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너클더스터

 

'''쇼트 너클더스터 (Short S.18 Knuckleduster)'''
1. 제원
2. 요약
3. 설계 및 개발
4. 침대와 화장실이 딸린 비행정
5. 시험 및 평가
6. 남겨진 것들


1. 제원


형식 : 쌍발 비행정
설계 : 아서 구즈(Arthur Gouge)
제작 : 쇼트 브라더즈
초도비행 : 1933년 11월 30일
운용시기 : 1934년~1938년
승무원 : 5명
전장 / 전폭 / 전고 : 19.3 m / 27.4 m / 5.95 m
익면적 : 106.5 m2
중량 : 5,320 kg ~ 8,395 kg
동력 : 롤스로이스 고스호크 VIII 수랭 12기통 엔진 (775 hp) 2기
최대속도 : 240 km/h
항속거리 : 1,675 km
상승한도 : 5,030 m
무장 : 루이스 경기관총 3정 / 500파운드 폭탄 2발 또는 240파운드 폭탄 4발
생산수 : 1척

2. 요약


전간기영국 공군성은 공해상까지 멀리 진출해 관측이나 경비, 초계 등 다목적으로 쓰일 수 있을 만한 비행정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항공 당국은 요구사양서 R.14/40을 발행했고, 이 사업에 응모한 쇼트 브라더즈 사가 만들어낸 쌍발 비행정이 곧 쇼트 S.18이었다. 그 무렵 쓰이던 비행정은 대부분 구식티가 줄줄 흐르는 복엽 날개를 쓰고 있었던 것에 반해, 쇼트 S.18은 금속제 캔틸레버식 단엽 날개를 갖춘 근대적인 비행정이었다. 공군성은 이 프로그램 경합에 참여한 3개 업체 - 수퍼마린 스트랜라(Supermarine Stranraer) / 사운더스 로우 런던(Saunders Roe A.27 London) / 쇼트 S.18 - 들에게 아직 실험 단계에 있던 신형 증기냉각 엔진인 롤스로이스 고스호크(Rolls-Royce Goshawk)를 쓸 것을 주문하고 있어서 쇼트 사의 개발 주임 아서 구즈는 775마력짜리 고스호크 VIII 엔진을 사용하도록 설계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R.24/31로 바뀐 R.14/40 계획은 수퍼마린 사가 채용되고 사운더스 로우가 보조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어졌고, 쇼트 사가 만들어낸 시제 비행정은 실험 용도로 이용되었다. S.18이 맡은 실험은 엔진에서 생성되는 열을 증기 냉각기를 이용해 식히는 냉각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것과, 아직은 낯선 단엽 비행정의 비행 특성을 해명하고 비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쇼트 기술진들은 이 작업을 공군성과 함께 진행하면서 훗날 걸작 비행정으로 성공을 거두는 쇼트 엠파이어쇼트 선더랜드의 탄생에 기여할 많은 실험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었다.

3. 설계 및 개발


영국 공군성은 1931년에 장거리 다용도 비행정의 개발을 요망하는 요구사양서 R.24/31을 다시 정리해 발표했는데, 이 사업은 최종 참가업체로 정해진 3개 사에게 각각 1척 씩 프로토타입 제작비를 나눠주게 된다. 수퍼마린과 사운더스 로우는 전통적인 재래식 복엽 비행정으로 디자인한 것에 비해, 쇼트 사의 아서 구즈는 보다 현대적이고 참신한 전금속제 단엽 비행정을 선보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앞서 밝힌대로, 이 비행정에는 롤스로이스 케스트렐 수랭 엔진을 개량해 막 시제품이 만들어진 고스호크 엔진이 2대 얹어졌다.
쇼트 개발진들은 S.18에게 너클더스터(Knuckleduster)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이 비행정은 선체 측면이 깎아지른 듯이 각진 형상으로 다듬어졌고 바닥은 후미쪽에서 단차가 주어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이 계단형 선저 구조는 착수시 충격을 줄여주고 활주할 때 수류의 저항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음을 수조 실험을 통해 알아낸 쇼트 기술진들이 특별히 도입한 것이었는데, 나중에는 여러 비행정이나 수상기의 플로트가 이런 구조로 만들어지게 된다. 선체 중앙부는 위로 꺾여 올라간 걸윙과 보조 플로트의 무게와 하중을 지탱하기 위하여 프레임이 특별히 보강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갈매기의 날개를 닮아 활짝 펼쳐져 치켜 올라간 익근부는 높은 내파성와 강도를 가지도록 상자형 선체 단면에서 뻗어올라간 4개의 스트럿과 붐으로 구조는 더욱 강화되었다. 윙박스에는 주 연료탱크가 내장되어 있으며, 버팀대와 외측 날개 아래에는 보조 플로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괴팅겐 436 에어포일을 적용한 주날개는 내부 프레임은 철제였지만 표면은 천으로 씌워 마감해 중량을 줄였다.

4. 침대와 화장실이 딸린 비행정


아직 실용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롤스로이스 고스호크 엔진은 증기 냉각기가 딸려 있었는데, 이 장치는 안그래도 문제가 없지 않던 엔진과 맞물려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고스호크의 후기형인 고스호크 VIII의 경우, 카탈로그대로라면 해면고도에서 837마력을 낼 수 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725마력이 한계였고, 증기를 다시 물로 바꿔 순환시켜주는 콘덴서는 적지 않은 항력을 낳고 있었다. 후미 동체에서 대각선으로 뻗은 스트럿으로 지탱되는 수평 미익에는 다시 버팀대가 추가되고 2장의 수직 미익, 그리고 거기 붙은 방향타로 구성되었다. 초기 비행 테스트 결과, 테스트 파일럿 존 파커(John Lankester Parker : 1896~1965)는 너클더스터의 요잉 안정성이 부족하다면서 건의하여 꼬리 날개의 면적이 확대되었으나, 이 개조 작업은 쇼트 사의 자비로 진행되었다.
기내에는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나란히 앉고, 노즈 상단에는 총좌가 마련되었으며 내부에는 기관사와 통신수가 타고 항법사 좌석에는 차트 테이블이 있었고 승무원 휴식이나 부상자 수송을 위한 접이식 2층 침대가 딸려 있었다. 그리고 선체 안에 준비된 승무원 거주구획에는 세 번째 접이식 침대와 음식을 덥히거나 물을 끓일 수 있는 작은 주방도 있었으며, 더 뒤쪽으로는 창고 겸 화장실이 있었다.
기수위 총좌 외에도, 기체 중앙 부분과 후미에도 방어용 총좌가 있었다. 윙 박스 하부에는 파일런이 붙여져 폭탄이나 폭뢰를 탑재할 수도 있었으며, 선내 구조를 조금 바꾸면 어뢰도 운반할 수 있었다.

5. 시험 및 평가


공군성으부터 K3574라는 기체번호를 받은 원형기는 1933년 11월 30일에 쇼트 사의 수석 테스트 파일럿 존 파커가 조종간을 잡고, 조지 코튼(George Cotton)과 W. 하워드 벨(W. Howard Bell)이 동승하여 처녀 비행에 나섰다. 파커는 이수하는데 성공했지만 곧 일련의 조작 반응을 시도해보곤 방향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증상을 알아챘고, 곧바로 착수했다. 그의 보고서에 의존해 수직 미익과 러더를 넓힌 개조를 받은 K3574호기는 12월 15일에 다시 비행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별 문제가 없이 성공적이었다. 계속된 시험 비행 중에 발견된 또다른 문제는 선체가 똑바로 수평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꾸만 뱅크가 일어나는 증상이었는데, 이로 인해 수직 미익의 면적을 18% 더 늘리고 후방 총좌 위에 큐폴라를 덧붙이는 등 후방 선체 쪽에 몇 가지 개수가 행해졌다.

1934년 6월 12일에 모든 시험 비행을 마친 너클더스터 비행정은 펠릭스토우(Felixstowe)에 있는 해상항공기 실험장(MAEE : Marine Aircraft Experimental Establishment)까지 자력으로 날아 도착했다. 개량을 거친 너클더스터는 비행 성능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최대속도와 항속거리가 공군성이 정한 기준에 미달되어 군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내려졌다. MAEE에서 평가 비행을 받던 너클더스터는 10월에 착수한 다음 계류하기 위해 부두로 향하다가 다른 비행정과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원형기는 수리를 위해 켄트주 로체스터에 있는 쇼트 공작창으로 보내졌고, 말끔히 고쳐진 기체는 1935년 3월에 펠릭스토우로 되돌아왔다.
그해 4월에 너클더스터는 사운더스 로우 런던과 함께 평가 시험을 치르기 위해 플리머스 공군기지로 옮겨지게 된다. 이 평가는 헨든 공군기지에서 열린 공군 전시회에 참가하는 일정을 포함하고 있었고, 기체는 잠시나마 영국 공군의 비행정 부대인 제209스쿼드론(No. 209 Squadron RAF)에 배속되었다. 10월에 MAEE에 돌아온 기체는 고스호크 엔진의 결함으로 평가 요원들을 애먹이고 있었다. 1938년 9월에 모든 평가를 마친 기체는 비행 임무에서 물러나 코스포드 공군기지에 있는 제2기술훈련소(No. 2 School of Technical Training)에 교보재로 보내졌다.

6. 남겨진 것들


신뢰성이 떨어지는 엔진과 항속 성능을 충족시키지 못한 너클더스터는 채용에 탈락해 생산되지는 못했지만, 이 비행정이 첫 비행에 나서기 직전에 공군성이 발표한 새로운 요구사양서 R.2/33은 곧바로 쇼트 선더랜드라는 걸작으로 열매를 맺게 된다. 선더랜드는 요구사양서 R.24/31의 개발 과정에서 혜택을 받은 몇 가지 대형 비행정 중에 하나였을 뿐, 너클더스터는 자신의 기술적인 유전자는 후대로 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