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니바사 라마누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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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수학, 특히 정수론 분야의 발전에 공헌하였으며 직관이 매우 뛰어난, '''인도가 낳은 20세기 최고의 수학 천재'''로 불린다.
2. 생애
인도 제국 타밀나두 주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집안 사정 탓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나 집구석 어딘가에서 찾아낸 수학 공식집을 읽으며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된다.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한 그는 여러 상을 받고 전액 장학금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등 재능을 나타냈지만,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탓에 대학을 중퇴하고 회계사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학 연구를 하고 싶었던 그는 자신이 정리한 노트를 영국의 저명한 수학자들에게 보냈다. 이 노트는 정석적인 수학적 방법을 거의 따르지 않았으며 설명도 제대로 없이 알 수 없는 정리만 적은 수준이라 대부분 무시당했으나, 수학자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가 라마누잔의 노트를 보고 리만 제타 함수와 관련된 것임을 알게 되고 즉시 천재성을 알아본 하디는 라마누잔을 영국에 초청하여 캠브리지 대학에서 학위를 수여받고 연구를 계속하게 된다.
하디는 훗날 후배 수학자 폴 에어디쉬의 "선생님이 수학계에 한 가장 큰 공헌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리틀우드를 가르치고 라마누잔을 발견했던 것"이라고 단언한 적이 있다. 그 후 하디에게 "그러면 수학적 재능만 따졌을 때 100점 만점에 선생님은 수학자들을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라고 묻자 "나는 25점, 리틀우드가 30점, 다비트 힐베르트가 80점, 그리고 라마누잔이 100점 만점일세" 라고 대답했다. 힐베르트의 그당시 수학자로서의 위상을 생각하면 진짜 엄청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연구 스타일은 개인용 칠판 하나에 분필로 수식을 마구 적어가며 생각하는 식이었다. 엄청난 집중 상태에서 빠르게 생각하느라 칠판 지우개 찾는 시간도 아까워 옷소매로 지웠다고 한다. 그리고선 도출된 수식의 결과만 종이 노트에 정리[2] 했는데, 덕분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그의 노트에는 어째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참이기는 하는 수식들이 가득하다.[3] 본인은 나마기리 여신이 자신에게 가르쳐 줬다고 했지만 그것보다는 천재성의 결과라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천 건의 정리를 남겼으며, 요즘도 가끔씩 라마누잔의 노트에 나오는 어떤 수식을 증명했다는 논문이 발표되고는 한다.
독실한 힌두교 신자이자 브라만 계급으로, 원래 브라만 계급은 바다를 건너지 못했으나[4] 끝내 바다를 건너갔는데[5] 영국의 우울한 날씨와 향수병으로 영국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인도인이라는 이유로 영국 수학협회 회원이 되지 못했는데. 고달픈 삶까지 겹치자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 시도를 했다. 그에 경악한 후견인 하디의 강력한 추천으로 영국 수학협회의 정회원이 된다. 거기에 평생 채식을 했는데[6] , 전쟁으로 인해 채소 공급이 끊기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한 그는 영양실조와 합병증으로 32세에 요절하였다.[7]
3. 기타
그의 수학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일화의 하나로는, 1918년 입원중이던 라마누잔을 하디가 문병왔을 때, 하디는 자신이 타고온 택시의 번호가 1729로 매우 평범한 숫자였다며 툭 던지듯이 말했다. 그러자 라마누잔은 그 자리에서 "아뇨, 매우 흥미로운 숫자입니다. 서로 다른 세제곱수 2개의 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두 가지인 가장 작은 수거든요."라고 말한 적[8] 이 있다. 실제로
$$ 1729 = 10^3 + 9^3 = 1^3 + 12^3 $$
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는 이렇게 나타낼 수 있는 자연수중 가장 작은 수이다. 하디가 이런 수가 또 뭐가 있느냐고 물으니 라마누잔은 잠시 생각하더니 100만까지의 숫자중에는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사실 4104 를 비롯하여 많은 수가 존재하는데, 하디가 물어 본건 '3가지 방법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러한 조건이 성립하는 다음 숫자는 $$87539319 = 167^3+436^3 = 228^3+423^3 = 255^3+414^3$$이다. 이와 같은 수들을 하디-라마누잔 수 또는 택시 수(taxicab number)라고 부르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어떤 책에는 하디가 1729 = 13x133 이라며 13이 겹치는 불길한 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9]
1909년 22살 때 10살에 불과한 자나키와 결혼했었다. 하지만 너무 어린 관계로 3년 간 친정에서 살면서 결혼 생활은 거의 하지 못했으며 이후 라마누잔이 영국으로 떠나면서 거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라마누잔이 영국 생활을 끝내고 인도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결혼 생활을 했지만 얼마 안 가 사망하면서 또다시 과부가 되었다. 이후 자나키는 1994년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남편과 달리 매우 장수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천재성을 발휘하다 갑자기 요절한 그의 강렬한 이미지덕에 많은 창작물에서 라마누잔이란 성의 인도 출신 수학 천재들이 등장한다. 미드 NUMB3RS의 아미타 라마누잔도 그런 캐릭터 중 하나. 맷 데이먼,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굿 윌 헌팅에서도 그의 이름이 언급된다. '골드바흐의 추측'이라는 서적에도 라마누잔이라는 수학자가 나온다.[10]
$$\displaystyle 1+2+3+4+\cdots=-\frac{1}{12}$$ 이 된다는 기묘한 결과를 내는 라마누잔합이라는 수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sqrt{1+2\sqrt{1+3\sqrt{1+4\sqrt{\cdots}}}}=3$$ 이라는 식을 발견했다고 한다.[11]
또 '''라마누잔 수'''라고 불리는 $$e^{\pi \sqrt {163} }$$≒262,537,412,640,768,743.99999999999925...를 찾아내기도 했다.[12] 이 수는 무리수임이 증명되어 있지만, 정수에 매우 가까운 무리수여서 종종 농담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라마누잔이 죽기전에 연구하던 공식은 블랙홀의 엔트로피를 계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혀졌다.#
4. 영화
헐리웃에서 가장 촉망받는 인도계 영국 배우 데브 파텔이 라마누잔으로 분해 그의 일대기를 다룬 <무한대를 본 남자(The Man Who Knew Infinity)>[13] 영화가 개봉되었다. 그를 돕는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역에는 제레미 아이언스가 나온다.#
유명한 영화인 굿 윌 헌팅에서도 라마누잔의 이름이 언급된다.
[1] 지금의 남인도 타밀나두 지역이다. [2] 왜냐하면 종이가 귀했기 때문.[3] 물론 이후에 거짓으로 판명된 수식이 극히 일부분 존재하긴 하지만… 예를 들어서 소수 계량 함수를 정확하게 찾아냈다는 기록도 있는데, 이는 하디와 리틀우드가 분석해보니, 리만 제타함수에서 비자명 복소근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의 식을 도출해 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실제로는 리만 가설을 보면 알겠지만, 실수부가 0.5인 비자명 복소근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물론 리만 가설의 존재도 모른 채로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거다. 여담으로 위에서 하디와 리틀우드가 천재성을 알아봤다고 되어 있는데, 그 실마리가 된 것이 바로 이 소수계량함수에 대한 잘못된 추측이다.[4] 굳이 브라만 계급뿐만이 아니라, 전통적 카스트에 의하면 인도인들은 바다를 한 번이라도 건너면 그 전 계급과는 상관 없이 무조건 불가촉천민이 되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육로가 아닌 경로로 인도에 들어온 모든 외국인들은 불가촉천민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바뀌어 브라만들도 유학 잘만 간다.[5] 가족이 반대했지만, 라마누잔의 집에서 믿던 나마기리 여신이 어머니의 꿈에 나타나서 갈 길을 막지 말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하는건 유명한 이야기.[6] 60%의 인도인이 락토 베지테리언이다. 인도의 문화와 연관된 부분.[7] 1994년에 그의 의료기록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이질 아메바 감염으로 추정된다.[8] 이는 라마누잔이 직관적으로 계산한 것이 아니라 그가 이미 연구했던 수였다. 이후 그의 노트에서 '1729'를 연구한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9] 하디는 무신론자이기에 사실이 아닐 수 있다.[10] 이 소설의 내용을 미루어 봤을 때 실제 인물을 가리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하디, 리틀우드 등도 언급되는걸 보면.[11] $$3=\sqrt{9}=\sqrt{1+2×4}=\sqrt{1+2\sqrt{16}}=\sqrt{1+2\sqrt{1+3×5}}=\cdots$$. 자세한 증명은 영상 참조[12] 실제 찾아낸 수는 $$e^{\pi \sqrt {58} }$$≒24,591,257,751.999999822213241469576...라고 한다.[13] 로버트 카니겔이 쓴 전기의 제목과 같다. 국내에도 일찍이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나 영화 개봉을 앞둔 2016년 상반기 현재는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에서나 보인다. 영화가 개봉하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개역판까지도 기대해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