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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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항공기의 엔진을 가동시키는데 사용되는 연료로, 항공기 엔진이 크게 두 종류로 갈리기 때문에 연료도 역시 두 종류로 갈린다. 첫번째는 세스나와 같은 경비행기가 주로 사용하는 왕복엔진용 연료로 AVGAS (Aviation Gasoline)라고 하며 두번째는 여객기, 수송기, 전투기 등등 나머지 항공기들이 사용하는 가스터빈 엔진 [1] 을 위한 Jet Fuel이다. 헬리콥터용으로 쓰이는 터보샤프트 엔진도 가스터빈으로 돌리는 엔진이라 Jet Fuel이 들어간다.
2. 종류
2.1. Aviation Gasoline
세스나 같은 경비행기가 주로 사용하는 비행기용 왕복엔진은 자동차 가솔린 엔진과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다. 그래서 연료로 휘발유를 기반으로 각종 첨가제를 넣어 만든 AVGAS (Aviation Gasoline)이라는 것을 사용한다(상대되는 개념으로 자동차 연료는 MOGAS (Motor gasoline)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고옥탄가의 휘발유에 고고도로 올라가면 떨어지는 온도에서도 엔진이 잘 돌아가도록 각종 첨가제를 넣어 만든다.
지상에서는 작동을 할 수 있으나 문제는 지상 몇 천피트 위에서 엔진노킹이 발생하는 것이다. 항공유가 비싼 이유는 옥탄가가 높은 것도 있지만 노킹 방지용 첨가물과 베이퍼락 방지용 첨가물 등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자동차용 휘발유를 넣고 비행하다간 골로가기 쉽다. [2]
옥탄가와 납함유량에 따라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원래 무색인데 구분하기 위해서 색소를 첨가한다.
- 100LL - 가장 많이 사용되며 옥탄가 100에 리터당 0.56g의 납이 들어가 있다. 옅은 파란색이다.
- 100/130 - 옥탄가가 각각 100과 130이며 리터당 1.12g의 납이 들어가 있다. 청록색이다. 100LL 으로 대체중으로, 미국 일부 주와 호주, 뉴질랜드, 칠레 등에서만 사용중이다.
- 91/96 - 옥탄가가 각각 91과 96이고 리터당 0.02g의 납이 들어가 있다. 갈색이다. 군용으로 사용.
- 91UL/96UL - 91/96에서 납을 없앤 물건. 무색투명하다. 2010년 생산 중단
- 85UL - 옥탄가가 85이고 납이 들어있지 않다. 무색투명하다. 2013년 생산 중단.
- 82UL - 옥탄가가 82이고 납이 들어있지 않다. 보라색이다. 2008년 생산 중단.
- 80/87 - 옥탄가가 각각 80과 87이며 리터당 0.14g의 납이 들어가 있다. 붉은색이다. 20세기에 썼던 물건.
- 115/145 - 군용으로 사용되었고 단종되었다. 보라색
2.2. 디젤
과거에는 그다지 안쓰였으나 최근 들어서 디젤도 연료로 쓰이고 있다. 항공기에 쓰기엔 엔진이 너무 무겁고[3] 저온/저압의 상공에서 연소 안정성과 재시동성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았으나 AV GAS의 가격이 점점 오르고 몇몇 국가에서는 유연 휘발유 규제 등의 이유가 더해져 수급 자체가 힘들어졌다. 또한 고공/고성능 항공 엔진은 대부분 가스터빈이 장악해 왕복 엔진이 고공 성능을 걱정해야 할 이유도 거의 사라졌고, 커먼레일 연료 분사기/과급기 등 자동차용 디젤 엔진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중량 대 출력비/고공 신뢰성이 개선되다 보니 항공기에도 디젤 엔진과 이를 이용한 경비행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유명한 비행기는 다이아몬드 DA40이다. 독일 Thielert사의 135마력 센트리온 엔진을 탑재했는데, 자동차용 디젤을 그대로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 뉴질랜드에서 해당 모델을 운용하는 CTC 비행학교 교관의 말에 의하면 과거 대두 되었던 노킹과 같은 문제는 찾아보기 힘들고 연비가 좋다고 한다.[4]
그러나 현재 다이아몬드사에서는 Thielert 엔진이 장착된 모델은 더 이상 생산하지 않으며, Austro Engine AE 300 디젤 엔진이 장착된 DA-40NG 와 DA-42가 나오는데, 디젤엔진 이긴 하지만, JET-A나 JP-8 같은 제트유를 넣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제트유가 없는 긴급시나 오지 환경에서는 없는데로 경유를 넣을 수도 있긴 하지만, 다이아몬드 항공 홈페이지와 엔진 제작사 홈페이지에 가면 볼 수 있듯이, Jet A-1, Jet A, TS-1, RT (러시아 제트유), No. 3 Jet Fuel (중국), JP-8 (미군 군용 제트유) 같은 제트유를 넣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현제 장착되는 대부분의 디젤엔진 장착 소형 항공기들은 제트유를 넣는 것을 표준으로 하여 설계되었다. 애초에 제트유가 등유 기반이고, 디젤 엔진 자체가 크게 보면 이론상 등유와 전혀 안맞는 것이 아니다. 큰 건설용 디젤 트럭에 등유를 야매로 넣는 것이 뉴스에 보도가 되기도 하는데, 경유에만 최적화 된 승용차용 디젤 엔진이 아닌, 범용으로 유연성을 둔 디젤 엔진들은 원래 등유도 잘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고, 일부 국가 군대에서는 디젤 엔진 군용차에 제트유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군은 JP-8 제트유를 공군 항공기 뿐만 아니라 지상군 차량에도 다양하게 사용하여 군수 체계를 보다 간결하게 하고 있다. 최신 소형 항공기용 디젤 엔진들도 이름은 디젤 엔진이지만 실제로는 제트유에 더 맞게 설계되어 나오고, 오지나 부득이한 상황이 아닌 일반 공항에서는 경유가 아닌 제트유를 넣는 것을 표준으로 여긴다.
2.3. Jet Fuel
가스터빈 엔진용 연료로서, 제트엔진 뿐 아니라 터보프롭, 터보샤프트도 가스터빈이라 이쪽 계열 연료를 넣어야 한다. 겉보기에 터보프롭과 터보샤프트는 프로펠러가 돌아가니 AVGAS같지만 속은 제트엔진과 동일하기 때문. 조그마한 KT-1 웅비호의 경우에도 터보프롭엔진이기 때문에 Jet Fuel을 먹는다. 등유를 기반으로 얼지 않도록 각종 첨가제를 넣어 만든다. 여담인데 Su-25는 전시 상황에 물자보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을 생각해서 경유를 먹어도 날아간다고 한다. 사실 가스터빈엔진이 연료를 잘 가리지 않고 뭐든 타면 돌아가기 때문에 휘발유와 등유를 반반 섞어도 돌아간다고 한다. 과거 에어 뉴질랜드의 실험에 의하면 털털털 거리긴 했지만 AvGas 100을 넣었을때도 터보팬이 돌아가긴 했다고 한다.
실제로 M1A1 가스 터빈 엔진의 경우 호주 군은 디젤 연로를 넣고, 우리나라 이지스 구축함도 가스 터빈 엔진이지만 디젤 연료를 넣는다.
민간용과 군용의 형식과 성분이 다르나 민항기에 군용을 넣거나 그와 반대로 넣는다고 안 날아가거나 고장나는 것은 아니다. F-4에 들어간 엔진 기반으로 나온 여객기도 있으니.
2.3.1. 민간용
등유(케로신)기반으로 만들고 납을 제거한 Jet A/A-1과 나프타-등유계열인 Jet-B로 나뉜다. 엄밀히 말해 Jet-B는 등유 30%에 휘발유 70% 쯤 섞은 것인데 영하 60도 (섭씨)에서도 얼지 않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나 휘발유 때문에 유증기가 많이 생겨 취급시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에 극지방이나 일부 군용을 제외하고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Jet A와 Jet A-1은 등유에 얼지 않는 첨가물을 넣어 각각 영하 -40도와 -47도에도 얼지 않도록 만든다. 인화점은 각각 51.1도와 42도. 이쪽을 주로 많이 사용한다.
제트포일 선박인 보잉 929에도 중유나 경유를 쓰는 다른 선박과는 달리 이 연료가 들어간다. 그래서 부산 ~ 후쿠오카 선박 요금이 비행기 요금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것.
2.3.2. 군용
군용 제트연료는 험난한 환경과 피탄시 폭발가능성[5] 을 줄여야하기 때문에 민간용 제트연료에 비하여 각종 첨가제를 더 섞어서 만든다.
명칭은 JET Propellant이며 줄여서 JP라고 한다. 자세한 종류로는 JP-1,2,3,5,6,8 등이 있다.
- JP-1: 가장 처음 사용된 군용 제트연료
- JP-2/3: JP-1보다 더 만들기 쉬웠으나 어는 점이 더 높았고 3은 특히 휘발성이 강해서 사용이 중단되었다.
- JP-4: Jet-B와 비슷하다
- JP-5: 인화점을 높여 항공모함에서 화재발생사고를 줄이려고 사용되었다.
- JP-6: XB-70 발키리를 위해서 특별히 제작된 연료. 인화점이 높다.
- JP-7: SR-71 블랙버드를 위해서 특별히 제작된 연료. 인화점이 높다.
- JP-8: Jet A-1과 비슷하며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6]
3. 위험성
- 일단 항공연료라는게 발화점 (불이 붙는 온도)이 상당히 높지만 일단 한번 터져서 화재라도 난다면 대재앙으로 번지기때문에[7] 취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재급유시 급유차 1m이내 불씨, 정전기 접근금지, 소방장비 배치 의무화, 케이터링 작업중 접근 금지. 그래서 특히 승객이 타고 있는 상태에서는 항공기에 연료 주입하면 안된다.[8] 만약 기체에서 화재가 일어난다면 그 주변지역은 생지옥 자동당첨인 셈. 실제로 많은 항공사고에서 희생자들의 주된 사망 이유는 항공유의 화재이다. 불시착하더라도 기내에 불이 붙기 전에 얼마나 빨리 기체에서 탈출하느냐가 생존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다. 예외가 있다면 멕시코 항공사들인데,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승객들이 탄 상태에서 항공연료를 주입한다. 빠른 탈출을 위해 승객들에게 안전벨트 착용 금지령을 내리지만 불이라도 붙으면 전원 끔살 확정인 악습이다.
- 항공기에 비상상황이 발생하여 이륙하자마자 착륙해야 하는 경우에는 항공기 내부에 연료가 가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상 그대로 착륙할 수 없고,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탑재하고 있는 연료를 바깥으로 그냥 배출해야 한다. 이는 착륙최대중량이 이륙최대중량보다 낮기 때문.
- 자동차용 유연휘발유는 20세기를 거치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항공 휘발유는 여전히 상술한 이유들로 납성분이 첨가되어있다. 당연히 유연휘발유이므로 환경과 인체에 노출될 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괜히 100LL이 개발되고 서서히 대체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1] 터보제트, 터보프롭, 터보팬 엔진 등[2] 이렇게 넣고 저고도에서 비행해본 사람 말에 의하면 고급유를 넣었을 때 노킹은 일어나지 않는다 카더라. 고옥탄 휘발유를 넣으면 노킹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노킹을 방지하기 위해 납이 들어가는 이유가 애초에 가솔린의 옥탄가를 높이기 때문이다.[3] 디젤이 어떻게 연소되는지 생각해보면 무거운 게 당연하다.[4] 연비가 좋다는 장점 덕에 가솔린 항공기에 비해 같은 거리나 시간 비행시 연료를 덜 실어도 된다. 따라서 기관 중량에서의 불리함을 연료 중량으로 상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기관 중량 또한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5] 가장 대표적인 오류이자 명장면(?)인 다이하드 2의 마지막 항공기 폭발씬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착각하는데, 등유는 휘발성이 적어서 그렇게 불이 쉽게 붙지 않는다! 오히려 경유와 특성이 비슷하여 '''라이터나 성냥을 떨어트리면 불이 꺼질 정도'''. 다만 연료탱크 안의 유증기는 액체상태의 연료에 비해 폭발성이 강하므로 전투기의 연료탱크는 우레탄 코팅 등을 하여 폭발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전투기 정비 도중 유증기가 정전기로 인해 폭발하여 공군 사병이 사망한 사고사례도 있다.[6] 현재 미군은 각종 항공기는 물론 주력전차/전술차량, 심지어 오토바이 연료까지 모두 이것으로 통일하여 보급효율을 높였다. 항공유이기 때문에 취급방식이 까다롭고(JP계열 항공유를 포장할 때에는 반드시 재활용 드럼이 아닌 새 드럼만을 사용해야 한다.)이런저런 이유로 단가가 일반적인 휘발유보다 높지만, 전세계의 미군에게 보급을 해줘야 하는 미군 입장에서 일일히 여러 종류의 연료를 따로 구입하여 수송하는게 더 골치아픈 일이라 아예 이 연료로 통일시킨 것. 연료를 통일해 행정소모 비용과 연료 수송비용이 절감되기에 전체 비용 면에서는 오히려 이득이라고 한다. [7] 보잉 747 같은 경우는 연료 만재시 약 20만리터[8] 그래서 A 국가에서 출발하여 C 국가로 가는데 B 국가에서 중간기착을 하게 되면 B 국가 공항에서 환승하는 것과 같은 절차를 밟음은 물론, 심한 경우 B 국가의 입국심사까지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국가에 따라 탑승교/스텝카 연결 상태에서 재급유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