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いまさら翼といわれても
고전부 시리즈 제6권.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는 2016년 11월 30일 간행된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소설이다. 전작이었던 두 사람의 거리 추정에서 약 6년의 공백을 깨고 나온 신작. 발매하자마자 12월 2일 중판이 결정되었다. 한국에서는 엘릭시르가 '가을 전에 내겠다'고 약속했고 2017년 8월 30일 간행했다.
『야성시대』, 『문예카도카와』에 게재된 표제작인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외에 5편을 수록한 단편집.
등장인물들의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는 단편집. '왜 오레키 호타로가 에너지 절약주의를 생활 모티브로 삼게 되었는가?' 또 '왜 이바라 마야카는 만화연구회를 그만두었는가?' 등 전작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밝혀지는 단편들도 많다. 후쿠베 사토시가 그랬듯, 고전부 부원들의 성장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다수다.
호타로 시점의 2학년 단편 3개는 모두 호타로가 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1]
다른 고전부 주역들에 비해 그다지 비중이 많지 않았던 이바라 마야카가 단편 6개 중 2개에서 서술자 역을 맡는다.
문예 카도카와 2016년 9월 호 수록. 가미야마 고등학교 차기 학생회장 선거 개표 과정에서 개표인단은 투표용지가 총 학생 수 이상으로 늘어나 있는 부정 행위를 발견하게 된다. 범인으로 선거관리위원의 1학년이 의심받게 되었고 투표 입회인으로 참가하던 후쿠베 사토시는 야키소바를 만들어 먹던 오레키 호타로에게 상의한다. 호타로는 갑작스러운 부탁에 당황스러워 하지만 사토시가 입회인으로서 맡은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거 관리 위원인 1학년을 의심하고 몰아붙이는 성깔머리 나쁜 선거관리위원장에게 한 방 먹이고, 1학년의 결백을 입증하고자 의뢰했다는 것을 알고 사토시를 돕기로 한다.
후쿠베 사토시의 이야기를 들은 오레키 호타로는 투표함에 번호를 매겨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여분의 투표함이 살짝 들어온다고 해도 개표 과정에서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것이라는 추론을 한다. 그 추론에 따라 아침 일찍 범인이 부정적으로 갖다놓은 투표함을 수습하려다가 꼬리가 잡히지만 범인이 누군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후쿠베 사토시도, 오레키 호타로도 '자기 소관이 아니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한편 이 과정에서 호타로의 누나 오레키 도모에에게 온 동창회 편지가 큰 도움이 되는데, 현재는 한 학년에 8개 반만(A~H반) 있지만 누나는 '''9번째'''인 3-I반 동창회 편지를 받은 것이다. 과거에 아홉 번째의 반이 있기 때문에 오레키 호타로가 여분의 투표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에 쉽게 이를 수 있던 것이었다.
야성시대 2012년 8월 호 수록 단편.
한글 번역본이 미스테리 전문지 미스테리아 8호에 수록된 적이 있다.
마야카는 우연히 중학교 때의 동창생 이케히라와 만나게 되어 한참 수다를 나누게 되는데, 후쿠베, 오레키와 동아리를 함께 한다는 얘기에 이르게 되자 이케히라는 오레키가 있으니 최악이다, 쫓아내 버려라 같은 격한 반응을 보인다. 이케히라와 헤어진 후 마야카는 그녀의 반응이 과한 게 아니며, 가부라야 중학교 3학년 5반 학생들이 오레키 호타로를 경멸할 이유가 있었다고 회상한다.
마야카와 호타로가 졸업하던 해, 가부라야 중학교 졸업생들은 졸업 기념으로 대형 거울의 프레임을 공동 제작하기로 하였다. 회화전에 입상할 만큼 미술에 뛰어난 소질을 가진 여학생 다카스 아미가 디자인을 맡고, 그 전체 디자인을 여러 조각으로 분할하여 각 반에 균등하게 배분하여 프레임의 조각을 만든다. 그리고 그 조각을 한데 모아서 조립하여 완성시키는 계획이다. 다른 반에서 맡은 부분을 순조롭게 완성하는 가운데, 호타로의 반에서는 다카스의 디자인과 완전히 다른 무성의해 보이는 조각이 제출되었다. 그리고 완성된 거울을 확인한 다카스는 경악하면서 호타로의 반에서 담당한 부분을 가리키며 자신의 작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울부짖었다. 모든 졸업생이 호타로와 마야카의 반을 비난하였고, 호타로는 그 사건의 책임자로 몰려서 "하기 싫다고 대충 농땡이 부렸겠지"라며 미움받게 되었다.
본래 마야카도 위의 일 때문에 호타로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으나, 1년간 같은 고전부 부원으로 활동하며 호타로가 실제론 좋은 녀석이며 자신이 맡은 일을 함부로 방기할 성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당시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호타로에게 직접 물어 보나 그저 얼버무릴 뿐 답을 주지 않았고, 더욱 신경이 쓰이게 된 마야카는 거울 제작 당시 호타로와 같은 조였던 동급생 시바노에게 물어 '도바 아사미'라는 호타로와 가까운 사이였던 여학생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이후 도바와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잡은 마야카는 가부라야 중학교에 찾아갔고, 아직까지도 걸려 있는 졸업 기념 거울을 직접 확인하여 진상에 도달하게 되었다.
거울을 디자인한 다카스 아미(ami)와 그의 친구들은 도바 아사미(asami)라는 여학생을 집단으로 괴롭히고 있었고, 심지어 다카스는 졸업 기념품인 거울의 넝쿨 속에 몰래 "We hate asami t."(우리는 아사미를 싫어한다.)라는 저주의 문구를 숨겨 놓았다. 그런데 호타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제작 총괄에 관여하던 사토시를 통해 완성품의 디자인을 보게 되고, 집단 괴롭힘의 내용이 반영된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호타로는 아사미를 괴롭히는 내용이 담긴 자신의 조각 부분을 일부러 망쳐서 다카스 아미 패거리의 계획을 분쇄시킨다.[2] 마침 호타로가 맡은 부분이 s자였던 터라 해당 알파벳을 빼버렸기에 문구는 "We hate a ami t."(우리는 아미를 싫어한다.)가 되버린 것. 게다가 호타로의 계획을 눈치챈 사토시가 거울 옆에 "디자인: 다카스 아미"라는 문구를 남겨 영원히 박제까지 하였다. 본인이 디자인한 작품에 본인을 놀려먹는 글귀가 박혔고, 작품을 영구적으로 폐기하지 않는 한 영원히 남게 되었으니 이 사건의 원흉인 다카스 아미가 제대로 인과응보를 당한 셈.
트릭과는 상관없는 재미 포인트가 많은 단편이기도 한데, 도바 아사미가 자신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된 호타로가 쑥쓰러워하는 부분, 정색하고 사과하는 마야카와 역시 쑥쓰러워하는 호타로 같은 장면도 있고, 도바 아사미가 호타로의 '여자친구'였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마야카가 매우 동요하며 사건의 해결도 제쳐놓고 호타로를 혼쭐내러(?) 가지만 막상 호타로와 에루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기껏 웃음을 찾은 지이짱 앞에서 호타로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호타로가 평소에는 무뚝뚝한 면상인데 에루와 대화할 때는 꽤나 훈훈한 표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담으로, 이 에피소드의 경우 시간대가 이번 권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이후일 가능성이 있다. 이를 추측할 수 있는 장면으로, 마야카가 도바 아사미가 호타로의 여자친구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당황하여 호타로를 추궁하러 갔을때, 호타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을 짓는 에루를 보며 "지이가 웃음을 되찾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2학년이 되고 나서 여러 일들이 있었으니 그런 마음이 더 절실했다." 라는 생각을 하며 호타로를 추궁하려는 마음을 접게 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알 수 있는건 에루가 웃음을 잃을 정도로 힘든 일을 겪었다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에피소드중 그런 내용이 나온 것은 '두 사람의 거리 추정'과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 이 두 에피소드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거리 추정' 하나만으로 생각해보기엔 마야카는 '여러 일들'이라고 복수 표현을 쓰며, 또한 마야카가 걱정할 정도로 에루가 힘들어 할만한 일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면[3] 꽤 가능성이 있는 추측이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알만한 수준의 오해에 마야카가 유독 당황하며 호타로를 추궁하려 한 이유도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를 거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었기 때문일수도 있다.
또한 이 에피소드의 경우 타 에피소드와 비교하여 시간을 추정할만한 단서가 거의 보이지 않는데,[4] 만약 이 추측대로 시간대가 설정되어 있다면, 작가가 마지막 에피소드인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의 여운을 위해 의도적으로 생략했을 가능성이 있다.
야성시대 2008년 7월 호 수록. 애니메이션 18화 분량. 어떤 날, 호타로는 문득 중학교 때의 영어 선생이었던 오기 마사키요가 학교 위를 지나가는 헬기를 보며 "나는 헬기가 좋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린다. 그러나 오기가 그런 발언을 했던 건 그 때 한 번뿐이었고, 호타로는 뭔가 나쁜 예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예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 호타로가 "신경 쓰여"라고 말하자마자 사토시는 "너 호타로가 맞느냐며 외계인에게 조종당하거나 지탄다가 빙의한 거냐"고 반응하고 마야카는 "집에 가서 따뜻하게 하고 푹 자라. 내일이면 나을 거다"라고 말한다(...). 결정타는 지탄다가 남긴 "세상에서 오레키 씨를 신경 쓰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신경 쓰인다"는 한마디. 호타로는 에루와 함께 도서관으로 향한다. 거기서 호타로와 에루는 오기가 등산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과거의 신문기사를 조사하다 오기의 "헬기가 좋다"라는 말의 진의를 알게 된다.
삼 년 전, 5월 8일에 오기가 회장이었던 산악회 멤버 중 두 명이 가미카키우치 산(神垣内連峰)[5] 시코로다케 봉우리에서 조난을 당했다. 산이 높아 일기가 불순해 헬기가 쉽게 뜨지 못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오기는 헬기가 떠서 멤버들을 수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영어 수업 도중에 헬기를 보았다가,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 헬기를 좋아한다는 말로 둘러댄 것이었다. 결국 조난자 두 명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유해가 발견된 건 당일이 아닌 며칠 뒤, 유해를 발견한 건 그날 본 헬기가 아닌 현경찰의 헬기였다. 비극적인 결말을 알게 된 호타로는 앞으로는 오기가 헬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남의 비극적인 일을 들추지 않으려고 본성에 위배되는 조사까지 직접 하는 것을 본 지탄다는 어떤 종류의 감명을 받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다.
신문 기사를 읽고 나서 에루와 대화를 나눈 뒤 오레키가 중학교 1학년에 일어난 일을 삼 년 전이라고 회상하는 걸 보아 6권에 실린 단편들 가운데 유일하게 고전부원들이 1학년일 때의 이야기이다.
작가 인터뷰에 따르면 오기 선생이 살면서 벼락을 세 번 맞았다는 이야기는 자신의 고교 시절 교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작가의 고향인 기후현 다카야마 시를 감싸는 히다 산맥은 일본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고산 지대이다.
문예카도카와 2016년 10월 호 수록. 이바라 마야카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에피소드로 그녀가 2학년 진급 후 만화 연구회를 그만두게 된 이유가 다뤄진다. 때문에 시간대는 '이바라는 만화연구회를 그만두었다.'라고 언급된 마라톤 대회 전날(2001년 5월 24일)보다 조금 앞인 5월 14일 ~ 5월 18일이다. 오히나타 도모코가 '1학년 부원'으로 지나가듯 언급되기도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2월 마야카가 월간 코믹 라·신에서 마야카가 자신이 투고한 만화가 노력상을 수상한 것을 확인하며 시작된다. 이후 시간대가 5월로 이동한다.
문화제가 끝나고, 쿠드랴프카의 차례의 중요 등장인물이자 만화연구회 선배 부원인 고치 아야코와 유아사 쇼코가 수험 준비를 이유로 동아리를 은퇴한다. 중재자인 두 사람이 사라지면서 만화연구회는 '만화를 읽고 싶다' 파벌과 '만화를 그리고 싶다' 파벌로 나뉘어 마찰을 겪는데, '만화를 그리고 싶다'파에 형식적으로 속하면서도 파벌 갈등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던 이바라 마야카는 어느 날 같은 파에 있던 아사누마에게서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로 만화를 그릴 줄 아는 회원들만 모여서 문화제 때 낼 동인지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이바라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밀로 동인지를 만들려는 계획이 '만화를 읽고 싶다'파에게 발각되었고, 동인지를 만드는 대신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두 파벌 중 한 파벌이 동아리를 그만두기로 결정되었다.
이 와중에 이바라 마야카는 만화 콘티 노트를 도난당하는데, 노트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교섭을 요구해 온 사람은 만화연구회 신규 부장이자 '읽고 싶다'파의 멤버, 그리고 고치 아야코와 절친한 사이인 동급생 하니 마키였다. 굳이 노트를 훔치지 않아도 만연이 두 동아리로 쪼개지는 일은 양쪽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유괴처럼 다른 목적이 있거나 시간을 벌기 위한 행동이라고 후쿠베 사토시가 추리한다. 후쿠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 이바라는 분노를 가라앉히면서 최대한 냉정한 마음으로 교섭 장소인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서 이바라 마야카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고치 아야코였다. 그녀는 이바라가 만연의 파벌 싸움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하니 마키와 대화했는데, 하니가 노트를 훔치는 과격한 방법을 실행하자 본인이 노트를 가지고 있기로 한 것이었다. 고치 아야코는 이바라 마야카에게 자신 또한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파벌 싸움 때문에 좋아하는 만화를 제대로 그리지도 못하면서 2년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바라 마야카나 자신과 같이 진지하게 만화가의 길을 걸을 만한 재능과 열의가 있는 사람에게 동호회 활동은 의미가 없으므로, 만화연구회를 탈퇴하여 자신과 함께 본격적으로 만화 창작 활동을 할 것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이바라는 함께 동인지를 제작하자 제안한 아사누마를 버릴 수 없다며 거절하려 한다.
그러자 고치 아야코가 아사누마는 이바라 마야카를 앞세우고 이용하려고 했을 뿐이라는 걸 폭로한다. 이바라는 고치의 제안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고치가 자신의 노트를 훔쳤다는 사실에 반감이 있었고 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였다. 고치 아야코는 이바라가 만화 잡지 공모전에서 노력상을 수상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고치는 만약 이바라가 다음 공모전에서도 또 다시 수상한다면 자신과 함께 활동할 것이 아니라 당장 프로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만약 프로로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더라도, 만연을 그만두지 않고 아사누마를 도우려는 이바라 마야카의 성격상 자신과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은 이상 책임을 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이바라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고, 일부러 시상 발표일인 이 날에 맞추려고 다소 무리한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이바라를 불러낸 것이었다.
하지만 이바라 마야카는 공모전에서 신대륙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고치 아야코는 똑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상냥한 목소리로 다시 이바라에게 제안하였고, 이바라는 아쉬움과 분함을 뒤로 한 채 새로운 다짐을 하면서 고치의 제안을 받아들여 만화 연구회를 탈퇴하였다.
단순히 이바라 마야카가 파벌 싸움이 싫어서 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독자들에게는 큰 충격을 준 에피소드이다.[6] 그리고 이바라에게 만화는 단순히 취미 생활이 아니라 프로를 꿈꿀 만큼 진지한 열정을 가지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바라가 만화를 투고할 때 쓰는 펜네임은 '이바라 가즈루(井原花鶴)'. 또한 '데이터베이스는 결론을 내지 못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후쿠베 사토시가 오직 이바라를 위해서 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애쓰고, 이바라 마야카도 홀로 짊어지려던 짐을 후쿠 짱에게 기대게 되며 두 사람 관계의 진전을 나타낸다.
이바라 마야카가 공책을 도둑맞았을 당시 오레키 호타로는 추리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데, 이미 귀가한 오레키가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후쿠베 사토시는 이 점을 안타까워한다. 반면 이바라 마야카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 면에서는 후쿠베 사토시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대신 오레키 호타로가 중학교 1학년 때 써서 입선까지 한 달려라 메로스[7] 의 독후감이 화제가 된다. 그 독후감은 오레키 호타로답게(...) 메로스가 중간에 만나는 자객의 정체를 추리하는 내용인데, 이 글이 마침 이바라 마야카의 사정과 아주 딱 들어맞아서 그녀가 사건의 진상을 알아차리게 되는 데 작게나마 공헌한다. 그리고 오레키 호타로는 후속 단편인 "호랑이와 게, 혹은 오레키 호타로의 살인(虎と蟹、あるいは折木奉太郎の殺人)"에서[8] 오히나타 도모코에게 중학교 2, 3학년 시절 독후감까지 털리게 된다.
야성시대 2013년 11월 호 수록. 어느 날, 호타로는 이상하게 기운이 넘친다. 아침밥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해도 기력이 남아 호타로는 아레쿠스 신사로 책을 읽으러 산책을 가고, 거기에서 주몬지 가호와 지탄다 에루를 만난다. 호타로는 에루의 청소를 돕는데, 에루가 호타로에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해야 하는 일이라면 간략하게'라는 모토를 정한 까닭을 묻고 호타로가 그 질문에 답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초등학교 시절 다나카(가명)라는 아이가 집의 리모델링으로 인해 통학이 길어졌고 이 때문에 담임과 그 아이의 부탁으로 호타로가 물주기 당번을 도맡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호타로는 우연한 계기로 다나카가 리모델링이 끝났는데도 계속 자신에게 당번 역할을 떠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타로는 담임이 사정을 파악했을 것이라 기대하고 그를 바라보았지만, 당황한 표정을 짓는 담임을 보면서 담임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묵인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호타로는 자신이 모두에게서 이용당한 수많은 기억들을 떠올린다. 무거운 짐을 혼자 나른다거나, 눈병이 유행할 때 혼자서 집집마다 전단지를 돌린다거나, 반에서 발야구를 하다가 창문을 깨뜨렸는데 자신이 대표로 세워져 교장에게 사과를 해야 했던 일 등이다. 단순히 그런 일들로 자신이 손해를 보고, 억울하다고 느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선의를 이용하고, 속으로 업신여기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견디기 힘들었다. 호타로는 누나 도모에에게 '앞으로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도모에는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도 '너는 이제 긴 휴일에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네 심성만 변하지 않는다면[9] 누군가가 네 휴일에 마침표를 찍어줄 테니까."라는 예언에 가까운 말을 남긴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둘이서 청소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기에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 단편이다. 꼽아보자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호타로를 보고 당황하는 지탄다[10] 와 평소의 신조와 다르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청소를 도와주는 호타로. 청소를 하며 기분이 좋았는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에루에게 걸리고는 창피해 한다거나 에루의 부탁에 선뜻 자신이 에너지 절약주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는 호타로의 모습이 눈에 띈다.[11] 그리고 말하기 힘들 수도 있는 과거를 자신에게 들려줬다는 사실이 기뻤는지, 청소를 마치고 돌아가는 호타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기뻤다고 외치는 에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타로는 쑥스러웠는지 뭔지는 몰라도 못 들은 척 했지만. 이처럼 고전부 시리즈의 팬, 특히 두 사람의 사이를 응원하는 사람에게는 미소를 지으며 볼 법한 장면들이 꽤나 많이 들어 있다.
한편 아레쿠스 신사에서 호타로를 맞은 주몬지 가호는 묻지도 않았는데 "에루 보고 가"라고 말하거나, 자신이 여기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지학 교실에서 했는데 듣지 않았냐는 지탄다의 물음에 호타로가 못 들었다고 강변하는데도 믿지 않는 듯한 언동을 보이기도 한다.
호타로가 남에게 이용당하는 것에 나쁜 기억을 갖고 있다는 게 밝혀지는 단편이며,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서 호타로가 이리스 후유미가 한 일을 알고 나서 분노하고 누나인 도모에가 이리스와의 마지막 채팅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로 해석되기도 한다.
야성시대 2016년 1, 2월 호에 수록된 단편으로 단행본의 표제작이 되었다.
가미야마 시 주최 합창 대회에서 솔로 파트를 맡은 지탄다 에루가 행사장에서 갑작스럽게 실종되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지만 자신의 책무를 절대로 방기하지 않는 지탄다의 갑작스러운 실종을 석연치 않게 여기면서 호타로는 대회장으로 향했다.
여름방학 이전의 지탄다의 상태, 합창 대회에서 부를 노래의 가사, 이바라와 사토시의 조사 내용과 증언, 그리고 지탄다의 주변 사람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오레키 호타로는 공연이 코앞에 닥친 형편에서 지탄다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리고 호타로는 지탄다를 찾아가면서 그녀가 모습을 감추어야만 한 사정을 어렴풋이 짐작하였고, 이윽고 도착한 곳에서 호타로는 지탄다에게 자신이 마음속에서 정리한 결론을 풀어내었다.
지탄다는 합창 대회 전에 아버지에게서 '더 이상 가문은 신경 쓰지 않아도 좋으니, 자유롭게 살아도 좋다.'라는 말을 들었다. 가미야마 최고의 명문가의 후계자로서 이미 정해진 길을 걷고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외롭고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길이라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살아왔기에 이러한 아버지의 당부는 지탄다에게 인생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충격이었다.
갑작스럽게 얻은 자유를 어떻게 할 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던 지탄다는 자유를 추구하는 내용의 솔로 파트 가사를 도무지 부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요네자와 호노부 특유의 밝아 보이기만 하는 청춘 속에 숨겨진 씁쓸함의 감성이 잘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가장 고정된 미래를 갖고 있다고 여겨지던 지탄다에게서[12] 미래를 떼어내면서 다음 이야기에서 나올 고전부 4인방에게 다가올 큰 변화 또는 성장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1. 개요
고전부 시리즈 제6권.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는 2016년 11월 30일 간행된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소설이다. 전작이었던 두 사람의 거리 추정에서 약 6년의 공백을 깨고 나온 신작. 발매하자마자 12월 2일 중판이 결정되었다. 한국에서는 엘릭시르가 '가을 전에 내겠다'고 약속했고 2017년 8월 30일 간행했다.
『야성시대』, 『문예카도카와』에 게재된 표제작인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외에 5편을 수록한 단편집.
등장인물들의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는 단편집. '왜 오레키 호타로가 에너지 절약주의를 생활 모티브로 삼게 되었는가?' 또 '왜 이바라 마야카는 만화연구회를 그만두었는가?' 등 전작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밝혀지는 단편들도 많다. 후쿠베 사토시가 그랬듯, 고전부 부원들의 성장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다수다.
호타로 시점의 2학년 단편 3개는 모두 호타로가 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1]
다른 고전부 주역들에 비해 그다지 비중이 많지 않았던 이바라 마야카가 단편 6개 중 2개에서 서술자 역을 맡는다.
2. 수록 단편 소개
2.1. 상자 속의 결락
문예 카도카와 2016년 9월 호 수록. 가미야마 고등학교 차기 학생회장 선거 개표 과정에서 개표인단은 투표용지가 총 학생 수 이상으로 늘어나 있는 부정 행위를 발견하게 된다. 범인으로 선거관리위원의 1학년이 의심받게 되었고 투표 입회인으로 참가하던 후쿠베 사토시는 야키소바를 만들어 먹던 오레키 호타로에게 상의한다. 호타로는 갑작스러운 부탁에 당황스러워 하지만 사토시가 입회인으로서 맡은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거 관리 위원인 1학년을 의심하고 몰아붙이는 성깔머리 나쁜 선거관리위원장에게 한 방 먹이고, 1학년의 결백을 입증하고자 의뢰했다는 것을 알고 사토시를 돕기로 한다.
후쿠베 사토시의 이야기를 들은 오레키 호타로는 투표함에 번호를 매겨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여분의 투표함이 살짝 들어온다고 해도 개표 과정에서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것이라는 추론을 한다. 그 추론에 따라 아침 일찍 범인이 부정적으로 갖다놓은 투표함을 수습하려다가 꼬리가 잡히지만 범인이 누군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후쿠베 사토시도, 오레키 호타로도 '자기 소관이 아니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한편 이 과정에서 호타로의 누나 오레키 도모에에게 온 동창회 편지가 큰 도움이 되는데, 현재는 한 학년에 8개 반만(A~H반) 있지만 누나는 '''9번째'''인 3-I반 동창회 편지를 받은 것이다. 과거에 아홉 번째의 반이 있기 때문에 오레키 호타로가 여분의 투표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에 쉽게 이를 수 있던 것이었다.
2.2. 거울에는 비치지 않아
야성시대 2012년 8월 호 수록 단편.
한글 번역본이 미스테리 전문지 미스테리아 8호에 수록된 적이 있다.
마야카는 우연히 중학교 때의 동창생 이케히라와 만나게 되어 한참 수다를 나누게 되는데, 후쿠베, 오레키와 동아리를 함께 한다는 얘기에 이르게 되자 이케히라는 오레키가 있으니 최악이다, 쫓아내 버려라 같은 격한 반응을 보인다. 이케히라와 헤어진 후 마야카는 그녀의 반응이 과한 게 아니며, 가부라야 중학교 3학년 5반 학생들이 오레키 호타로를 경멸할 이유가 있었다고 회상한다.
마야카와 호타로가 졸업하던 해, 가부라야 중학교 졸업생들은 졸업 기념으로 대형 거울의 프레임을 공동 제작하기로 하였다. 회화전에 입상할 만큼 미술에 뛰어난 소질을 가진 여학생 다카스 아미가 디자인을 맡고, 그 전체 디자인을 여러 조각으로 분할하여 각 반에 균등하게 배분하여 프레임의 조각을 만든다. 그리고 그 조각을 한데 모아서 조립하여 완성시키는 계획이다. 다른 반에서 맡은 부분을 순조롭게 완성하는 가운데, 호타로의 반에서는 다카스의 디자인과 완전히 다른 무성의해 보이는 조각이 제출되었다. 그리고 완성된 거울을 확인한 다카스는 경악하면서 호타로의 반에서 담당한 부분을 가리키며 자신의 작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울부짖었다. 모든 졸업생이 호타로와 마야카의 반을 비난하였고, 호타로는 그 사건의 책임자로 몰려서 "하기 싫다고 대충 농땡이 부렸겠지"라며 미움받게 되었다.
본래 마야카도 위의 일 때문에 호타로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으나, 1년간 같은 고전부 부원으로 활동하며 호타로가 실제론 좋은 녀석이며 자신이 맡은 일을 함부로 방기할 성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당시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호타로에게 직접 물어 보나 그저 얼버무릴 뿐 답을 주지 않았고, 더욱 신경이 쓰이게 된 마야카는 거울 제작 당시 호타로와 같은 조였던 동급생 시바노에게 물어 '도바 아사미'라는 호타로와 가까운 사이였던 여학생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이후 도바와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잡은 마야카는 가부라야 중학교에 찾아갔고, 아직까지도 걸려 있는 졸업 기념 거울을 직접 확인하여 진상에 도달하게 되었다.
거울을 디자인한 다카스 아미(ami)와 그의 친구들은 도바 아사미(asami)라는 여학생을 집단으로 괴롭히고 있었고, 심지어 다카스는 졸업 기념품인 거울의 넝쿨 속에 몰래 "We hate asami t."(우리는 아사미를 싫어한다.)라는 저주의 문구를 숨겨 놓았다. 그런데 호타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제작 총괄에 관여하던 사토시를 통해 완성품의 디자인을 보게 되고, 집단 괴롭힘의 내용이 반영된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호타로는 아사미를 괴롭히는 내용이 담긴 자신의 조각 부분을 일부러 망쳐서 다카스 아미 패거리의 계획을 분쇄시킨다.[2] 마침 호타로가 맡은 부분이 s자였던 터라 해당 알파벳을 빼버렸기에 문구는 "We hate a ami t."(우리는 아미를 싫어한다.)가 되버린 것. 게다가 호타로의 계획을 눈치챈 사토시가 거울 옆에 "디자인: 다카스 아미"라는 문구를 남겨 영원히 박제까지 하였다. 본인이 디자인한 작품에 본인을 놀려먹는 글귀가 박혔고, 작품을 영구적으로 폐기하지 않는 한 영원히 남게 되었으니 이 사건의 원흉인 다카스 아미가 제대로 인과응보를 당한 셈.
트릭과는 상관없는 재미 포인트가 많은 단편이기도 한데, 도바 아사미가 자신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된 호타로가 쑥쓰러워하는 부분, 정색하고 사과하는 마야카와 역시 쑥쓰러워하는 호타로 같은 장면도 있고, 도바 아사미가 호타로의 '여자친구'였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마야카가 매우 동요하며 사건의 해결도 제쳐놓고 호타로를 혼쭐내러(?) 가지만 막상 호타로와 에루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기껏 웃음을 찾은 지이짱 앞에서 호타로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호타로가 평소에는 무뚝뚝한 면상인데 에루와 대화할 때는 꽤나 훈훈한 표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담으로, 이 에피소드의 경우 시간대가 이번 권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이후일 가능성이 있다. 이를 추측할 수 있는 장면으로, 마야카가 도바 아사미가 호타로의 여자친구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당황하여 호타로를 추궁하러 갔을때, 호타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을 짓는 에루를 보며 "지이가 웃음을 되찾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2학년이 되고 나서 여러 일들이 있었으니 그런 마음이 더 절실했다." 라는 생각을 하며 호타로를 추궁하려는 마음을 접게 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알 수 있는건 에루가 웃음을 잃을 정도로 힘든 일을 겪었다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에피소드중 그런 내용이 나온 것은 '두 사람의 거리 추정'과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 이 두 에피소드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거리 추정' 하나만으로 생각해보기엔 마야카는 '여러 일들'이라고 복수 표현을 쓰며, 또한 마야카가 걱정할 정도로 에루가 힘들어 할만한 일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면[3] 꽤 가능성이 있는 추측이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알만한 수준의 오해에 마야카가 유독 당황하며 호타로를 추궁하려 한 이유도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를 거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었기 때문일수도 있다.
또한 이 에피소드의 경우 타 에피소드와 비교하여 시간을 추정할만한 단서가 거의 보이지 않는데,[4] 만약 이 추측대로 시간대가 설정되어 있다면, 작가가 마지막 에피소드인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의 여운을 위해 의도적으로 생략했을 가능성이 있다.
2.3. 첩첩 산봉우리는 맑은가
야성시대 2008년 7월 호 수록. 애니메이션 18화 분량. 어떤 날, 호타로는 문득 중학교 때의 영어 선생이었던 오기 마사키요가 학교 위를 지나가는 헬기를 보며 "나는 헬기가 좋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린다. 그러나 오기가 그런 발언을 했던 건 그 때 한 번뿐이었고, 호타로는 뭔가 나쁜 예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예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 호타로가 "신경 쓰여"라고 말하자마자 사토시는 "너 호타로가 맞느냐며 외계인에게 조종당하거나 지탄다가 빙의한 거냐"고 반응하고 마야카는 "집에 가서 따뜻하게 하고 푹 자라. 내일이면 나을 거다"라고 말한다(...). 결정타는 지탄다가 남긴 "세상에서 오레키 씨를 신경 쓰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신경 쓰인다"는 한마디. 호타로는 에루와 함께 도서관으로 향한다. 거기서 호타로와 에루는 오기가 등산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과거의 신문기사를 조사하다 오기의 "헬기가 좋다"라는 말의 진의를 알게 된다.
삼 년 전, 5월 8일에 오기가 회장이었던 산악회 멤버 중 두 명이 가미카키우치 산(神垣内連峰)[5] 시코로다케 봉우리에서 조난을 당했다. 산이 높아 일기가 불순해 헬기가 쉽게 뜨지 못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오기는 헬기가 떠서 멤버들을 수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영어 수업 도중에 헬기를 보았다가,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 헬기를 좋아한다는 말로 둘러댄 것이었다. 결국 조난자 두 명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유해가 발견된 건 당일이 아닌 며칠 뒤, 유해를 발견한 건 그날 본 헬기가 아닌 현경찰의 헬기였다. 비극적인 결말을 알게 된 호타로는 앞으로는 오기가 헬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남의 비극적인 일을 들추지 않으려고 본성에 위배되는 조사까지 직접 하는 것을 본 지탄다는 어떤 종류의 감명을 받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다.
신문 기사를 읽고 나서 에루와 대화를 나눈 뒤 오레키가 중학교 1학년에 일어난 일을 삼 년 전이라고 회상하는 걸 보아 6권에 실린 단편들 가운데 유일하게 고전부원들이 1학년일 때의 이야기이다.
작가 인터뷰에 따르면 오기 선생이 살면서 벼락을 세 번 맞았다는 이야기는 자신의 고교 시절 교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작가의 고향인 기후현 다카야마 시를 감싸는 히다 산맥은 일본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고산 지대이다.
2.4. 우리 전설의 책
문예카도카와 2016년 10월 호 수록. 이바라 마야카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에피소드로 그녀가 2학년 진급 후 만화 연구회를 그만두게 된 이유가 다뤄진다. 때문에 시간대는 '이바라는 만화연구회를 그만두었다.'라고 언급된 마라톤 대회 전날(2001년 5월 24일)보다 조금 앞인 5월 14일 ~ 5월 18일이다. 오히나타 도모코가 '1학년 부원'으로 지나가듯 언급되기도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2월 마야카가 월간 코믹 라·신에서 마야카가 자신이 투고한 만화가 노력상을 수상한 것을 확인하며 시작된다. 이후 시간대가 5월로 이동한다.
문화제가 끝나고, 쿠드랴프카의 차례의 중요 등장인물이자 만화연구회 선배 부원인 고치 아야코와 유아사 쇼코가 수험 준비를 이유로 동아리를 은퇴한다. 중재자인 두 사람이 사라지면서 만화연구회는 '만화를 읽고 싶다' 파벌과 '만화를 그리고 싶다' 파벌로 나뉘어 마찰을 겪는데, '만화를 그리고 싶다'파에 형식적으로 속하면서도 파벌 갈등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던 이바라 마야카는 어느 날 같은 파에 있던 아사누마에게서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로 만화를 그릴 줄 아는 회원들만 모여서 문화제 때 낼 동인지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이바라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밀로 동인지를 만들려는 계획이 '만화를 읽고 싶다'파에게 발각되었고, 동인지를 만드는 대신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두 파벌 중 한 파벌이 동아리를 그만두기로 결정되었다.
이 와중에 이바라 마야카는 만화 콘티 노트를 도난당하는데, 노트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교섭을 요구해 온 사람은 만화연구회 신규 부장이자 '읽고 싶다'파의 멤버, 그리고 고치 아야코와 절친한 사이인 동급생 하니 마키였다. 굳이 노트를 훔치지 않아도 만연이 두 동아리로 쪼개지는 일은 양쪽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유괴처럼 다른 목적이 있거나 시간을 벌기 위한 행동이라고 후쿠베 사토시가 추리한다. 후쿠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 이바라는 분노를 가라앉히면서 최대한 냉정한 마음으로 교섭 장소인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서 이바라 마야카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고치 아야코였다. 그녀는 이바라가 만연의 파벌 싸움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하니 마키와 대화했는데, 하니가 노트를 훔치는 과격한 방법을 실행하자 본인이 노트를 가지고 있기로 한 것이었다. 고치 아야코는 이바라 마야카에게 자신 또한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파벌 싸움 때문에 좋아하는 만화를 제대로 그리지도 못하면서 2년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바라 마야카나 자신과 같이 진지하게 만화가의 길을 걸을 만한 재능과 열의가 있는 사람에게 동호회 활동은 의미가 없으므로, 만화연구회를 탈퇴하여 자신과 함께 본격적으로 만화 창작 활동을 할 것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이바라는 함께 동인지를 제작하자 제안한 아사누마를 버릴 수 없다며 거절하려 한다.
그러자 고치 아야코가 아사누마는 이바라 마야카를 앞세우고 이용하려고 했을 뿐이라는 걸 폭로한다. 이바라는 고치의 제안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고치가 자신의 노트를 훔쳤다는 사실에 반감이 있었고 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였다. 고치 아야코는 이바라가 만화 잡지 공모전에서 노력상을 수상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고치는 만약 이바라가 다음 공모전에서도 또 다시 수상한다면 자신과 함께 활동할 것이 아니라 당장 프로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만약 프로로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더라도, 만연을 그만두지 않고 아사누마를 도우려는 이바라 마야카의 성격상 자신과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은 이상 책임을 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이바라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고, 일부러 시상 발표일인 이 날에 맞추려고 다소 무리한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이바라를 불러낸 것이었다.
하지만 이바라 마야카는 공모전에서 신대륙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고치 아야코는 똑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상냥한 목소리로 다시 이바라에게 제안하였고, 이바라는 아쉬움과 분함을 뒤로 한 채 새로운 다짐을 하면서 고치의 제안을 받아들여 만화 연구회를 탈퇴하였다.
단순히 이바라 마야카가 파벌 싸움이 싫어서 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독자들에게는 큰 충격을 준 에피소드이다.[6] 그리고 이바라에게 만화는 단순히 취미 생활이 아니라 프로를 꿈꿀 만큼 진지한 열정을 가지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바라가 만화를 투고할 때 쓰는 펜네임은 '이바라 가즈루(井原花鶴)'. 또한 '데이터베이스는 결론을 내지 못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후쿠베 사토시가 오직 이바라를 위해서 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애쓰고, 이바라 마야카도 홀로 짊어지려던 짐을 후쿠 짱에게 기대게 되며 두 사람 관계의 진전을 나타낸다.
이바라 마야카가 공책을 도둑맞았을 당시 오레키 호타로는 추리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데, 이미 귀가한 오레키가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후쿠베 사토시는 이 점을 안타까워한다. 반면 이바라 마야카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 면에서는 후쿠베 사토시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대신 오레키 호타로가 중학교 1학년 때 써서 입선까지 한 달려라 메로스[7] 의 독후감이 화제가 된다. 그 독후감은 오레키 호타로답게(...) 메로스가 중간에 만나는 자객의 정체를 추리하는 내용인데, 이 글이 마침 이바라 마야카의 사정과 아주 딱 들어맞아서 그녀가 사건의 진상을 알아차리게 되는 데 작게나마 공헌한다. 그리고 오레키 호타로는 후속 단편인 "호랑이와 게, 혹은 오레키 호타로의 살인(虎と蟹、あるいは折木奉太郎の殺人)"에서[8] 오히나타 도모코에게 중학교 2, 3학년 시절 독후감까지 털리게 된다.
2.5. 긴 휴일
야성시대 2013년 11월 호 수록. 어느 날, 호타로는 이상하게 기운이 넘친다. 아침밥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해도 기력이 남아 호타로는 아레쿠스 신사로 책을 읽으러 산책을 가고, 거기에서 주몬지 가호와 지탄다 에루를 만난다. 호타로는 에루의 청소를 돕는데, 에루가 호타로에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해야 하는 일이라면 간략하게'라는 모토를 정한 까닭을 묻고 호타로가 그 질문에 답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초등학교 시절 다나카(가명)라는 아이가 집의 리모델링으로 인해 통학이 길어졌고 이 때문에 담임과 그 아이의 부탁으로 호타로가 물주기 당번을 도맡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호타로는 우연한 계기로 다나카가 리모델링이 끝났는데도 계속 자신에게 당번 역할을 떠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타로는 담임이 사정을 파악했을 것이라 기대하고 그를 바라보았지만, 당황한 표정을 짓는 담임을 보면서 담임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묵인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호타로는 자신이 모두에게서 이용당한 수많은 기억들을 떠올린다. 무거운 짐을 혼자 나른다거나, 눈병이 유행할 때 혼자서 집집마다 전단지를 돌린다거나, 반에서 발야구를 하다가 창문을 깨뜨렸는데 자신이 대표로 세워져 교장에게 사과를 해야 했던 일 등이다. 단순히 그런 일들로 자신이 손해를 보고, 억울하다고 느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선의를 이용하고, 속으로 업신여기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견디기 힘들었다. 호타로는 누나 도모에에게 '앞으로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도모에는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도 '너는 이제 긴 휴일에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네 심성만 변하지 않는다면[9] 누군가가 네 휴일에 마침표를 찍어줄 테니까."라는 예언에 가까운 말을 남긴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둘이서 청소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기에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 단편이다. 꼽아보자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호타로를 보고 당황하는 지탄다[10] 와 평소의 신조와 다르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청소를 도와주는 호타로. 청소를 하며 기분이 좋았는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에루에게 걸리고는 창피해 한다거나 에루의 부탁에 선뜻 자신이 에너지 절약주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는 호타로의 모습이 눈에 띈다.[11] 그리고 말하기 힘들 수도 있는 과거를 자신에게 들려줬다는 사실이 기뻤는지, 청소를 마치고 돌아가는 호타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기뻤다고 외치는 에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타로는 쑥스러웠는지 뭔지는 몰라도 못 들은 척 했지만. 이처럼 고전부 시리즈의 팬, 특히 두 사람의 사이를 응원하는 사람에게는 미소를 지으며 볼 법한 장면들이 꽤나 많이 들어 있다.
한편 아레쿠스 신사에서 호타로를 맞은 주몬지 가호는 묻지도 않았는데 "에루 보고 가"라고 말하거나, 자신이 여기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지학 교실에서 했는데 듣지 않았냐는 지탄다의 물음에 호타로가 못 들었다고 강변하는데도 믿지 않는 듯한 언동을 보이기도 한다.
호타로가 남에게 이용당하는 것에 나쁜 기억을 갖고 있다는 게 밝혀지는 단편이며,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서 호타로가 이리스 후유미가 한 일을 알고 나서 분노하고 누나인 도모에가 이리스와의 마지막 채팅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로 해석되기도 한다.
2.6.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야성시대 2016년 1, 2월 호에 수록된 단편으로 단행본의 표제작이 되었다.
가미야마 시 주최 합창 대회에서 솔로 파트를 맡은 지탄다 에루가 행사장에서 갑작스럽게 실종되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지만 자신의 책무를 절대로 방기하지 않는 지탄다의 갑작스러운 실종을 석연치 않게 여기면서 호타로는 대회장으로 향했다.
여름방학 이전의 지탄다의 상태, 합창 대회에서 부를 노래의 가사, 이바라와 사토시의 조사 내용과 증언, 그리고 지탄다의 주변 사람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오레키 호타로는 공연이 코앞에 닥친 형편에서 지탄다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리고 호타로는 지탄다를 찾아가면서 그녀가 모습을 감추어야만 한 사정을 어렴풋이 짐작하였고, 이윽고 도착한 곳에서 호타로는 지탄다에게 자신이 마음속에서 정리한 결론을 풀어내었다.
지탄다는 합창 대회 전에 아버지에게서 '더 이상 가문은 신경 쓰지 않아도 좋으니, 자유롭게 살아도 좋다.'라는 말을 들었다. 가미야마 최고의 명문가의 후계자로서 이미 정해진 길을 걷고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외롭고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길이라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살아왔기에 이러한 아버지의 당부는 지탄다에게 인생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충격이었다.
갑작스럽게 얻은 자유를 어떻게 할 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던 지탄다는 자유를 추구하는 내용의 솔로 파트 가사를 도무지 부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지탄다는 자신을 찾아 온 호타로에게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요."라고 절절한 마음을 고백하였고, 지탄다가 얼마나 많은 책임과 기대를 지면서 자신을 속박하며 살아 왔는지 옆에서 줄곧 지켜보았던 호타로는 이에 분노마저 느낀다.심지어 그 호타로가 스스로 상처라도 내고 싶은 생각을 했을 정도로. 시간 맞춰 행사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둘러 버스를 타야 하지만, 호타로는 지탄다를 재촉하지 않은 채 소설은 큰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동시에 지탄다가 내적 갈등을 겪는 부분에서 딱 끊기면서 후의 이야기를 기대하도록 만든다.ああ願わくは我もまた
自由の空に生きんとて
아아 바라건대 나 또한
자유로운 하늘에서 살고파
「放生の月(방생의 달)」에서
요네자와 호노부 특유의 밝아 보이기만 하는 청춘 속에 숨겨진 씁쓸함의 감성이 잘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가장 고정된 미래를 갖고 있다고 여겨지던 지탄다에게서[12] 미래를 떼어내면서 다음 이야기에서 나올 고전부 4인방에게 다가올 큰 변화 또는 성장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1] 상자 속의 결락 - 야키소바, 긴 휴일 - 토스트와 베이컨 야채볶음, 이제와서 날개라 해도 - 중화냉면[2] 이 부분은 이바라의 추정일 뿐이다. 앞의 '상자 속의 결락'에서 호타로가 사토시에게 그늘에서 정의의 사도가 되려 한다고 한 말이나, 중3 때 같이 산책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라 한 말, 아사미가 한 '영웅의 반쪽'이란 말로 추정했을 때 사토시가 해당 문구를 발견해서 호타로에게 상담하고 호타로가 제시한 해결책이 '자신의 조가 맡은 부분을 자기가 맡아 수정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무리 호타로라 한들 자신의 조가 맡은 조각 하나만 가지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힘들며, 호타로가 말하는 중3 때의 사건이 다른 사건이더라도 본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아사미의 '영웅의 반쪽'이란 표현을 감안하더라도, 문제를 인식한 것은 사토시였을 것이다. 이 단편집이 작중의 시간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지 않음에도 나중에 발표된 상자 속의 결락이 앞 단락에 위치한 이유도 그것일 것이다.[3] 두 에피소드를 비교하면 '두 사람의 거리 추정'에서 벌어진 일은 그 원인이 에루의 잘못이 아닌 오히나타의 오해에 있었고, 이 또한 호타로가 풀어주기 때문에 에루에게 가해진 심적 부담감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마야카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힘들어했을 일은 '이제 와서 날개라고 해도'로 보는게 좀 더 설득력이 있는게, 이쪽은 아예 에루가 살아온 인생 자체가 흔들린 일이기 때문이다.[4] 나머지 이야기들은 직간접적인 단서들을 통해 시간대가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의 시간대인 여름방학 이전임을 확인할 수 있다.[5]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 실린 단편 '산장비문'의 배경으로도 쓰였다.[6] 이바라가 만연을 떠난 것을 두 사람의 거리 추정에서 오히나타 도모코는 만연을 "저버렸다"고 표혔했고, 이에 오레키 호타로는 "굳이 말하자면 만연에서 쫓겨난 형태"라고 정정한다. 호타로는 이바라가 만연을 나간 이유를 자세히 듣지 못해 정황상의 근거로 쫓겨났다고 판단한 듯하다. 다만 이바라도 탈퇴 사유가 사유인 만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여러 가지로 사람을 지치게 하는 현 상황에 자포자기하여 나온 것으로 비춰지기 충분한 정황이라 호타로처럼 알고 있는 관련자들도 많을 것이다.[7]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8] 팬북인 '요네자와 호노부와 고전부'에 수록되었다.[9] 실제로 에루가 호타로에게 과거의 호타로와 지금의 호타로가 사실은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준다. 상처를 받고 에너지 절약을 선언한 호타로지만 지금까지의 이야기에서 보여지듯 본연의 선한 심성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10] 주몬지와 함께 축제 때의 사진을 보고 있었는데 호타로를 보자 당황하며 이를 숨기려 한다. 이에 주몬지가 웃으면서 뭘 굳이 숨기려 하냐고 하자 지탄다도 이를 자각했는지 횡설수설하다가 정신을 차린다. 완벽하게 구도가 같지는 않지만 애니메이션에서 에루가 자신의 사진을 호타로가 몰래 본 것을 눈치채고 두 사람이 서로 부끄러워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11] 아무래도 과거사라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고 평소 호타로의 성격 상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거라 생각했는지 에루 본인도 조심스럽게 물어보고는 호타로의 반응이 쎄하자 당황하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12] 지탄다의 미래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멀리 돌아가는 히나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