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국인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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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내용과 문제
2.1. 왜 이렇게 썼나?
2.2. 그래도...
3. 그 외


1. 개요


이원복송병락과 합작한 경제/시사 만화이다.
다른 나라의 경제 내용을 해설하고 장점들을 본받아 한국의 경제 로드맵을 작성하자는 내용의 책이다.
그러나...

2. 내용과 문제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 라고 제목을 붙였으나... 실상은, '''일본, 일본인, 일본경제.''' 게다가 내용면에서 보자면, 상당히 엇나가버린 경제 서적이다.
이 만화의 내용에 관해 논하자면, 그다지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 한국은 서양보다는 일본에 가까우며 서양의 방식은 한국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일본을 본받아 대기업재벌을 적극적으로 밀어주자는 것'''. 거기에 집단주의에 대한 찬양과 개인주의 디스가 곁들여져 있는 정도. 문제는 이 주장이 도가 지나쳐서 잘 살펴보면 일본에 대한 무분별한 찬양한국의 과거사에 대한 비하가 섞여있다. 지금 다시 보면 불쾌할 수 있는 표현들도 존재. 물론 실제로 일어난 현실은 시궁창이었지만.

2.1. 왜 이렇게 썼나?


좀 더 친절한 설명을 붙이자면, 아직 일본 90년대 초반에 버블이 꺼지기 전에 쓰여진 책이다. 당시 극심한 버블 때문에 일본 도쿄의 땅값으로 미국 전부를 살 수 있다던가, 일본 GDP가 인구 2배가 넘는 미국을 앞선다면서 일본식 경제를 찬양한 글. 당시 일본의 평생 고용과 같이 '''경직되었지만 안정된''' 일본의 노동시장을 찬양하면서 자유롭게 직원을 채용하고 해고하는 미국식 노동시장을 치열하게 까기도 했었다. 구 민주노동당, 현 정의당스러운 노동정책을 찬양했다는 건데, 이원복과 송병락이 열렬한 새누리당 빠라는 점에서는 아이러니.
이러한 아이러니를 이해하려면 시대적 상황을 참고하는 게 좋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은 1993년이고, 한국에서 소위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97년경(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사태부터 IMF에 이르기까지)부터였다는 점을 감안하자. 4년 후에 한국 경제에서 벌어질 일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셈인데, 일본식 혹은 한국식의 고용 시스템이 무너진 지금 일반인들이 재벌기업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는 사실상 사라졌다. 아니, 오히려 그럴수록 부패한 기업에게 더욱 이용만 당하는 상황에 이르고야 말았다. 이것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례가 바로 열정페이.
예측이 빗나간 것은 이것뿐이 아니다. 예컨대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로 15년 동안 엄청나게 고생하였다. 보수경제학자인 송병락이나 새누리당 지지자인 이원복 교수로선 말 그대로 흑역사가 되어 버린 책. 그래서인지 꼭 1년 뒤에 나온 국제화 시대의 세계경제에서 간접적으로 자아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논조를 확 바꾼건 아니며, 후속작인 '부자국민 일등경제'에서도 여전히 '''대기업 만만세!!'''라는 논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바뀐 점이 있다면 그 전엔 무조건적으로 일본을 찬양했다면 일본의 버블이 폭락한 이후 일본 찬양이 없어진 정도. 대략 미국식+일본식=한국식이라는 논리인데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게는 한국 고유의 경제 체질에 맞는 정책이 있다라는 내용이다. 다만 그 '한국 고유의 경제 체질'이란게 '''미국식 신자유주의 + 일본식 전체주의'''[1] + 경영권이 세습되는 한국식 혈연적 재벌집단이라는게 문제라면 문제. 그리고 이런 논조 또한 IMF로 한번 더 흑역사가 되어 나중에 나온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과 한국편에서도 이 책 내용을 언급하며 흑역사취급을 한다. 일본편에서는 버블경제 때는 정말 일본이 미국을 제칠 줄 알았고, 한국은 일본과 가까운 이웃나라니까 유럽/미국의 서양식 경제 체제 말고 일본식을 따르자는 식으로 나오다가 몇 페이지 뒤에 버블경제가 깨지며 패가망신한 일본을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서서히 가라앉는 타이타닉이었다고 비유했다.
한국편에서는 "먼 미국식 경제 말고, 일본식 경제체제를 따라볼까?" 하다가 IMF이후 '''"일본식은 더더욱 아니었어."'''이러면서 만신창이가 된 컷을 그렸다.
다만 일본식 경제체제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은 90년대 초반, 잃어버린 10년 이전에는 송병락 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학자/경영학자들이 가졌던 시선이다. 당시 일본은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미국을 따돌리고 제1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 그 원동력으로 꼽았던 것이 '''주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계열사간 협력, 금산통합'''으로 대표되는 일본식 기업그룹의 협동, 그리고 '''연공서열제, 평생고용제, 사원의 일생을 책임지는 복지'''로 대표되는 안정된 고용제도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높은 충성심이었다. 미국 기업들이 반독점법에 의해 기업간 협력이 막히고, 불안한 고용안정성 때문에 직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비판을 들었고, 이 때문에 일본식 기업/고용모델을 활발하게 연구했던 것.
물론 이런 학문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하더라도, 이 책은 일본식 모델에 대한 과도한 찬양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아무리 교양서라고 해도 학술서로서 응당 갖추어야 할 객관성과 엄밀성을 잃은 점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특히 이 책이 이렇게 불쏘시개 취급을 받는 이유는 완전히 빗나간 경제 예측도 있지만 책에서 주장하는 전체적인 논조가 '''XX하면 어떠냐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와 '''우리가 남이가'''이기 때문이다.[2]

2.2. 그래도...


이러한 문제작임에도 불구하고 첫머리와 끝부분은 나름대로 인상적이다. 첫 페이지에서 준비 중인 "세계 지도자 대회"가 다음 페이지에서 갑자기 "세계 지도'''업'''자 대회"로 뒤바뀌는 급반전과 각국 대표들이 서로 자기네 나라를 부각시키는 세계 지도를 선보이면서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면 이원복 만화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맛볼 수 있다(물론 한국 대표인 '''신한국'''[3]이 등장하는 부분부터 김이 팍 새버리지만...).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는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되는 이순신 장군의 시조와 함께, 한 기업인이 왼손에 'MADE IN KOREA'라고 써 붙여진 박스를, 오른손에 장검을 각각 쥐고서 외국 상선들이 몰려오고 있는, 석양이 지는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데, 이 그림이 꽤 간지나게 그려져 있다. 즉 내용에는 문제가 있지만 만화적 연출은 점수를 줄 만한 책.

3. 그 외


1993년에 출범한 김영삼 문민정부의 정책 방향을 옹호하고 선전하는 측면이 강했기에 당시 공무원들에게 배포된 적이 있었다.[4] 주로 문화원이나 관공서에서 배포되었으며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1] 일본의 버블이 꺼지면서 망한 이유가 "그 전까지 일본인은 군국주의적인 집단주의에 순응하는 충성스런 노동자였는데, 등 따시고 배부르니 열심히 일 할 생각을 않고 인생을 즐기니 뭐니 하며 사치나 하게 되어서 그렇다"고 한다.[2] 기업과 경제만 살리면 모든 게 다 해결될거라는 헛된 망상에 현혹된 바람에 민주주의의 퇴보는 물론 잃어버린 10년도 모자라 '''헬조선'''이란 조롱까지 나오게 된 걸 생각하면 굉장히 섬뜩한 주장이다. 이 책이 불쏘시개 취급을 당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3] 1992년 14대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 진영에서 내세운 모토가 바로 "신한국 창조"였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신한국이 창조되는 발판마련하긴 했지만...[4] 대표적으로 이 만화에서 매우 청렴결백해 보이는 정치인이 "국민 여러분! 제가 집권하면 모든 고위 공직자의 재산을 공개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정치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