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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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抹茶 / Matcha, Powder Tea
녹찻잎을 갈아서 가루로 만든 차.
녹차를 갈아서 가루로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흔히 '''가루녹차, 또는 가루차'''라고 부르며, 한자로 부를 땐 말차라고 한다. 말차의 한중일 표기가 미세하게 다른데, 일단 한국에서는 말차(抹茶)보다는 말차(末茶)를 압도적으로 많이 쓴다. 말(抹)은 일반적으로 '지우다'(예를 들어 말살하다), '바르다'란 뜻으로 많이 쓰이고, 말(末)은 '끝'(예를 들어 주말, 또는 말차[末次]휴가처럼)의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분말(粉末)에서처럼 '가루'란 뜻도 있다.
중국에서는 일본과 같은 말차(抹茶 뭐차[mǒchá])라고 쓰는데, 특이하게 말차(抹茶)의 원료가 되는 가루를 말차(末茶)[1] 라고 한다. 다시 말해 마시는 음료로서의 차는 말차(抹茶)라고 하고 그 원료가 되는 가루 그 자체는 말차(末茶)라고 하는 것. 일본에서는 맛챠(まっちゃ)라고 하면 말차(抹茶)와 말차(末茶) 두 가지 표기 모두 가능하지만 거의 대부분 말차(抹茶)의 표기를 쓴다. 영미권에서는 더스트 티(Dust tea, 가루차)라고 하면 대부분 녹차와는 별개로 가루로 된 홍차를 가리키고, 일본식 말차는 Matcha라고 표기한다.
말차는 원래 중국의 송나라 시절 녹차를 마시던 문화에서 유래하는데[2][3] , 당시엔 녹차를 유통하기 위해 단단한 형태로 굳혔고[4] 차를 마실 때는 그때그때 조각을 내서 찻물에 넣고 우렸다. 그러나 찻잎은 뜨거운 물속에서 색이 갈변하므로, 가루를 물에 개서 마시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말차이다. 의외로 엽차(葉茶)보다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엽차는 명나라시대가 되어서야 나타난 양식이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1391년 9월에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칙령을 내려 당시 공물로 진상되던 용단차(龍團茶)의 제조를 금지하는데, 이 용단차는 점다법으로 우려내는 일종의 말차였던 지라 점다법 또한 금지된다. 그 대신 추천된 방식이 바로 지금의 엽차와 같은 포다법이다.
송나라 때 말차 만드는 법을 묘사한 애니메이션이다. 오늘날의 보이차와 비슷한 병차를 부수고[5] 맷돌로 갈고, 키질을 해서 얻어진 분말을 당대의 다완인 천목다완에 담고 저어서 만든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말차 우리는 법과는 다소 다른데, 말차에 물을 한번만 붓고 다선으로 젓는 오늘날의 방식과 달리, 한번 저은 다음 다시 한번 뜨거운 물을 부어 다완을 거의 가득 채워서 낸다.
이 영상에서는 송나라 때의 말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광동어, 영어자막) 당시에는 차 거품색이 우유처럼 흰 색이 나는 것을 최상으로 쳤으며, 녹색은 하품으로 쳤다. 오늘날과 다르다. 그리고 흰 거품과 대비를 이루기 위해 찻사발은 대체로 천목다완같이 검은색이 주를 이루었다.
엽차와 비교할 때 버리는 부위가 없고 차의 불용성 영양소와 섬유질을 섭취 가능하며 간편하기까지 하다는 장점이 있다. 말차는 인스턴트 커피 마시듯이 간단하게 마실 수 있지만, 엽차의 경우 준비할 도구의 수가 많고 우려낸 후 찻잎이 남는다는 번거로운 점이 있다. 사용되는 다구의 종류에 있어서 말차는 찻사발과 차시(숟가락), 차선 정도면 충분하지만, 엽차의 경우 대충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다구를 갖출 경우 찻잔을 제외하고도 다관, 숙우, 퇴수기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아무리 간편하게 우려낸다고 하더라도 찻잎이 남는건 어쩔 수가 없다. 말차는 우려 마시는 게 아니라 가루를 섞어서 마시는 것이기에 엽차와는 다른 진한 맛이 난다.
2014년 3월 MBN에서 방영한 엄지의 제왕에서 "말차는 알루미늄이 다량 함유되어 좋지 않다"고 썰을 풀어서 시선이 조금 안 좋아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녹차에 포함된 알루미늄이 인체에 어느 정도의 비율로 쌓이는지, 어떻게 축적되는지도 밝히지 않았고, 그냥 "치매 환자를 보니까 알루미늄이 많이 축적되어있더라" 정도의 논리만 펼치고 있다. 물론 녹차에 알루미늄이 포함되어있다는 이야기는 이 방송전에도 존재하기는 하였으나, 녹차에 포함된 정도의 알루미늄이 인체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는 구체적이고 공신력 있는 연구보고 등이 없으므로 주의하자. 이 방송에선 우려먹으면 알루미늄이 추출되지 않는다면서 말차를 저격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우리기만 해도 알루미늄이 꽤나 녹아나온다(...).''' 최대용출량 기준으로 3분 우린 녹차 한잔이면 유럽연합 제한량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 사실 이런 식의 썰은 대부분의 음식들이 지니고 있으므로, 적당히 걸러서 듣는 게 답이다. '''말차가 저급이라 여겨지는 이유는 실제 말차로 만들어지는 찻잎이 엽차보다 하품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 알루미늄 때문이 아니다.''' 커피에 비교하자면 로부스타종이나 로우 커머셜 등급의 아라비카는 대량생산하여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사용하고, 그보다 상위 등급의 커피는 경매를 통해 판매하여 생두 유통망이나 로스터리를 거쳐 동호인, 애호가, 카페 등으로 유통되는것과 비슷하다. 물론 스페셜티급을 사용한 인스턴트, RTD도 있으며 말차 또한 농차같이 고급 찻잎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으나,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접하는 경우는 아니다.
쥐 한마리를 죽이려면, 1kg당 6g이나 되는 알루미늄이 필요하다. 즉 70kg인 인간 기준으로 420g의 알루미늄을 섭취하면 죽는 것인데, 70kg의 사람은 300g의 소금만 먹어도 사망한다(...). 게다가 알루미늄이 몸 안에 영원히 남는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걸러지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6][7] 물론 사람과 쥐를 단순한 비례식으로 대응할 순 없지만, 이 영상에서 쓰는 논리는 전형적인 엉터리 논리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말차를 많이 마시는 일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장수 국가이며, 알츠하이머가 나이를 먹을수록 발병률이 수직상승하는 질환임에도 일본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알츠하이머가 많이 발견된다는 자료는 없다. 오히려 알츠하이머가 가장 많은 나라는 서유럽권이고 그 다음이 미국이다.
잎차에 비해 폴리페놀 등의 유용한 성분을 훨씬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방식이다.
2. 종류
국내에서는 말차를 찾는 사람이 적다보니, 상품가치가 높은 좋은 잎들은 말차보다는 엽차로 소비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때문에 말차의 잎이 엽차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싼 잎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특성 때문에 국내산 말차들은 가성비가 굉장히 좋다는 장점이 있다. 엽차의 경우는 고급화가 되어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말차의 경우는 50g 5,000원 선이면 괜찮은 맛의 국내산 차를 구할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일본 다도의 이미지 때문에 말차는 '차 마실 줄 아는 사람'들이 마신다는 이미지가 은근히 있지만, 실제로는 가격도 싸고 먹는 방식도 간편하므로 차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마시기에 매우 적절한 방식이다.
말차에는 농차(濃茶)와 박차(薄茶)가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요리용이 아닌 말차용으로 판매되는 말차가루는 박차일 가능성이 높다. 말차의 재료는 우전급 찻잎을 차광재배한 것(일본에서는 옥로(玉露)라고 부른다)을 쓰는데, 그 중에서 차나무의 수령이 일반적으로 60년~100년 이상 된 나무에서 난 것들은 상품으로 치며 이것들은 대체로 잎이 매우 부드럽고 생잎 특유의 풋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잎들을 모아서 만든 것이 농차이며 재료가 귀한 만큼 제작도 장인의 손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가장 저렴한 제품도 10만원 이상에서 거래된다. 보통 고급 다회에서 사용하는 차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농차의 차 이름에는 옛 석(昔)자가 들어가거나 자연물의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차의 색도 진하고, 격불을 하지 않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는 이름과도 관련있는데, 진하게 마셔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농차는 거품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떤 다회에서는 격불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8]
박차는 위에서 말한 것과 반대로 일반적으로 연습을 하거나 혹은 간소한 다회를 할 때 상당히 좋은 박차인 경우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박차는 농차에 비해 다루기도 쉬우며, 유화도 대개 잘 나는 편이고 맛도 대개는 무난한 편에 속한다.[9] 농차든 박차든 장인이 얼마나 잘 만들었는가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돈을 잔뜩 써서 마셨다가 돈 아까워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 녹차를 시작한다면 요리용만 피하면 좀 저렴해도 맛이 이상하지 않으니 박차부터 마시는 쪽을 추천한다. 농차의 문제는, 위의 설명만 들으면 무조건 맛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박차보다 맛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경우도 많고, 무엇보다 다루기가 무척 어렵다. 잘 풀고 맛을 끌어내기위해서 차를 내는 사람의 솜씨도 요구한다고 보는 게 맞다.
일본의 유명한 브랜드인 경우는 대개 장인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유명 브랜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홍차나 녹차를 대량유통시키는 대형 식음료 브랜드가 아니라 에도시대 혹은 막부시대부터 다원을 운영하면서 귀족들에게 진상했던 경험도 있는 고급 중소 다원을 말한다. [10] 해당 유파를 위해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보통 차의 이름 옆에는 해당 유파의 이름이 차의 명칭과 같이 길다랗게 쓰여있다.
좋은 말차를 사는 건 좋지만 너무 좋은 상점에 가서 살 경우엔 자신이 어느 유파에 해당하는 말차를 살 것인지, 어느 정도급의 차를 마실 것인지에 대해 직원이 물어올 것을 감안하는 게 좋다. 특히 친구에게 선물로 사다주려고 하는 것이니 알아서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개 직원이 매우 곤란해한다. 차라리 잘 모르니까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 좋은 걸로 추천해 달라고 하자. 아니면 국내에서 유명한 브랜드로 입문하는 경우에는 대충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잘 먹는 거 알아뒀다가 그걸로 달라고 하는 것도 낫다. 어차피 한국에 제대로 수입되는 브랜드는 정해져 있다.
수입되는 일본산 말차 중에는 인위적인 색첨가를 위해 클로렐라를 10~20%씩 넣는 제품들이 많으니 잘 확인하도록하자. 혹 일본산이라 식품안전성등에 뭔가 찜찜하고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은 국내, 제주산 100%말차가루를 기호에 맞게 구입하면된다.
자매품으로 홍차 가루가 있다. 말차로 녹차라떼를 만드는 것처럼, 홍차가루로 밀크티를 만드는 데 많이 쓰인다.
3. 맛
만들기도 쉬우며[11] 맛도 괜찮은 편... 정확히는 좀 진한 녹차라서 맛은 쓰고 떫은 편에 가깝다. 잎차에 의해 가루차가 밀려난 한국과 중국에 비해 일본은 가루차가 다도의 중심이기 때문에 축적된 재배 및 가공기술도 높아 일본에서 만든 것이 맛과 향이 좀 더 좋다는 평도 있다.
가루녹차를 그냥 물에 타 마시기가 어렵다면 팁 하나, 밥물에 타서 밥을 지어 먹으면 쌀에 섞여 먹기도 수월할 뿐더러 밥은 매일 먹는 것이기 때문에 녹차의 영양소섭취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또는 달달한 아이스크림에 넣어 녹차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녹차를 먹기 위해 매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건강에 더 안 좋다. 같은 이유로 가루녹차는(한국산이든 일본산이든) 먹기 전 설탕과자나 양갱, 화과자 등 달디단 다과를 먼저 먹어 입 안에서 달콤한 맛과 섞이는 느낌을 맛보는 것이 좋으며 일본 사람들도 그렇게 많이 즐긴다.[12] 혹은, 미리 단 것을 먹어서 차의 쓴 맛을 좀 더 입 안에서 오래 굴려서 끝맛에 쌉쌀함을 잘 느끼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녹차라떼와 녹차 아이스크림 등은 말차를 써서 만든 것이며, 일본에서는 말차라떼, 말차 아이스크림이라고 불린다. 일본에서도 말차를 음식에 넣는 것은 역사가 짧아서 영어로는 green tea latte, green tea ice cream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으니 영어 쪽을 번역한 듯 하다.
녹차가루가 남은 컵에 실수로 커피를 타 마시면 끔찍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13]
말차를 마시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보관을 잘 못하면 변질되기 쉽다. 좋은 말차일수록 파릇파릇한 녹색 빛이 밝게 빛나는데 시간이 오래 지나 변질될 경우 갈색빛이 도는 올리브 색이 된다. 이 경우 변질된 것이니 아깝다고 마시지 마시고 즉시 버리는게 좋다. 냉장고나 냉동고에 보관하는 게 변질을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니가타 같은 북쪽 지방에서 나는 말차는 처음부터 올리브색을 띄는 경우도 있으니 그것만 보고 상했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4. 말차 문화
4.1. 중국
말차는 중국에서 처음 마시기 시작했으며 그 원형은 당나라 말엽부터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심각하게 마개조가 이루어진 형태로, 송나라때 흔히 마셨던 말차인 연고차(硏膏茶)의 제다법을 보면 당시 사람들이 진짜 미친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막장인 것을 볼 수 있다.
- 먼저 찻잎을 새순만 골라서 딴다. 당시에는 채광재배같은거 없이 그냥 땄다.
- 찻잎을 쇄청같은거 없이 그냥 솥에 놓고 흐물흐물해질때까지 푹 찐다.
- 그걸 압착기에 넣고 차즙을 짜낸다(!)
- 찻잎이 아직 부드러울 때 틀에 넣고 모양을 만든다. (송황실 공납용으로 쓰던 용단차는 용무늬 틀로 찍어낸 차인데, 매우 비싸서 일반에는 거의 보급되지 않았으며 사대부들도 황제가 하사할 때나 겨우 맛볼 수 있었다고 한다. 용단차 이외에도 다양한 차가 있었다.)
- 차를 말린다음 숯불에 살짝 구워 습기를 완전히 빼낸다.
이러한 말차문화는 원나라때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차즙을 짜내지 않고 대신 차광재배를 하여 차의 쓴맛을 줄이려고 한 방법이 이 시대에 개발되었다. 하지만 원나라 시기부터 중국 남부에서 발전하기 시작한 포다법이 슬슬 유행하기 시작하고, 결정적으로 명태조가 번거롭고 사치스러운 말차를 금지함에 따라 중국에서 말차문화는 완전히 사라졌다.
4.2. 한국
한국에서는 말차문화가 고려시대까지는 매우 융성했다. 주로 스님들을 통해 이루어졌고, 차 자체가 워낙 비싸고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인데 남부지방에서밖엔 수확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차나무가 있는 지역에서는 일정량을 수확해서 정부에 납품해야했다. 이것이 고려 중기로 가면 농사를 방해할 지경에 이르러서 농민들이 차나무를 베어버리고 다세를 거부하기까지 이르렀기에 우리나라에는 오래된 차나무가 적은 수만이 유지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유교가 중심이 되고 절을 중심으로만 차를 마시는 습관이 유지가 되었기 때문에 말차와 관련된 차례역시 양반가에서 주로 마시는 맑게 내린 차가 아니라면 흔치 않다. 다만 절에서는 여전히 맷돌에 갈아서 마시는 방식을 사용해서 그냥 차를 마시는 방법중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일본의 다도가 하나의 의식으로 만들어서 형태가 전수되었고, 중국에서는 차 자체가 워낙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기예의 하나가 된 반면 한국에서는 소비하는 사람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던 특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14]
요새는 다과와 관련된 전통쪽으로 전통 다례를 재구성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말차례의 경우 일부는 일본의 다구와 다례법을 참고하였다. #1 #2 #3 [15] 이런 이유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고려 말기와 조선 중기 이후 승려들에 의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차문화가 지금 일본에서 차를 만들거나 마시는 방법에 영향을 주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어쨌건 한국에서 말차를 다루는 쪽은 거의 절이나 절에서 다도를 배운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맞다. 절에서 말차를 마시는 습관이 이어져 내려온 것은 카페인이 정신을 고양시키는 걸 스님들이 워낙 잘 알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말차는 일반적으로 일본 말차와 달리 차광재배를 한다던가 따로 우전급 찻잎을 골라내지 않고 그냥 갈아낸거라 질도 떨어지는 편이고 색도 말차 특유의 밝은 녹색이 아닌 올리브색에 가깝다.[16] 국산 말차 중에 그나마 농차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인 것은 한국제다의 감농가루차 정도로 국산 말차 중 평이 제일 좋다.
4.3. 일본
일본에서는 다도 문화의 중심이 되는 차가 말차이다. 일본에 차가 들어간 것은 고구려를 통해 삼국에 전해졌을 때 건너갔다는 설과 일본의 승려였던 이세이가 송나라에서 유학을 하면서 심취해서 일본에 들여왔다는 설이 있다. 이 당시의 차는 동의보감에도 나오듯이 몸에서 더러움을 씻어내기 위한 약재로 여겨졌는데 당시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홍삼 마시듯이 차를 마셨다고 한다.
이후 승려들 사이에서 정신을 맑게 하고 몸을 단정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마시는 다선의식(이것은 우리나라에도 지금까지 존재한다) 역시 승려였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선생이었던 센노 리큐 대에 이르러서야 현재 말하는 일본식 다도라는 형태로 정착이 된다.[17] 물론 이 때의 차 역시 당/송대의 녹차 가루를 내는데서 유래했기 때문에 전체 의식은 가루를 만들고 갈아서 차를 타는데까지 전과정이 다 포함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말차는 일본식 다도의 뼈대를 이루게 된다.(잎으로 된 찻잎을 우려마시는 것은 명나라 때 만들어진 방식이다.) 따라서 말차는 일본식 다도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센노 리큐 대 이후로는 그의 아들들이 각각 자신의 분파를 만들고 스승에게 호를 얻어 현재에 와서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다도의 계보도만 해도 십수가지가 이르는데 모두 자기네 다회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차가 있고 격불을 하거나 다회를 수행하는 방법 여러가지로 차이가 나는데, 어떤 다회의 경우(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격불을 해서 유화를 내지 않기도 한다. 현재 가장 잘 알려진 분파로는 리큐의 손자들이 일군 우라센케(裏千家), 오모테센케(表千家), 무샤노코지센케(武者小路千家) 등의 분파로 각각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해외에서는 우라센케의 다도회가 가장 잘 알려져있고 활동도 왕성한 편이다.[18]
찻숟가락[19] 으로 말차잔에 두어 숟가락 덜고, 더운 물[20] 을 부어 다선(차솔)으로 거품이 일도록 저어 마신다.[21] 이 때 거품을 유화라고 일컫는데, 유화를 내겠다고 미친듯이 젓다가 차가 식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22] 말차를 마실 때 유화를 내는 이유는 이를 통해서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거품이 되어서 특유의 떫은 맛이 덜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화를 적절히 잘 낸 말차는 떫은맛이 덜어지고 감칠맛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즉, 훌륭하게 유화를 낸 말차는 그만큼 맛도 좋아진다.[23]
보통 영화나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보여지는 차완 가득히 유화가 올라와있는 것은 우라센케의 경우이고 오모테센케의 경우 차완을 위에서 들여다봤을시 유화는 많아도 40% 보통 30% 미만으로 유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렇듯 유파마다 유화의 양도 차이가 있으며 유화가 없는 것이 점주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이 아닌 점을 유의하자.
보편적으로 유화가 있는 경우가 맛이 더 좋은 경우가 많지만 유화도 사람을 꽤 타기 때문에 유파를 벗어나서 취향의 문제로 유화의 양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혹자의 경우 보통 많이 쓰이는 말차는 유화가 있는게 맛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말차의 경우 굳이 유화를 낼 필요도 없으며 유화 없이 마시는 것이 더 맛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24] 반대로 유화를 많이 내면 안되는 유파에서도 유화가 맛있다고 느끼는 다인은 물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나 선생님 앞에서는 작법대로 만들되 집에서나 아는 지인들끼리 모일 때는 유화를 가득 올려서 즐기는 경우도 있다.
일본 말차의 경우 다원마다 특색이 뚜렷한 편이라 비슷한 등급의 말차라고 하더라도 맛의 차이가 있는 편이다. 가능하면 여러 다원의 다양한 말차를 시도해보고 말차의 양과 물의 온도, 유화의 양도 조절해보면서 자신만의 말차를 찾아보자.
아래는 일본에서 말차를 마실 때의 예절이다.
다과를 먼저 먹고 받은 찻그릇를 왼쪽으로 돌려서 세번에 나눠서 마시며 마지막에는 다 마셨다는 의미로 후룩 소리를 낸다....라고 일반적으로 다과회 방식에 나와있는데, 그 말차사발 사이즈에 맛있게 차를 내서 식기 전에 다 마시려면 딱 세모금 정도가 나오는데다 유화가 풍부하면 싫어도 후루룩 소리가 난다. 여러번 해보다보면 이것이 격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인장에게 당신 차 참 잘 우렸소 라고 말없이 칭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게다가 원래 다도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도자기는 일본에서 보석보다 비싼지라 찻잔을 돌리거나 찻그릇등을 감상하는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지금도 다과회에서는 가장 고급 말차와 고급 사발을 사용하는 것이 예절이다.
화과자를 차 위에 띄우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차에 섞어 마시기보단 따로 마시는게 예의라고들 한다. 어쨌든 이런 다과 없이 말차만 벌컥 들이키면 글쎄...먹자면 못 먹을 물건은 아니지만 좀 많이 떫어서 떫은 맛을 싫어하는 편이라면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할 수도 있다. 이건 다도에 있어 절대 하면 안 되는 큰 실례 중의 하나. '''당신이 저은 차는 구정물맛이라 도저히 못 마시겠소'''라는 뜻.
[1] 발음은 mò. 성조가 다르다.[2] 당나라때 인물인 육우가 쓰고, 조선시대까지도 널리 읽히던 차 지침서인 '다경'(茶經)'을 보면 점다법과 이에 필요한 다구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당나라 시대에는 오늘날 보이차를 마시는 것 처럼 병차로 제조한 차를 부숴서 주전자에 넣어 끓여먹는 자다법(煮茶法)과 병차를 잘게 부수고 가루로 만들어 거품은 내지 않고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전다법(煎茶法), 그리고 차를 자다법으로 끓이되 다양한 약재를 넣어 걸쭉하게 우려내는 백불차(百沸茶)가 대중적이었으며, 점다법은 전다법에서 발전한 형태이다.[3] 당시의 말차는 우유처럼 흰 색이 특징으로 병차를 만들때 차를 한번 끓여내고 쪄서 차의 쓴맛을 없애는 연고차가 성행했다. 말차도 차는 마시되, 차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방식이다. 하지만 다경을 서술한 육우는 다경 6장에서 차는 본래의 순수한 맛을 추구해야하며, 당나라때 유행하던 각종 재료를 넣고 끓이거나, 차를 한 번 삶아 물을 빼고 제다해 차 본연의 맛을 흐리는 것에 대해 한탄스럽다고 서술한다.[4] 보이차의 경우는 오늘날에도 이 방법으로 유통된다.[5] 영상속의 용 그림이 그려진 병차가 바로 훗날 명태조가 금지시킨 용단차龍團茶)이다.[6] 알루미늄은 금속이다. 중금속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섭취 허용범위도 넓고, 체내에서 어느정도 걸려질수 있지만, 다른 광물질(미네랄)에 비하면 체외 배출이 잘 안 된다고 볼수 있다. 의학적인 기준에서는 알루미늄 중독도 중금속 중독의 일부로 취급된다.[7]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의학적 기준의 중금속은 딱히 명확한 정의가 없는 용어이다. 독성이 있는 금속을 싸잡아서 중금속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며 화학적으로 알루미늄은 비중 2.7의 경금속이다.세계보건기구는 최근 알루미늄 공정(Aluminum production)을 1군 발암물질(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물질)로 지정했다. 인화 알루미늄은 독성이 존재하지만 이건 인화 알루미늄에서 배출되는 포스핀이 문제. 알루미늄과는 관계가 없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경구 투여된 알루미늄은 오직 0.3%만이 위장관을 통해 흡수되고 이마저도 신장을 통해 제거된다. 미네랄보다 체외 배출이 안되는건 당연한 것인데 미네랄 자체가 애초에 사람이 신진대사를 할때 사용하는 무기화합물을 싸잡아서 부르는 명칭이다. 처음부터 섭취하고 이용하는 것을 상정한 물질이므로 당연히 제어하는 기제가 존재하고, 근본적으로 미네랄보다 배출이 잘 되는 물질은 그리 많지 않다.[8] 애초에 다도에서 농차(코이차)를 쓸 때에는 예법상 차를 저을 때 절대로 거품이 나서는 안된다. 애시당초 농차는 박차와 달리 차와 물의 비율이 거의 같아서 매우 걸쭉한 차가 완성된다. 차가 진하기 때문에 마실 때도 정객부터 순서대로 돌아가며 같은 다완에서 한 모금씩 차를 마셔서 잔을 돌린다.[9] 오히려 농차가 입맛을 타는 경우가 더 많다.[10] 일본 차 문화의 중심지인 교토나 우지 인근에 가면 이런 집이 많다. 한국에서는 소산원이 매우 잘 알려져있다.[11] 물론 다도 자체는 절대 쉽지 않다. 그리고 우려내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다. 하지만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다도에 관심이 없다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값싼 제품으로 대충대충 해먹어도 좋다. 일반 컵에 뜨거운 물(너무 끓는 물보단 살짝 낮은 온도가 좋다) 받아서, 차를 약간 넣고 젓가락이든 티스푼이든 아무거나 사용해서 대충대충 휘저어 먹으면 끝. 이 정도면 거의 티백수준의 간편함으로 맛과 영양면에서 훨씬 훌륭한 차를 즐길 수 있다. 차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음료일 뿐이니 취향껏 먹으면 그만이므로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홍차만 하더라도 우유를 부어 먹는 나라, 설탕을 퍼붓는 나라, 잼이랑 같이 먹는 나라, 두유를 부어 먹는 나라 등등 다양하지 않은가?[12] 또한 말차가 독해서 공복에 마시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다과를 먹는다고도 한다.[13] 다만 녹차라떼에 에스프레소를 넣어 만드는 플랫그린이라는 음료도 존재한다.[14] 한국에서 말차를 배우면 그래서 대개 한국식 말차례를 배우게 된다. 다인 커뮤니티가 불교와 연관이 깊어서 그냥 한국 절에서 하던 방식대로 교육하는 것도 있고. 일본인의 다회에 초대받아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좀 더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15] 그러나 대개 일본방식처럼 차시와 차선으로 격불하는 선에서 타협하는 정도다. 한국식 말차례 하면 격식의 문제에서 편안하고 일상적인 분위기를 내는 정도라는 것이지, 저런 도구를 쓰지는 않는다. 지금은 링크가 짤렸지만, 링크가 살아 있을 때에는 전통적으로 쓰던 다시 사진도 있었는데, 쇠로 된 찻숟가락에 뒷쪽에는 쇠사슬이 달려 있었다. 저 쇠사슬로 격불해서 먹었던 것.[16] 이럴 수밖에 없는 게 한국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엽차 중심이었고 그만큼 말차에 대한 투자나 기술축적 등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17] 오다 노부나가 또한 상당히 좋아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탐내는 도구도 있었을 정도. 이때 유행하는 사치스런 문화중 하나였는데 차를 만드는 도구가 꽤 고가로 거래되기도 했다한다. 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즐겼는데 차도구와 방을 황금으로 도금하다시피 꾸며 조정의 인물들이 깜짝 놀랬다는 기록도있다. 대하드라마에서 히데요시가 그려질땐 한낱 농민이 나라 최고인물로 출세했다는걸 나타내기위해 줄곧 넣는 장면 중 하나.[18] 적어도 절반, 혹은 70~80% 이상이 우라센케로 알려져있다. 덕분에 매체 등에서 보이는 작법도 보통 우라센케의 경우가 많다.[19] '다시(茶匙)라고 한다. 일본 것과 한국 것에 차이가 있는데, 일본 것은 귀이개처럼 구부러진 모양이고 한국 것은 길다란 티스푼과 비슷하게 생겼다.[20] 다른 녹차와는 다르게, 팔팔 끓는 물을 사용한다. 차완을 예열하지 않거나 끓은 지 오래되는 등의 이유로 온도가 내려가면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21] 거품내는 행위를 다인들은 격불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계란 거품내듯 나선으로 움직이면 신기하게도 '''거품이 나지 않는다.''' 정중앙에 수직으로 차선을 꽂은 뒤에 손목 스냅으로 정확히 일직선으로 왔다갔다해야 거품이 난다. 물론 이 때 속도가 모자라다든가 하면 당연히 거품이 나지 않는다. 대개 빠른 속도로 앞뒤로 백 번은 치라고 이야기하는데,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백 번 치는게 왜 이리 시간이 오래걸리는지 의문이 들고 '''손목이 삭아서 부러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2] 실제로 다완은 그렇게 쉽게 식지는 않는다. 한 10분 격불을 하면 식겠지만... 것보다 차가 식으면 예열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꼭 마시기 전에 다완을 예열하자.[23] 유화가 곱게 난 말차는 맛도 좋고, 유화가 거칠게 난 말차는 맛이 거칠다.[24] 일정 수준 이상의 말차라면 보통 농차에 쓰이는 등급의 말차인데 농차에 쓰이는 말차를 박차에 마시면 호화롭기 그지 없다. 물론 가격도 자비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