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병

 

1. 개요
2. 암호실
3. 암호관


1. 개요


암호병은 군사기밀을 다루기 때문에 업무내용은 비밀이다. 암호병들은 암호실 기밀유지에 대해 암호관들에게 단단히 교육받기 때문에 같은 중대 내에서 생활하는 선임들이 물어봐도 말을 하지 않는다. 어짜피 국군이 바보가 아닌이상 암호는 계속 변경된다. 가장간단한 암호체계중 하나로써 무전 호출명이나(예시: 본부-까마귀 1중대-호랑이) 암구호는 항상 변경된다는것을 상기해보자.
선발 자격도 까다로우며[1] 육군의 경우 따로 지원받는 것이 아닌 징병인원 중에서 차출되는 방식으로 선정된 후 육군정보통신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은 후 자대에 배치된다. 공군의 경우 전산 특기로 입대하면 30110 보안체계관리 특기 지원자를 추려내고(차출이 아니기에 암호병 조건에 맞아도 본인이 지원 안하면 그만이다.) 나머지는 자동으로 30010 정보체계관리 특기를 받는다.
보통 내무반에서도 보기 힘든데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생활관 사람들에게도 존재감이 희미한 보직. 타 특기 병사들에겐 대충 '뭐하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힘든 보직이다' 정도로 알려져 있다.
주로 암호실에서 정신노동 근무를 한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좋지 않게 보는 선임들이 많아 짬이 안되면 처절한 내무생활을 하고 후임들에게까지 땡보라고 까인다. 사실 육체적으로는 땡보가 맞기 때문에 보통은 그냥 농담으로 웃어넘기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짬 차이 많이 안 나고 어느 정도 친한 후임일때의 얘기고 짬 차이가 많이 나는데 땡보드립을 치면서 놀린다면 폭풍갈굼이나 말년꼬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설령 암호병 당사자는 가만히 있더라도 '''그 사람의 동기들에게 갈굼을 먹는다'''. 하지만 육체적으로 덜 힘들 뿐이지 정신적인 피로는 타 병종과 비교가 안 된다.
암호장비 관리와 암호문서를 작성&해독 및 관리한다. 팩스병이 부족할 경우 야간 근무를 팩스 근무로 서는 부대도 있다. 실질적으로 암호장비 관련 업무 중 주 업무는 2가지다. 암호장비 입출고 및 ATCIS 암호 모듈 잠겼을 때 풀어주는 것이다.
암호자재나 암호장비는 사진으로 찍어서 인트라넷에 올리는 것조차도 보안위반이다. 특히 암호장비는 암호장비라는 표시를 하는 것도 보안위반이기에 부대 활동사진 따위에 미처 모자이크를 안 하고 실수로 찍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구두 경고가 내려진다.[2] 실질적 주 업무 2가지 중 하나인 암호장비 입출고는 서류나 전산상의 업무는 암호실 밖에서도 할수야 있겠지만, 암호장비를 분해하는 것은 무조건 암호실 혹은 암호장비 정비실 내부에서 해야하므로 역시나 fail. 나머지 하나인 ATCIS 암호모듈(...) 잠긴 거 풀어주는 것 또한 암호실 밖에서는 못한다. 이 때문에 암호모듈의 문제 가지고 체계병과 암호병과 유선병 사이에 서로 짬때리기를 시전한다. 사단급 이상 암호병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그 장비'''(...)를 암호실 밖에서 켰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굳이 암호실에 짱박혀서 해야 하나 싶은 업무들까지 죄다 암호실에 짱박혀서 처리하는 건 다 보안 문제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영창 안 가고 무사히 전역해야 되니까.'''
보안감사 시즌의 암호실은 무조건 바빠질 수 밖에 없다. 이는 평소에 열심히 했더라도 절대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암호장비를 일선 부대/처부에서 보안사고 나지 않게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암호실 밖에 배부되어 있는 암호장비는 1차적으로는 배부받은 부대/처부가 똑바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에게는 그들의 주 업무가 있는 만큼 아무래도 암호실에서 암호실 것으로 되어있는 장비들을 관리하는 마냥 빡세게 관리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필연적으로 여러가지 자잘한, 그러나 보안감사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을만한(= 보안사고로 간주될 여지가 있는) 문제들이 발생한다.[3] 따라서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부대나 처부에서 보안감사 시즌을 맞이했을 때 가장 먼저 암호실과 암호병을 찾는다. 그런데 암호실은 하나이고, 암호장비를 배부받은 예하 제대와 참모부 처부는 여럿이다.
게다가 평소에 아무리 잘 하고 있어도, 신규 암호장비가 정식으로 배치되거나, 구형 암호장비를 퇴역시키는 빅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얄짤없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꾸준히 신규 암호장비들이 개발되고 일선에 배치되고 있기 때문에 군생활 중 절대 없을 사건도 아니다.
직책상 전문 숙달이 암호병의 주요 업무이나 현실적으로는 암호실의 실질적인 업무 대부분은 암호장비 관련 업무다. 따라서 암호장비가 많은 상위 부대일수록 힘들다. 사단급은 보통 암호장비가 아무리 많아도 천몇백개지만, 군단급의 경우 기본이 수천개이다. 군사령부는 당연히 더 많다. 게다가 암호자재가 들어가는 최하급 제대는 사단이다. 즉 사단에서는 상급제대에서 주는 암호자재를 받기만 하면 되지만, 군단이나 군사령부는 상급 제대에서 주는 암호자재를 받은 다음, 다시 그걸 하급제대에 배부까지 해야 한다. 그리고 사단급에선 좀만 안되면 바로 군단에게 넘긴다. 군단이나 군사령부가 사단보다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군단급에서 땡보가 있기는 어렵다.
소속부대의 간부들도 그다지 좋은 눈으로는 보지 않는다. 암호실도 다른 대부분의 참모부와 마찬가지로 업무는 의외로 많고 편제인원은 의외로 적다. 따라서 암호관 입장에서 중대 잡일에 자기 부하들을 굳이 빼가려 드는 것을 좋아할 리 없고, 중대 간부들 입장에서는 안에서 뭐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애들은 안 보내주니까 짜증날 것이다. 그런데 기본 준위인 암호관들이 짬으로 밀리지는 않으니까 딱히 뭐라고 할 수 없고, 결국 만만한 병사들을 갈구는 것. 반면 (사단급 기준으로) 사령부 간부들[4]이나, 다른 직할대의 암호장비 담당 간부들과는 우호적이다[5][6]. 가장 경계하는 대상은 당연히 '''자신들을 제외한 암호실 출입 인가권자들'''.
상급부대의 경우 암호장비 관련 문의사항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해진다. 주 업무 2가지 중 하나로 ATCIS 암호 모듈 잠긴 것을 풀어주는 업무가 많다. 해당 암호장비의 비밀번호를 정확히 숙지하지 않고 당직근무를 하다가 조작 실수를 하여 암호장비가 잠기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주말에 더 많이 잠기는 편이다. 절차대로라면 해당 ATCIS 망을 간부가 조작해야 하지만, 실제로 사단급 지통실 상황병은 해당 참모부 병사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병사에게 조작을 시키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유서는 간부가 쓴다.[7]
사단급은 사단 통신대대 기준 통상 2~4명 정도가 편제되고 군단급으로 가면 6명이 편제된다. 사람이 많을 시에는 열외가 눈에 띄기 때문에 짬으로 끊어서 2~3명 정도만 열외하는 경우가 많다.
암호병의 최하급 편제는 연대 통신중대 (직할부대급)다. 중대이므로 TO가 엄청 딸린다. 즉, 암호병의 주특기를 부여받고 지휘통제실 무전대기 근무를 선다거나, 팩스병을 병행하기도 하고 탄약고 근무도 선다. 연대통신중대의 TO가 암호병1 팩스병1이라 둘은 거의 사수와 부사수같은 궁합을 보이기도 한다.[8]
연대 암호병은 정기적으로 사단에 파견되어 교육을 받는데, 그 때만큼은 야간근무도 없고 전부 다 아저씨 취급, 훈련이나 작업은 죄다 열외되는 등[9] 천국을 누리게 된다. 파견을 나가면 암호실에 짱박혀서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훈련이나 작업을 받을 시간이 없으며, 짬이 차면 어물쩡 넘어가는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꼼꼼한 성격의 암호관이 있기에 가라치기는 힘들다. 군지사, 군단, 사단 소속 암호병 중 업무강도나 대우등 종합하여 판단해보면 최말단인 연대소속의 암호병이 가장 널널한 편(?)이었다.[10] 허나 최근에는 연대급 암호실이 폐쇄되는 추세라 실질적으로 일반 통신중대원들과 다를바 없다.
대한민국 육군에서는 상식적으로 같은 보직이면 상급부대가 편하다. 하지만 암호병의 경우 그렇지 않다. 암호실이 없는 부대들을 제외하고 암호실이 있는 부대들만 비교했을때 상급부대로 올라갈수록 힘들다. 상급부대로 올라갈수록 직할부대의 숫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단급으로 올라가면 편제가 많아서 위와 같은 열외찬스도 적어진다. 이는 체계병도 마찬가지.
암호병은 휴가시에도 사회에서 사용하던 휴대폰 번호를 도청당한다는 루머가 있다.휴가 나와서 섣불리 군대 업무를 누설했다가는 바로 영창가는 불상사가 있을수 있기에 암호병의 업무에 대해서는 묻지도 말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게 서로에게 좋다.

2. 암호실


암호실이라는 전용 사무실에서 암호관과 함께 근무를 선다.
암호실 업무의 대부분은 '''다른 사무실'''에서 해서는 안 되는 보안 업무이다. 일단 명목상의 주업무인 암호전문 숙달의 경우, 이걸 암호실이 아닌 다른 사무실에서 한다는 얘기는 '''암호자재를 암호실 바깥에서 펼쳐놓고 전문을 해석한다'''는 얘기인데, 이 따위 미친 짓을 했다가[11] 군사안보지원부대에 걸리면 그 부대 암호실의 암호관부터 시작해서 암호병들 전원이 죄다 육군교도소 가고, 사단장까지 덩달아 줄줄이 진급 막히고 재수없으면 옷까지 벗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암호실은 사단/군단 2급 기밀 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아무나 출입이 불가능하다. 무장경계병이 24시간 대기하며, 출입허가자 명단(부대 최고 지휘관외 모두 전임암호사 직분을수행한다) 이외에 출입은 절대로 불가하다. 부대 최고지휘관은 벨을 누르고 들어갈 수 있고, 사단장이라 해도 마음대로 출입이 불가능하다. 별의개수가아무리 많아도 벨을 누르고 입출기록작성하고 들어오는거지, 마음대로 출입은 절대절대로 불가능하다. 다른 간부의 경우 아예 출입 자체가 안 된다. 부사단장이나 당직사령, 당직사관이라도 출입할 수 없다. 실제로 당직사관이 암호병한테 '지금은 내가 너의 직속상관'이라는 이유로 암호실에 들어갔다가 징계를 받은 일도 있다. 특성상 암호 병종 외에는 내부 사정을 거의 모르는지라 타 병사들 사이에선 "전국의 암호실이 다 연결되어 있고 지하 도로와 비행장까지 있다더라"라는 농담까지 나온다.
그렇다 보니 좋은 암호장교를 만나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암호관이 공석일 때 주말에 외박 나가서 USB에 담아온 게임을 하다가 중대장한테 걸린 암호병도 있었다. 그나마 영창 15일로 끝난 게 다행일 정도였다.
이런 암호실의 특성상 암호경계라는 암호실 전담 경계근무가 존재한다. 특히 계룡대 암호실은 헌병들이 경계근무를 선다.

3. 암호관


암호관은 기본 계급이 준위다. 전군 공통 어느 군대 얘기를 들어봐도 암호관은 평이 나쁜 것이 신기할 따름.[12] 전반적으로 꼬장꼬장한 이미지를 지닌다. 업무의 중요도, 격리된 공간에서의 생활 등을 생각해보면 그런 성격이 암호관 업무에 어울리는 걸지도..?
[1]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물론 그 조건 역시 기밀. 그나마 알려진 것이 본인 포함 몇 촌 이내에 북한 출신이 없는가 정도인데, 정확한 기준은 여전히 기밀사항이다.[2] 실제로, 2005년에 음어 유출했다가 코렁탕 먹은 사례도 있다. 음어(Ⅲ급 비밀)가 이 정도였는데 훨씬 빡세게 관리하는 암호자재(Ⅱ급 비밀)가 암호실 밖으로 유출되었다가는...[3] 보안사고 터지면 관련된 간부들은 진급하기 어려워진다.[4] 평소에 암호병들에게 평판이 좋으면 보안감사 시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정보처나 작전처 같은 곳은 의외로 암호장비가 많이 편제되어 있어서, 암호병들과 친해져 놓으면 서로 편하다. [5] 이들의 경우 자기들이 암호병들에게 잘해주면 암호병들도 당연히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해당 간부의 편의를 봐주는 방향으로 일처리를 하게 되므로 우호적인 평판을 유지하는 쪽이 자기도 편하다.[6] 암호장비 담당 업무는 기본적으로 해당부대에서 어느 정도 계급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보니, 작은 부대에서 상말쯤 되면 사단 내 실세 간부들 대부분과 친분이 생기는 편. 소속부대 간부와 사이가 안 좋은 앞의 특성과 겹치면, 소속부대 간부가 갈구는데 지나가던 옆 부대 대위나 상사가 커버쳐주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7] 참고로 행정병과 계열이나 사령부 소속이었던 사람들은 간부동행 없이 직접 암호모듈 풀어달라고 암호실에 가져가본 적이 있을텐데, 이것은 육규 위반이다.[8] 신병이 배정될 경우 사단(암호관 마음대로임)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혼자 있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 연대의 경우 2명이 최대이다.[9] 원소속이 다른 부대이기 때문에 훈련이나 작업에 동원했다가는 간부들에게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10] 연대 암호병은 암호병+정보병[11] 전시상황에서도 이런 짓은 하면 '''큰일난다.''' 아군에 대한 정보를 적군이 볼 수도 있는 위치에서 다룬다는 의미니깐.[12] 암호관이 평소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데, 행보관이랑 특히 많이 싸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