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메로스

 

1.1. 원전
1.2. 창작 배경
2. 1을 원작으로 한 미디어믹스


1.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走れメロ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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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기다림에 대한 기대와 희망.'''
주인공인 메로스가 시라쿠사에서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포악한 디오니스 왕을 암살하려고 했다가 붙잡히고, 여동생의 결혼식을 열어주기 위해 사흘의 여유를 주는 대신 친구 세리눈티우스를 인질로 데리고 있으라 하고 떠났다가 돌아오는 이야기다. 신의를 지킬 줄 아는 남자인 메로스는 미친듯이 달리고 폭우로 불어난 강도 헤엄쳐 건너고 길을 막는 산적들도 때려잡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참아내면서 세리눈티우스가 사형당하기 직전에 도착하는데 가까스로 성공한다. 메로스는 포기하고 싶었던 사실을, 친구는 메로스를 의심한 사실을 고백하면서 꺼이꺼이 울고 이를 본 왕도 감동해 둘 다 살려줘서 해피 엔딩.

1.1. 원전


다자이의 순수한 창작은 아니고 원문의 끄트머리에 적혀 있는 것처럼 원전은 고대 그리스의 실화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작품이다. 원전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달라서 원전이 더 유명한 유럽어판에서는 그에 맞춰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원전은 '''다몬과 핀티아스(Damon und Phintias)'''로 참주 디오니시오스 1세에게 사형을 선고받은 시라쿠사의 피타고라스파 철학자 핀티아스가 신변 정리를 위해 일시적인 말미를 요구하고 대신 인질로 다몬이 갇혔는데, 핀티아스가 약속대로 돌아오자 참주는 그들 두 사람을 모두 방면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원전 그리스 실화 - 실러 2차창작 - 다자이 3차 창작 - 한국 교육부, 모리미 4차 창작.
비슷한 이야기로 고대 아테네 사람들에게 민주정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 연인 하르모디오스와 아리스토게이톤(Harmodius and Aristogeiton)이 있다.

1.2. 창작 배경


이 소설의 창작 발단은 다자이 오사무와 친구인 단 가즈오와의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명 '아타미 사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다자이가 도쿄 인근 아타미의 무라카미 여관에 틀어박혀서 몇 달째 나오지를 않자 다자이가 걱정된 아내는 다자이의 친구인 단에게 다자이가 어쩌고 있는지 좀 들여다봐달라고 부탁했다.
단은 무라카미 여관에 가서 다자이에게 그만 붙들려서, 술 마시고 돌아다니던 사이에 가지고 온 돈을 모두 써버렸다. 그러자 다자이는 여관 주인에게 단이 인질이라면서 놔두고선 자신은 도쿄에 있던 스승 이부세 마스지의 집에가서 돈을 구해오겠다고 가버렸다.
그런데 단이 며칠을 기다려도 다자이가 돌아오지 않자 여관과 술집에 사정사정해서 외상 지불을 미룬 뒤 도쿄의 이부세 마스지의 집에 가 보니 다자이는 이부세와 한가롭게 장기를 두고 있었다. 사실 다자이는 이부세와 장기를 두면서 돈 좀 빌려 달라고 말할 타이밍을 노렸지만 며칠째 그게 안 되었던 것. 단이 그런 모습을 보고 빡치려고 하자 다자이가 '''"기다리는 사람이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괴로울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후에 달려라 메로스가 나오자 이 소설을 읽어본 단은 "아타미에서 있었던 일이 창작에 중요한 발단이 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중에서는 접근하기 쉬운 소설이고 '우정과 인간 간의 신뢰'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룬 탓인지 전후 일본의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이로 인해 일본의 국민소설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국민소설의 반열에 있는 작품이라서인지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 일본의 작품 중에서 메로스, 달려라 등의 키워드가 들어가거나(대표작으로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 OP '''메로스처럼''') 다른 사람의 목숨을 인질로 내주고 어딘가로 가는 내용은 전부 이것의 패러디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 그러나 화내고 왕을 죽이러 갔다가 순식간에 잡혀서 목숨 구걸을 하게 된 메로스의 행동이 관점에 따라서는 병맛이 넘치기 때문에 개그로 패러디되는 경우도 많다.

메로스는 격노했다. 반드시 그 간사하고 포학한 왕을 없애버리리라고 결의했다. 메로스는 정치를 모른다. 메로스는 마을의 양치기다. 피리를 불고 양과 놀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사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민감했다.

대표적으로 위의 문단이 있는데, 당시로서는 꽤나 참신한 표현이었던 모양인지 상당히 많은 곳에서 주어하고 상황만 바꿔서 똑같이 패러디되고 있다.[1] 그런데 사족이지만, '''메로스는 바로 저 말을 내뱉은 직후에 왕을 죽이러 갔다가 잡혀서 목숨을 구걸한다.(...)'''

2. 1을 원작으로 한 미디어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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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설 격으로 인기가 많다보니 이런 것을 노리고 1992년에 오스미 마사아키가 감독을 맡은 극장판이 5억 엔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가며 개봉되었고 문부성 추천까지 받았으나 [2] 청소년이 보기 곤란한 장면이 많아 학교 단체 관람 등이 취소되었다. 사람을 칼로 찔러죽이는 장면이나 여성의 나체, 유두가 나오는 등 학교에서 단체 관람할 만한 수위는 아니었다. 가까스로 1억 엔을 벌어들이며 흥행은 망했다.
원작과 꽤 차이가 있다. 메로스와 세리네티우스가 초면으로 나오는 등 기존에 있던 설정이 많이 바뀌었고, 세리네티우스의 가정사정 등 원작에는 없던 여러 설정들이 붙었다. 그 외에 왕후나 아킬레스,[3] 라이사[4] 등 기존에 없던 인물들이 추가되었다.
흥행은 망했으나 꽤나 수작이다. 작화감독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마치 실사처럼 정밀하게 그려낸 작화가 볼거리. 오키우라는 작화감독으로 크레딧되었으나 오스미 마사아키의 지시대로 콘티까지 그려내서 실질 적으론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감독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오키우라는 이때 자신이 연출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감독을 지향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화에는 츠루 토시유키, 나카자와 카즈토, 이토 코지, 우츠노미야 사토루, 무라타 토시하루 등이 참여. 인물과 설정을 추가함으로써 믿도 끝도 없던 원작 인물들의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했고 스토리도 보다 극적으로 만들었다. 다만 원작 파괴의 우려가 있다. 연출, 음악도 훌륭한 편. 원작과의 차이를 찾으면서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이 토에이판은 작화 마니아로 유명한 나루토의 작가 키시모토 마사시가 극찬하기도 했다.
토에이에선 이 작품을 잊고 싶은지 VHS 이후의 영상을 출시하지 않아 고화질이 존재하지 않는 작품이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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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문학 시리즈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만 4개가 나왔다. TV 애니메이션 2개, 그리고 문학선인 푸른 문학 시리즈에서 한 번. 푸른 문학 시리즈에서는 나카무라 료스케가 감독을 맡고 호소이 미에코가 작화를 담당해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한다.
1970년대 국민학교 시절부터 도덕 교과서에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서서방과 공서방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화되어 실린 적도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그대로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천일야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이때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대신 남아준다.

3. 모리미 토미히코의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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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신석(新譯, 새로운 해석) 달려라 메로스 외 4편'.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 사카구치 안고의 '벚나무 숲 만발한 벚꽃 아래', 모리 오가이의 '햐쿠모노가타리(百物語, 백 편의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단편집. 각 단편이 느슨하게나마 서로 연결되어 있다. 키워드가 되는 핵심 인물은 산월기의 '사이토 슈타로'.
가히 일본에서도 내로라하는 고전 명작 단편들에서 차용했으나, 시인이 되려던 중국의 이징이 호랑이가 되는 산월기는 소설가가 되려던 사이토 슈타로가 텐구가 되는 이야기로, 영화 라쇼몽의 원작이기도 한 덤불 속의 경우 괴짜 영화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삼각관계를 다루는 등 모리미 토미히코 식으로 정말 많이 개작됐다. 가장 가관은 달려라 메로스로, 모리미 토미히코답게 대학 축제가 배경이며[6] 결국 폭군, 두 친구 모두가 분홍색 삼각빤스를 입고 춤을 추는 막장 결말로 치닫는다 . 그래도 역시 전체적인 구성이나 설정은 원작에서 많이 빌려왔기 때문에 원작들에 대해 잘 모르면 제대로 즐기기 힘든 책이다.
원작과 비교해서 읽고 싶은 독자의 경우, 유일하게 국내에 들어온 적이 없는 햐쿠모노가타리를 제외하면 약간 발품만 팔 각오가 되어 있으면 도서관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다 찾을 수 있는데, 원작 산월기는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문예출판사에서 발매한 나카지마 단편선 '산월기'에 수록되어 있고, 덤불 속의 경우 아쿠타가와의 작품을 묶은 책이라면 대부분 수록되어 있으며 달려라 메로스는 국내에 워낙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이 많으니 정말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카구치 안고의 '활짝 핀 벚꽃나무 숲 아래'는 책세상에서 발매한 일본 호러 걸작선과 '백치 타락론 외',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발매한 '사카구치 안고 단편선'에 수록되어 있다. 물론 일본어가 된다면 인터넷 사이트인 아오조라 문고에서 저작권 풀린 텍스트본을 모두 구할 수 있으니 찾아서 읽어보자.

[1] 예를 들면 "다자이는 격노했다."라던가.(...)[2] 문부성에서 추천하면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보러 가기 때문에 흥행에 유리하다.[3] 원작에서는 둘 다 처형된 상태이다.[4] 일본의 국민가수 나카모리 아키나가 라이사의 성우로 참여했다. 루팡 3세의 루팡3세 후지코보다 덜 요염하면서도 상냥한 목소리로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95년 8월 4일 방영된 이이토모(森田一義アワー 笑っていいとも!)에서 말한 적이 있다.[5] 토에이는 1990년대에 여러 예술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만들었으나 전부다 망해서 막대한 손해를 보았고 이 작품들의 DVD, 블루레이를 전혀 출시하지 않고 봉인하고 있는 상태이다.[6]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 나오는 바로 그 대학 축제다. 여기서 이 책도 모리미 월드(...)에 포함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