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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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메기목 동자개과 동자개속에 속하는 육식성 민물고기이다. 한반도 고유종이며, 황빠가, 빠가사리라는 이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2. 상세
눈이 새까맣고 눈이 크다고 해서 '눈동자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몸의 형태는 동자개와 많이 닮았으나 동자개보다 몸이 더 길쭉하고 가늘다. 몸의 색깔은 전체적으로 짙은 밤색을 띠고 있으며 몸 중간중간에 노란색 무늬가 있다. 몸 색깔이 전체적으로 노란색이기 때문에 노란색 빠가사리라는 뜻에서 황빠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입 주변에는 네 쌍의 수염이 달려 있고, 가슴지느러미에 톱날 형태의 가시가 있다.[1]
한반도 고유종으로 우리나라의 서해나 남해로 흐르는 하천에 분포한다. 한강, 임진강, 금강, 만경강, 섬진강, 영산강, 탐진강에 분포하며, [2] 정수역을 선호하는 동자개와는 달리 어느 정도 물의 흐름이 있는 여울을 선호하며 주로 2급수의 하천에서 발견된다.
다른 동자개과의 어류처럼 등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에 톱날 모양의 가시가 있는데[3] 등지느러미의 가시는 많이 발달하지 않았고, 가슴지느러미의 가시는 앞뒤로 발달하어 매우 날카롭다.[4]
주로 알을 낳는 시기는 5~7월로 추정이 된다. 여러 마리가 한 곳에 모여 짝짓기를 한다. 수컷이 가슴지느러미 가시로 진흙 바닥을 파헤쳐 움푹하게 만들고 암컷들이 그 구덩이에 알을 낳는다.
예로부터 식용으로 애용되어왔던 종이지만,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종 동정이 이루어졌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어류학자인 우치다 게이타로(內田惠太郞, 1896~1982)[5] 가 1939년에 섬진강에서 눈동자개를 발견하여 신종으로 발표한다. 1970년대까지 눈동자개는 섬진강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영산강과 금강 등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여러 하천에서 발견되었다. 1990년에 이충열 박사와 김익수 박사에 의해 눈동자개가 동자개(''Pseudobagrus fulvidraco'')와는 다른 독립된 종인 것이 확인되어 ''Pseudobagrus koreanus''라는 종명을 부여받고 기재되었다.[6]
3. 동자개과 물고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동자개과 물고기는 2속(동자개속, 종어속) 6종이다.[7] 동자개, 눈동자개, 꼬치동자개가 동자개속(''Pseudobagrus'')에 속하며, 대농갱이, 밀자개, 종어가 종어속(''Leiocassis'')에 속한다. 동자개속과 종어속의 가장 큰 차이는 가슴지느러미의 가시 형태와 수염의 형태이다. 동자개속 물고기의 수염은 길고 굵으며, 가슴지느러미 가시의 전면과 후면에 거치가 발달하였으나, 종어속의 물고기의 수염은 짧거나 가늘며, 가슴지느러미 가시의 후면에만 거치가 발달하였다.
4. 채집 및 사육 방법
눈동자개는 우리나라의 서해나 남해로 흐르는 하천(금강, 만경강, 영산강, 섬진강, 탐진강 등)에 많이 서식하고 있어 발견하기 어려운 종이 아니다. 눈동자개는 야행성이므로 낮에는 어느 정도 물살이 있는 여울 지역의 돌 밑에 숨어있으며, 가끔은 물의 흐름이 없는 바위 지대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육식어류 특성상 어항(어포기)이나 새우망 같은 유인 어구로는 채집이 어려우며, 족대[8] 를 이용하여 채집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채집 방법은 다음과 같다.
족대를 가지고 수위가 낮고 물의 흐름이 있는 지역에 가서 사람이 들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크기의 돌을 찾는다. 그 돌 밑에는 물고기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족대를 돌 바로 옆에 물의 흐름을 이용해서 넓게 펼친다. 족대가 잘 펼쳐지고 족대의 납 추가 바닥에 잘 가라앉은 것을 확인한 뒤 돌을 들춘다. 돌 밑에 숨어있는 물고기가 놀라면 일반적으로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빠르게 도망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돌 밑에 물고기가 있으면 그 물고기는 펼쳐진 족대 그물에 갇히게 된다.[9] 돌을 들추고 족대를 걷어 올리면 돌 밑에 숨어있던 고기를 잡을 수 있고 이런 방법으로 눈동자개를 쉽게 잡을 수 있다.
메기목 어류 특성상 사육이나 양식은 어렵지 않다. 어린 눈동자개를 채집하게 되면 배합사료로 쉽게 순치를 할 수 있다. 성체 눈동자개의 경우 배합사료에 대한 반응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냉동 깔따구(일명 냉짱)나 새우류, 실지렁이, 작은 물고기 등을 주면 잘 먹는다. 죽은 물고기를 쳐다도 보지 않는 다른 토종 육식어류와는 달리 동자개과 민물고기는 죽은 물고기도 잘 먹는다...[10] 눈동자개는 육식어류이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와 합사하여 사육하기 어렵다. 다른 물고기를 쫓아다니며 꼬리지느러미를 물어뜯기도 하고 크기가 작은 물고기는 잡아먹기도 한다. 따라서 눈동자개는 단독사육을 하거나 눈동자개의 공격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빠른 피라미나 갈겨니 같은 물고기와 합사하여 사육하도록 한다.
눈동자개는 야행성 어류라서 빛을 싫어하므로 눈동자개를 사육하는 수조는 조명을 사용하지 말고 어둡게 유지해야 한다. 조명을 설치하여 켜두면 눈동자개는 빛을 피해 돌 밑에 숨으므로 관상어로써의 가치가 떨어진다. 다만 어린 눈동자개를 채집하여 어렸을 때부터 빛이 있는 환경에 적응하게 하면 조명이 있는 수조에서도 다른 어류처럼 유영하기도 한다.
5. 기타
2013년 7월에 충북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 달천[11] 에서 황금색 눈동자개가 포획되었다.# 황금색 눈동자개는 몸길이 22cm 크기의 수컷으로 일반 눈동자개와는 달리 머리, 몸통, 지느러미, 꼬리뿐만 아니라 4쌍의 수염까지도 모두 찬란한 황금빛을 띠고 있고 눈은 붉은색을 띠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90호인 한강의 황쏘가리처럼 백화현상(albinism)에 의한 것으로 추정이 되며 어류 분류학자인 홍영표 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이사)에 의하면 자연계에서 야생동물에게 백화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약 10만 분의 1 정도로 매우 희박하다고 한다.
[1] 출처:김익수 외(2014) 민물고기 도감, 도서출판 보리.[2] 낙동강에 이입되었다. 동자개와 대농갱이 역시 마찬가지.[3] 이를 거치라고 부른다.[4] 동자개과 물고기의 특징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맨손으로 동자개과 물고기를 만졌다가 이 가시에 베이는 경우가 많다. 가시에 독은 없지만 베이면 상처 부위가 퉁퉁 붓고 며칠 동안 매우 아프다고 한다. 후술하겠지만 이 가시의 형태로 동자개속의 물고기와 종어속의 물고기를 분류하기도 한다.[5]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조선 어류 연구의 공로자이다. 우치다는 도쿄제국대학 농림학부 수산과를 졸업하고 1927년 12월 당시 부산 영도에 있던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에 부임하며 조선과 인연을 맺는다. 그는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조선의 물고기의 형태와 생태와 양식 방법 등을 연구하였다. 그가 조선에서 근무한 기간은 만 15년으로 그의 회고에 따르면 밤낮없이 집과 연구실을 오가며 어류연구에만 몰두하였다고 한다. 그가 발견한 조선의 물고기는 총 510종이며, 그의 연구는 같은 학교출신 후배인 정문기(鄭文基, 1898~1995)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훗날 정문기 박사는 해방 이후 대한민국 어류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자가 된다.[6] Lee CL and IS Kim, 1990. A taxonomic revision of the family Bagridae (Pisces; Siluriformes) from Korea. Kor. J.Ichthyol. 2(2):117-137.[7] 참고로 일본에 서식하는 동자개과 물고기는 1속(동자개속) 4종(기기, 네코기기, 기바찌, 아리아케기바찌)이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동자개를 고려기기라고 부른다.[8] 반두라고도 한다.[9] 이는 족대질의 기본 기술이다.[10] 다만 죽은 물고기는 물 속에서 쉽게 상하므로 수질을 악화시키거나 물고기의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죽은 물고기를 먹이로 급여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11] 남한강 수계 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