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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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Hypersonic Missile'''
고도 100km 이하에서 마하 5(1.7km/s)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 유도무기를 뜻한다.
일반적인 초음속 전투기의 최고 비행속도가 마하 2~3 이내이므로, 그보다 약 2배의 속도로 비행하는 셈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최소 수준인 마하 5의 속도면 서울에서 발사되면 평양까지 1분을 조금 넘는 시간만에 타격이 가능하다. 현재 개발 중인 무기들 가운데 가장 빠른 마하 20이면 지구상의 어느 곳이든 발사 10분만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다.
2. 유형
2.1. 극초음속 활공체
Hypersonic Glide Vehicle (HGV)
탄도미사일에 글라이더 형태의 활공체(Glide Vehicle)를 탄두에 탑재해서 발사하는 방식이다. 곡선을 그리면서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서 낙하하는 방식인데, 현존하는 탄도미사일의 로켓 엔진으로는 극초음속을 발생시키기 곤란해서 활공체의 속도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 개발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대부분이 이 방식을 채택하며, 후술할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에 비해 기술적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부분 2020년대 중으로 개발, 배치될 전망이다. 그러나 탄두에 고난이도의 공력(Aerodynamic) 기술과 중력 가속을 정밀 제어하면서 부스터 없이 속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쨌든 기존의 탄도 미사일보다는 개발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2.2.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Hypersonic Cruise Missile (HCM)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서 지속적인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 특히 탄도미사일 기반의 극초음속 활공체가 발사 초기에는 상대방의 탐지가 가능해 대응 기회를 허용하는 반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상대적으로 활공체에 비해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므로 적이 대응할 기회를 최소화하는 기습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활공체와는 달리 종말 단계까지 계속 가속할 수 있어 복잡한 기동에 보다 유리하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극초음속 활공체에 비해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러시아의 지르콘 미사일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2030년대를 넘겨서야 등장할 전망이다.
3. 국가별 개발 현황
러시아, 중국과 인도가 선두권에 있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이스칸다르 미사일의 항공기 발사 버전인 킨잘 순항 미사일과 ICBM 탑재 활공체 형태인 아방가르드를 대량생산, 실전배치하고 있으며, 스크램제트 엔진이 탑재된 순항미사일 방식인 지르콘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수차례 공개하고 2025년 안에 실전배치한다고 발표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다. 러시아와 함께 야혼트 미사일을 기반으로 브라모스 초음속 미사일을 공동개발한 인도 역시 2019년, 독자적인 스크램제트 엔진의 실사 시험에 성공하고 있으며#, 지르콘 미사일을 기반으로 브라모스-II를 러시아와 공동개발할 예정이다.
중국은 2017년 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2019년 공개된 활공체 형태인 DF-17의 2020년부터 배치하고 있고, 2020년에는 폭격기를 통해 탑재, 발사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체가 포착되었다. 또한 싱쿵(XingKong)-2로 명명된 웨이브 라이더 방식의 새로운 극초음속 활공탄두와 스크램제트 미사일로 추정되는 DF100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 러시아와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지상 및 잠수함 배치 형태의 극초음속 활공체로 Opfire와 LRHW, IR-CPS(Intermediate-Range Conventional Prompt Strike)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12월에는 폭격기에서 발사되는 최고 속도 마하 20의 AGM-183A ARRW를 선보였다. 이외에 오랫동안 중단되었던 공기흡입식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발도 재추진하고 있으며, 서방에서 스크램제트 연구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호주와의 공동개발에도 착수했다.###
유럽 국가들 중 초음속 엔진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프랑스는 라팔 전투기에 탑재하는 핵투발용 램제트 초음속 순항 미사일인 ASMP-A의 후계 미사일로 FCAS에 탑재하기 위한 스크램제트 극초음속 미사일 ASN4G를 개발해 2035년까지 배치할 예정이다.[1]
일본도 도서방위용 고속활공탄이라는 명칭으로 중국과 분쟁 중인 남서부 도서 방어 작전을 명목으로 극초음속 활공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우선 2023년까지 초기형을 개발하고, 2026년까지 대함 타격도 가능한 웨이브 라이더 방식의 개량형을 개발한다는 방침. 또한 2030년내 배치를 목표로 스크램제트 방식의 순항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한국은 2020년 8월 정경두 당시 국방장관이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자체적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계획의 존재를 처음 공개했다.# 연말인 12월 16일의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국방부 차원의 소요결정에 포함시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2020년대 중으로 현무 탄도미사일을 통해 발사되는 활공체 방식을 우선 확보하고, 2030년대에는 차기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기반으로 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선 6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극초음속 무기체계 국제개발동향과 군사안보적 함의' 보고서는 ADD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액체 램제트(Ram Jet) 추진기관을 개발했으며, 2010~2012년 극초음속 핵심기술 응용연구, 2011~2017년 초고속 공기흡입 엔진 특화연구실 설치를 통한 관련 연구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마하 5 이상의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 중이며,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1년 1월 30일자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KFX에 장착할 극초음속 유도탄을 개발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등과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2021년 1월에는 북한 김정은이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극초음속 활공 전투부(탄두)에 대한 설계를 끝냈다고 공개 발언해 관련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4. 장점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로 인해 멀리 떨어진 목표물에 단시간에 도달해서 타격할 수 있다. 또한 매우 빠른 속도로 비행해서 표적을 타격하기 때문에 비슷한 탄두 중량을 갖춘 미사일들 보다 관통력 등의 성능이 대체적으로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기존 미사일들과는 달리 궤적을 예측할 수 없어 요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무기로는 막을 수 없다시피하다.
때문에 핵무기 외의 무기로는 가장 강력한 비대칭적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
5. 단점
첫째, 강대국간 '''전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공격하는 측에게 매우 유리한 무기이며, 재래식뿐만 아니라 핵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도 장착할 수 있다. 때문에 방어측 입장에서는 먼저 맞느니 차라리 선제공격에 나서거나, 즉시 보복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상호확증파괴에 입각한 전면전쟁과 공멸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무기인 것이다.
둘째, '''개발이 매우 어렵고 비싸다'''. 개발에 요구되는 기술도 고난도이며, 개발과 제조, 유지, 보수, 보관, 그리고 운용을 위한 수단의 확보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웬만한 강대국, 부자나라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무기다. 중소국가 입장에서는 같은 비용으로 차라리 핵무기를 개발하는 편이 더 쉽고 저렴할 지경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극초음속 무기가 자랑하는 기술적 우위가 실제보다 과장된 것이라는 평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6. 대응 체계 개발
6.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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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20년초부터 미사일 방어국과 DARPA의 주도로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탐지 시스템으로는 위성간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으면서 전세계의 상공을 탐색하며, 추적 및 타게팅 기능도 지원하는 전지구권 소형 적외선 위성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요격 수단으로는 Hypersonic Defense Weapon System (HDWS)라는 명칭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가진 미사일 개발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후보로는 보잉이 신규 미사일인 Hypervelocity Interceptor(HYVINT)를, 레이시온이 SM-3를 개조한 HAWK를, 록히드 마틴이 PAC-3를 개조한 VALKYRIE와 THAAD를 개조한 DART를 제안하고 있다. 또한 스크램제트와 활공탄 등 같은 극초음속 미사일로 요격하는 이이제이식 방안도 구상되고 있다.#
2020년 3월, 미국 국방부가 사정거리 3~4,000km급 준중거리 극초음속 활공체인 IR-CPS를 태평양에서 시험 발사하면서 동시에 지상에 설치된 AN/SPY-6(V)1 레이더로 탐지·추적하고 SM-6로 가상 요격하는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으며, 2021년 1월 관련 정보가 미의회에 브리핑되었다고 한다.# 2023년에 실제 요격 테스트를 수행할 예정으로 성공한다면 기존 체계로도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
6.2. 유럽
프랑스의 주도로 TWISTER(Timely Warning and Interception with Space-based Theater Surveillance)라는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2019년 11월부터 시작한 TWISTER는 2030년까지 일반 탄도탄은 물론 마하 5 이상의 비행체를 고도 100km 이하에서 격추하는 것도 목표로 센서 네트워크와 요격탄을 개발하는 계획이다.#
[1] This high technology facility will be used in particular for the further development of our future missiles, and more particularly the ASN4G (Air-Sol Nucléaire de 4eme Génération), an hypersonic missile powered by an innovative scramjet technology, whose preliminary studies are already under way with the support of the ONERA (the French Aerospace Laboratory). The entry into operational service of the ASN4G, planned for 2035, will maintain on the long term the credibility of the airborne component of the French nuclear deterrence, implemented by the Strategic Air Force (SAF) and by the Naval Nuclear Air Force (FA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