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1. 명칭
장미목 콩과 콩아과 토끼풀속 식물.
속명인 Trifolium은 라틴어로 '세 잎(葉)'이란 뜻이며, 종명인 repens는 '덩굴식물, 밑으로 낮게 자라는 것'을 가리키는 라틴어.
학명 끝부분의 L.은 학명의 창시자인 카를 폰 린네가 붙였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클로버가 특별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식물의 학명 대부분을 카를 폰 린네가 붙였다.[2]
2. 상세
햇볕이 잘 드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원산지가 유럽임에도 극지와 정글, 사막을 제외한 오만 곳에 다 퍼질 정도로 적응력이 매우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끼가 잘 먹는다고 해서 토끼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토끼에게 독으로 작용하는 성분[3] 이 있어 주면 먹긴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하얀 꽃봉오리가 토끼 꼬리와 비슷해서 토끼풀이라고 부른다는 설이 있다.[4]
그리고 이름과는 다르게 닭에게 클로버를 주면 환장하고 먹어치운다. 사실 클로버는 원래 우리나라 식물이 아니고, 근세에 외국에서 전해진 귀화식물이다.[5]
잎 모양은 괭이밥과 비슷하다. 괭이밥 잎은 하트 모양이고 클로버 잎은 원형에 가깝다.
클로버도 꽃이 피는데, 흔히 풀꽃이라고 부르고 따다가 꼬아서 풀꽃반지로 만드는 꽃이 바로 그 꽃이다. 줄기 하나에 꽃이 토끼 꼬리처럼 둥글게 피어나며 양파나 수국처럼 작은 꽃 여러 송이가 모여 한 송이를 이루는 형태이다. 씨앗 또한 이 꽃 하나하나마다 달린다.
일반 클로버는 20~30cm로, 붉은클로버는 30~60cm로 자라므로 섞어서 키우면 일반 클로버가 붉은클로버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따로 나눠서 심는 것이 좋으며 붉은클로버는 잎이 조금 길어서 거추장스럽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일반 클로버가 붉은클로버보다 조금 더 비싸다.
3. 쓰임새
이것도 콩과 식물이기 때문에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으며, 지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때문에 윤작에 이용되기도 한다. 땅을 갈고 클로버를 심으면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다. 일반 클로버와 붉은클로버 모두 말려서 차로 마실 수 있으며, 잎은 샐러드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잎을 말리면 바닐라와 비슷한 향이 나서 바닐라 대신 과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6]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먹을 용도로 키워지거나 약이 안뿌려졌을때만 해당되며 도시같은곳에서 흔히 자라는 클로버들은 중금속이 매우 많기에 절대로 먹으면 안된다.
꿀을 따는데에도 쓰인다. 클로버 꿀은 빛깔이 맑고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꽃내음을 띠어 인기가 좋다.
4. 비슷한 식물
동속이종으로 붉은클로버[7] 가 있다. 이름처럼 일반적인 클로버와는 다르게 꽃이 붉은색에 더 크고 아름답게 피며, 줄기가 땅을 긴다기보다는 덤불을 이루듯이 일어선다. 잎은 뾰족뾰족하고 '''네잎짜리 돌연변이가 아예 생기지 않는다.''' 허브의 일종으로 약효가 있으며 식물 자체에 단백질이 풍부하여 식용도 가능하다.
블루클로버라고 간혹 꽃집에서 파는 클로버도 있다. 전체적인 형태는 화이트클로버와 비슷하지만 꽃이 푸른색으로, 그것도 딱 송이씩만 핀다. 일반 클로버가 여러 꽃이 모여 둥근형태라면 이건 콩꽃 딱 하나. 잎의 무늬는 검은색계열로 지저분하지만 거의 비슷하다.
비슷하게 생긴 꽃이 피는 자운영이라는 식물도 있는데, 같은 콩과이긴 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게다가 전혀 다른 종이지만 얼핏 비슷한 것으로 괭이밥이 있다. 잎이 3갈래이지만 클로버와는 반대이다. 짧고 작으며, 클로버에 비해서 좀 더 뚜렷한 하트 모양 잎이다. 잎 가운데에 접은 듯한 선이 있으며, 밤이 되면 잎이 반으로 접혀서 시든듯 내려간다. 무엇보다 클로버의 잎에 있는 흰 띠 무늬가 없고, 붉은색이 감도는 개체가 자주 나타난다. 클로버가 대체로 양지바른 뜰에서 자란다면 괭이밥은 비교적 풀잎이나 관목이 무성한 곳, 혹은 건물 사이 바닥의 틈 등 햇빛의 덕을 크게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 꽃은 노란색으로 작게 핀다. 괭이밥 종류의 개량종은 원예식물이지만, 야생종은 화분을 들여놓고 식물을 키우다 보면 어느 새 본 식물 곁에 작게 올라와 꽃을 피우는 것을 보는 일이 많다. 클로버는 절대 이런 일이 없기 때문에 큰 차이다.
5. 이야깃거리
- 켈틱 크로스와 함께 켈트와 아일랜드를 상징한다. 아일랜드에 처음 가톨릭을 전한 성 파트리치오가 삼위일체론을 토끼풀에 비유해서 설명했기 때문이다. (잎은 셋이지만 하나의 풀) 해리슨 포드 주연의 미국영화 도망자를 보면 녹색으로 난리를 쳐놓고 하는 3월 17일의 축제가 바로 성 파트리치오를 기념하는 축제다.[8]
- 옆으로 뻗어나가면서 성장하는 특징이 있어서 이 식물이 한번 나면 타원형 콜로니가 형성되는데, 잔디밭에서 유독 눈에 띈다. 줄기마디에서 뿌리가 나와 땅에 단단히 고정되며, 콩과 식물답게 뿌리혹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1. 네잎 클로버
🍀/ Four-leaf Clover
잎이 4개 달린 네잎 클로버는 일종의 돌연변이로, 클로버 밭을 뒤지다 보면 가끔 발견할 수 있으며 발견하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알려져 있다. 덕분에 사람들은 클로버를 보면 네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뒤지곤 한다. 더 드문 확률로 5잎 이상의 클로버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예 이러한 사람들을 위하여 위대한 육종학의 힘으로 네잎 토끼풀 품종이 개발되었다. 스타벅스에서 네잎 클로버가 올라간 '오트 그린 티 라떼'를 2018년 신년 한정 메뉴로 판매했다. 제품에 올라간 네잎 클로버는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홍인헌 농부의 클로버 농장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직접 종자 개량을 해서 국립종자원에 품종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90% 이상이 네잎이 난다고 한다. 잎을 뜯어도 1주일이면 다시 자라는 터라 경제성은 뛰어나다고 한다. 현재 하루에 2만장 가까이 생산하고 있으며, 가격에 대해서는 비밀에 붙이고 있지만 "일반 사과 상자 크기 한 상자에 네잎 클로버를 소포장해 담으면 5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네잎 클로버를 생산하는 농장은 이곳 뿐이다. 위 농장에서 재배된 것으로 보이는 식용 네잎 클로버는 이마트, 롯데마트에서도 드문드문 판매가 된다. 온라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 나폴레옹이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주우려고 고개를 숙였다가 탄알을 피할 수 있었다는 진위불명의 전설도 있다.[9]
- 몽골에서는 네잎 클로버가 더 많아서 세잎 클로버가 귀하다고 한다.
- 2008년에 발견되어 기네스북에 등재된 스물한잎 클로버. 종래의 기록은 2002년에 발견된 열여덟잎 클로버였다고 한다. 그런데 2009년에 쉰 여섯(56)잎 클로버가 동일인물에 의해 발견되어 현재까지의 기네스 기록이 되어 있다. 이 세 기록 경신은 동일인에 이루어진 것으로 개인적인 품종개량을 하며 만든 것이다. 2010년에 당사자가 사망하면서 개량도 중지됐다.
- 네잎 클로버가 생기는 원인도 재미있는데, 첫째, 태생이 기형인 녀석과, 둘째, 생장점(잎으로 분화하기 전의 줄기 끝)에 상처가 생길 경우에 네잎 이상이 된다. 가장 흔한 경우는 역시 3잎짜리가 밟혀서 상처가 나는 경우다.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은 성장 과정이다. 아주 가끔 5~6엽짜리도 발견되는데, 4엽 이상인 경우 완전 대칭보다는 셋보다 나머지 잎이 약간 작은 것이 많다.
5.2.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
☘ / Three-leaf Clover
한국에서 2000년대에 주로 유행했고 지금도 간간히 보이는 글로,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고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라며 "네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지만, 네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세잎 클로버들을 밟고 다니는 짓은 하지 말자. 세잎 클로버를 밟는 것은 곧 '''행운을 위해 행복을 짓밟는 것'''이기 때문이다."는 내용이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 알려진 것에 가깝다. 클로버는 엄연히 꽃이 피는 식물이기 때문에 잎 수와 관계 없이 꽃말은 '약속, 행운, 평화'이며, 레드 클로버[10] 에 '행복, 약속, 너와 함께, 나를 생각해 주오'라는 꽃말이 붙어 있다.
공식적으로 행복이라는 꽃말이 붙어있는 꽃은 노란색 민들레로 클로버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으며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위해 꽃말을 강제로 끼워 맞춘 셈이다. 클로버가 자라는 곳에는 민들레도 같이 잘 자라고 네잎클로버를 찾다보면 알게 모르게 민들레를 밟게 되니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롯데 카스타드가 이 속설을 차용하여 한동안 마케팅에 써먹기도 했다. 그러다 롯데에서도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알았는지 포장을 리뉴얼하면서 세잎클로버 행복 로고를 없앤 상태다(...)
fromis_9의 앨범 To. Day의 5번 트랙 수록곡 Clover 역시 이 속설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팬송으로 정해졌다. 팬덤 이름도 그룹 이름과 팬송 이름을 합하여 'flover'라고 정해졌다.
뭐, 굳이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네잎 클로버도 '''꽃말이 행운인 것이 아니고''' 단순히 행운의 상징인 것처럼 세잎 클로버도 행복의 상징이라고 의미 부여를 해보면 말이 되기는 하다. 정확히는 클로버 자체가 꽃말이 이미 행운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네잎 클로버가 다른 클로버와 구분되는, 즉 잎 개수에 따라 꽃말이 다르게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차피 그런 의미 자체가 결국 어느 시점부터 사람들이 붙여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1] 일본어로 '츠메쿠사'는 토끼풀속 전체를 통틀어 일컽는 명칭이다.[2] 이름은 처음 만든 사람 마음대로 붙이는 게 전통이 되었다. 제국주의시대 일본인 학자들이 한반도에 들어와 표본을 수집하며 일본 열도에 없는 한반도 최초 발견 종의 이름 끝에다 죄다 일본국을 뜻하는 japonica를 붙여놓은 것도 그런 것이다.[3] 정확히는 어지간한 생물 전반에 맹독으로 작용하는 성분인 시안산 이온이 들어 있다. 시안산의 칼륨염이 그 유명한 청산가리다. 물론 농도 자체는 낮으므로 조금은 상관없는데, 많이 먹으면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된다.[4] 이전 버전에 토끼가 토끼풀만 빼고 먹는다는 설을 소개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풀은 아닐 지 몰라도 잘 먹는다.[5] 처음에는 네덜란드에서 에도막부와 교역할 때 유리 제품의 완충재 역할로 일본에 들어왔고, 이게 근세에 동양 각국에 퍼진 형태다.[6] 제갈영, 손현택 《우리나라와 전세계의 먹는 꽃 이야기》, 지식서관, 85페이지[7] 학명은 ''T. pratense''[8] 아이러니하게도 주연배우인 해리슨 포드도 아일랜드계 미국인이다.[9] 나폴레옹 전쟁 시기에 이미 적 지휘관들을 저격하는 지정사수가 있었단 걸 감안하면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그 시절의 지정사수는 사실상 정찰 등의 임무를 맡은 경보병이었지만, 충분히 가능해보이는 상황에서 적 최고사령관이 목격된다면 한 번 저격을 시도해보는 건 이상할 일은 아니다.[10] 일반 클로버보다 조금 더 잎사귀가 길쭉해서 꼭 토끼 귀가 세 개 뭉친 듯한 모습을 한 클로버. 잎 크기도 일반 클로버에 비해 좀 더 크다. 꽃은 완전 붉은색은 아니고 약간 분홍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