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질압연장갑
1. 개요
均質壓延裝甲, Rolled Homogeneous Armour(RHA)
전차나 장갑차 등에 주로 쓰이는 장갑 중 하나. 장갑 전체가 균질압연강판으로 되어있는 장갑구조이다.
2. 상세
압연이란 밀가루 반죽을 쭉 밀듯이 롤러로 상온이나 가열 상태의 금속재를 밀어서 원하는 두께와 강도로 만드는 것이다. 흔히 제철소 자료 화면에서 롤러로 줄줄이 밀려나오는 강판들이 바로 압연작업을 거치고 나오는 것. 압연장갑은 강재를 여러겹 겹쳐 압연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장갑판으로 일체화시키면서 동시에 그 구조를 균질화한 것이다.
균질압연강판은 그 특성상 장갑판 전체가 동일한 방어력을 가지며, 기존의 주조장갑처럼 불특정 부위에 기포가 발생해서 그 부분이 취약해지거나 표면경화장갑의 경우처럼 열처리가 잘못되어 경화된 층이 떨어져나가거나 한 번 표면에 금이 가면 방호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없기에 안정적인 방호력을 가질 수 있다. 거기에 원래부터 압연강판은 전함의 장갑을 만드는 데 기초재료로 사용되는 등 수요가 많았기에 공급량도 많았고, 공정 자체의 생산성도 상당히 뛰어났기 때문에 강철 재질로서는 최적의 장갑이었던 것.
일반 강철 재질로 된 균질압연장갑도 기본적인 방호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강철에 강도나 인성을 더해주는 니켈이나 몰리브데넘같은 금속을 미량 첨가한 합금강을 사용하는 경우 특히 운동에너지탄에 대해 탁월한 방어력을 자랑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이미 제1차 세계 대전말부터 전차의 장갑으로 널리 사용되었고 제2차 세계 대전에서는 티거 같이 장갑이 두꺼운 전차에 용접으로 접합되어 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주력전차의 시대가 온 뒤에 주조장갑이 많이 확산된 상태에서도 2세대 전차에 주로 쓰였다. 하지만 성형작약 등의 무기에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균질압연장갑만으로 만드는 장갑의 한계가 드러난 현재는 RHA 하나만으로 장갑을 만드는 경우는 없고, RHA 판 사이에 폭발성/비폭발성 라이너를 넣는 반응장갑(ERA / NERA), 혹은 세라믹과 같은 고강성 에너지 흡수 재료를 충진하는 복합장갑의 기본적인 구조를 잡는 데 사용된다. 전차를 비롯한 여러 전투 차량의 차체에도 여전히 주된 구조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한 때 표준적인 장갑이었기 때문에 이후의 복합장갑 역시 그 방어력을 표현하는 데 균질압연장갑과 비교하여 압연장갑 '몇 mm와 동급'이라는 식으로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