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색스
지난 십여 년에 걸쳐 동시대인들의 죽음을 점차 강하게 의식하게 됩니다. 나의 세대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매 죽음 앞에 나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단절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떠나면 우리 같은 이들은 다시 존재하지 않겠죠. 그 누구와도 꼭 같은 이들은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요. 결코. 사람이 죽으면 그 누구로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채워질 수 없는 구멍을 남기고 그들은 떠나고, 그것은 유전적이고 신경적인 운명이기에. 하나의 독특한 개인으로 살아남아 각자의 길을 걷고, 각자의 생을 살며, 각자의 죽음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의 운명이기에.
두렵지 않은 척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지배하는 심정은 고마움에 가깝습니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습니다. 많이 받았고 얼마간은 되돌려 주었습니다. 읽었고 여행했고 생각했으며 글을 썼습니다. 세상과 관계를 맺어나갔고, 작가와 독자와의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나는, 느끼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서 살아 왔으며 이는, 그 자체로 크나큰 특권이자 모험이었습니다.'''
- 고맙습니다(Gratitude) 中
1. 개요
'''의학계의 음유시인[2] '''
영국 출신의 미국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활동하는 신경의학, 뇌과학 분야 전문 교수이다. 1970년대부터 신경학 관련 에세이를 쓰게 되며 저명한 대중작가로 거듭난다. 『뮤지코필리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등이 유명하다. 그 외에는, 런던에서 여러 화학실험을 한 것에 대한 회상으로 『엉클 텅스텐』을 썼으며, 자서전인 『온 더 무브』가 있다.
2. 일생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교 퀸스 칼리지에서 의학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와 UCLA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1965년 미국 뉴욕으로 옮겨 가 이듬해부터 베스에이브러햄 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 뉴욕 대학교를 거쳐 2007년부터 2012년 까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신경정신과 임상교수로 일했다. 2012년 록펠러 대학교가 탁월한 과학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상을 수상했고,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안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향년 82세로 타계하였다.
3. 여담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문학적인 글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올리버 색스를 '의학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등으로 꽤나 유명하지만, 슬프게도 그의 많은 저서 중 반가량이 번역되지 못했다.
동성애자이며, 그래서 인생 초기부터 굴곡이 많았다. 유대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하자 ‘이 혐오스러운 것, 넌 태어나지도 말았어야 해’라고 했으며 아버지에게 게이라는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4. 저서
편두통 (Migraine) - 1974년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A Leg To Stand On) - 1984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The Man Who Mistook His Wife for a Hat) - 1985년
목소리를 보았네 (Seeing Voices) - 1989년
깨어남 (Awakenings) - 1990년
화성의 인류학자 (An Anthropologist on Mars) - 1995년
색맹의 섬 (The Island Of The Colorblind) - 1997년
엉클 텅스텐 (Uncle Tungsten) - 2001년
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 (Oaxaca Journal) - 2002년
뮤지코필리아 (Musicophilia: Tales of Music and the Brain) - 2007년
마음의 눈 (The Mind's Eye) - 2010년
환각 (Hallucinations) - 2012년
온 더 무브 (On the Move: A Life) - 2015년
고맙습니다 (Gratitude) - 2015년
의식의 강 (The River of Consciousness) - 2017년
모든 것은 그 자리에 (Everything In Its Place) - 20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