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1. 불을 피울 때 사용하는 재료나 물질
2. 질이 떨어지는 서적을 비유하는 표현
3. 아멜리 노통브의 희곡 '불쏘시개'
4. 2번에서 따온 필명


1. 불을 피울 때 사용하는 재료나 물질


을 때거나 피울 적에 불이 쉽게 옮겨 붙게 하기 위하여 먼저 태우는 물건. 검불, 낙엽, 마른 잔가지, 관솔, 의 깃털, 짐승의 털, 종이[1] 등을 말한다. ≒쏘시개.
생존술의 하나인 불피우기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불쏘시개를 장만하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큐멘터리 Man vs Wild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도구가 좋다 하더라도 생나뭇가지에 불을 바로 붙일 수는 없다. 적절한 불쏘시개를 마련하고 여기에 불을 붙여서 한 단계, 한 단계 불을 키워나가는 법을 알아야 정말로 불을 만들 줄 아는 것이다. 특히 비가 내려서 검불이나 낙엽 같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불쏘시개가 축축한 상황에서 불을 붙일 줄 안다면 수준급.
영지버섯 같은 목질 버섯은 칼로 깎아 불쏘시개로 쓰기 아주 좋다.[2] 베어 그릴스도 아웃도어인들이 높이 사는 재료로 언급하고, 빙하에서 발견된 원시 시대 모험가의 미라도 이것을 불쏘시개로 쓰기 위해 저장해 둔 것이 발견될 정도. 자작나무도 최고급 불쏘시개. 기름기가 아주 많은 나무라 비가 온 다음날 뜯어와 사용해도 불이 붙을 수준이다. 이 외에 관솔(송진이 많이 엉긴 소나무 가지나 옹이)이나 잘 말린 솔방울도 불쏘시개로 쓸 만하다.
베어 그릴스는 '손가락을 갈퀴 모양으로 만들어 수풀을 휘저은 뒤 손에 걸러져 나오는 풀잎이 불을 붙이기 좋다.' 며 불쏘시개 구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또한 나뭇가지를 구부렸을 때 휘어지는 경우 물이 많아서 불이 붙기 힘드니 구부렸을 때 바로 부러지는 나뭇가지를 써야 하며, 정 안 되면 옷을 찢어서라도 불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위에서 말했듯이 소나무송진은 불을 붙이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주니 알아두자.
상황이 안 좋을수록 불쏘시개 마련은 급격히 어려워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예 불쏘시개용으로 기름 먹인 이나 녹인 양촛물에 담가 둥글게 말아 굳힌 골판지, 섬유를 깡통 속에 넣어 가열해 만든 탄화섬유, 화공약품으로 만든 틴더 타블렛 같은 것을 파이어스틸과 함께 휴대하곤 한다.
일반인이 주변에서 쉽게 불쏘시개를 만들려면 화장솜 등을 바셀린과 잘 버무려두면 된다. 불이 잘 붙고 화력도 세다. 물론 이 화력만 믿고 이후의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 이외에 석탄이나 연탄 등 불을 붙이기 힘든 연료에 불을 붙이기 위해 특수 제작된 번개탄 같은 물건도 존재한다.
화목 난로 등을 쓰는 시골 주택의 경우 주로 잔가지나 잘개 쪼갠 각목, 지푸라기나 낙엽, 밤송이 등이 사용되는데, 하나만 넣는다고 장작에 불이 금방 붙지는 않는다. 밤송이나 마른 잔가지, 종이 쓰레기 등을 밑에 깔고 그 위에 쪼갠 각목 등을 올려서 불을 붙인 다음 각목을 넣으면 더 효율적으로 불을 땔 수가 있다.
이 문단에서는 불쏘시개로 다 싸잡아 말했지만, 불쏘시개를 장만한 후 보통 불 피우는 데는 네 단계로 나뉘며, 단계별로 사용하는 도구와 불쏘시개의 크기 등이 미묘하게 다르다. 불씨를 일으키는 도구(부싯돌, 성냥 등)로 불씨를 만들고 쉽게 타오르는 부싯깃으로 불씨를 받아 작은 불을 만든 다음, 틴더로 일으킨 불로 낙엽이나 작은 나뭇가지 같은 불쏘시개를 태우고 불쏘시개로 일으킨 임시 불로 본격적인 땔감을 태운다.
불 피우는 수단은 핸드드릴이나 보우드릴 같은 원시적 수단[3]부터 돋보기 집광이나 파이어스틸(부싯쇠), 아니면 그냥 성냥이나 라이터 같은 현대적 도구까지 다양하게 쉽게 확보 가능하고 야외 생활을 할 줄 모르는 초보도 불 피우는 수단 하나 정도는 소지하기 마련이다.
라이터나 기름 같은 확실한 불을 잘 일으키는 물건이 있다면 곧장 불쏘시개를 불 붙여도 무방하지만, 야외에서 불 피우는 데 사용하는 급조 도구들은 화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보우 드릴 같은 도구는 사실상 살짝 뜨거운 재를 만드는 수준에 지나지 않고) 부싯깃 단계를 거쳐야 확실하다.

2. 질이 떨어지는 서적을 비유하는 표현



[image]
위의 사진드라마정도전에 나오는 장면.
유래는 1의 불쏘시개에서 따온 것으로, ''''이딴 책을 만드는 데 나무를 낭비할 정도면 차라리 불쏘시개 따위로 쓰는 게 훨씬 유용할 것이다''''라는 악평을 들을 정도의 심히 수준 낮은 저질 서적들을 통칭하는 것이다. 영어에도 3류 소설이란 뜻의 'potboiler[4] '라는 단어가 있는 걸 보면 사람 생각은 어디나 비슷한 듯. 일본에서는 내용이 터무니없다는 뜻에서 '톤데모본(トンデモ本)'이라 부른다.[5] 특히나 일본은 여러 방면으로 소설만이 아닌 유사과학서, 유사역사서마저 양산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라 '''전문적으로 이런 것들을 걸러내는 단체'''마저 있을 지경.
불쏘시개라는 은어적 의미는 지금은 문을 닫은 판타지#s-1 문화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터가이드에서 처음 나왔지만, 을 비판 또는 비난하면서 불태우는 행위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역사 속에 존재해왔다. 대표적으로 분서갱유문화대혁명 등. 물론 이 때는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불타버린 책 중 태반은 오히려 현대의 불쏘시개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올바른 내용이었다.
주로 양판소귀여니류 연애 소설 중에 이러한 종류가 많으며, 광고 카피나 초반 진행이 그럴싸해 보여서 섣불리 구입한 사람들은 반도 채 못 가 경솔한 판단을 후회하고 작가와 출판사를 원망하게 된다.
비슷한 용어로 컵받침, 냄비받침, 마우스패드, 베개 등이 있다. 다만 냄비받침처럼 어떻게든 쓸모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해학적인 의미보다는 '''"이딴 쓰레기를 만든 작가도 밉고, 이딴 쓰레기를 사버린 나도 밉다."'''라는 자학적 의미에 가까운 편.
실제로 옛날 사람들도 이런 표현을 썼을 정도로 사실 유래는 엄청나게 오래 됐는데, 내용 없는 책을 찍으면 "대추나무에 화를 입히고 배나무에 재앙을 입힌다(禍棗災梨·화조재리)"라는 말을 하여 꼬집었다. 하필 두 나무가 언급되는 이유는 그 당시 목판에 쓰이는 나무가 대추나무나 배나무였기 때문으로, 뜻은 지금도 비슷하게 '이딴 책을 쓰느라 괜히 대추나무나 배나무를 괴롭히지 말라'라는 의미. 옛 한국에선 이러한 불쏘기개용 책들을 '장독대받침'이라고 표현했다.
영상물이나 전자책, 인터넷 소설의 경우에는 전파 쓰레기, 데이터 쓰레기라는 바리에이션이 있다.
이 은어는 '자신만이 아닌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또는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경우' 에 해당되므로, 그저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짜고짜 불쏘시개라고 비난하는 것은 틀린 사용법이다. 물론 책이 나왔을 당시엔 좋은 책이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진짜로 완벽한 불쏘시개가 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3. 아멜리 노통브의 희곡 '불쏘시개'


1번 문단과는 관계 있지만, 2번 문단과는 관계 없다.
2004년 12월 한국에 정발되었다.
전쟁 중 도망치고 있는 엘과 마리아, 그들을 어느 교수가 집으로 오게 하여 숨겨준다. 이렇게 교수의 서재에 숨어 있는 세 사람. 밖의 날씨는 매우 추웠고 얼어 죽을 위기에 처한 세 사람. 결국 서재에 있는 책들만이 불쏘시개로 써야 할 상황에 처했다.

4. 2번에서 따온 필명


개와 공주 등을 출판한 NZ가 쓰던 필명. 작가가 쓴 '이계용자전'이라는 소설에 '불쏘시개 장편 판타지 소설'이라는 꼬리가 붙어 있다. 작가는 '''책꽂이에 불쏘시개 장편 소설이라고 주르륵 나열되어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필명을 지었다고 한다. 소설 내용 자체는 평작 수준이다.
[1] 책을 불쏘시개로 비유하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불쏘시개는 부싯돌에서 튀긴 불똥과 같이 매우매우 작은 불씨를 불로 키우는 데에 투입하는 연료라서, 종이 뭉치인 책 한 권을 통째로 던지면 불이 붙을 수가 없다. 종이를 한 장씩 찢어서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2] 독버섯이 대부분인데다 안전하다 해도 열량이 얼마 안되는 야생 버섯은 식량으로 쓸 필요가 전혀 없다.[3] 이건 숙련된 전문가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일단 비숙련자가 하기에는 진짜 팔이 빠질 정도로 힘든데, 성공하든 실패하든 한 번 피우려고 시도하면 그 후 반나절은 양팔을 못 들 정도다. 심지어 그 베어 그릴스조차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 그래서 그릴스도 초기 시즌 몇 편에서 원시적 수단을 쓰다 학을 떼고는 그 이후부턴 항상 파이어 스틸을 지참해 다닌다. 우리나라 민담에도 (꽤 옛날 시절을 다루던 민담이었다) 이미 불이 붙은 불씨는 '''가문 차원에서 관리'''하며, 불씨를 관리하는 사람이 불씨를 꺼뜨린 경우엔 엄하게 처벌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 [4] pot: 솥, boiler: 끓게 하는 것, 의미는 직역되는 대로 솥의 물을 끓이는 데 장작 대신 책을 쓸 정도로 무익한 책이라는 뜻. 팟보일러는 서적에 한에서만 아니라 싸구려 영화 및 연극에도 쓰이는 용어이다. 팟보일러는 '싸구려 작품' 전반을 뜻하는 것이지, 불쏘시개에 1:1로 대응되지는 않는다.[5] とんでも 자체가 とんでもない(터무니없다)의 축약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