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도 켄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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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폴라리스 랩소디의 등장인물. 제국 기사단의 영수로, 동시대 최고의 무장 중 한 사람이다.
풀 네임은 브라도 잇사 크레이탄 켄드리드로, 작품 내에서는 간단히 '서 브라도'라고 불릴 때가 더 많다.
2. 작중 행적
휘리 노이에스가 왕자의 땅을 정벌하고 있을 때 그에 맞서 록소나에 파견된다. 다벨이 다케온과 불가침 조약을 맺고 록소나로 하여금 다케온을 공격하게 한 다음, 다케온으로부터 등을 돌림으로써 두 나라를 동시에 취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황제가 파견한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이를 두고 '제국이 서 브라도를 록소나에 임차했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페인 제국 측이, 제후국 간의 군사적 분쟁에 개입한다는 정치적 부담감을 덜기 위해 명목상 유배라는 형식을 빌렸기 때문이다.
록소나에 파견된 뒤에는 서 하빈저의 '휘하'에서 록소나 중장기병을 지휘하게 되는데, 폴라리스 랩소디 세계에서는 당할 자가 없는 최강의 기병[1] 지휘관으로 기병운용에서는 그야말로 신급의 능력을 보여준다.[2] 바스톨 엔도를 모루에 빗댄다면, 서 브라도는 망치, 즉 상대의 숨통을 일격에 끊어놓는 강력한 한방을 보여준다.
전략가로만 강한 것도 아니라 한 명의 기사로서의 전투력도 뛰어난 편. 작중 다벨군이 그를 막아보려고 몇 번이나 도전해봤지만 같은 기병전력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음 이라는 결론만 내리게 되고 방어에만 치중할 정도였다. 우직한 정면승부로도, 머리 쓰는 기교전으로도 다벨 최강의 8군단보다 명백히 한수 위인 병력 운용을 보여준데다가 심지어 1:1 대결에서 서 기리우를 저 멀리 날려버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사용하는 무기는 플레일. 본문의 묘사대로, '그의 플레일이 톡톡 건드리는 곳에서 다벨의 병사들은 와르르 무너지는'수준이었다.
그 뒤로도 후퇴하는 다벨군을 지속적으로 견제하며 단순히 무력이 강한 것뿐만이 아님을 여실히 과시하는데, 알레미지우스 회전의 실책[3] 으로 병력이 반토막났지만 오히려 그것을 역으로 살려 '''기동전'''을 펼쳐 다벨의 병력을 조금씩 소모시켜간다. 이에 다벨군에서는 쥐덪 작전이라 하여 각 중대별로 브라도의 공격을 막아보려 했지만
- 소팔라: 노예병을 이끌고 매복을 시도했지만, 브라도는 다벨 본대를 치는 대신 매복병을 향해 돌격했다. 당연히 매복병은 그대로 후퇴.
- 소사라: 일부러 병참부대를 지연시켜 야간작전으로 끌어들이려 시도. 이에 록소나군은 막 야영 준비를 할 때쯤 들이닥쳐 밤까지 끌고가기 전에 소사라의 부대를 쫓아버렸다.
- 켈커: 서로 중장기병대를 이끄는만큼 정면대결을 시도, 반 시간 정도 격전 끝에 깔끔하게 퇴각.[4]
- 기리우: 1차전은 켈커를 따라한답시고 경장기병대를 끌고 정면대결을 나가 무참히 깨지고, 안전하게 퇴각하는 것 말고는 별 소득이 없었다. 그리고 떼를 써서 복귀한 2차전에서는 제국기사단장에게 제국기사단의 특기를 써먹어 역으로 개털리고 군기까지 뺏겼다.[5]
아예 다벨쪽에선 정공법으로도, 기계로도 브라도를 꺾을 수 없다고 인정해버렸을 정도.
사트로니아의 바스톨 엔도 장군과는 하이낙스의 난 이전부터 이미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라이벌이었다고 한다. 바스톨 엔도가 종합적인 병력 운용에 능한 모루라면, 서 브라도는 돌격력으로 승부를 보는 망치로 묘사된다. 하이낙스의 난 당시에는 적인 하이낙스로부터 '연합군은 저 두 사람의 경쟁 때문에 자멸하게 될 것'이라는 식의 냉소를 얻어들을 정도로 상대를 의식하던 두 사람이었지만, 휘리 노이에스 정벌 시에는 서신 한 통 주고받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전략에 맞춰 병력을 운용해나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서 브라도는 작 중 키 드레이번이 소유하고 있는 명검 복수의 전 소유주이기도 하다. 서 브라도 본인의 회상에 의하면, 4년 전(즉 제국력 1020년) 그가 호위하던 황제의 사촌동생 입시놀 후작이 키 드레이번에게 납치되었을 당시 복수를 키 드레이번에게 빼앗긴 듯 하다. 이를 두고 서 브라도는 휘리 노이에스와의 대전 전에 만난 바탈리온 남작에게 당시 수치심에 자살을 결심했으나, '복수도 찌르지 못한 자기 목을 단검으로 찌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자살을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볼지악 전투에서 바스톨 엔도 장군을 지원하던 도중 휘리와 일전을 벌이다 사망한다. 바스톨 엔도 장군이 다벨 군에게 밀릴 때 지원군으로 등장해 반전을 노릴 수 있을 뻔했으나 너무 병력을 돌출시켰고 이렇게 휘리 노이에스와의 일기토에서 패하는 바람에 록소나 군과 사트로니아 군은 거의 전멸당하고 만다. 그러나 여기서 바스톨 엔도 역시 일전에 휘리와의 일대일 대결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던 것을 상기해본다면 그의 전략적 식견이 모자랐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당시 전장의 상황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기에 휘리의 목을 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승기는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서 브라도의 ''전술적 실책''은 휘리의 무예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탈리언 남작이 기술하듯, 그의 죽음은 자살로 볼 수 있다. 이미 복수를 빼앗긴 상황에서 그의 여생은 무가치한 것에 가까웠고, 그럼에도 서 브라도는 '복수도 못 찌른 목을 다른 칼이 칠 순 없다'는 고집만으로 살아왔다고 서술된다.[6] 그러나 최후의 순간, 브라도는 왕자의 땅의 다섯 번째 검 휘리 노이에스를 합당한 칼로 여기고, 마침내 죽을 자리를 찾아냈다고 여겼으리란 해석이 가능하다.[7] 특히 브라도를 잘 알고 있던 바스톨 엔도가 적의 심장부로 뛰어드는 브라도를 보며 '돌아와라, 그 이상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절규하는데, '''과연 브라도 정도의 무장이 냉정하게 전황을 살폈더라면 그 정도 전술판단도 하지 못했을까?'''[8]
'''거목은 거대한 그루터기를 남긴다'''라는 말에 걸맞게 그의 사후, 그가 몸담고 있었던 제국 기사단 북좌가 통째로 움직여[9] 다벨을 압박했다. 이게 왜 무섭냐면, 본래 남좌와 북좌로 나뉜 제국기사단은 '''한쪽이 움직여 반란의 조짐을 보이면, 다른 한쪽이 그를 격파하는 시스템이다.'''[10] 하지만 북좌 전체가 움직이는데도 남좌는 끄떡도 하지 않았고, 제국은 '''제국 역사 최초의 남북좌 동시 반란이 아닌가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북좌는 '약간 강도높은 동절기 훈련'의 훈련지로 다벨을 정했다고 선포, '''서 브라도의 복수를 맡기로 했고, 남좌는 그를 묵인하기로 한 것'''. 결과적으론 타르타니어스가 통합한 혼 족의 대규모 침략 때문에 헛물만 켠 셈이 되었지만[11] 서 브라도의 영향력은 그만큼 강력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기타
브라도가 휘리 노이에스를 '자신을 찌를 검'이라고 인식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휘리는 '검'임을 환기하기에 반왕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검은 어디까지나 주인의 의지를 따르는 도구나 수족일 뿐, '''검 스스로가 의지를 지니고 다른 검을 휘두르는 것은 아니다.'''[12]
[1] 오왕자의 검 중 하나는 '''록소나의 말'''이며, 록소나는 그 뛰어난 말을 이용해 강력한 기병들을 육성한 것으로 이름높다. 실제로 (기후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브라도 합류 이전에도 더 난폭하고 공격적인 성향의 리저드 라이더들과 싸워서도 이긴 바 있다. 참고로 저 리자드 라이더가 타는 목도리 도마뱀들은 '''사람을 태운 채로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기동력에, 기수와 별개로 도마뱀이 발톱이나 이빨로 위력적인 공격이 가능한 맹수다.[2] 그의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바스톨 엔도가 수비전의 대가라는것을 생각해보면 선명한 대비.[3] 실책이라기보다는 휘리가 '''비상식적인''' 전술을 사용한 것에 가깝다. 록소나 측에서 포병대를 밀어버리기 위해 기병돌격을 실시하자 대포를 그대로 둔 채 '''그 아래 묻어둔 화약을 기폭시켜''' 기병대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기 때문. 참고로 저 대포는 팔라레온에서 노획해, 무리한 연속사격으로 이미 포신이 다 망가져 겉보기만 멀쩡한 고철덩이들이었다.[4] 상대가 되지 않음을 알고 적당한 시간에 병력을 빼 보존한 것. 이에 휘리는 '악전고투 끝에 이긴 것보다도 자랑스럽다'고 치하했다. 사실 다벨 본국을 치려는 바스톨을 저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후퇴전을 벌이는 중이었으니 무리하게 병력을 깎아가며 이기는 것보다는 전투력 보존이 급선무였기 때문.[5] 이에 브라도는 '애송이에게 군기 뺏은걸 자랑스럽게 여길만큼 명예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면서 그냥 군기를 돌려주는 걸로 기리우를 두 번 엿먹였다.[6] 더군다나 그를 괴롭힌 것은 '한낱 해적에게 칼 뺏긴 병신'이라는 모욕이 아닌, '''칼을 뺏긴 무사를 동정하는 시선'''이었다. 전자는 바스톨이 자신을 비난하던 자에게 되돌려준 말처럼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후자는 그렇게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 받는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해도 '''그 사람을 생각해서''' 보내는 것이니까. 심지어 브라도는 자살을 포기한 순간 '''평생 그 시선을 떨쳐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두려워졌다고 고백했다.[7] 서 브라도라는 망치와 바스톨 엔도라는 모루를 통해 두들겨 단련됨으로써 다섯번째 검이 더욱 단단해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8] 상술했듯, 브라도는 병력이 반토막 났을 때도 전력이 줄었다고 판단하기보다는, 보다 가벼워진 군세를 이용해 날렵하게 치고 빠지는 기동전으로 최대한 효율적인 운용을 해 냈다. 본래라면 무리한 공격을 유지하는 것보다 보다 안전하고 유연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시점에서도 이미 전세가 완전히 뒤집힌 상황에서 무리하게 적장을 치는 것 보다는, 아직 굳건히 버티고 있는 바스톨과 함께 병력을 온존하며 다음 싸움을 기약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오히려 브라도의 무리한 돌격과 그로 인한 주력부대의 전멸은 연합군의 사기를 개박살 냈을 뿐만 아니라 바스톨이 이끌던 사트로니아군까지 몽땅 말아먹는 '''최악의 한 수'''가 되고 말았다.[9] 병력만 물경 20000이 넘는다. 참고로 다벨이 폴라리스를 박살내려고 끌어모은 육군 병력이 1만 2천으로 총 병력 면에서도 다벨을 거의 두 배 가까이 압도하는데다 혼 족과의 전투로 단련된 베테랑들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군대였다. '''훗날 폴라리스의 멸망에 기여한 것도 이 제국기사단 북좌.'''[10] 역대 황제들이 이걸 이루려고 피로 강을 만들어야 했다. 그 결과 남북좌가 '''서로를 우아하게 경멸하는''' 그러니까 골치아플 정도의 무력 충돌은 일으키지 않지만 한쪽이 반역을 일으킬 경우 최선을 다해 엿먹여줄 수 있을 정도의 관계가 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11] 사실 이것도 아들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노림수였으니, 넓게 보자면 이번에도 휘리에게 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12] 즉, 다섯 자루의 검은 반왕과 네 검이 아니며, 휘리가 검이라면 그를 포함한 다섯 자루 검의 진정한 주인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