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민당
1. 개요
뉴질랜드의 정당. 2021년 기준 노동당과 경쟁하고 있는 제1야당이다.
2. 역사
2.1. 창당 이전
일단 국민당이 창당한 연도는 1936년이다. 다만 당의 계보를 보자면, 좀 복잡하지만 1909년 창당된 뉴질랜드 최초의 우파 정당인 개혁당과 1890년에 창당된 중도 성향의 리버럴 정당인 자유당 세력의 후신인 통일당 세력 일부가 합쳐진 정당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 2당은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서로 경쟁관계였다.[2] 참고로 뉴질랜드의 경우 19세기 자유당 집권 이전까진 무소속 총리 시대였다.
자유당은 창당 이후부터 1912년까지 여당이었으나, 이후 개혁당에 정권을 탈환당한 후 노동당과 연립내각으로 정권을 되찾기 전까진 끝내 단독으론 여당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이 시절 징병제였던 뉴질랜드에서 반(反) 징병제를 기치로 하는 노동당이 1916년에 창당되면서 무시무시하게 세를 불려 나가기 시작한다. 초기 노동당은 만년 3위에 그쳤으나, 점차 자유당 지지층을 갉아먹으면서 1925년 처음으로 자유당을 누르고 제1야당에 올라서게 된다. 물론 단 1석 차이였지만, 자유당 입장에선 원내 3당으로 밀려나간 것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할 참패였다.
그렇게 좌익 정당인 노동당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자유당은 1927년 통일당으로 재창당했고, 1928년 통일당은 노동당과 연정을 구성, 재집권에 성공한다. 하지만 결국 내부 갈등으로 연정은 깨지고, 세계 대공황의 여파 속에 우클릭한 통일당은 반(反) 사회주의의 기조 아래 개혁당과 연합하여 통일개혁연합을 결성하게 된다. 통일개혁연합은 결성 직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권을 잡았으나, 1935년 노동당에 다시 참패하게 된다. 그 와중에 재기를 모색하던 연합은 어차피 쪼그라든거 굳이 연합이란 명칭 대신 하나의 당으로 뭉치자고 결의했고, 이에 1936년 지금의 국민당으로 합당하였다.
2.2. 창당 이후
1938년 국민당은 처음으로 총선을 치르게 되지만, 40.3%라는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80석 중 25석밖에 건지지 못하는 참패를 맞게 된다. 이후 득표율과 의석수를 늘려 나갔지만, 정권을 잡기에는 아직도 먼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1949년 국민당은 드디어 단독 과반 의석(46/90)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집권에 성공한다. 그리고 1996년까지 노동당과 사실상 양당 체제를 구축하며 뉴질랜드 정계를 호령하게 된다. 다만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에 이르기까진 당시 국민당이 오히려 복지국가를 강조하며 사회자유주의 성향의 정책을 편데 반해, 이시기 노동당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면서 양자간의 성향이 경제 정책에선 크게 뒤바뀐데다가 이로 인해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제3당의 득표율이 늘어나게 된다.
일단 1993년 국민당의 유력 인사 중 하나였던 윈스턴 피터즈가 공천 과정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이후 뉴질랜드 제일당을 결성, 당의 지지 기반이 어느정도 떨어져나간다. 이어 선거제가 기존 단순다수득표제에서 비례대표제로 개편됨에 따라, 소수 정당들이 난립해 과거와 같은 영광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 이후 첫 선거인 1996년 국민당은 정권을 연장하지만, 과반 붕괴로 피터즈의 제일당과 연정을 구성해야만 했다. 하지만 갈등이 지속되면서 2년만에 연정은 깨진다.
1999년에는 국민당이 총선에서 패하고 노동당 헬렌 클라크 내각이 들어서며, 이후 2005년 선거까지 3연패를 당하게 된다. 20세기 중반 이후 2연패를 한 적은 있었지만, 3연패는 국민당에게 있어서 처음이었기에 그야말로 뼈저린 아픔이었던 것. 심지어 2002년에는 120석 중 27석밖에 건지지 못해, 비록 1938년의 25석보다는 많지만, 더 늘어난 전체 의석수에 비례하면 사상 최저치나 다름 없었던 최악의 참패를 맛보게 된다. 득표율이 겨우 20.93%였고, 단독으로는 개헌 저지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
그래도 2005년에는 다시 의석을 늘리면서 재기의 발판을 노리게 되었고, 2008년에는 재집권에 성공, 이후 3차례 선거 승리를 기록하면서 정권 연장에 성공하게 된다. 심지어 2014년 선거에선 121석 중 60석을 얻어, 단 1석 차이로 아깝게 과반에 미달할 정도로 세가 많이 회복되었다.
하지만 2017년 총선에선 도로 정권을 내주게 되었다. 120석 중 56석을 얻어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과반이 되지 못해 연정 상대를 찾았지만 끝내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 사실 국민당과 연대하던 정당은 뉴질랜드 행동당이 있었지만 1석에 불과해 과반은 안됐고, 나머진 노동당과 녹색당 의석이라 과반을 차지하려면 뉴질랜드 제일당을 붙잡는 수밖에 없었는데, 제일당이 노동당과 힘을 합치면서 정권을 내놓게 되었다.
2020년에 토드 멀러(Todd Muller)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3개월만에 사임했다.
2020년 총선에서 코로나 사태를 선방한 노동당 내각의 단독 과반 확보를 막지 못하고 의석도 35석으로 줄어들면서 참패했다.
3. 성향
반 사회주의를 기치로 창당된 만큼 초기에는 보수 성향이 강했으나, 현대에 들어서는 상당히 중도화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중도우파 노선을 표방하되, 중도주의-우익을 포괄하는 빅텐트 정당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경제정책에 있어서 국민당이 사회자유주의 정책을 펴고 반대로 노동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편 탓에 노동당과 성향이 뒤바뀌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사실 21세기 들어서도 친이민 성향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옆나라 호주 포함 흔히 많은 우파 정당들은 자국 우선주의 성향이 강해 이민에 회의적인 편이 많은데, 뉴질랜드 국민당은 (초기엔 보호주의 성향도 있었으나) 현재 오히려 친이민 성향을 띄면서 상대적으로 이민을 장려하고 있다. 노동당이 노동자 보호를 내세우며 상대적으로 이민을 반대하고, 이 때문인지 이민에 더 강경한 제일당도 꼽사리 껴서 노동당 편에 서는 일이 잦은걸 보면 참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