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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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자동서기(채널링)로 씌여진 책. 희대의 괴작.
여인왕국, 혹은 무린바타 라는 제목으로 행림출판에서 80~90년대에 걸쳐 여러 버전이 출간되었다.
1~4권 까지 있으며 그 이후에 출판이 중단되어 완결이 나오지 않은지 20년이 지났다.
자동서기이므로 이것이 소설인지 아니면 진짜 초능력을 발휘해 과거를 내다보고 쓴 것인지
당연히 증명할 수 없으며 과학적 근거도 없다.
그러나 책에서 여인왕국의 터라고 주장하는 경상도 모 처에 정체불명의 유적지가 실존하는 건 사실이라고 한다.
신라시대 이전의 한반도에 있었다는 여인왕국의 개국부터 멸망까지를 소설 형식을 빌려 논픽션처럼 묶여져 있다.
단순히 그것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민족의 정체성과 고대 아틀란티스 시대, 게다가 그 이전시대 이야기까지
채널링한 정보를 통해 풀어놓는데 내용이 참 황당무계하지만 상당히 구체적이고 방대하다는 게 이 책의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함축하자면 이렇다.
'신라'는 원래 '사랑'이라는 뜻이다. 이 신라의 모태가 되었다는 여인왕국의 배경은 먼 우주에서부터 시작한다.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싸움이 붙은 남자 그룹과 여자 그룹이 서로를 해하는 중죄를 저질러 그들의 영혼 정화와 성숙을 위해
우리 은하로 일컬어지는 에스틴 은하계의 지구로 보내지고, 거기서 육체인간의 몸을 입고 아틀란티스에 환생하게 된다.
근데 아틀란티스에서도 싸움을 반복한 이 남녀그룹으로 말미암아 남자가 여자를 심하게 압제하고 폭압을 휘두르는 문화가 생겨나게 되고,
이 반작용으로 '사파엘라'라는 과학자 여성이 노예처럼 사는 여자들을 데리고 나와 금발의 여인제국을 건설하고
최첨단 기술과 지식으로 그들을 교육, 무장시켜 여자들을 구해내고 남자들을 박멸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틀란티스의 전체 역사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은 남자의 제국, 여자의 제국으로 나뉘어 피튀기는 전쟁을 벌이게 되지만
결국은 공통의 적이 나타나 반강제적으로 합병을 하여 그 역사가 끝나게 된다.
근데 그것이 끝이 아니다.....
아틀란티스에서 전쟁을 해댄 이 남녀 그룹은 한반도의 경상도 땅의 모 부족에 다시 한민족의 몸을 입고 환생하게 되는데,
여인들은 금발의 여인제국시절 남자들을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세뇌시키고 장기를 빼내고 가축처럼 다루고 온갖 생체실험을 한 카르마로 인해
한반도 땅에서 노예가 되어 남자 부족들의 폭압과 압제에 수십년간 시달리며 살아가게 된다. (여인 수난사로 이 부분에 대한 묘사가 되어 있는데 잔혹한 묘사들이 많다) 그런데 이 땅에 금발 여인제국의 수장이었던 과학자 '사파엘라' 또한 한 여인으로 환생하게 되어 이 여인들을 구원하는 리더이자 여왕으로 또다시 카르마에 얽힌 투쟁의 역사를 함께 하게 된다.
여차저차하여 여인들을 모으고 산속 깊숙한 곳에서 그들을 훈련시키는데, 여기서 가야국의 도움을 받아 무기 및 훈련법 등등을 익힌 여전사들은
자기 부족의 남자들을 어린 남자아이까지 모조리 죽여버릴 정도로 씨를 말려 버리게 된다.
그리하여 부족은 완전한 멸망을 맞게 되고 여인 왕국이 경상도 일대에 세워지게 되는데, 이 여인왕국 또한 50년이 채 되지 못하고
고구려 남자인 울멍에게 멸망한다. 이 이후로는(4권) 책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서술할 수 없지만
여인왕국의 후예와 고구려 사람 울멍이 여자와 남자의 화해와 사랑을 위해 함께 나라를 건국했는데 이가 바로 신라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자동서기를 한 박충원이라는 사람이 그 '사파엘라'이며 이번에는 남자로 환생하였고
이 내용들을 자동서기로 받아적게 한 사람이 김경보라는 사람인데 이분은 고인이 되셨다고 한다.
알고보니 이 안드로메다의 남녀 그룹이 모 행성에서 벌인 사소한 싸움이 이 모든 환생을 거듭한 전쟁의 시발점인데
안드로메다의 성녀로써 수행에 열중하던 '사파엘라' 를 사랑한 왕자 '아데'가 그녀에게 사랑고백을 했다가 두 번의 거절을 먹고
폐인이 되고, 아데 왕자의 수행원인 남자들이 사파엘라에게 호소하러 갔다가 그녀를 지키는 여자들과 사소한 시비가 붙어
나중에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지구로 쫓겨나는 비극을 보고 사파엘라 또한 책임을 지고 지구로 육체인간의
몸을 입어 지구로 내려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독자의 멘탈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스케일이므로 아예 걍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뭣보다도 이 책 내용이 재밌는 점은 지구가 온갖 우주의 범죄자들을 잡아 육체라는 감옥에 밀어넣기 위한 감옥행성이라는 암시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는 독특한 책이므로 구할 수 있다면 구해놓는 게 좋다. 왜냐면 구하기 힘든 책이기 때문에. 웃돈받고 팔리는 경우도 있다.[1]
이 소설이 왜 괴작이라고 평가받느냐 하면, 작중에 나오는 남녀 간의 섹스 장면이나 진녀가 여자들을 구출한 다음, 만든 여인왕국에서 벌어지는 여자들끼리의 레즈비언 섹스 장면을 묘사하는 내용이 너무나 적나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들간의 집단으로 벌이는 레즈비언 섹스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장면은 여태까지 출간된 국내의 어느 소설, 심지어 외국의 소설에서도 등장한 적이 없었다(...).
만약 이 소설이 1990년대가 아니라 2010년대인 지금에 와서 출간되었다면, 아마 래디컬 페미니즘정치적 올바름트페미와 성적 보수주의와 남성 혐오가 판을 치는 요즘의 사회 분위기상, 소설을 쓴 저자는 거의 가루가 되도록 인신공격을 당하고 이 소설은 음란도서로 분류되어 출판금지가 되거나[2] 모조리 강제수거되어 폐기처분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3][4]
다만 아예 작정하고 판타지쪽으로 간 작품이다 보니, 읽는 재미만큼은 확실히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여인왕국(무린바타)은 똑같은 환단고기나 초고대문명설을 소재로 삼았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관점을 너무 많이 집어넣어 읽는 재미가 떨어지는 김진명의 소설들보다는[5] 오락적인 즐거움면에서 훨씬 낫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이 소설 여인왕국은 초고대문명설, UFO, 외계인, 한국 고대사라는 서로 다른 소재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괴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국내 문학계에서 이런 내용을 가진 소설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6]

[1] 시중에서는 이미 완전히 절판되어 찾을 수도 없고, 가끔씩 인터넷 중고서점에 풀리는데 무려 10~20만원이다. 다만 단순히 보려고 한다면, 여의도국회도서관이나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니 볼 수는 있다.[2] 아직까지 OECD 가입국가들 중에서 포르노가 금지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게다가 2019년에 들어와서는 아예 정부 차원에서 포르노의 씨를 말리려는 목적으로 인터넷 검열까지 하고 있을 만큼, 한국 사회의 성적 억압은 날이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렇게 포르노를 억압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고 마광수 교수는 "서양의 문물은 모두 따라하려고 안달하는 한국에서 도대체 왜 서양의 포르노는 고집스럽게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고 살아생전에 한탄했을 정도였다.[3] 어쩐지 1990년대보다 2010년대인 지금이 표현의 자유가 더 억압을 받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이다(...)[4] 실제로 국내에 정식출간된 일본 성인 소설인 요마록의 작중 내용에서 적나라한 섹스 장면 묘사들(동물과 인간과의 수간, 심지어 식물이 인간 여자를 강간하는 내용까지 등장한다...)이 무수히 등장했는데,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져서 음란도서라고 지탄을 받자, 출판사에서 직접 시중에 풀린 책들을 죄다 수거해 폐기처분한 일이 있었다. 그만큼 한국의 성적 억압과 성보수주의, 도덕적 엄숙주의는 견고하다. 21세기인 지금도 성인용 포르노 사이트는 경찰청에서 죄다 막아버려 못 보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걸 보면 알 수 있다.[5] 게다가 김진명의 소설들에서는 여자가 나오는 비중이 매우 적은 데다, 책의 문체들도 죄다 무슨 지루하고 뻔한 도덕적 설교를 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어서 읽는 재미도 없다(...) 만약 고인이 된 마광수 교수가 김진명의 소설들을 읽었다면, 한국 문학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교훈주의에 갇혀서 독자들을 가르치려 든다고 노발대발을 했을 것이다.[6] 사실 IMF 구제 금융 위기가 터지기 전인 1997년까지만 해도 한국 대중 문화는 굉장히 폭넓은 다양성을 지녔다. 그래서 19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대중 가요들을 유투브에서 들어보면, 감상 댓글들이 "지금 아이돌 그룹들이 부르는 케이팝보다 더 훌륭하다!"라고 감탄하는 내용들이 많다. 그런데 1997년 IMF 구제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한국 대중 문화는 갑자기 투자 자금이 마르면서 큰 타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서 재벌이나 조폭 같은 매우 편향된 소재들이 한동안 대세를 차지할 정도로 위축되었다. 쉽게 말해서 IMF 구제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당장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먹고 살기에 급급하다 보니 대중 문화에서 낭만, 희망, 순수함이 사라져버렸던 것. 여기에 1999년 여성부가 창설되면서 모든 성욕을 죄악시하는 래디컬 페미니즘이 사회에 널리 퍼졌고, 그로 인해 사회가 한층 경직되면서 서구나 일본 같은 성적 자유주의는 한국에서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 2019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보니, 여인왕국 같은 소설은 나올래야 나올수가 없으며 설령 나온다고 해도 당장 래디컬 페미니즘이나 PC주의자들의 맹공격을 받고 사장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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