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인사)

 

1. 설명
2. 종교에서의 절
3.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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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몸을 굽혀 경의를 표하는 극존칭의 인사법.[1]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다. 인사도 그렇고 아무래도 머리를 숙이는 것은 인간의 공통적인 예법인데, 동양(중동 포함)에서는 한술 더 떠 무릎까지 꿇는다. 한국에서는 보통 어른들께는 1회, 돌아가신 조상께는 남자는 2회, 여자는 4회 하는 것이 예법이다.[2] 요즘은 종가집이 아닌 이상 남자와 여자가 같은 수의 절을 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개신교 신자와 무슬림은 '죽은' 조상을 신격화하여 절하는 것이 우상숭배이며 배교 라는 이유로 하지 않는다.[3] 불교에서는 부처님께 예의를 표하고자 할 때 3번 절한다. 상대방과 자신의 상황에 따라 스스로를 낮추는 정도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크게 선절과 앉은절로 나뉘는데, 선절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느낌으로 생각하면 된다. 읍하듯 손을 앞으로 모으기도 하는데 이게 좀 더 예의를 갖춘 것이다. 앉은절은 대개 큰절, 평절, 반절로 나뉜다.
큰절은 가장 예의를 갖춘 것으로, 정중한 의식에서 주로 하였다. 보통 요즘 아이들이 어설프게 하듯 손을 벌려 바닥을 짚고 그 사이에 머리로 바닥을 대는 것은 고두배(叩頭拜)라는 것으로 임금에게 하던 것이라고. [4] 요즘 절을 배울 때 형식은 큰절을 기준으로 하는데, 실제로 제대로 갖추어서 하지는 않아서 평절 비슷해 보인다. 종종 예법에 밝지 못한 유명인들이 고두배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큰절을 검색할 때 유명 정치인들의 고두배가 많이 나온다.
평절은 어른이나 조상에게 행하는 절로 큰절과 거의 비슷하나, 무릎을 꿇기 전 눈높이까지 양손을 올리는 큰절과 달리 명치 부근에서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곧바로 절(평절)을 한다고 보면 된다. 또한 무릎을 꿇고 손에 이마를 댄 후 비교적 빨리 뗀다.[5][6]
반절은 자신보다 높지 않은 사람에게 하는 절이다. 앉거나 무릎을 꿇고 약간 숙인다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손은 큰절 때와 똑같이 하지만 격식없는 절이므로 이마저도 안 하기도.
절은 하는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복식을 제대로 갖추고 정좌한 후에야 받을 수 있으며 상대에 따라 절이 끝나면 반절로 답례를 해주어야 한다. 길거리에서 만나 목례로 인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며 왔더라도 집에 들어오면 정좌한 후 다시 절을 하는 것이 예의이다.[7] 이 아닌 이상 길거리에 서서 절을 받거나 누워서 절을 받는 것도 절대 금물. 특히나 누워서 절을 받는 것은 받는 사람이 고인이라는 의미이니[8] 어른들이 누워 있을 때에는 절대 절하면 안 된다. 그리고, 아픈 사람은 절을 하거나 받는 것이 아니다. 저승길에 잘 가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본래 남자는 양(陽), 여자는 음(陰)이라 하여 남자가 한 번 절할 때 여자는 두 번 절하는 법도가 있었으나 현대에는 이러한 의미가 거의 사라져 여자도 남자와 같은 횟수만 절하는 경우가 흔하다.
장소에 따른 절의 예법. 괄호 안은 여자가 하는 횟수이다.
  • 일반적인 인사 : 한 번(두 번)
  • 결혼할 때: 두 번(네 번). 배우자에게만 한다. 참고로 혼인 당사자들은 결혼식 날에는 배우자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절하지 않았다. 시집과 친정 어른들에게 돌아가며 하는 폐백절은 현대에 생긴 풍습이며 본래 유교의 예법에는 어긋나는 것.
  • 장례식장에서 조문할 때: 두 번(네 번). 돌아가신 분에게는 두 번 절하고 반절로 마무리한 뒤 상주에게는 한 번 절한다.[9] 한 번은 살아생전의 예의를, 한 번은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우를 의미하며 마지막으로 예를 표하는 의미로 반절로 마무리한다고 한다. 고령인구 비율이 늘어나 좌식 빈소가 사라지고 입식 빈소가 늘어나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늦어도 21세기 말에는 조문에서 절하는 풍속이 사라질 수도 있다. 다만, 입식빈소가 대중화 되지 않아 절하는 풍속이 없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스승, 부처에게 정식으로 예를 표할 때: 세 번(여섯 번) 절에서 세 번 절하는 데는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 절은 오직 부처님을 공경하겠다는 뜻이며, 두 번째 절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뜻이며, 세 번째 절은 부처님의 제자인 스님을 따르겠다는 뜻이다.[10]
  • 군주에게 정식으로 예를 표할 때: 네 번[11] . 일반적인 절과 방식이 다르다. 먼저 무릎을 꿇고 손을 땅에 대는 자세를 취하는데, 이를 국궁(鞠躬)이라 부른다. 그리고 손을 땅에 댈 때에도 두 손을 모으지 않고 八자 모양으로 띄운다. 그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고 사배(四拜: 네 번 절함)하므로 흔히들 '국궁사배'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절과 달리 무릎을 꿇은 채로 머리를 땅에 가까이 낮추었다가[12] 올리기를 네 번 반복하는데, 사회자[13]가 배(拜)라고 말하면 머리를 낮추고, 흥(興)이라고 하면 머리를 들며, 평신(平身)이라고 하면 무릎을 펴고 일어났다. 절하는 모습이 팔굽혀펴기와 비슷한데, 오늘날에는 종묘제례에서 국궁사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군주에게 바치는 여자의 예법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유교적 원칙을 적용하면 8번일 것이다.

2. 종교에서의 절


상당수 종교에서 이를 기도방법으로 사용한다. 불교에서는 양 팔꿈치, 양 무릎,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위를 땅에 대는 5체투지 자세로 3번 절하는 '삼배'라는 방식을 한다. 수행의 방법으로 108배, 1000배, 3000배, 삼보일배 등 바리에이션이 있다. 불교식 절은 합장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이슬람에서도 예배할 때 절을 한다. 이때 언제나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메카 방향으로 앞을 두고 절을 하며, 한국식 절과는 달리 손을 모으지 않고 머리를 땅에 대는데, 이마와 코, 양손과 양 무릎, 양 발가락이 땅에 닿아야 한다.[14] 한자어로 말하면 8체투지라고 할 수 있을 듯? 알라에게 바치는 복종과 공경의 의미이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절은 오로지 알라에게만 드릴 수 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터키어로는 이를 세즈데(secde)라고 하는데, 무슬림들은 한국식 큰절과 이슬람의 세즈데를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벌어졌다. 한국인들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세즈데 하다. 무슬림들은 신에게나 드릴 수 있는 공경을 사람에게 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우상숭배라고 여기기도 한다. 터키에서는 큰절 대신 어른의 손을 잡고 거기에 입맞추는 행위를 사람에게 올리는 최고의 공경으로 여긴다. 그리고 명절날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입을 맞추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용돈이나 과자 등을 주는 건 터키도 똑같다(...)
기독교 신자들 중 일부는 절하는 것이 우상숭배라면서 안 한다. 특히 여호와의 증인을 믿으면 세배까지도 교리에 어긋난다면서 하지 못하게 한다. 근데 이건 동아시아의 문화와 전통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절에 복종을 뜻하거나 숭배하는 의미를 가진 나라도 물론 있겠지만, 동아시아에서 절은 숭배가 아니라 높은 어른들께 인사를 올리는 것이다. 문서의 이름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세배만 봐도 새해가 되었으니 집안 어른에게 인사를 올리는 것이다. 물론 여호와의 증인에게는 해당이 안 된다. 죽은 사람에게 절하는 것을 죄악시하는 대부분의 개신교 교파들을 제외하고는 우상숭배의 의미가 없으니 천주교·성공회 신자는 제사 같은 예식을 살짝 바꿔 행한다. 신주 라고 써붙인 위패를 없앤다던가, 제사상 가운데 십자고상을 올린다던가 해서 절을 하면 되지만, 개신교 신자는 조상에게 예를 표하는 것 마저도 우상숭배의 위험(?)이 있어 거부감을 가지므로 대신 묵념을 한다.
천주교에서는 오른쪽 무릎을 꿇도록 하는 궤배(genuflect, 무릎절)와 장궤, 고개를 숙이는 절인 목례(vow), 허리를 숙이는 깊은 절이 있다. 궤배는 제대/감실 앞을 지날 때와 미사 중에 주로 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은 미사 중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3위격을 동시에 부를 때, 특정 성인을 위한 미사에서 그 성인을 부를 때이다.
또한 장궤는 미사의 성찬의 전례에서 그런데 한국의 천주교에서는 궤배, 장궤와 목례, 깊은 절을 모두 목례와 깊은 절로 대체해 버렸기 때문에 궤배와 장궤가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유럽에서는 여전히 하기때문에 한국 신자들이 유럽 성당을 방문할때 낯설어하기도 한다.

3. 그 외


  • 정치인들도 선거때 종종 하는 퍼포먼스이다. 보통 읍소전략이라 부르며 보통 불리한 쪽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 임산부들은 종교에 상관 없이 몸에 무리가 간다면 절을 안 하는 게 좋다. 때문에 대부분의 집안에서 절할 일이 있으면 만삭인 임산부는 대개 제외한다. 하반신 지체장애인 등 일부 지체장애인들과 다리에 깁스를 한 사람도 동일.
  • 성철 스님은 본인의 생전에 본인을 만나려는 사람에게 어김없이 불상에 삼천배를 시켰다고 한다.
  • 영국의 매카트니 사절단은 건륭제한테 이런 중국식의 큰절(중국식 발음 그대로 kowtow 라고 한다.)을 거부했다.
  • 편지나 메일 등에서, 마지막에
"귀하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OOO 배상. 혹은 OOO 배."
라고 끝나는 구절이 있다. 절하여 올린다는 뜻으로, '올림', '드림'으로 순화할 수 있다.
[1] 영어로는 On your knees and head.[2] 이 때문에 어른께 절을 2번 하면 큰 실례이다.[3] 신주'(神主) 또는 '신위'(神位)라는 글을 써붙인 위패에 절 하는것이 한분이신 하느님을 배교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또 조상의 혼령을 신격화해서 절하는것은 우상숭배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유교문화권에서 하느님 같은 존재는 신(神)보다는 천(天)이나 천제(天帝)라고 불렀다. 전통적 관점에서 신은 귀신, 조상신, 자연의 정령에 가까운 개념인 것 [4] 이슬람교에서 예배할 때에도 같은 자세를 취한다. 터키어로는 secde(세즈데)라고 부르는데 오직 신께만 드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예절로 여기기 때문에, 세즈데가 아닌 우리나라식 큰절만 하더라도 "아니 어떻게 사람한테 절을 할 수 있지?" 하고 신기해한다. 그리고 일본의 도게자가 이 고두배와 좀 비슷하다.[5] 친가와 외가 또는 사촌이 다 모이면, (그동안에는 평절만 하다가) 큰절을 처음 보고 충공깽에 빠지기도 한다. [6] 불교에선 명치 부근에 합장을 한 자세에서 시작한다.[7] 이 때문에 성격이 털털한 사람들은 예를 갖추는 것이 번거로워서 절을 사양할 때도 있다.[8] 누운 사람에게 절하는 것은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조문할 때뿐이다. 그마저도 개신교 신자라면 죽은 사람에게 절하는 것이 교리상 우상숭배라면서 거부감을 드러내고 안 한다.[9] 그마저도 상주가 60세 이상이라면 안 하는 경우가 많다.[10] 참고로 불교에서는 절을 3의 배수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08배도 그렇고...[11] 엄밀히 따지면 황제는 다섯 번, 왕은 네 번 절을 받았고 청나라대에서는 황제는 세 번의 큰 절과 9번의 반 절을 받았다[12] 땅과 이마 사이를 주먹 하나만큼 띄운다.[13] 제사에서는 사회자 역할을 맡은 이를 집례(集禮)라고 부르지만, 제사가 아닌 행사에서는 명칭이 다르다.[14] 발가락만 땅에 닿고 발등은 닿지 않도록 발을 수직으로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