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판타니
전설로 남은 이탈리아의 명 클라이머. 이탈리아 최고의 스포츠 스타였다.[6]투르 중인 어느 날 그에게 물었다.
"업힐을 왜 그렇게 빠르게 오르나요?"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결코 잊지 못할 대답을 남겼다.
'''"고통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죠."'''
1998년 투르 드 프랑스와 지로 디탈리아를 동시에 석권했으며, 현재까지 두 경기를 단일 시즌에 석권한 마지막 선수로 남아있다. 1994 지로 종합 2위, 1994, 1997 투르 드 프랑스 종합 3위. 순수한 힐클라임 스페셜리스트로서는 예를 찾기 어려운,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1997 TDF 10스테이지 알프 듀에즈에서의 36분 30초'''의 기록은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는 중이며,[7] 가장 근접한 기록은 2010년 알베르토 콘타도르의 37분 30초와 2004년 랜스 암스트롱의 37분 36초.[8]
해적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경기 스타일 자체는 강력한 어택, 경기 내내 공세적이여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95년 월드챔피언쉽 도중 서포트카와 정면충돌로 인해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수술과 물리치료 끝에 왼쪽 다리가 3cm나 짧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재기에 성공했고, 그게 새운 대기록들이 대부분 이 이후에 나왔다는 점을 보면 약물의혹 자체가 무색해지는 정도다. 업힐에서 펼쳐지는 댄싱은 가볍고 경쾌해서 버터플라이라고 불리운다. 2001년 투르 드 프랑스의 몽방뚜에서의 랜스 암스트롱과의 처절한 클라이밍 혈투는 지금도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명경기.
하지만 약물 스캔들 등에 시달리다 2004년 2월 14일, 마약을 과다 복용함으로서 신들이 사는 언덕을 향해 힐클라임을 떠났다.
부검으로 밝혀진 사인은 코카인 과량투입에 의한 대뇌부종 및 심부전. 장례식은 고향인 세제나티코(Cesenatico)에서 거의 국장 수준으로 치루어졌다. 판타니는 부상에서 재기 한 이후 계속해서 약물에 의한 도움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의심받아왔고, 1998년 지로와 투르 더블에 성공한 후 그 의혹이 극에 달했다. 사실, 그랑 투르를 달리는 것 자체가 자신과의 싸움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고통과의 싸움이고, 최고의 선수들은 그것이 고통을 잊기 위한 것이든 경기에서의 성적으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든 항상 약물에 의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늘날까지도 최고의 선수 들인 알베르토 콘타도르, 마크 캐번디시 같은 선수들도 의혹을 받고 있다. [9]
지로 디탈리아 경기위원회에서는 2004년도에 이탈리아측 알프스에 있는 고도 1852m의 파소 디 모르티롤로(Passo di Mortirolo)에서 1994년 환상적인 경기를 펼친 마르코 판타니를 기념하기 위해 코스를 헌정하고 이 코스에서 우승한 선수에게는 치마 판따니(Cima Pantani, 판타니의 언덕)라는 특별상을 수상한다.
도핑 때문에 이룩한 모든 타이틀이 박탈되는 치욕을 당했고 암을 극복한 것마저 빛이 바랜 랜스 암스트과 달리, 도핑을 적발할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 죽어버리는 바람에 (의혹은 남았어도) 명성을 유지하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판타니는 선수로서는 운이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살아 생전에도 최고의 선수로, 이탈리아의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죽어서도 이토록 사랑받는 선수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1. 관련 문서
[1] Il Pirata. 스킨헤드, 반다나, 귀고리로 인한 특징적인 외모로 붙은 별명[2] Elefantino. 귀가 커서 붙은 별명 [3] 92시간 49분 46초, 평속 42.1km/h[4] 92시간 50분 17초, 평속 40.08km/h[5] 한 해에 투르와 지로 모두에서 우승한 것은 역대 7명만 달성했던 기록이다. 2018년 비앙키에서는 기록 20주년을 맞아 스페셜리시마 CV 판타니 에디션을 출시했다.[6] 거진 우리나라의 김연아 정도의 유명세였다고 현지인의 증언이... 이탈리아의 국민영웅급 개인종목 챔피언 계보는 80년대 스키 영웅 알베르토 톰바, 90년대 뚜르-지로 더블 마르코 판타니, 2000년대 모토GP 챔피언 발렌티노 로시로 이어진다.[7] 몽방뚜에서 세운 28분 20초는 2020년 28분 12초를 기록한 나이로 퀸타나에 의해 깨졌다.[8] 그러나 판타니와 랜스 둘 다 알프 듀에즈를 오를 때 EPO를 복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콘타도르 역시 2010년 금지약물인 클렌부테롤이 검출되며 고역을 겪었다. 2012년 랜스 암스트롱의 경우 USADA의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로는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9] 판타니는 도핑테스트에서 한번도 양성 판정을 받은 적이 없었으나, 1999년 지로 도핑테스트에서 혈소판 수치가 높게 나와 EPO(Erythropoietin. 조혈세포를 자극하고 헤모글로빈의 생성에 영향을 미쳐 적혈구를 많이 만들도록 한다. 빈혈치료에 사용)의 사용에 대한 의혹으로 결국 경기를 마치지 못한다. 이후 다른 경기에서도 몇몇 산악구간을 제외하고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