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가쿠샤
요괴소년 호야의 등장인물.
이 인물의 일대기에 관한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전에, '''보면 반드시 후회한다,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작가의 글이 있다. 그만큼 작중 에피소드중 가장 어둡고 보는 이로 하여금 숨막힐 정도로 일말의 희망도 없는 나락덩이에 몰아넣는다.
아래는 그 경고의 전문.
작중 시점에서는 아오츠키 우시오(호야)가 꿈을 꾸고 있을 때, 동시에 키리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가 겹치면서 나타난다. 호야가 꿈을 꾸고 키리오가 시간을 거슬러 간 이유는 '''작품의 결말과 관계가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주의하시라.
''' '''
호야의 꿈에는 불타는 도시가 보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키리오는 옛날에 한 야산 속에 봉인된 요괴의 창(=짐승의 창)을 보게 된다. 그리고 키리오 앞에 온갖 생고생을 겪어서 피폐해진 남자가 나타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각주 참고(최종장 스포일러 주의).[1]
키리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로부터 4백년 전(작중 현재 시점에서는 2500년 전)의 천축국(인도). 여기에 한 별똥별이 떨어졌고, 거기서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샤가쿠샤. 허나 별똥별이 떨어진 것도 그렇거니와, 갓난아이였던 자신만 빼고 근처의 주민이 전멸했기에 저주받은 아이로 불리며 자랐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모두 그를 멀리했고, 샤가쿠샤 역시 모두를 증오하며 자라났다. 그 덕분인지 그는 전쟁에서 무패를 자랑하는 구국의 영웅이 되었지만, 어릴때 부터 욕해놓고 필요할 때는 영웅으로 칭송하는 사람들이 가증스러워 계속 증오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지만 '''어쩐지 그는 그 증오를 즐기고 있었고, 그가 증오할 때마다 한 쪽 어깨가 욱신거렸다.''' 이에 키리오가 "그 사람이 그렇게 강했나?"라고 묻자 남자는 '''"사람이 가장 강해질 때는 증오할 때이다."'''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젊은 영웅으로 마음 속에 증오를 품은채 살아가던 도중, 샤가쿠샤는 자신의 시종인 라마[2] 와 한 여인을 만나면서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 시종인 라마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심으로 "나도 샤가쿠샤 님처럼 되고 싶다"면서 따르려 했고, 샤가쿠샤가 동네 건달을 무찔러서 구해준 여인이자 라마의 누나는 그에게 검을 들고 흙을 파는 것과 씨앗을 심는 건 똑같이 흙에 상처를 주지만 결과가 다르다고 말한다. 이에 샤가쿠샤는 일개 아녀자가 자신을 가르치나며 핀잔을 주면서 씨앗이 뭐냐고 묻자 라마의 누나는 웃으면서 자신도 모르지만 '''증오는 아무것도 거둘 수 없죠.'''"라며 부드럽게 타이른다. 샤가쿠샤는 진부한 이야기라고 말하지만...이 후 라마 남매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따르자, 샤가쿠샤 역시 마음을 서서히 열게 된다. 라마는 자신의 누나에게 샤가쿠샤님은 천하무적이라며 적들이 아무리 많아도 샤가쿠샤님 근처에만 있으면 문제 없다고 말하자 라마의 누나는 웃으며 싸움이 일어나면 샤가쿠샤 님 주머니에 숨어있어야 겠다며 말한다. 그리고 샤가쿠샤는 그들이 대접한 군고구마 죽을 먹다가 자신은 이들을 증오하지 않음을 깨닫고 '''생애 최초로, 아주 잠깐이지만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어느날 샤가쿠샤는 라마의 누나에게 선물 하기 위해 꽃을 사는데 그날 오후 전력면에서 패색이 짙은 전쟁 소식에 샤가쿠샤는 중앙문을
지키라는 상관의 말과 마을 사람들을 외면하고 라마 남매만를 구해 달아나기로 결심한다. 먼저 라마 누나의 손목을 잡아 끌다시피 하며 숲으로 도망친다.(라마는 군수품을 사러 이웃 마을에 간 상태라 나중에 데려가려 했다) 이때 라마의 누나는 "마을 사람들은 당신이 구해줄 거라 믿고 있다"며 돌아가자 설득하지만 샤가쿠샤는 이제껏 저주받은 아이라 비웃던 놈들이 믿기는 개뿔, 그럴 리 없다며 무시하지만 그래도 너희 둘은 달라! 너희 둘만은 반드시 살리겠어!라며 계속 숲으로 도망간다. 헌데 숲 너머에서 두 사람을 기다린 것은 매복병들의 화살비였고 기겁한 샤가쿠샤는 온몸으로 그녀를 감쌌지만 모든 화살을 막을순 없었다. 결국 라마의 누나는 화살에 여럿 뚫려 샤가쿠샤의 간절한 "죽지 마!"라는 말에 "처음으로 다정한 말을 듣네요"라 웃으며 말하고는 "난 역시 샤가쿠샤님 주머니에 숨어 있을걸 그랬나봐요." 라는 말을 남기고 그의 품안에서 '''죽는다.''' 그렇게 슬픔과 절망으로 증오가 폭발한 샤가쿠샤는 '''피눈물'''을 흘리며 온 몸에 화살이 박힌 중상에도 불구하고 맨손으로 무장한 적군들을 몰살시킨다.
일방적인 학살 와중에 항상 증오 때문에 욱신거리던 그의 오른쪽 어깨[3] 가 터지며 무언가가 튀어나오는데 '''그게 바로 백면인이었다.''' 본래 백면인은 형체가 없는 어둠의 덩어리였고 악령처럼 인간에게 빙의해 서로를 이간질시켜 여러 나라를 멸망시키길 반복해왔다. 그러나 그게 질리자 아예 자신의 육체를 만들기로 했고, 마침 눈에 띈 갓난아기를 선택해 별똥별이 되어 내려와 아기를 제외한 주변 인간들을 불태워 죽였던 것이다. 그렇게 갓난아기 샤가쿠샤가 미움받을 환경을 마련해놓고 그 안에 기생한 것. 즉 '''형체의 생성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한 형제나 다름없다.''' 그렇게 신생한 백면인은 샤가쿠샤에게 자신의 정체를 말해주고 충격과 분노에 떠는 그들을 버려두고 마을 쪽을 향해 날아가버린다. 백면인이 튀어나와 어깨가 뻥 뚫리는 부상을 입은 샤가쿠샤는 이미 죽은 라마의 누나를 한 번 바라보고는 라마만이라도 구해기 위해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마을 역시 적군의 공격을 받아 불바다가 되어 있었고, 샤가쿠샤(와 그의 몸에 깃들어 기억을 보고 있는 호야)는 산 사람의 그림자가 없는 마을을 뒤지지만 라마 역시 처참한 몰골로[4] 죽어가고 있었다. 라마는 적군이 공격하리란 건 알았지만 갑자기 불까지 질렀다[5] 고 말하고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샤가쿠샤 님이 구하러 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저주받은 아이라 놀렸지만 시기하긴 커녕 자신들을 지켜주었다. 그래서 사죄하고 싶어하더라"고 말한다.[6] 또한 라마는 샤가쿠샤가 늦게 온 걸 몹시 아쉬워 하면서도 원망이나 의심의 기색 없이 "자신이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을 지키지 못했다며", 무너진 건물 안의 수많은 아이들의 주검을 보며 괴로워 한다.
그런 라마를 본 샤가쿠샤는 "라마와 달리 강했지만 속으로 남들을 증오했고 구하려는 마음도 없었던데다 증오로 백면인을 키워낸 자기 탓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엄청난 자괴감과 죄의식에 빠진다. 그리고 라마에게 사실을 말하려 하지만, 라마는 "나는 여기서 죽지 않고 샤가쿠샤 님처럼 강해져서 모두를 지키고 싶어요. '''누나도….'샤가쿠샤'님 처럼'''..." 라고 말하다 죽는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죽기 직전까지 자신에 대한 원망 한 점 없이 믿음으로 빛나는 눈빛을 보여준 라마[7] 가 숨지자 샤가쿠샤는 라마의 시체를 끌어안으며 홀로 처절하게 중얼거린다. '''"틀렸어...그렇지가 않아...난... "''' 이렇게 라마는 그가 마을을 버리고 달아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누나가 죽었음을, 마을에 불을 질러 그나마 숨어있던 아이들까지 죽게 한 괴물 '''백면인'''을 키운게 샤가쿠샤임을 알지 못하고 죽었다.
이에 그들을 태양처럼 여겼지만,[8] 그 태양을 잃어서 큰 슬픔에 빠진 샤가쿠샤는 두번째 '''피눈물을 쏟으며''' 울부짖는다.[9] 바로 이 장면. 작품은 본 독자라면 누구나 본 작에서 가장 처절한 장면으로 꼽는다.
[image]
라마와 그 누나만은 지키려 했지만 정작 그 남매는 샤가쿠샤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마을 사람들을 구하려 했단 점. 끝내 마을 주민들도 그 남매도 다 죽었기에 혼자만 살아남은 샤가쿠샤는 영영 배신자일 수 밖엔 없음이 그의 비극이다. 결국 진심으로 사죄와 감사를 하려 한 마을 주민 모두와 누구보다 지키고 싶었던 라마 남매의 "마을의 모두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을 저버린 죄책감과 자괴감은 백면인에 대한 증오 못지않게 큰 부분으로 남게 된다.[10] 이 고통은 훗날 짐승의 창을 손에 쥐기 직전 키리오에게 독백하는 투로 드러난다. "난 언제까지라도 쫒을 거다. 놈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먼 옛날 어리석었던 '''내 자신'''을 없애기 위해서."
키리오는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아냐고 되묻다가, 지금껏 그 얘기를 해준 초라한 몰골의 사내의 '''어깨가 뚫려 있다'''는 점을 깨닫고 그가 바로 샤가쿠샤임을 알게 된다. 즉 작중에서 백면인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하지만 400년이나 되는 세월 동안 어떻게 살아왔냐고 묻자, 백면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알려준다.
앞서 말한 비유처럼 한 형제나 다름없는 몸이 되어버린 것. 즉 샤가쿠샤가 증오하며 살아온 덕분에 백면인이 지금껏 살아온 셈. 그리하여 샤가쿠샤는 백면인을 쫓아 여행을 시작하며 온갖 요괴를 무찌르며 400여년을 방랑한다. 그러다 중국까지 와서 요괴의 창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찾기 위해 험준한 산까지 오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현재에서 과거로 온 키리오와 마주한다. 그리고 '''키리오를 알아본다.'''[11]
긴 사연을 풀어놓은 샤가쿠샤는 마지막으로 키리오에게 말한다.
말을 마친 그는 요괴들이 모여 만든 '''붉은 천'''에 묶여있던 요괴의 창을 오랜 봉인에서 해방시킨다. 그리고 샤가쿠샤는 요괴의 창을 얻은 직후 (본인은 호야가 누군지 깨닫지 못했지만) 머릿속에 있던 호야에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온 것 같다. 만일 기회가 있으면 또 만나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창을 잡자마자 잠깐이나마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데, 바로 '''최초의 아자후세인 토라였다.'''[12] 그리고 키리오가 보는 앞에서 다시 인간으로 변해 멀어져갔다. 창을 계속 쓰다가 창에게 먹혀 아자후세가 되어 지금에 이른 것.[13] 이를 두고 현재 시점에서 아오츠키 스마코는 "백면인을 만들어 낸 자가 요괴의 창을 최초로 쓰다니 기구한 운명이다"라고 평했다.[14]
이 인물의 일대기에 관한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전에, '''보면 반드시 후회한다,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작가의 글이 있다. 그만큼 작중 에피소드중 가장 어둡고 보는 이로 하여금 숨막힐 정도로 일말의 희망도 없는 나락덩이에 몰아넣는다.
아래는 그 경고의 전문.
1. 등장
작중 시점에서는 아오츠키 우시오(호야)가 꿈을 꾸고 있을 때, 동시에 키리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가 겹치면서 나타난다. 호야가 꿈을 꾸고 키리오가 시간을 거슬러 간 이유는 '''작품의 결말과 관계가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주의하시라.
2. 정체
''' '''
호야의 꿈에는 불타는 도시가 보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키리오는 옛날에 한 야산 속에 봉인된 요괴의 창(=짐승의 창)을 보게 된다. 그리고 키리오 앞에 온갖 생고생을 겪어서 피폐해진 남자가 나타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각주 참고(최종장 스포일러 주의).[1]
키리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로부터 4백년 전(작중 현재 시점에서는 2500년 전)의 천축국(인도). 여기에 한 별똥별이 떨어졌고, 거기서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샤가쿠샤. 허나 별똥별이 떨어진 것도 그렇거니와, 갓난아이였던 자신만 빼고 근처의 주민이 전멸했기에 저주받은 아이로 불리며 자랐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모두 그를 멀리했고, 샤가쿠샤 역시 모두를 증오하며 자라났다. 그 덕분인지 그는 전쟁에서 무패를 자랑하는 구국의 영웅이 되었지만, 어릴때 부터 욕해놓고 필요할 때는 영웅으로 칭송하는 사람들이 가증스러워 계속 증오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지만 '''어쩐지 그는 그 증오를 즐기고 있었고, 그가 증오할 때마다 한 쪽 어깨가 욱신거렸다.''' 이에 키리오가 "그 사람이 그렇게 강했나?"라고 묻자 남자는 '''"사람이 가장 강해질 때는 증오할 때이다."'''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젊은 영웅으로 마음 속에 증오를 품은채 살아가던 도중, 샤가쿠샤는 자신의 시종인 라마[2] 와 한 여인을 만나면서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 시종인 라마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심으로 "나도 샤가쿠샤 님처럼 되고 싶다"면서 따르려 했고, 샤가쿠샤가 동네 건달을 무찔러서 구해준 여인이자 라마의 누나는 그에게 검을 들고 흙을 파는 것과 씨앗을 심는 건 똑같이 흙에 상처를 주지만 결과가 다르다고 말한다. 이에 샤가쿠샤는 일개 아녀자가 자신을 가르치나며 핀잔을 주면서 씨앗이 뭐냐고 묻자 라마의 누나는 웃으면서 자신도 모르지만 '''증오는 아무것도 거둘 수 없죠.'''"라며 부드럽게 타이른다. 샤가쿠샤는 진부한 이야기라고 말하지만...이 후 라마 남매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따르자, 샤가쿠샤 역시 마음을 서서히 열게 된다. 라마는 자신의 누나에게 샤가쿠샤님은 천하무적이라며 적들이 아무리 많아도 샤가쿠샤님 근처에만 있으면 문제 없다고 말하자 라마의 누나는 웃으며 싸움이 일어나면 샤가쿠샤 님 주머니에 숨어있어야 겠다며 말한다. 그리고 샤가쿠샤는 그들이 대접한 군고구마 죽을 먹다가 자신은 이들을 증오하지 않음을 깨닫고 '''생애 최초로, 아주 잠깐이지만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어느날 샤가쿠샤는 라마의 누나에게 선물 하기 위해 꽃을 사는데 그날 오후 전력면에서 패색이 짙은 전쟁 소식에 샤가쿠샤는 중앙문을
지키라는 상관의 말과 마을 사람들을 외면하고 라마 남매만를 구해 달아나기로 결심한다. 먼저 라마 누나의 손목을 잡아 끌다시피 하며 숲으로 도망친다.(라마는 군수품을 사러 이웃 마을에 간 상태라 나중에 데려가려 했다) 이때 라마의 누나는 "마을 사람들은 당신이 구해줄 거라 믿고 있다"며 돌아가자 설득하지만 샤가쿠샤는 이제껏 저주받은 아이라 비웃던 놈들이 믿기는 개뿔, 그럴 리 없다며 무시하지만 그래도 너희 둘은 달라! 너희 둘만은 반드시 살리겠어!라며 계속 숲으로 도망간다. 헌데 숲 너머에서 두 사람을 기다린 것은 매복병들의 화살비였고 기겁한 샤가쿠샤는 온몸으로 그녀를 감쌌지만 모든 화살을 막을순 없었다. 결국 라마의 누나는 화살에 여럿 뚫려 샤가쿠샤의 간절한 "죽지 마!"라는 말에 "처음으로 다정한 말을 듣네요"라 웃으며 말하고는 "난 역시 샤가쿠샤님 주머니에 숨어 있을걸 그랬나봐요." 라는 말을 남기고 그의 품안에서 '''죽는다.''' 그렇게 슬픔과 절망으로 증오가 폭발한 샤가쿠샤는 '''피눈물'''을 흘리며 온 몸에 화살이 박힌 중상에도 불구하고 맨손으로 무장한 적군들을 몰살시킨다.
일방적인 학살 와중에 항상 증오 때문에 욱신거리던 그의 오른쪽 어깨[3] 가 터지며 무언가가 튀어나오는데 '''그게 바로 백면인이었다.''' 본래 백면인은 형체가 없는 어둠의 덩어리였고 악령처럼 인간에게 빙의해 서로를 이간질시켜 여러 나라를 멸망시키길 반복해왔다. 그러나 그게 질리자 아예 자신의 육체를 만들기로 했고, 마침 눈에 띈 갓난아기를 선택해 별똥별이 되어 내려와 아기를 제외한 주변 인간들을 불태워 죽였던 것이다. 그렇게 갓난아기 샤가쿠샤가 미움받을 환경을 마련해놓고 그 안에 기생한 것. 즉 '''형체의 생성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한 형제나 다름없다.''' 그렇게 신생한 백면인은 샤가쿠샤에게 자신의 정체를 말해주고 충격과 분노에 떠는 그들을 버려두고 마을 쪽을 향해 날아가버린다. 백면인이 튀어나와 어깨가 뻥 뚫리는 부상을 입은 샤가쿠샤는 이미 죽은 라마의 누나를 한 번 바라보고는 라마만이라도 구해기 위해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마을 역시 적군의 공격을 받아 불바다가 되어 있었고, 샤가쿠샤(와 그의 몸에 깃들어 기억을 보고 있는 호야)는 산 사람의 그림자가 없는 마을을 뒤지지만 라마 역시 처참한 몰골로[4] 죽어가고 있었다. 라마는 적군이 공격하리란 건 알았지만 갑자기 불까지 질렀다[5] 고 말하고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샤가쿠샤 님이 구하러 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저주받은 아이라 놀렸지만 시기하긴 커녕 자신들을 지켜주었다. 그래서 사죄하고 싶어하더라"고 말한다.[6] 또한 라마는 샤가쿠샤가 늦게 온 걸 몹시 아쉬워 하면서도 원망이나 의심의 기색 없이 "자신이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을 지키지 못했다며", 무너진 건물 안의 수많은 아이들의 주검을 보며 괴로워 한다.
그런 라마를 본 샤가쿠샤는 "라마와 달리 강했지만 속으로 남들을 증오했고 구하려는 마음도 없었던데다 증오로 백면인을 키워낸 자기 탓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엄청난 자괴감과 죄의식에 빠진다. 그리고 라마에게 사실을 말하려 하지만, 라마는 "나는 여기서 죽지 않고 샤가쿠샤 님처럼 강해져서 모두를 지키고 싶어요. '''누나도….'샤가쿠샤'님 처럼'''..." 라고 말하다 죽는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죽기 직전까지 자신에 대한 원망 한 점 없이 믿음으로 빛나는 눈빛을 보여준 라마[7] 가 숨지자 샤가쿠샤는 라마의 시체를 끌어안으며 홀로 처절하게 중얼거린다. '''"틀렸어...그렇지가 않아...난... "''' 이렇게 라마는 그가 마을을 버리고 달아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누나가 죽었음을, 마을에 불을 질러 그나마 숨어있던 아이들까지 죽게 한 괴물 '''백면인'''을 키운게 샤가쿠샤임을 알지 못하고 죽었다.
이에 그들을 태양처럼 여겼지만,[8] 그 태양을 잃어서 큰 슬픔에 빠진 샤가쿠샤는 두번째 '''피눈물을 쏟으며''' 울부짖는다.[9] 바로 이 장면. 작품은 본 독자라면 누구나 본 작에서 가장 처절한 장면으로 꼽는다.
[image]
라마와 그 누나만은 지키려 했지만 정작 그 남매는 샤가쿠샤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마을 사람들을 구하려 했단 점. 끝내 마을 주민들도 그 남매도 다 죽었기에 혼자만 살아남은 샤가쿠샤는 영영 배신자일 수 밖엔 없음이 그의 비극이다. 결국 진심으로 사죄와 감사를 하려 한 마을 주민 모두와 누구보다 지키고 싶었던 라마 남매의 "마을의 모두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을 저버린 죄책감과 자괴감은 백면인에 대한 증오 못지않게 큰 부분으로 남게 된다.[10] 이 고통은 훗날 짐승의 창을 손에 쥐기 직전 키리오에게 독백하는 투로 드러난다. "난 언제까지라도 쫒을 거다. 놈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먼 옛날 어리석었던 '''내 자신'''을 없애기 위해서."
키리오는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아냐고 되묻다가, 지금껏 그 얘기를 해준 초라한 몰골의 사내의 '''어깨가 뚫려 있다'''는 점을 깨닫고 그가 바로 샤가쿠샤임을 알게 된다. 즉 작중에서 백면인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하지만 400년이나 되는 세월 동안 어떻게 살아왔냐고 묻자, 백면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알려준다.
앞서 말한 비유처럼 한 형제나 다름없는 몸이 되어버린 것. 즉 샤가쿠샤가 증오하며 살아온 덕분에 백면인이 지금껏 살아온 셈. 그리하여 샤가쿠샤는 백면인을 쫓아 여행을 시작하며 온갖 요괴를 무찌르며 400여년을 방랑한다. 그러다 중국까지 와서 요괴의 창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찾기 위해 험준한 산까지 오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현재에서 과거로 온 키리오와 마주한다. 그리고 '''키리오를 알아본다.'''[11]
긴 사연을 풀어놓은 샤가쿠샤는 마지막으로 키리오에게 말한다.
말을 마친 그는 요괴들이 모여 만든 '''붉은 천'''에 묶여있던 요괴의 창을 오랜 봉인에서 해방시킨다. 그리고 샤가쿠샤는 요괴의 창을 얻은 직후 (본인은 호야가 누군지 깨닫지 못했지만) 머릿속에 있던 호야에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온 것 같다. 만일 기회가 있으면 또 만나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창을 잡자마자 잠깐이나마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데, 바로 '''최초의 아자후세인 토라였다.'''[12] 그리고 키리오가 보는 앞에서 다시 인간으로 변해 멀어져갔다. 창을 계속 쓰다가 창에게 먹혀 아자후세가 되어 지금에 이른 것.[13] 이를 두고 현재 시점에서 아오츠키 스마코는 "백면인을 만들어 낸 자가 요괴의 창을 최초로 쓰다니 기구한 운명이다"라고 평했다.[14]
[1] 호야는 요괴의 창을 들고 하쿠멘노모노(백면인)와 싸웠지만, 백면인과 싸움을 시작한 지 '''4분 27초'''만에 백면인의 공격에 요괴의 창이 박살나면서 그 충격을 받고 바다로 떨어져 꿈을 꾸게 된다. 또한 키리오는 싸움에 합류하려고 했지만, 백면인의 약점을 찾기 위해 시간의 흐름을 조종하는 요괴인 시역&시순과 함께 백면인의 태생을 보러 갔던 것.[2] 재밌게도 애니메이션에서의 성우가 OVA에서 호야(우시오)의 성우를 맡았던 사사키 노조무다. 그리고 호야 역시 라마를 보며 나 같은 애도 있잖아? 라고 생각 한 것을 보면 작품 내적으로도 닮은듯.[3] 먼 훗날 짐승의 창에 꿰이는 부분이다[4] 얼굴을 포함한 상체는 멀쩡해 보이지만 연출과 키리오에게 한 대사를 보면...."난 라마의 창자를 그러모았다."[5] 앞에서 백면인이 마을 쪽으로 날아간 걸 보면 알겠지만 백면인의 소행이다. 어쩌면 적군이 공격해 온 것 자체도 백면인의 소행일지도 모른다.[6] 샤가쿠샤의 심리를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그렇게 못살게 굴고 박해했음에도 영웅이 되어 군말없이 자신들을 지켜주는 샤가쿠샤에게 두려움도 느꼈을 테지만 죄책감 역시 느꼈을 것이다.[7] 이 비극은 "라마와 닮은" 호야를 배신한 아키바 나가레의 고백에서 연쇄된다."짜증나더라구 그따위 착한 눈은...어떤 상황에서건 날 철떡같이 믿는 그런 눈은..."- 작가가 의도를 했건 아니건 일그러진 자기혐오와 배신은 기억이 없는 토라마저 분노해 나가레를 몰아붙이는 요인이 되었다. 라마는 샤가쿠샤를 동경하는 눈을, 호야는 나가레를 신뢰하는 눈을 강조하는 연출이 반복되었으며 샤가쿠샤의 눈을 통해 라마를 본 호야는 그 소년을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8] "좋은 남매였어. 살벌했던 내 인생 중 그들은 태양이었지…."라고 샤가쿠샤가 키리오에게 말한 적이 있다.[9] 이때 흘린 눈물 궤적은 이후 무명요괴가 된 뒤에도 무늬로 계속 남게된다.[10] 이 상처는 2500년 후에야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아물게 된다.[11] 호야가 꿈을 꾸면서 샤가쿠샤의 몸 속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인식이 입 밖으로 나온 것.[12] 따라서 애니메이션판에서 샤가쿠샤의 성우는 토라와 동일하게 코야마 리키야다. 감이 좋은 사람이라면 이 남자가 토라와 무슨 관계가 있구나 하고 알 수 있게 하는 성우배치.[13] 먼 옛날 어리석었던 자신을 없애기 위해 싸워왔던 오랜 목적이 무명요괴가 됨으로써 후일 우시오와 같이 활동하게 되어 이루어진 셈.[14] 다른 에피소드에서 우시오와 함께 과거로 온 토라는 지에메이에게 막 만들어진 요괴의 창이 이후 요괴들을 무차별 학살하다 봉인되었고 오랜 세월 뒤 누군가에 의해 풀려났단 말에 대꾸한다. "흥, 그 녀석이 쓸데없는 참견만 안 했어도 좋았을 걸."(..........) 조용히 지나가긴 했으나 완결까지 보고나면 이 대사가 본작 최고의 자학개그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