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번(용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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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의 등장인물. 배우는 선동혁.
과거시험 면접장에서 처음 등장한다. 대과 시험을 통과한 후 마지막 최종장인 면접장에 나오는데 면접관을 맡은 권근의 질문에 참으로 자유분방하게 대답하며 어이를 날려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1] . 이런 괴짜 짓을 하고도 대과에 7등으로 급제한 것을 보면 시험관들에게 꽤 특별한(...) 인상을 남긴 듯 하며, 실제로 권근은 이후 정안군과 하륜이 있는 자리에서 이숙번에 대해 언급하며 걸물이라고 평했다.
이후 관료로서 활동하며 정도전과 가깝게 지냈지만, 그에게 정안군을 먼저 치라고 권했다가 거절당한다. 한편으로는 정안군 일파가 정도전에 맞설 세력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하륜과 만나기도 하며, 정안군의 부하가 되라는 권유를 거절한다. 하지만 애초에 정도전과 가깝게 지냈던 것도 진심이라기보다 얽히지 않을 수 없으니 일단 수하 노릇을 한다는 쪽에 가까웠으며, 점차 독선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는 그를 꺼리기 시작한다. 이후 이방원이 직접 찾아오자 자신은 그 누구의 편도 아니라 말하나, 자신 앞에 직접 무릎까지 꿇는 이방원의 모습에 감복해 의형제가 된다.
이런 이방원과 이숙번의 관계는 정도전 일파에게 포착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신덕왕후 사후 인근 고을 군사들이 돌아가며 정릉을 지킬 때 지안산군사였던 이숙번이 아무 의심도 안 받고 자신의 순번에 군사를 끌고 한양으로 들어와서 신의왕후 소생의 왕자들을 제거하려는 정도전 일파에게 결정적 역습의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삼군부에서는 이방원이 거사를 일으키자 도성 밖의 병사들을 불러야 한다[2] 면서 '''아예 이숙번의 군사를 동원해 진압'''하려고 했을 정도. 남은, 심효생과 술을 마시고 있던 정도전은 뭔가 미묘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이를 눈치채게 되고, 문제는 이숙번이었다고 중얼거린다.[3] 이후 이방원이 정국을 휘어잡으면서 공신이 되고 계속 이방원의 한 팔로서 활약한다.
조사의의 난 당시 아버지에 칼을 들 것을 주저하는 태종에게 "전하께선 용상을 버리실 작정이시옵니까? 그 조사의란 자에게 옥좌를 넘겨주실 것이옵니까?[4] 정치에 인정을 둘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하이시옵니다!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어 있사옵니다. 무인년에 전하께선 정씨의 나라를 막기 위해 정도전을 죽이셨사옵니다. 이제 조씨의 나라를 막기 위해 전하께서 다시 나서셔야 하옵니다"라며 일갈하는 용자 포스도 보여준다.
이 대사를 들은 태종의 대답도 폭풍간지다. "숙번이 네놈은 참으로 무서운 놈이로구나,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으로 과인을 밀어넣는구먼... 그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겠지... 어차피 나라는 사람은 피의 저주를 받은 사람이 아닌가. 그래 칼을 들 것이야... 이 지사 잘 기억해두게, 역사는 이 시대를 가리켜 오로지 옥좌만을 탐해서 아비에게까지 칼을 든 폭군은 이방원이었어도 그의 옆에는 항상 무뢰한인 이숙번이 있었다고 기록할 것일세." 이 말에 이숙번은 웃으면서 난세엔 악역을 맡을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대답한다.
뒷날 태종이 왕권강화에 들어갈 때 넌지시 민씨 형제를 견제할 것을 요청하며, 태종은 그 자리에선 이를 거부하나 양위소동을 일으켜 명분을 마련한 다음 이숙번을 방패로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부터 태종은 잊을만하면 이숙번 면전에서 속을 벅벅 긁는데 처음에는 억울해하고 답답해서 사석에서 푸념을 늘어놓곤 했으나[5] 수년을 그렇게 시달리고 민씨 형제들이 완전히 숙청되는걸 보고 나서는 모두 놔버리고 자신에게 끝이 오기 시작했음을 받아들인다. 부인을 처가로 보내고 노비들도 풀어준 다음 태종과 마지막 술자리를 가지게 된다. 오늘 무슨 이유로 자신을 불렀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뒤, 떠나라고 말하는 태종에게 차라리 죽여달라고 부탁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게 마지막 술을 마시고 조정에서 떠나게 된다.
태종이 이숙번을 내치는 장면도 상당히 명장면인데, 한때 최측근이자 친동생처럼 여겼던 만큼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으며 (유배지에서의) 전답을 후히 마련하겠다는 말과 함께 "아무래도 세자가 숙번이 자네를 다룰 수 없을것 같아"라고 하고, 이숙번도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며 그대로 낙향한다.
임혁이 분한 하륜과 함께 태종의 양팔 중 하나에 걸맞는 인물로 등장하며 지모가 뛰어난 책사의 이미지는 물론 무장으로서의 이미지도 두드러진다. 글자 그대로 '책사' 그 자체인 하륜에 비하면 다혈질에 오만불손한 면모도 지니고 있지만 통찰력과 치밀함은 하륜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묘사되며[6] , 창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데 그 실력이 대단하여 2차 왕자의 난과 조사의의 난 때 눈부신 무용을 보여준다. 아직 정안군과 의형제를 맺기 전에는 정안군의 집사였던 정만쇠를 가볍게 제압한 적도 있으며 이방간이 '저놈이 사람인가 귀신인가!' 라는 대사를 치게 만들었고 조사의의 난에서도 반란군으로부터 자주 언급되었을 정도.
또한 태종에게 충성하기는 하지만 '맹목적'인 충성만은 아니라는 것 역시 특이점. 오죽하면 태종의 면전에다 대고 "전하는 성군이 되긴 틀리셨습니다."라고 진심으로 말한다. 거기다 이때 독대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 도승지도 같이 있었는데, 이숙번의 말을 듣고 사색이 되어 끼어들지만 도리어 '닥쳐!!!' 라는 일갈을 듣는다. 물론 이 말의 본뜻은 "태종 자신은 성군이 될 수 없지만, 그 아들을 성군으로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었기에 태종은 역시 숙번이라며 그냥 넘기지만, 태종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누누이 보아 놓고도 저런 말을 하는 것은 확실히 대단한 담력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극중에서 꽤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며 해당 배우인 선동혁 역시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하륜, 양녕대군과 함께 미화되었다는 평을 받으며 용의 눈물의 몇 안 되는 옥의 티로 지적되기도 한다. 지가 시끄럽다고 서대문을 틀어막은 일이나 상왕인 정종네 집 앞에 길을 내라 하는 등 시건방을 떠는 장면들도 생략. 그나마 세자(양녕대군)의 가례 때는 자신의 딸이 세자빈이 되리라고 믿다가 김한로의 딸로 결정됐다고 통보하는 하륜에게 화내어 권력을 더 탐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기는 한데, 이것도 권력욕이라기보다 태종에게 섭섭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많으며[7] 하륜조차 이숙번을 달래고 돌아가면서 '숙번이가 저럴 만도 하지...' 라고 독백한다.
선동혁은 이숙번을 연기하기 전에 1994년 KBS 드라마 한명회에서 계유정난에 참가한 세조의 공신 양정을 연기했고 1995년 KBS 드라마 서궁에서 인조반정에 참가한 인조의 공신 최명길을 연기했는데 1996년 KBS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무인정사에 참가한 태종의 공신 이숙번까지 연기하면서 3년 연속으로 쿠데타를 성공해 왕을 옹립한 공신 역할을 맡은 것이다.
16년 후, 평행 세계에 환생하여 이번에도 형님과 의형제를 맺게 되고, 또다른 자신을 보고 묘한 데자뷰를 받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에서도 위화도 회군을 시작으로 해 결국 이성계가 왕이 되계 하는데 공을 세우니 이것도 쿠테타 라고도 볼 수 있겠다.
태종을 연기한 유동근과 이숙번을 연기한 선동혁은 극중 역할 그대로 전화기 광고에도 같이 출연해 깨알같은 콤비 개그를 선보였다.
선동혁은 용의 눈물 출연 당시 직접 이숙번의 묘를 찾아가기도 했다.
1. 개요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의 등장인물. 배우는 선동혁.
2. 작중 행적
과거시험 면접장에서 처음 등장한다. 대과 시험을 통과한 후 마지막 최종장인 면접장에 나오는데 면접관을 맡은 권근의 질문에 참으로 자유분방하게 대답하며 어이를 날려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1] . 이런 괴짜 짓을 하고도 대과에 7등으로 급제한 것을 보면 시험관들에게 꽤 특별한(...) 인상을 남긴 듯 하며, 실제로 권근은 이후 정안군과 하륜이 있는 자리에서 이숙번에 대해 언급하며 걸물이라고 평했다.
이후 관료로서 활동하며 정도전과 가깝게 지냈지만, 그에게 정안군을 먼저 치라고 권했다가 거절당한다. 한편으로는 정안군 일파가 정도전에 맞설 세력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하륜과 만나기도 하며, 정안군의 부하가 되라는 권유를 거절한다. 하지만 애초에 정도전과 가깝게 지냈던 것도 진심이라기보다 얽히지 않을 수 없으니 일단 수하 노릇을 한다는 쪽에 가까웠으며, 점차 독선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는 그를 꺼리기 시작한다. 이후 이방원이 직접 찾아오자 자신은 그 누구의 편도 아니라 말하나, 자신 앞에 직접 무릎까지 꿇는 이방원의 모습에 감복해 의형제가 된다.
이런 이방원과 이숙번의 관계는 정도전 일파에게 포착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신덕왕후 사후 인근 고을 군사들이 돌아가며 정릉을 지킬 때 지안산군사였던 이숙번이 아무 의심도 안 받고 자신의 순번에 군사를 끌고 한양으로 들어와서 신의왕후 소생의 왕자들을 제거하려는 정도전 일파에게 결정적 역습의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삼군부에서는 이방원이 거사를 일으키자 도성 밖의 병사들을 불러야 한다[2] 면서 '''아예 이숙번의 군사를 동원해 진압'''하려고 했을 정도. 남은, 심효생과 술을 마시고 있던 정도전은 뭔가 미묘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이를 눈치채게 되고, 문제는 이숙번이었다고 중얼거린다.[3] 이후 이방원이 정국을 휘어잡으면서 공신이 되고 계속 이방원의 한 팔로서 활약한다.
조사의의 난 당시 아버지에 칼을 들 것을 주저하는 태종에게 "전하께선 용상을 버리실 작정이시옵니까? 그 조사의란 자에게 옥좌를 넘겨주실 것이옵니까?[4] 정치에 인정을 둘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하이시옵니다!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어 있사옵니다. 무인년에 전하께선 정씨의 나라를 막기 위해 정도전을 죽이셨사옵니다. 이제 조씨의 나라를 막기 위해 전하께서 다시 나서셔야 하옵니다"라며 일갈하는 용자 포스도 보여준다.
이 대사를 들은 태종의 대답도 폭풍간지다. "숙번이 네놈은 참으로 무서운 놈이로구나,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으로 과인을 밀어넣는구먼... 그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겠지... 어차피 나라는 사람은 피의 저주를 받은 사람이 아닌가. 그래 칼을 들 것이야... 이 지사 잘 기억해두게, 역사는 이 시대를 가리켜 오로지 옥좌만을 탐해서 아비에게까지 칼을 든 폭군은 이방원이었어도 그의 옆에는 항상 무뢰한인 이숙번이 있었다고 기록할 것일세." 이 말에 이숙번은 웃으면서 난세엔 악역을 맡을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대답한다.
뒷날 태종이 왕권강화에 들어갈 때 넌지시 민씨 형제를 견제할 것을 요청하며, 태종은 그 자리에선 이를 거부하나 양위소동을 일으켜 명분을 마련한 다음 이숙번을 방패로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부터 태종은 잊을만하면 이숙번 면전에서 속을 벅벅 긁는데 처음에는 억울해하고 답답해서 사석에서 푸념을 늘어놓곤 했으나[5] 수년을 그렇게 시달리고 민씨 형제들이 완전히 숙청되는걸 보고 나서는 모두 놔버리고 자신에게 끝이 오기 시작했음을 받아들인다. 부인을 처가로 보내고 노비들도 풀어준 다음 태종과 마지막 술자리를 가지게 된다. 오늘 무슨 이유로 자신을 불렀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뒤, 떠나라고 말하는 태종에게 차라리 죽여달라고 부탁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게 마지막 술을 마시고 조정에서 떠나게 된다.
태종이 이숙번을 내치는 장면도 상당히 명장면인데, 한때 최측근이자 친동생처럼 여겼던 만큼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으며 (유배지에서의) 전답을 후히 마련하겠다는 말과 함께 "아무래도 세자가 숙번이 자네를 다룰 수 없을것 같아"라고 하고, 이숙번도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며 그대로 낙향한다.
3. 캐릭터 평가
임혁이 분한 하륜과 함께 태종의 양팔 중 하나에 걸맞는 인물로 등장하며 지모가 뛰어난 책사의 이미지는 물론 무장으로서의 이미지도 두드러진다. 글자 그대로 '책사' 그 자체인 하륜에 비하면 다혈질에 오만불손한 면모도 지니고 있지만 통찰력과 치밀함은 하륜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묘사되며[6] , 창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데 그 실력이 대단하여 2차 왕자의 난과 조사의의 난 때 눈부신 무용을 보여준다. 아직 정안군과 의형제를 맺기 전에는 정안군의 집사였던 정만쇠를 가볍게 제압한 적도 있으며 이방간이 '저놈이 사람인가 귀신인가!' 라는 대사를 치게 만들었고 조사의의 난에서도 반란군으로부터 자주 언급되었을 정도.
또한 태종에게 충성하기는 하지만 '맹목적'인 충성만은 아니라는 것 역시 특이점. 오죽하면 태종의 면전에다 대고 "전하는 성군이 되긴 틀리셨습니다."라고 진심으로 말한다. 거기다 이때 독대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 도승지도 같이 있었는데, 이숙번의 말을 듣고 사색이 되어 끼어들지만 도리어 '닥쳐!!!' 라는 일갈을 듣는다. 물론 이 말의 본뜻은 "태종 자신은 성군이 될 수 없지만, 그 아들을 성군으로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었기에 태종은 역시 숙번이라며 그냥 넘기지만, 태종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누누이 보아 놓고도 저런 말을 하는 것은 확실히 대단한 담력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극중에서 꽤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며 해당 배우인 선동혁 역시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하륜, 양녕대군과 함께 미화되었다는 평을 받으며 용의 눈물의 몇 안 되는 옥의 티로 지적되기도 한다. 지가 시끄럽다고 서대문을 틀어막은 일이나 상왕인 정종네 집 앞에 길을 내라 하는 등 시건방을 떠는 장면들도 생략. 그나마 세자(양녕대군)의 가례 때는 자신의 딸이 세자빈이 되리라고 믿다가 김한로의 딸로 결정됐다고 통보하는 하륜에게 화내어 권력을 더 탐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기는 한데, 이것도 권력욕이라기보다 태종에게 섭섭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많으며[7] 하륜조차 이숙번을 달래고 돌아가면서 '숙번이가 저럴 만도 하지...' 라고 독백한다.
4. 여담
선동혁은 이숙번을 연기하기 전에 1994년 KBS 드라마 한명회에서 계유정난에 참가한 세조의 공신 양정을 연기했고 1995년 KBS 드라마 서궁에서 인조반정에 참가한 인조의 공신 최명길을 연기했는데 1996년 KBS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무인정사에 참가한 태종의 공신 이숙번까지 연기하면서 3년 연속으로 쿠데타를 성공해 왕을 옹립한 공신 역할을 맡은 것이다.
16년 후, 평행 세계에 환생하여 이번에도 형님과 의형제를 맺게 되고, 또다른 자신을 보고 묘한 데자뷰를 받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에서도 위화도 회군을 시작으로 해 결국 이성계가 왕이 되계 하는데 공을 세우니 이것도 쿠테타 라고도 볼 수 있겠다.
태종을 연기한 유동근과 이숙번을 연기한 선동혁은 극중 역할 그대로 전화기 광고에도 같이 출연해 깨알같은 콤비 개그를 선보였다.
선동혁은 용의 눈물 출연 당시 직접 이숙번의 묘를 찾아가기도 했다.
[1] 권근이 질문을 하기 위해 시경에 나오는 시 한 편을 읊는데, 낭송이 끝나기도 전에 뒷부분을 이어 읊었다. 그것도, 시경이 원래 민요집에 가깝기는 하지만, 면접장에서 노래 부르듯이. 게다가 이 시가 왕실의 흑역사와 같은 진안군이나 정도전과의 권력싸움에서 밀려나 쥐죽은 듯 살던 정안군의 상황과 똑같다고 대놓고 말하여 권근을 기겁하게 만든다. 이에 대경실색한 권근이 신성한 시험장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혼을 내니 이번에는 '어, 저 떨어진 건가요? 그럼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하며 나가버리려 한다.[2] 삼군부는 말 그대로 고위 장수들만 활동하면서 움직이는 곳이라 실질적으로 그들이 가용할 만한 병사들이 없다. 그렇기에 당초 궁 안으로 대군들을 불러들여서 제한된 병력으로만 처리하고자 했던 것.[3] 그래서 그런지 정도전에서와는 달리 하륜과 함께 그를 쳐다보면서 "숙번이 자네도 왔구만" 하고 그를 언급한다.[4] 옆에 있던 민무구가 이숙번의 이 말을 듣고 놀라 그 무슨 불경한 말이냐고 깜놀했다.[5] 어느날 태종이 세자에게 양위해야겠다는 떡밥을 살짝 던지자 '전하께서 아직 건강하신데 너무 이르다'라고 이숙번이 답을 한다. 이어서 태종이 '그럼 언제쯤 양위하면 맞다고 생각하나'고 묻자 무심결에 '50세 즈음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답해버리는데, 이 때 답을 하고나서 태종의 떡밥을 물어버렸음을 깨닫고 당황하는 이숙번의 표정의 압권.[6] 심각하게 못 미치는 정도는 아니나, 상황을 약간 잘못 파악하거나 과격하게 일을 처리하려다가 하륜으로부터 인생 공부를 조금 더 해야겠다거나 경륜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가볍게 타박을 받는 장면이 간간이 나온다.[7] 태종은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이숙번 혼자서 내 딸을 세자빈으로 하며 날뛴 것도 아니고, 태종이 이숙번의 딸을 며느리로 맞고 싶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가 전격 취소해버린 상황이었다. 사적으로 의형제이고 공적으로도 최측근 중 하나이니 서운해하는 게 당연한 반응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