논문에서 가비알로수쿠스가 완전히 독자적인 속명이라고 단언하지는 못하고 크로커다일속에 포함되는 아속 형태의 학명을 동시에 제시하였다. 이 녀석의 근연속으로 평가되는 말레이가비알이 주둥이 형태의 유사성 등을 이유로 과거에는 크로커다일의 일종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 비롯된 결정인 듯하다.[3] 다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절치공의 크기나 이마뼈가 코뼈와 맞물리는 구조, 상측두창의 형태와 보습뼈 및 이빨의 구조 등에서 여러 해부학적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4] 이 외에도 조지아 주의 마이오세 지층에서 이 녀석의 일종으로 여겨지는 화석이 발견되긴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학명이 명명되지 않은 상태라 일단 논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