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수호박
1. 개요
雙手互搏[1]
김용의 무협소설 <사조영웅전>에서 처음 등장하는 가공의 무공.
말 그대로 '''양 손이 서로 치고받는''' 무공으로, 양 손이 각기 따로 떨어진 존재인 것처럼 전혀 다른 무공을 펼쳐내는 비법이다. 이 무공의 핵심 중의 핵심 원리는 마음을 둘로 나누는 분심이용지술로, 이 심법이 가능해야지만 양 손이 전혀 따로 노는 것처럼 각각 무공을 구사할 수 있어 효과가 극대화된다.
2. 작중 설정
노완동 주백통이 황약사에 의해 15년 동안 도화도에 갇혀 지내면서 '''심심해서''' 만들어낸 무공이다. 원래 주백통은 장난도 좋아하고 무공 겨루기에도 환장을 했는데 동굴 한 칸을 나오지 못하는 신세가 되자 도저히 심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고, '''내 왼손이랑 오른손을 싸움시키면 덜 심심할 것이다'''라는 발상에서 이 기이한 무공을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무공의 이름이 '양 손으로 하나의 적을 치는 것'이 아니라 '양 손이 서로 싸우는 것'(雙手互搏)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후 도화도를 찾아온 곽정과 지내면서 공명권과 더불어 이 쌍수호박을 곽정에게 전수하게 된다.[2] 수련의 시작은 한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한 손으로는 네모를 그리는 것인데, 보통 사람들은 동그라미와 네모의 모양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가 되지만 곽정은 머리가 단순하면서 전진파의 현문정종 심법을 수련했기에 의외로 금방 이 입문 공부를 따라할 수 있었다. 이후 꾸준한 연습을 통해 며칠만에 곽정 또한 쌍수호박의 비결에 통달하게 되었다.
쌍수호박의 진가는 적을 상대할 때 나오는데, 비록 내공이 두 배로 강해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 손이 전혀 뜬금없이 다른 무공을 각기 구사할 경우 초식에서 적잖은 이익을 볼 수 있다.''' 곽정만 해도 강맹한 항룡십팔장과 음유한 공명권을 양 손으로 구사하자 서로를 보완하면서 홍칠공 같은 당대의 고수의 공격조차 막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동시에 여러 사람의 협공을 받아도 한 손으로 한 명의 상대를 하는 데 익숙한데다 각자에게 적절한 무공을 써서 대응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남과 싸울 때 유용한 무공이라고 할 수 있다.
곽정이 이 점을 지적하자 주백통은 자신이 이제 황약사조차 제껴버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고 도화도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주백통은 원래 황약사에게 다소 못 미치는 실력이었지만, 쌍수호박을 사용해 초수에서 이익을 보면 황약사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3] 결국 구음진경을 저도 모르게 익힌 주백통이 황약사를 상대로 한 손만 사용하는 페널티를 자처하다가 부상을 입지만, 주백통이 ''''내가 양 손을 다 쓰면 이길 거요.''''라고 말하자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황약사 역시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주백통은 쌍수호박을 며칠 만에 배워서 아예 주력 절기로 쓰는 곽정과 쌍수호박을 가르쳐 줘도 못 배우는 황용을 보고, 곽정처럼 멍청한 사람만 쌍수호박을 배울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잡다한 생각이 없는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만이 배울 수 있는 것으로 신조협려의 시대에선 소용녀도 배울 수 있었고, 주백통이 그걸 보고 놀라워한다.[4] 황용, 양과 또한 배울 기회가 있었지만 배우지 못하고 곽정과 소용녀가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황용과 양과는 잔머리가 잘 돌기 때문이고.[스포일러] 곽정과 소용녀는 순수한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덤으로 도가계열 심법을 배운 탓도 있다.[5]
소용녀는 특히 2명이 함께 쓰는 것을 전제로 개발한 옥녀소심검법[6] 을 쌍수호박을 습득한 후 혼자서도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터무니 없이 파워업하여 전진파 한가운데에서 무쌍을 펼친다(...)
사실상 완전 사기급 무공이다. 서로 내공이 비슷한 고수들 사이에서는 잠깐의 우세가 생사를 가르는데 동시에 두 가지 초식을 구사한다는 건 언제나 우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같은 초식이 동시에 날아오던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초식이 사용되는 등,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사조영웅전에서 곽정이 아무리 발전을 했다지만 이게 아니었다면 수도 없이 죽었을 것이다.
3. 현실성
무협지에 나오는 무공들이 다 그렇듯 실제 현실에서는 오히려 자살행위에 가깝다. 원래 한 번에 하나의 무공을 펼칠 때도 몸 전체가 동작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세를 취하기 마련이다. 즉 쌍수호박은 자기 손끼리 싸움을 시키기엔 그럴싸할지 모르나 적을 상대할 때는 평상시보다 위력이 한참 떨어지는 것은 물론, 빈틈까지 생긴다. [7]'''무예는 한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하는 것이다.''' 철권의 언노운이나 모쿠진처럼 공격 패턴을 바꾸거나(이건 재능만 뒷받침된다면 의외로 쓸 만할지도?) 스위치 스텝을 하면서 다른 손으로 다른 패턴의 공격을 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쓸모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4. 여담
'순수한 사람들만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아무래도 게임에서는 반영되기 어려운 터라, 동일한 무공으로 1턴에 2회 공격하는 기술이 되었으며 자질이 45이하인 캐릭터만이 이 기술을 배울 수 있게 설정되기도 했다. 이 자질이라는 능력치는 특정 무공을 익힐 때 일정 수치 이상을 요구하고 높으면 높을수록 빠르게 무공을 배울 수 있는 능력치인데 유독 쌍수호박만 45이하로 배울 수 있게 나와 원래 쌍수호박을 익히고 있는 곽정(물론 이쪽은 원래 자질이 매우 떨어진다)과 소용녀의 자질이 낮게 나온다. 게다가 쌍수호박을 배울 수 있는 다른 캐릭터들도 어딘가 하나씩 모자란 아해들이라[8][9] 멀쩡한 소용녀가 농담삼아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주인공의 경우 이 기술 하나를 위해 자질을 45로 맞추기 위해 수도 없이 캐릭터 생성과 삭제를 반복하게 만들다가[10] 나중엔 아예 스탯을 자기맘대로 만드는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출간판에서는 롬멜이 영국군과 미군과 싸우면서 사용하다가 퇴각한다.
- 야심작 정열맨에서도 등장.
수련의 시작인 한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한손으로는 네모를 흐트러짐 없이 그려내는 것을 추자풍은 1년만에 겨우 마스터 하였으나 허새만과 김정열은 단 한큐에 해내버렸다. 거기다가 이 무공의 상위판인 사지호박이 등장한다.[11][12] 허새만이 하상윤의 공격을 반격하기도.[13] 나중에 원수현과 싸울때 삼발백호육탐을 사지호박으로 막아 성공한다.
- 곽정이 이 무공을 보고 했던 대사가 짤방이 되었다.
- 원펀맨의 가로우도 비슷한 기술을 썼다. S급 히어로 "초합금 검은빛"과 싸울 때 한 손으론 유수암쇄권을, 다른 손으론 선풍철참권을 써 연계기인 교아용살권으로 쓰러뜨렸다. 작 중 표현으론 이 기술은 두 무술의 연계기이기에 두명이 있어야만 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당시 가로우는 점점 리미터가 해제되어 인간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태였다.
[1] 博이 아니다[2] 이 때 만화판 사조영웅전에서 곽정이 보인 반응이 그 유명한 짤방인 '이건 정말 듣도 보도 못한 발상이군'[3] 이전까지 구양봉에게 일방적으로 나가떨어지는 등 굉장히 평가절하되는 묘사들이 있지만, 사실 주백통의 무공은 지난 화산논검 당시부터 오절 바로 아래 수준의 고수였다. 도화도에서 황약사와 주백통이 겨루는 걸 본 매초풍과 진현풍도 둘의 대결을 보고 주백통을 우습게 여기기는 커녕 '엄청난 고수들의 대결이었다. 우리는 아직 강호를 종횡하기에는 부족하다.'라며 두려워했다.[4] 사실 주백통의 정신연령이 초딩 수준이라(...) 간과하기 쉽지만, 주백통 본인도 공명권같은 무공을 창안해낸걸 보면 절대 머리가 나쁜 건 아니다.[스포일러] 양과는 결국 외팔이라 양손을 따로 사용하는 쌍수호박은 의미가 없다...[5] 소용녀의 경우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어린 시절부터 배웠다는 점도 한 몫 했다는 묘사가 작중에 존재한다[6] 김용 월드 내에서도 검법만으로 따지자면 독고구검 다음가는 수준의 최강급 검법. 두 명이서 한쪽은 옥녀검법을, 다른 한 쪽은 전진검법을 펼치며 사용하는 합격술이다.[7] 복싱의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원투 콤보에서 '투'인 스트레이트의 위력은 '원'의 잽을 거둬들이면서 주력 손으로 체중이동을 시킨 힘을 쏟아붓는 것에서 나온다. 그런데 쌍수호박으로 '원'과 '투'를 각각 양손으로 날리면, 잽은 그렇다치고 스트레이트의 위력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서로 다른 동작을 하는 만큼 빈틈 역시 커질 수 밖에 없어 만약 빗나가면 카운터 맞고 실신하기 딱 좋다. 소위 중국무술 고수들의 전매특허인 텔레폰 펀치가 이런 식인데, 이런 펀치는 아주 가끔 MMA 시합에서 도발용으로나 쓰는 실정이다. 비슷한 동작인 잽과 스트레이트를 달리 쓰는 것도 이 모양 이꼴인데 만약 손과 발을 쌍수호박으로 쓴다면?[8] 임평지는 맛이 간 복수귀, 허죽은 우유부단 어리버리, 악노삼은... 아...[9] 석파천은 언뜻 보면 김용월드 최고의 돌머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원작소설(협객행)을 읽어보면 의외로 머리도 총명하고 여러가지 잡기에도 능하다.(ex 요리 등) 다만 성격이 너무 천연이라서 바보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소용녀와 비슷한 과인듯.[10] 캐릭터 스탯은 생성시 랜덤이고 자질은 히든스탯이라 표시도 되지 않기 때문에 맨 처음 배우는 무공의 경험치 수치를 보고 파악해야 했다[11] 개념 자체는 사조영웅전 안에서 이미 등장했다. 쌍수호박을 주백통에게 배우던 곽정이 발까지 쓰면 4:4로 싸울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으나 이걸 말했다간 주백통이 개발한답시고 뭘 할지를 모르겠기 때문에(배운다고 꽤나 시달리고 있었다)그냥 생각만 하고 만다.[12] 그리고, 야심작 정열맨에서 사지호박과 같은 이 쌍수호박의 상위호환격 기술은 다른 작가의 무협소설에서도 나온 바가 있다. 대표적으로, 제갈천의 무협소설인 신품무제에 나오는 천황심법과 사마달의 무협소설인 절대무후에 등장하는 십뇌마공. 십뇌마공은 사지호박의 2배 조금 넘는 사람의 마음을 10개나 나눌 수가 있고, 한번에 10여가지의 무공을 동시에 구사가 가능한 사실상 쌍수호박과 사지호박과는 비교 자체를 불허하는 수준의 무공이고, 천황심법은 아예 사지호박과 십뇌마공조차도 아득히 초월하는 수준으로, 무려 사람의 생각을 100여가지나 나눌 수가 있는 무공이다.[13] 오른손은 봉황신공 봉황신장, 왼손은 봉황탐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