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바 쇠뇌병

 

이탈리아어 : Balestrieri genovesi
영어: Genoese crossbow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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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등장
3. 몰락
4. 무장
5. 관련항목


1. 개요


제노바 쇠뇌병[1]이라 불리는 용병집단은 중세시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용병집단 중 하나였다. 묵직한 대형방패인 파비스와 제노바제 쇠뇌로 무장을 한 이들은 제노바 공화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였으며, 다양한 전장에서 활약했고, 이탈리아가 중세 시대에 용병으로 유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노바 쇠뇌병은 다른 이탈리아 용병들과 차별되는 독자적인 취급을 받는다. 흔히 말하는 떠돌이 유랑집단 같은 용병단은 아니었다는 이야기.

2. 등장


이탈리아에서는 중세 중기 이후로 자치권을 도시국가들이 발달하면서 도시간의 분쟁이 발발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는데, 영토가 작지만 부유한 도시국가들은 병력을 외부에서 고용하는 용병들로 군사력을 유지해왔다. 초창기에는 노르만, 슬라브, 게르만족 기사 등 외국인을 고용하는 형태가 많았지만, 차츰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콘도티에리[2]라는 용병대를 만들어 용병업이 성행하게 되고, 이들 콘도티에리들은 차츰 이탈리아 국내뿐이 아니라 유럽 각국의 군주들을 위해 용병업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제노바 쇠뇌병이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전투는 1차 십자군 전쟁으로, 상인이자 무장대 리더였던 귈레무스 엠브리아쿠스가 조직해 예루살렘 공성전에 참여함으로써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귈레무스 엠브리아쿠스는 이 성전에 투자하고 참여함으로써 제노바의 자치권을 획득하고 안전을 보장받았다.
사자왕 리차드가 이끄는 3차 십자군 전투에도 참여해 야파 전투에서 활약한 그들은 화약의 시대가 찾아오기 전까지 유럽에서 가장 인정받고 존경받는 용병집단이 된다.

3. 몰락


그들의 몰락은 영국 장궁병이 유명해지는 계기와 맞물린다.
크레시 전투에서 쇠뇌병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프랑스 기사의 지휘를 받은 것이 그들의 몰락을 앞당겼다. 사정거리가 더 긴 장궁병을 상대로, 전날 비가 와 진창이 된 전장에서, 그것도 언덕 위의 진지를 향해 개돌을 하라는 명령을 받은 그들은 파비스도 없이 전방으로 내몰려 손 쓸 틈 없이 죽어갔다.
백년전쟁에서야 잔 다르크의 등장과 대포의 전술적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군은 결국 승리하지만, 뒤이은 이탈리아 전쟁에서는 심각한 질적 저하를 겪은 제노바 쇠뇌병을 포함한 이탈리아의 콘도티에리[3]들은 본격적으로 화약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한 프랑스와 합스부르크 가문의 정예 상비군과 훨씬 단련된 용병인 란츠크네히트, 스위스 용병들을 상대로 손쓸 도리 없이 패하며 이탈리아 반도의 패권을 두 강대국에게 넘기게 된다. 그리고 점차 이탈리아 내에서도 상비군 제도가 도입되며 제노바 쇠뇌병, 그리고 콘도티에리들의 시대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의 종말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된다.

4. 무장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제노바제 쇠뇌. 발리스타이社에서 제작한 것으로 제노바 쇠뇌병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중세 초기에는 조잡한 쇠뇌를 썼지만, 십자군 전투 이후 빠르게 발전해서 중세시대 서구 쇠뇌의 표준이나 다름없게 된다.
그리고 또 유명한 것이 보병이나 다른 병과는 좀처럼 쓸 일 없는 무겁고 큰 파비스. 이 대형 방패는 이동시에는 등에 짊어지고 있다가 전투시가 되면 땅에 박아넣고 엄폐물로 활용한다. 위력이 뛰어나지만 재장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쇠뇌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짝궁과도 같은 존재다. 이 파비스 덕에 제노바 쇠뇌병은 중세시대 병과로 야전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엄폐물을 찾아 뛰어다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엄폐물을 세우고 원하는 곳에서 전투를 치를 수 있었기 때문.
그 외에 개인무장으로 가벼운 금속 투구와 백병전용 단검, 그리고 사슬갑옷 위에 고지트라 불리는 강철판을 가공한 목 보호대를 입었다.

5. 관련항목



[1] '''세'''뇌병이 아니다.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운 단어.[2] 단수형 콘도티에로.[3] 이 때쯤 되면 이탈리아 도시국가간의 전쟁이 지나치게 형식화돼서, 화약병기를 쏟아부으며 요란하게 싸웠는데 사상자가 지나치게 적게 나오고, 보수에 따라 배신을 일삼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군주론에서 용병을 신랄하게 깐 이유가 바로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