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키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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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역사
3. 문화
4. 인물


1. 개요


바시키르인은 러시아의 남서 우랄 지역 바시코르토스탄 공화국에 살며 바시키르어를 쓰는 튀르크계 소수민족이다. 러시아 내에서 슬라브계 러시아인, 볼가 타타르인, 우크라이나인 다음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족이다. 바시키르인 가운데 160만명 정도가 러시아 내에 거주하며 이 가운데 117만명 정도가 바시코르토스탄에 거주한다. 오늘날의 바시키르인은 60% 정도의 백인 유전 형질과 40% 정도의 시베리아 원주민·동아시아인 유전 형질을 가지고 있다. 종교적으로는 수니파 이슬람을 믿고 있으며 볼가 타타르인과의 뚜렷한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언어와 문화의 다양한 측면에서 매우 가깝다.

2. 역사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오늘날 바시코르토스탄 일대에 '아리키페이'라는 부족이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며, 스키타이인처럼 옷을 입고 나무 열매의 즙을 짜서 우유에 섞어마신 후 남은 나무 열매를 빵을 만들어 먹는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볼가 불가르의 영향력 아래 있던 바시키르인들은 7세기 아랍 지리학자들에 의해 최초로 언급된 것을 계기로[1], 11세기 마흐무드 알 카슈가리가 편찬한 튀르크어 사전에 이들이 쓰는 방언과 습속이 등재되는 등 튀르크인으로 분류되었다. 다른 튀르크계 민족들처럼 늑대를 좋아한 바시키르인들은 스스로를 '우두머리(바시) 늑대(코르트)'라는 의미의 '바시코르트인(Башҡорттар, Başqorttar)'이라고 칭했다. 이들을 러시아어로는 '바시키르인(Башкиры)'이라고 지칭하였다.
9세기 튀르크계 유목민족인 쿠만족이 우랄 산맥 인근으로 쳐들어와 바시키르 인들을 정복하기도 했으며 10~13세기에는 볼가 불가르의 지배를 받았다. 볼가 불가르의 지배를 받는 동안 바시키르인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된다. 13세기 초반 몽골 제국이 불가르 칸국을 정복하면서 바시키르인들은 킵차크 칸국의 신민이 되었다.
킵차크 칸국이 여러 소국들로 쪼개지는 와중에 대부분의 바시키르인들은 카잔 칸국의 구성원이 되었다. 16세기 카잔 칸국이 루스 차르국에 정복되는 과정에서 1554년 서부 바시키르인들이 그리고 1557년에는 남부 바시키르인들도 정복되었다. 바시키르인들은 러시아 정부에 복종하고 세금을 내야 했지만 러시아에서 이들의 기병 전력을 높게 평가한 덕택에 자신의 민족 영토와 자치권, 종교를 유지할 수 있었다. 러시아 제국 내에서의 바시키르인들의 입지는 코사크와 흡사하였는데, 러시아 제국 내에서 과도한 군역과 요역을 부과한 것을 계기로 바시키르인들이 종종 봉기를 일으키는가 하면, 한 편으로는 러시아 제국의 시베리아와 카스피해 정복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특히 노가이 칸국, 칼미크 칸국, 시비르 칸국 영토를 병합하고 유지 관리할 때 바시키르인들이 큰 기여를 하였다.
바시키르인 경기병들은 러시아 제국의 보조부대로 활약하는데, 특히 나폴레옹 전쟁 이후 파리에 들어온 바시키르인들이 서구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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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전쟁 시기에 파리와 함부르크 등에 진주한 바시키르인 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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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 이후 1917년 11월 바시코르토스탄 자치구(Башҡортостан автономияһы)가 설립되었다. 당시 러시아어로는 바시쿠르디스탄(Башкурдистан)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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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칸국, 아스트라한 칸국의 볼가 타타르인들처럼 이들도 러시아 제국 문화에 동화되었고 지속적으로 러시아인들과 혼혈되어 오늘날에는 종교와 언어 외에는 러시아인들과 구분이 힘들 정도로 비슷해졌다.

3. 문화


유목민이었던 바시키르인들은 고기와 나무열매, 우유를 발효시킨 요거트가 주식이었으며 특이하게도 고기 중에서도 말고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과거 이들은 여름용 집과 겨울용 집을 따로 짓는데 여름용 집은 유목민 텐트 비슷한 모양으로 자작나무로 지은 오두막이며 겨울용 집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골조를 이용해서 집을 지었다. 19세기부터는 바시키르인들도 농업에 종사하며 정주생활을 하게 되면서 석조 건물을 짓고 화덕을 러시아식 난로로 대체하게 되었다고 한다. 벽을 따라 나무널판으로 만든 침상을 놓았으며 침상 위에는 카페트와 쿠션을 놓고 그 위에서 먹고 잤다고 한다.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Много ли человеку земли нужно?'')〉와 〈일리야스(''Ильяс'')〉에 바시키르인의 생활상이 잘 묘사돼 있다.

4. 인물


  • 알리나 이브라기모바(Алина Ибрагимова, Алина Ибраһимова) :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 모르겐시테른(MORGENSHTERN, Моргенштерн) : 러시아의 래퍼이자 유튜버. 개명 전 본명은 '알리셰르 타기로비치 발레예프(Алише́р Таги́рович Вале́ев, Алишер Таһир улы Вәлиев)'으로 러시아인과 바시키르인의 혼혈이다.
  • 무르타자 라히모프(Муртаза Рахимов, Мортаза Рәхимов) : 바시코르토스탄 공화국의 초대대통령.

[1] 이들이 철륵의 한 갈래였다고 추정하는 가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