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민주당(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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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슬로바키아의 정당 중 하나로, 현재 집권 여당. 1999년 이래 로베르트 피초가 당대표를 맡고 있다.
공식 명칭은 "방향 - 사회민주주의(Smer – sociálna demokracia)"이고, 약칭은 Smer-SD이다. 한국어로의 고정된 번역은 없으나, 흔히 "사회민주당(약칭 사민당)"이 많이 통용된다.
옛 로고는 넙쩍하게 누그러져 있는데, 일부러 그런 것이다.
2. 역사
다른 공산권 국가들의 사회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공산당의 후신 정당이다.
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공산당에 의한 1당 통치가 이루어지다가, 1990년대에 접어들어 공산주의를 포기하게 되면서 당이 전향하게 된다. 이 때 체코 몫과 슬로바키아 몫이 갈라지게 되는데, 체코는 보헤미아 모라비아 공산당으로, 여전히 공산주의·극좌를 표방한 채로 재창당되었으나, 슬로바키아는 사회민주주의·중도좌파 성향의 민주좌파당으로 재창당되었다. 얼마 후 체코슬로바키아는 갈라지게 되는데, 어쩌면 이 때부터 싹수가 보인 걸지도..
하지만 민주좌파당(이하 민좌당)이 구 공산정권의 후예임을 모를 리가 없던 국민들은 일찌감치 민좌당을 버리고(...), 1998년까지 총선에서 지지부진하게 된다. 그나마 1998년 처음으로 공동 여당이 되었으나, 그래봤자 의석 수가 150석 중 겨우 23석(...) 밖에 되지 않아 이 뭐 가망도 없었던 것. 결국 피초를 위시로 한 일부 의원들이 1999년 민좌당을 전격 탈당했고, 이후 "방향당(Smer)"을 창당했다.
방향당은 재빠르게 민좌당의 기반을 거의 다 빼왔으며, 이 여파로 2002년 총선에서 비록 결과는 그저 그랬지만 민좌당을 원외정당으로 광탈시키는 데 한 몫을 하게 되었다. 이후 사회민주주의의 개량을 명목으로 2003년 "방향당 (제3의길) (Smer (tretia cesta))"로 개명하였고, 2005년 민좌당을 포함한 기타 사민주의 정당들을 대거 흡수한 뒤 지금의 당명으로 개명한다. 이후 2006년 처음으로 여당이 되었다.
비록 2010년 정권을 잠시 빼앗기기도 했으나,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했으며, 2012년 재집권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기 이후 부정부패 등 문제가 터지면서 2020년 총선에서 대대적으로 몰락했고 정권마저 빼았겼다.#
그리고 이렇게 몰락한 것도 모자라 '''그동안 로베르토 피초의 허수아비 취급을 받았던 페테르 펠레그리니가 "피초의 부패 이미지가 총선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며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면서, 탈당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암시했다.'''
'''결국 펠레그리니는 탈당을 선언했다.'''(7번째 기사 참조)
펠레그리니는 현재 '목소리 - 사회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신당을 창당하는 절차를 밟는 중인데 10명의 의원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6번째 기사 참조)
'''6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정식 창당도 안 된 펠레그리니 신당에 지지도에서 밀리는 굴욕을 당했다.'''
3. 성향
형식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 중도좌파를 표방하며 유럽 사회당, 사회주의 인터내셔널, 진보동맹에 가맹되어 있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북·서유럽의 사민주의 정당들과는 심각한 괴리가 있다.
사민주의, 중도좌파는 흔히 진보로 인식되곤 하지만, 슬로바키아에서 이 당은 보수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언급했다시피 이 당이 구 공산당의 후신이고, 슬로바키아가 공산당 치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좌파가 보수로 인식되는 것이 어쩌면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 당이 보수라는 점은 단순히 인식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정책에서도 보수주의 색채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민주당이 제1의 연정 파트너로 삼는 정당이 다름아닌 국민당인데, 이 당은 외신들에게도 각인된 대표적인 극우 정당이다.[1] 겉보기에는 성향이 정반대인 두 당이 어떻게 사이가 좋을까?라고 의문을 가질 법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둘이 사이가 좋은 이유는 그만큼 사민당이 극우적 정책들을 펼치고 있기 때문. 특히 반이민, 반동성애 등 북·서유럽에서는 극우 정당들이 주로 입안하는 법안을, 슬로바키아에서는 자칭 '''사민당'''이 입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해관계 때문에 두 당이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것.
물론 양당이 연대한 것이 최근은 아니고, 2006년 처음 집권했을 때도 국민당과의 연정으로 집권한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문제가 되어 유럽 사회당 회원권을 정지당한 적이 있으며, 이후 어찌어찌 자격을 되찾았지만 문제는 갈수록 우향우한다는 점. 이미 국내 언론들에서는 이 당을 거의 우파처럼 보도하는 경향도 상대적으로나마 늘었다.
다만 이러한 행보를 어떻게 보면 구 공산당 시절의 그것이 그대로 내려온 걸 수도 있다. 본디 공산당들은 급진적이고 반자본주의 노선을 강력히 내세우며 집권했지만, 결과적으로 국가자본주의에다가 극우로 변형되었기 때문.[2] 물론 공산주의가 붕괴되면서 공산당들도 사민당으로 전향한다거나 하는 등 나름대로 중도화를 시도했지만, 그 시절의 적폐가 기본적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고, 위의 행보들도 어쩌면 그 시절의 잔유물일 수도 있다.
사실 슬로바키아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구 공산당 출신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다 비슷한 상황이었다. 체코 사회민주당도 내부가 사회자유주의냐 사회보수주의냐로 분열되어있었으며, 폴란드 민주좌파연합 및 헝가리 사회당의 사회보수주의에 지쳐서 사회자유주의 성향의 분파가 각각 봄당과 민주동맹을 창당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도 좌파민족주의와 사회보수주의가 대세이며, 특히 루마니아의 사회민주당은 경제적자유주의까지 추구해서 상대당인 국민자유당과 별 차이도 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 상황을 피한것은 오직 서독 사회민주당에 전적으로 흡수된 구동독 뿐이다. 그마저도 좌파당 내부에 보헤미아 모라비아 공산당처럼 좌파민족주의 계열이 존재한다.
그나마 2020년대부터는 동유럽 사회보수주의적 좌파 정당들이 지지기반을 극우파 정당에게 잃어버렸기에 서유럽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처럼 문화적 자유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민주좌파연합, 체코 사회민주당, 헝가리 사회당은 이제 사회자유주의가 대세이다. 슬로바키아 역시 피초에 반대하는 목소리-사회민주주의가 여론조사상에서 더 높은 지지율을 선보이고 있다.
4. 비판
위에서도 일부 언급되었지만, 아직도 구 공산주의 정권의 후예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으며, 반대자들은 이 당을 적폐 세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이후로 국민당과 다시 연정을 구성하면서 당이 더욱 더 우향우하고, 은근슬쩍 공안정국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8년 얀 쿠치악이라는 기자가 피초 총리의 부패상 등을 폭로했는데, 얼마 후 여자친구와 함께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피초 총리가 뒤에서 개입했다는 의심을 짙게 받기 시작했으며, 결국 여론이 극악하게 흘러간 끝에 피초는 총리직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러나 당수직은 끝까지 유지하면서 아직도 사실상 총리 행세를 하는 중이고, 이런 식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며 여론의 질타를 맞고 있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2019년에 접어들어 지지율 20%대가 붕괴되었고, 언급한 사민당의 추태를 비판하던 주자나 차푸토바 등을 중심으로 진보 슬로바키아당이 창당된 후로는 그나마 형식상 쥐고 있던 좌파의 주도권을 빼앗길 지도 모르는 등 위기에 놓여있다. 대선에서도 사민당이 밀어준 마로슈 셰프초비치 후보가 차푸토바에게 패한 것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