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1. 개요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이란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하는 공무원 채용 시험을 말한다. 민간 분야에서 일정한 기준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를 국가공무원으로 채용하려는 취지이며, 최초에는 5급에 한정하여 채용하다가 2015년도부터 7급도 채용하고 있다.
공무원 채용절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경력경쟁채용시험'과 같은 것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엄밀히 말해 양자는 약간 다르다.
경력경쟁채용시험은 "경력 등 응시요건을 정하여 같은 사유에 해당하는 다수인을 대상으로 경쟁의 방법으로 채용하는 시험"을 말한다(국가공무원법 제28조 제2항).주로 각 부처에서 그때 그때 인력소요가 있을때마다 자체적으로 주관하여 채용한다. 반면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은 경력경쟁채용시험의 한 종류인데, 인사혁신처에서 각 중앙부처의 소요를 취합하여 일괄 시행하는 시험이라는 점이 다르다.[1]
보통의 경력경쟁채용시험은 각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서 공고를 찾아볼 수 있고, 나라일터 웹사이트에서 모든 공고를 한데 모아서 보여주므로 참고하면 좋다.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은 인사혁신처의 사이버 국가고시센터에 공고된다. 사이버 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서 국가공무원 5급 및 7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안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공무원 학원가 등에서 "민간경력자"라고 지칭하는 시험은 보통은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을 의미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2. 민간경력자 시험은 왜 만들어졌나
과거의 5급 사무관 경력경쟁채용시험은 흔히 '특채'라고 불렸으며, 주로 박사 학위나 전문기술을 갖춘 사람을 사무관으로 채용하여 공직에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였다. 진짜 실력을 갖춘 전문가를 사무관으로 채용하는 것이라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 그런데 2010년에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던 유명환 딸의 외교부 특채 논란이 발생하였다. 자격 요건에 미달하여 정상적인 절차라면 당연히 떨어졌어야 하는 사람이 외교부 사무관으로 특채된 이 사건으로 인해 유명환 장관은 결국 사표를 제출해야 했으며 그와 더불어 공무원 특채 시험, 특히 5급 사무관 특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에 공무원 인사를 총괄하는 당시 행정안전부는 5급 사무관 특별채용 제도를 대폭 손질하여, 5급 특채를 각 부처가 따로 선발하지 않고 행정안전부가 공고에서 시험, 부서 배치까지 모두 주관하도록 개선하였다. 또한 자격 요건도 기존의 3년 이상 관리자 경력이나 박사, 변호사 자격에 더하여 10년 이상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가도 지원 가능하도록 확대하였다. 5급 특채 개선... 행안부가 직접 뽑고 '경력' 중시
최초의 민간경력자 국가공무원 5급 일괄채용시험은 2011년 시행되었으며, 채용된 인재들에 대해 좋은 평가들이 나오자 위 단락에서 설명한것처럼 2015년부터는 7급까지 확대하여 시행하고 있다.
2017년도 시험 기준으로 5급 96명, 7급 104명이 합격하였다.
3. 응시자격은
공통 응시자격요건은 당연히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고,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2], 20세 이상, 남자의 경우 병역 필 또는 면제자여야 한다. 미필자는 응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선발단위별 응시자격요건'이다. 크게 경력, 학위, 자격증의 세 가지 요건 중 1개 이상 해당하면 응시 가능한데, 응시원서를 제출할 때에는 경력, 학위, 자격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년 이상 전문분야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서 해당 분야 박사학위도 있는 사람이라면, 원서를 제출할 때는 경력 또는 학위 중 하나를 골라서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경력은 법인(외국법인 포함), 민간단체, 공공기관, 국제기구, 국제단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말한다. 공무원 시험이기 때문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경력은 당연히 제외되는데, 다만 임기제(계약직) 공무원 경력은 포함된다.[3]. 그냥 경력으로 응시하는 경우에는 보통 10년 이상 근무 또는 연구 경력이 필요하고, 관리자 자격으로 응시하려면 관리자로 3년 이상 근무 또는 연구 경력이 필요하다. 특히 관리자 자격으로 응시를 하려면 해당 근무 경력에서 정식 직제에 해당하는 부서의 장이어야 한다.[4]
학위는 응시하고자 하는 선발단위와 관련있는 분야의 박사학위가 있거나, 또는 석사학위 소지 후 관련 분야 4년 이상 근무 또는 연구 경력이 있어야 한다.
자격증은 대체적으로 선발단위에 따라 변호사, 공인회계사, 의사, 기술사 등을 요구한다. 이것도 자격증만 있다고 지원 가능한게 아니라, 5급 시험의 경우 자격증 소지 후 2년~4년 이상의 근무 또는 연구경력을 추가로 요구한다. 실제 합격자들의 면면을 보면 자격증 소지자들이면서 경력이 상당한 경우가 태반이다.[5]
이 외에 영어나 기타 외국어 능력검정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다.
4. 어떤 시험을 치르는가
민간경력자 일괄채용 시험은 5급과 7급 모두 1차, 2차, 3차 시험으로 나누어진다.
1차 시험은 공직적격성평가로,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의 3과목을 본다. PSAT 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조. 1차 시험에서 선발 인원의 10배수가 추려진다. (1명을 최종 선발하는 단위라고 하면 10명이 1차 합격한다).
다만 한 과목 당 40문제, 90분을 치르는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 보는 일반적인 PSAT 시험이 아닌, 한 과목당 25문제, 60분으로 조정한 시험을 본다. 시험 난이도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입법고시나 행정고시의 PSAT 시험에 비하면 비교적 쉽다는 것이 공무원 수험가의 중론이다. 행정고시 입문자들이 PSAT 시험이란 무엇인가를 맛보기 위해서 민간경력자 PSAT 문제를 우선 풀어본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걸 가지고 민간경력자 1차 PSAT 시험이 쉬우니 합격하기 쉽겠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응시자 전체가 경쟁하는 행정고시와 달리, 민간경력자 시험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선발단위' 별로 치른다. 즉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선발단위가 있다고 가정하면, 1명 뽑는데 다년간 실무 경력을 쌓은 현직 변호사 몇십 명이 그 쉬운(?) PSAT 시험으로 경쟁을 하는 것이다. 최소한 이 시험에서는 문제가 쉬운 것과 합격은 다른 얘기이다. 기술사 등을 뽑는 선발단위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이유에서 민간경력자 PSAT 시험은 평균 점수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선발단위별로 다 평균점수나 커트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공개할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커트라인은 90점 위에서 형성된다. 못해도 85점은 받아야 1차 합격을 논할 수 있다.
실무경력이 뛰어난 사람이 PSAT의 관문을 넘지 못하여 탈락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경력을 중시하려는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에 PSAT 시험이 과연 필요한가 라는 문제제기도 있지만, 인사혁신처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5년 처음으로 실시된 7급 민간경력자 시험에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1차 PSAT 시험을 적용했을 정도. 공채건 민간경력이건 간에 공직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최소한 PSAT은 통과해야 한다는 인사혁신처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간경력자 PSAT 문제가 쉽다는 것도 점차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2019년도 시행된 민간경력자 1차 시험은 난이도가 급격히 어려워져서 거의 5급 공채에 준하는 어려운 문제들이 즐비하게 출제되었다. 경력자를 뽑으려는 취지의 시험인데 어째 일반 공채시험에 가까워지고 있다(...)
민간경력자 PSAT 기출문제는 사이버 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서 "시험문제/정답" 메뉴를 방문하면 찾아볼 수 있다. 응시에 관심있는 위키러들은 찾아보도록 하자.
2차 시험은 서류전형(직무적격성심사)이다. 지원동기, 해당 부처 공무원으로 임용되었을 경우의 직무수행계획, 그동안의 직무성과를 빠짐없이 상세히 적어야 하고, 학위 논문, 연구실적, 특허실적, 기타 실적 등도 모두 적어서 제출해야 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 소지자는 서류전형에서 우대를 받는다.[6] 2차 시험에서 선발 인원의 3배수가 추려진다.(1명 최종 선발단위 기준으로 3명이 2차 합격)
3차 시험은 면접시험이다.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직무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구술시험을 통해 평가한다. 면접장에 도착하면 우선 사전조사서를 작성하는데, 다른 공무원 시험 면접시험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까다로운 상황을 물어본다. "비리를 목격한 적이 있는지, 그때 어떻게 대응했는지", "까다로운 동료와 일해본적이 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등 하나같이 답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다른 공무원 시험 면접과 가장 다른 점인데, '''정책사례 문제를 보고 정해신 시간동안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여 보고서를 써내는 일종의 논술시험을 치른다.''' [7] 그리고 그 보고서를 가지고 면접위원들 앞에서 발표한다(1:N면접). 즉 공무원이 되어서 현안에 대해 신속히 보고서를 작성하고 과장/국장 등등에게 보고하는 실무 능력을 평가받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이 정책사례 문제는 본인이 지원한 전문분야가 아니라 전 행정 영역에서 무작위로 나온다.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어진 자료만 보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뽑아낼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개인면접에서는 사전조사서를 기반으로 면접위원들이 질문을 하고, 민간경력자 채용이니만치 해당 전문분야, 민간에서의 업적 등등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도 이어진다.
최종 합격 예정자가 정해지면 인사혁신처에서 다시한번 경력조회를 실시한다. 현 직장, 전 직장, 학위를 받은 대학, 자격증을 발급한 기관에 빠짐없이 경력의 진위 여부를 조회한다.
거꾸로 말하자면, 3차 시험 후 경력조회를 받은 사람은 그 경력 자체에 허위가 없는 한, '''최종 합격자'''라고 보면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시험준비 카페에서는 "경력조회 받았는데 합격인가요" 질문이 넘쳐난다(...)
5. 합격한 이후에는
5급 합격자의 경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신임관리자교육을 받는다. 교육기간은 매년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2017년 합격자 기준으로 8주 교육이다. 수료 후 당초 지원했던 중앙부처의 5급 사무관 시보로 임용된다.[8]
7급 합격자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기본교육을 받고, 수료 후 당초 지원했던 중앙부처의 7급으로 임용된다.
6. 여담
국가공무원 5급/7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은 위 단락에서 설명한 것처럼 기존에 각 중앙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던 특채 시험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되었다(각 부처의 개별적인 경력경쟁채용시험은 지금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민간경력자 시험은 1차 공직적격성평가시험부터 시작해서 엄격한 공채 선발절차를 거치므로, 이들을 "특채 공무원"이라 부르는 것은 약간의 어폐가 있다. 무엇보다 인사혁신처도 공무원 채용 인사분류에서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출신들을 특채라 부르지 않고 "민간경력공채(줄여서 민경채)"로 별도로 호칭한다. 따라서 민간경력자 시험 출신을 특채라 부르는 것은 약간의 실례가 될수도 있음을 유의하도록 하자. 현직에서 입직 출신을 구분하여 불러야 하는 경우에는 고시 사무관, 승진 사무관 등에 대응하여 주로 '민경 사무관'으로 부르는듯 하다.
[1] 이러한 점 때문에 '인사혁신처 민경채'로 구분하여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2] 인사혁신처 시행공고에 따르면, 복수국적자가 이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에는 임용 전까지 외국국적을 포기하여야 한다.[3] 이때문에 기존에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사람이 다른 응시자보다 유리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부 있다. 하지만 신분이 보장되는 일반 공무원에 비해 계약직 공무원은 그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공무원이 아니므로 이들까지 민간경력자 시험에 응시를 제약하는 것은 과도한 제약이 맞다.[4] 실제 민간경력자 시험 응시자들의 합격 수기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최종 합격예정자에 대한 경력조회 단계에서 실제 정식 직제 부서장이었는지 여부까지 모두 꼼꼼히 확인한다고 한다. 사회 생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실제 조직이 없이 이름만 팀장, 과장 등으로 부르는 자리는 안통한다는 얘기다.[5] 공무원 수험 게시판 등에서 보면 로스쿨 나와서 변호사 따고 민경채 사무관으로 가면 된다...는 식의 비난이 종종 보이는데, 뭘 모르고 하는 얘기다. 변호사나 기술사같은 자격, 박사학위 등은 응시 요건일 뿐이지 합격요건이 아니다.[6] 인사혁신처 2018년도 공고에 따르면 5/100의 범위에서 가점이 부여된다고 한다[7] 당연한 얘기지만 손으로 서술답안을 써서 제출한다.[8] 시보로 1년을 지내야 정식 사무관 임용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