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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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데스크탑 버스(ADB) 마우스 II.[1]
1. 개요
2. 역사
3. 장점
4. 고질적인 관리 문제
5. 여담


1. 개요


마우스 바닥에 공(볼)을 넣고 그 움직임을 측정하여 작동하는 마우스. 마우스의 가장 고전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2. 역사


최초의 마우스는 바닥에 각각 가로세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롤러가 두 개 있어 이동을 감지하는 식이었지만 롤러의 위치가 약간 떨어져 있어서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기에 볼 하나를 놓고 그 볼로 가로세로의 각각 롤러를 돌려서 위치를 감지하는 식으로 발전되었다.
비교적 간단한 동작구조와 어디서나 작동할 수 있는 범용성 덕분에 아주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어 왔다. 황혼기에는 USB 인터페이스 등이 도입되었기에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존재했다.
2010년대 이후에는 광마우스가 확고한 대세가 되어 볼마우스는 시장에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마우스"라고 하면 당연히 광마우스를 떠올리기에 볼마우스와 광마우스를 따로 부를 이유도 없어졌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가 분명 있는 만큼 당시에는 확실한 성능상의 비교우위가 있었지만 광마우스의 센서 성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 반면 볼마우스의 관리 문제는 구조적으로 해결이 어려웠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휠 기능을 갖춘 USB 볼마우스라면 2010년대 기준으로도 실사용에 일단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왜 도태되었는지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장점


광마우스 대비 전력 소모량이 적다. 이 문서에 의하면 볼마우스 쪽이 훨씬 소모량이 적게 계산되었다. 아무튼 이런 이유 때문인지 리테일 시장에서는 볼마우스가 자취를 감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배터리로 동작하는 유아용 장난감(콩순이 칼라컴퓨터 등)에서는 볼마우스가 사용되는 일이 아직도 발견된다. 게다가 유아용 장난감이라는 특성상 센서의 불빛을 직접 보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고, 이 역시 몇 안되는 광마우스 대비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가 볼이 닳을 정도로 마우스질을 열심히 할 일도, 마우스가 마음대로 안 움직인다고 짜증낼 일도 적을 것이니 유아용으로는 더 적합한 특성이라 할 수 있겠다. 컴덕들에게는 유아용 장난감의 키보드를 재활용하려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한 일이겠지만...
유리 위에서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광마우스도 가능하긴 하지만, 고성능 센서가 필요하므로 평범한 보급형 광마우스는 반사가 심한 재질에서는 쓰기 힘들다. 사실 이런 센서 성능 문제 때문에 광마우스의 초창기 시절 일부러 볼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지만 센서의 발달로 대부분의 평범한 상황에서 볼마우스를 압도하게 됐다. 따라서 보급형 광센서 성능이 지금보다도 더욱 발전하여 모든 광마우스가 바닥 재질도 가리지 않고 전력 효율성이 더욱 좋아지고 유아가 광원을 직접 바라봐도 안전한 형태로 바뀐다면, 지금 이 항목에 남아있는 내용도 그냥 기록에만 남아있는 먼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요즘 출시되는 로지텍의 마우스들은 비가시 광센서를 탑재하여 빛이 발사되지 않는다. 다만 계속 쳐다보면 눈에는 해롭다고 한다. 또한 이름모를 기업들이 만드는 저가형 제품들은 아직도 불빛이 진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아마 제품의 단가 문제로 보인다.

4. 고질적인 관리 문제


정기적으로 볼 청소를 해줘야 하는 불편함[2]과 볼 분실시 사용 불능 같은 관리상의 문제가 있으며, 인식률과 반응속도 모두 광마우스가 역전한 이후에는 여러모로 불편한 볼마우스는 시장에서 도태되었다.
볼 분실 문제는 특히 공공장소에서 심각하다. PC방이나 인터넷 카페, 전산실 등에서는 볼이 행방불명되어 마우스가 쓸모없어지는 사건이 상당히 자주 발생하곤 했다. 초, 중, 고등학교의 컴퓨터실 등에서는 점심 시간 등 자유롭게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에 컴퓨터를 독점하기 위해 일부러 볼만 빼서 들고 다니다가 그 자리에가서 컴퓨터를 사용하고 다시 자리를 뜰 때는 볼을 빼가는 놈들도 있었고, 그에 대항하기 위해 집에서 쓰던 마우스의 볼을 학교에 가져와서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니면 단순히 그걸 가지고 놀거나 모으는(...) 경우도 있곤 했다. 이런 분실 문제가 심하다 보니 아예 마우스 볼 뚜껑을 본드로 붙여놓는 학교도 있었다.[3]
볼을 분실하고 마우스 본체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상태에서, 몇몇 기술자들은 볼이 없는 마우스를 대충 개조하거나 '''뒤집어서''' 센서만으로도 사용하기도 했다. 직접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좌우 또는 상하 방향이 뒤집힐 수밖에 없어서 절대 쉽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오래 쓰면 볼과 내부 접촉부와의 마찰력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볼 표면과 내부 롤러가 점점 마모되어 미끄러지게 된다. 이 문제는 청소를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픽 작업이라든지 마우스를 이용하는 게임처럼 마우스가 혹사되는 환경에서는 상당수의 마우스가 이런 문제가 생기곤 했다. 특히 플라스틱 볼을 쓰는 마우스는 볼 자체가 마모되는 경향이 쇠구슬을 쓰는 마우스보다 심했다.

5. 여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광마우스의 반응속도와 정밀한 인식에 문제가 있어서 특히 FPS 계열의 게임광이라면 모두 고급 볼마우스를 '''들고''' 다니기도 했다. 과거 레인보우 식스 대회가 열렸을 때 사람들이 쉬는 시간마다 한 일이 바로 마우스의 볼을 닦는 것이었다. 한때는 FPS 게이머들의 꿈이 붐슬랭 게이밍 마우스[4]였던 적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붐슬랭마저 볼이 없는 모델로 나왔다.
초창기 프로게이머들도 자신의 손에 익은 볼마우스를 광마우스가 대세가 되던 시기까지 계속 사용하기도 했다. RTS 게이머들은 임요환이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 구형 볼마우스를 챙겨 다닌 시절도 있었다. 당시 임요환은 이 마우스를 박스채 왕창 쌓아놓고 쓴다는 얘기가 있었으며, 끝내 저 제품이 단종되고 본인이 가지고 있던 물량마저 모두 소진하자 크기가 비슷한 광마우스의 밑판과 본인이 사용하던 볼마우스의 윗판을 합체시키는 기행을 벌이기도... 이후에는 케이텍[5]이나 로지텍 등의 광마우스 제품을 무난하게 잘 사용했다.
초창기 e스포츠계에서 전반적인 팀을 일컬을때 구단(球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었는데, 구기종목이 아님에도 구단을 사용하는게 맞냐는 의견이 나오면 마우스에도 볼이 있어서 괜찮다고 맞받아치는 농담이 있었다. 현재는 게임단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었다.
펜마우스 역시 과거에는 볼을 사용했다. 직경이 1cm 정도 되는 볼이긴 하지만 볼은 볼인만큼 볼펜을 사용하는 느낌을 주었다.
피지컬이 좋은 퀘이커들한테는 이것도 극복 가능한 대상이다.
극 초창기 볼마우스는 롤러에 가변저항을 연결해서 회전을 감지했기 때문에 한방향으로 너무 많이 움직여서 가변저항이 최대/최소치까지 돌아가면 더이상 그 방향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1] 1990년대의 제품이라 사진처럼 태닝이 전혀 안 된 제품은 미개봉이 아닌 이상 찾기 어렵다.[2] 바닥 표면의 먼지가 볼에 달라붙어 들어가서 롤러에 압착된 상태로 들러붙는다. 이게 많이 들러붙으면 볼과 롤러의 접촉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마우스를 움직여도 커서가 잘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 칼 같은 걸로 살살 긁어내면 잘 떨어져 나온다.[3] 이런 단점은 원리가 비슷한 트랙볼도 가지고 있다. 현재의 트랙볼은 광센서를 사용하긴 하지만 볼 자체를 아예 대체할 수는 없어서 생긴 일.[4] 유명 게이밍 주변기기 기업 RAZER가 처음으로 제조한 제품이다.[5] 국산 마우스 제조업체로, 게이밍용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마우스를 여럿 내놓았지만 외산업체에 밀려 결국 폐업. 참고로 화승 오즈의 전신인 IS와 플러스 팀을 후원한 적이 있으며, MBC GAME에서 개최된 KPGA 위너스 챔피언십의 스폰서로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