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2000년/5월/7일
1. 개요
2000년 5월 7일 일요일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일어난 기적적인 역전 게임.
2. 스코어 보드
3. 경기 내용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 라는 야구계 명언을 다시금 일깨웠던 명경기. 다른 대첩들이 대체로 두 팀이 서로 삽질을 하면서 막장 승부로 치닫는 경우를 비꼬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지만 '''이 경우는 야구사상 드문 명경기였다는 점이 다르다.''' 다만 이건 이긴 두산 베어스쪽 이야기고, LG 트윈스로서는 너무도 굴욕적인 패배였다.
두산 베어스가 '''9회 초까지 5:10으로 뒤진 상태에서 투아웃에 주자도 없는 상황'''. 응원석 주변의 열성팬(이라곤 해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었다)들을 빼고는 대부분 자리를 떴고 중계를 보던 사람들도 TV를 끄고 일어서고 있었다. 아무도 승부가 뒤집어질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가운데 안경현과 홍성흔이 연속안타를 치자 남아있던 팬들이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쳤을 뿐, 이 상황에서도 두산이 5점차 패배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다음 타자 강혁이 볼넷으로 나가면서 2사에 만루. 뭔가 심상찮음을 느낀 LG 이광은 감독은 최향남을 내보내 불을 끄려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1] 갑작스러운 등판에 제구력이 안잡힌 최향남은 김민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10-6으로 추격.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내보낸 대타 이도형이 주자를 싹쓸이하는 3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순식간에 경기는 '''10-9'''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아직도 원 아웃이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다음 타자 장원진이 중견수앞에 뚝 떨어지는 절묘한 안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자 비로소 남아있던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아웃카운트 하나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그 아웃카운트 하나를 못 잡아서 '''5점의 리드'''를 못지킨 LG는 망연자실, 9회말의 천금같은 끝내기 찬스를 강혁의 그림같은 수비로 저지당한 LG는 결국 연장 10회초에서 '''강혁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11:10으로 역전패'''하는 대참사를 당하고 말았다. '''9회 투아웃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5점을 뒤집은 역전극'''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진기명기였다.[2]
4. 여담
#에서 당시 영상을 볼 수 있다. 다만 워낙 오래 전이다 보니 화질이 좋지 않다. (당시 기록들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 )
9회초 2아웃 당시 안경현이 안타를 쳤을 때 당시 캐스터와 해설자는
이렇게 립서비스를 하는 와중에도 이게 진짜 역전될 지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캐스터: "2아웃 이후지만 이런 모습은 참 보기가 좋습니다."
해설자: "그렇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런 모습 아니겠어요? '''승부야 뭐 거의 지금 결정이 났다고 봐야지요'''."
여담이지만 이 경기에서 제일 행복했던 사람은 야구는 모른다고 남아있던 두산 팬, 그 다음은 경기 이겼다 하면서 웃고 나간 LG 팬(하지만 집에 돌아가자마자 켠 스포츠 뉴스를 보고 멘붕했겠지), 그 다음이 경기 안풀린다고 화내면서 집에 간 두산 팬(명경기를 놓쳤으니 천추의 한이 될 것), 마지막으로 제일 불쌍한 사람은 '''아웃 하나 잡는 것 보자고 끝까지 남은 LG 팬'''이란 말이 PC통신에서 회자되었다.
[1] 이광은 감독은 이 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최종전 9회 말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잘 던지던 김용수 대신 장문석을 투입. 안경현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연장 끝에 패배하는 최악의 수를 두었다. 이듬해에는 좋은 전력이라고 평가받았는데도 불구하고 9승 25패를 하고 경질되었다. 여러모로 LG 역사에서 무능 감독으로 손꼽히는 분이긴 한데... 그 이후에 거성도 계시고 DTD 이론 창시자도 계시고 야석도 계셔서 은근히 묻혔다.[2] 실제 메이저리그의 1957년부터 2013년까지의 경기 중에 9회초 투아웃 5점 차로 뒤지고 있는 원정팀이 역전승에 성공한 케이스는 2,904번 중 '''0회'''이다. 그만큼 보기 힘든 명장면이라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