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가담항설)
[clearfix]'''사람에 대한 평가라는 건 원래, 어떤 순간에 마주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 아니겠어요?'''
1. 소개
웹툰 가담항설의 등장인물. 이름의 경우 한자 뜻만 풀어보면 '무지개 꽃'.[1] 시카프 가담항설전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름 자체가 차후 스토리의 스포일러라고 한다. 작가가 밝힌 바로는 밝고 활달한 캐릭터를 목적으로 하고 만든 캐릭터라서 작중 캐릭터 중에서 제일 색상이 다채롭다.[2]
분홍빛을 약간 띈 금발[3] 댕기머리를 한 녹색 눈의 여성으로 작중 묘사로 봤을때 상당한 미인. 부상당한 복아 일행을 구해줬다. 종규라는 정인이 있지만 수도로 올라가서, 그를 기다리며 시어머니라 할 수 있는 종규의 어머니의 수발을 들고 있지만, 그녀를 살뜰하게 챙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꿋꿋히 그녀를 챙겨주는 걸 보면 대인배.
2. 작중 행적
30화에서 첫등장. 복아와 정기를 혼자 맨손으로 집으로 끌고 왔단 점에서 꽤 강한 능력을 가진 것 같다.
32화에선 깨어난 주인공 일행과 잠시 대화하는 모습으로 나왔는데 결혼을 약속할 사람을 기다리는 중인 듯. 후에 (예비) 시어머니께 감자를 가져다 드리는데, 이 어머니라는 작자가 심히 인성이 좋지 않다. 전형적인 자기 자식밖에 소중한 줄 모르는 이기적인 어머니상.[스포일러]
참고로 후에 복아의 대사[4] 와, 주인공 일행과 같이 다니는 동료가 될 거라고 추정되는 행실을 보면 이 정인이라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였는데, 알고 보니 정인이 배신한 것이 아니라 과거 급제 후 깽판 수준이 된 조정의 상황을 걱정하여 왕에게 상소를 올렸다가 죽임을 당했던 것이었다.[5][6]
36화에서 군사들이 정인 종규의 어머니를 죽이러 오자, 정기에게 "당신의 동생을 치료한 것은 제 정인이지만 그 둘의 목숨을 구한 건 저니까요."라고 말하며 칼을 맨몸으로 부러뜨리며 장사라는 걸 인증했다.[7] 뒤이어 등장해 자신의 어머님을 죽이려는 추국에게 주먹을 내지르나, 추국은 이를 전부 피하고는 발차기조차 한 손가락으로 막아내며 농락당한다. 그리고 한설이 난입해서 자신을 공격하려다 제지당하자,[8] "넌 또 뭐야, 이 새끼야!!" 라고 분노한다.
추국에 의하여 결계에 갇히자, 추국이 이 마을에 찾아온 계기인 시를 읊는데 추국이 시를 따라 읊으며 아까워하자 말하길, 보통 여자 장사는 남사당패[9] 에 파는데, 인력으로 장사를 감당할 수 없으니 남사당패엔 도망 못 치게 결계를 치는 사람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홍화는 도망쳤는데, 바로 결계를 풀 줄 알기 때문이었다. [10]
즉, 시를 지은 사람은 '''종규가 아니라 홍화였다.''' 이 사실을 말하면서 추국의 얼굴에 주먹을 한 방 먹인다. [11] 하지만 타격은 없었고[12] 추국은 그 시를 지은게 낭자였냐며 자신은 천명을 지켜야 하지만 재주많은 홍화를 다치게 하긴 싫다며 [13][14] 허상결계에 가둔다.
추국이 종규 어머니를 죽이고 사라진 뒤, 정기와 복아의 도움을 받아서 시어머니를 묻었다. 홍화는 울면서 한설에게 너만 없었으면 잘 됐을거라고, 그리고 허상결계에 영향을 안 받았으면서 왜 어머니를 구하지 못 했냐며 감정이 북받쳐 악담을 퍼붓고 혼자 내버려두라며 발악하지만 정기의 사연을 듣고 서로 복수해야 될 대상이 있지 않냐며 결국 마음을 가다듬고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흑막을 찾기로 하고 정기와 떠난다.
길가던 중 죄를 지어 도망치는 도령과 그의 장사 노비를 쫓다 나무에 묶인 군사들을 보고 풀어주는데, 그 후 정기와 대화하다가 그들이 말한 게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깨닫고 쫓아가서 웃는 얼굴로 군사들의 칼을 맨손으로 잡아 부수고 쫓아버린다. 그리고 한설에게 심한 말을 한 것에 대하여 사과한다.
길가다 다리가 끊긴 곳에서[15] 절벽 사이를 거뜬히 뛰어 넘고 돌아온다. 하지만 정기를 데리고 넘는 건 무리여서 반대편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리고 한쪽 팔도 부러졌다. 그러나 정기가 절벽에 매달려 버티자 혼자서는 절벽을 성큼성큼 걸어서 올라간다.
골절상을 고치며 심영호의 집에 머물던 중 복아의 봇짐을 챙기러 간 한설이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갔다가 초을과 조우했다. 원래같으면 장사도 아닌 초을이 홍화의 상대가 될 리는 없었지만 홍화는 한쪽 팔이 부러져 쓸 수 없었고 초을이 각인된 무기를 갖고 있어 위기를 맞았지만 한설의 도움을 받아 초을을 제압하고 이내 정신을 잃는다. 그러나 홍화의 다리에 깔려 박살이 난 초을은 이갑연이 보낸 의술사에 의해 멀쩡히 회복을 받았다. 격투 도중 몸에 각인된 파편이 파고들어 치명상을 입고 기절한 채 한설에게 들려 정기와 심영호 앞에 놓이지만 상처가 심해 손을 쓸 수 없었고 이후 심영호의 집에 하난이 등장하며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돌아가자 정기에게 업혀 자리를 피한다.
다행히 이청과 그 양어머니 집까지 무사히 가서 무사히 치료 받는데 가장 많이 다쳐서 가장 나중에 깨어나며, 깨어난 직후에도 오른팔이 좀 덜 붙고 두 다리가 잘 안 움직이는 상태. 한설과 정기에게 글을 가르쳐주겠다는 복아와 복수하러 가는데 지금까지 모르고도 잘 살았던 글은 왜 배우냐고 안 배운다는 정기가 실랑이를 벌이는 걸 듣고 깨어나서 정기에게 글을 가르쳐주겠다고 자원한다.
글을 가르쳐주면서 정기의 이름은 좀방이라고 쓴다고 가르쳐주는 장난을 치기도 하다가 복아에게 꾸중을 듣기도 한다. 그러다 정신이 불안정하게 된 이청의 양어머니가 버선발로 뛰쳐나와 복아를 아들로 착각한 것에 놀란 다음 날, 이청에게 부탁 받은 복아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 한가롭게 지낸다.
그 뒤, 엄청난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한설을 본 정기가 이젠 돌보다도 바보가 되었다며 자조하고, 그런 정기를 보고 안쓰러워서 다른 사람들[16] 이 도와준 것도 별 효과가 없자[17] 복아가 해준 충고의 의미를 정기가 이해하도록 자신에게 꽃을 한 송이 꺾어달라는 숙제를 준다.
그 뒤, 정기가 그녀가 의도한대로 어떤 꽃이 향기롭고 아름다운지 탐구해보고 가장 크고 향기롭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꽃을 가져오자 잘 관찰하고 정성들여 칭찬해준 다음, 별이 뜬 밤하늘 아래 혼자 있는 정기에게 다가가서 왜 자신에게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어다 주셨냐고 물어보며 자신의 과거와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감정들의 결을 하나하나 구분해내서 정확히 그만큼의 감정을 정확히 그만큼의 단어로 집어내서 자신의 마음을 선명하게 들여다보는 것, 같은 단어를 알고 있다면 감정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고 같은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된다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의 흐름을 공유하고 이해하여 앞으로의 많은 고난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와 위로가 될 수 있다'''고 '''공부의 의미'''를 깨우쳐준다.
그렇게 지내다가 추국이 이청을 찾아오고 그를 데려가려 하지 추국을 막아서며 다시 추국과 싸운다. 하지만 처참하게 쓰러지고 정기와 이청, 한설이 가세해서 4대1로 싸우지만 한설은 산산조각나고 정기는 기절하고 추국이 정기를 죽이려 하자 안된다며 정기를 감싼다. 결국 홍화도 기절하고 이청은 눈하나가 실명되어 앞장서게 된다.
하지만 그후 이청의 양어머니가 계곡 절벽에서 자살하려는 이청을 붙잡고, 홍화는 다시 일어서 계곡 절벽에 도착한다.
홍화가 계속 싸우려는 것을 보고 추국은 왜 나로 하여금 멋진 재능을 가진 당신(홍화)을 죽이려고 만드냐며 결계를 준비하지만 의술사였던 이청의 양어머니의 도움으로 실명된 눈을 회복한 이청이 방해하고 이청을 먼저 처리하려하지만 회복된 홍화에게 저지당한다. 이청을 절벽으로 부터 꺼낸 홍화는 절벽을 내려쳐 금이 가게하고 복아가 고쳐준 한설이 위에서 떨어져 추국을 물속으로 끌어들인다.
양팔이 잡히고 물속이라 숨을 못쉬는 상황에서도 추국은 저항하여 절벽을 더 부수고 홍화가 거기에 말려들어 떨어지려하지만 정기가 희생하여 홍화 대신 떨어진다. 복아가 절벽을 고쳐 절벽이 더이상 부서지지 않게 하고, 정기를 구하려고 물속으로 들어가지만 한설이 정기를 구해 물위로 올라왔다. 추국은 버티다 못해 매화궁으로 돌아갔다.
그후 홍화는 이청에게 결계를 운용하고 허상결계를 해제하는 법을 알려달라 부탁하고, 정기는 이청의 양어머니에게 의술을 알려달라 부탁한다.
그렇게 이청에게 결계 쓰는 법을 배우지만 이청이 워낙 천재라[18] 뭐라 알려줄 방법을 몰라 진전이 없는듯 하다.
일단 이청처럼 듣자마자 완벽히 이해하고 개안하지는 못했으나 가르친 내용 자체는 잘 기억해서 그런지 '체화'란 개념에 대해 가르침 받고 실제로 체화의 단계에 도달한 이청의 시범을 본다.
계속 가르침을 받지만 독안은 떠지지 않아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건지 생각하던중 이청은 "마음"이 부족한것 아니냐 묻는다. 홍화는 내마음은 내가 제일 잘안다.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독안을 뜨고 싶은 마음도 무엇보다 잘안다 하지만 이청은 "복수가 정말로 가능할것같은가?" 를 질문하는데...
그러던중. 유호선이 보낸 사람으로 부터 이청과 홍화를 찾아와 왕실에서 유호선을 찾으러 사람을 보냈고 우린 유호선의 행방을 아는 사람들을 보호하러 왔다. 우리와 같이 가달라 한다.
그런데 유호선이 보낸 사람들(화동)은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청,백상현)만을 데리러 온것이었고 그외에 사람들은 전부 죽이려 하여 검으로 홍화의 목을 치지만 홍화는 장사라서 멀쩡했고 홍화는 카운터를 먹인다. 그러나 다시 일어난 화동이 칼에 각인을 4개나 새기고 환영 결계로 투명해진 상태로 반격에 나서자 위기에 몰린다.
화동의 계속되는 공격에 밀린 홍화는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활을 쏴 화동의 머리를 맞춘것을 보고 놀란다.
화동의 머리를 맞춘 사람이 심영호인 것을 보고 죽은 줄 알았다고 하자 심영호의 농담을 듣곤 열받는다며 탄식한다. 심영호 본인도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화동들이 주워서 살렸다는 말을 하자 살려줬는데 왜 방금 화살로 쐈냐며 묻자 심영호가 웃으며 얼버무리는걸 보고 어이없어한다. 홍화가 여긴 왜 왔냐고 묻자 이청이 어디 있는지 알려달래서 본인이 알려줬다고 하자 또 어이없어한다. 심영호가 부축해준다고 말하자 괜찮다며 혼자 갈 수 있다고 거절을 하지만 심영호가 자신의 진심어린 마음을 말하자 솔직히 방금은 좀 반가웠다고 말하며 부축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이청과 그 양어머니, 정기를 도우러 가는데 이미 그들도 정기 빼곤 상당히 다친 데다가 본인도 상태 안 좋기는 마찬가지인데, 아까 심영호가 기습한 화동도 뒤통수에 화살이 꽂혔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심영호를 역습하는 바람에 결국 이청은 끌려가고, 심영호는 다친 상태로 무리해가며 이청을 쫓아가고 그녀는 정기를 죽이려던 결계사 화동과 맞서싸우게 된다. 과다출혈로 죽어가던 그녀를 화동이 끝내려던 그순간, 다친 상태로 추국과 혼자 맞서려던 홍화와 그녀를 따라가던 정기가 서로의 진심들을 마주보던 때, 정기가 문장의 중요성과 자신의 지금이야말로 시작임을 깨달은 때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더니 필력을 각성한 정기가 그녀를 회복시킨 덕에 한방에 결계사 화동을 날려버리며, 날려버린 화동이 다시 일어나 이번에는 심영호를 죽이려하자 재빨리 튀어나가 결계사 화동을 날려버리고 심영호를 구한다. 결계사 화동은 중상을 입은 상태에 의술사 화동의 치료도 못 받는 상황에서도 홍화가 보내주겠다는 말을 거부하고 바늘 형태의 방어결계로 홍화를 둘러싸서 싸우려 든다. 그러나 홍화는 자신을 가로막던 결계를 독해로 손쉽게 지워버리며 결계사 화동에게 다가가고, 결계사 화동은 "어차피 별 대단한 인생도 아니었잖아"라며 얕잡아 본 복아 일행 중에 독해를 쓰는 자가 있다는 것에 당황하며 허상결계로 숨으나, 홍화는 독안을 뜨고 허상결계를 풀어버린다.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받고 오랫동안 혼자 갇혀지낸데다가 결혼을 약속한 연인의 죽음으로 인해 매우 선명한 두려움을 지니게 되었던 홍화는 혼자인 것과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 모두 두렵고, 그래서 자신의 복수가 가능할 지에 대해 불신한 탓에 독안을 뜨지 못했다. 그러나 필력을 각성한 정기가 자신을 구한 걸 계기로, 그녀는 과거의 자신이 이미 삶의 역경을 용기있게 극복했었음을 상기하고 자신에겐 정말 필요한 순간에 쓸 수 있는 용기도 있었음을 깨닫고 자신의 두려움과 용기 중 용기를 바라보는 걸 선택하고 다시 일어나 용기를 선명하게 바라보는 눈으로 독안을 뜬 것.
그후 일행과 같이 한양에 도착한다. 거기서 퍼뜨렸던 노래를 듣는데. 노래 내용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누가 바꾸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정보를 찾던중. 자신을 찾아온 갑연의 부하들과 싸우게 된다. 물론 홍화가 압도적으로 강해 부러진곳 없이 제압해 버린다. 부하들을 보내주자 이번엔 한 아줌마가 다가와 홍화에게 "빨리 멀리 도망가라. '''저번에도 어떤 젊은이가 상소를 올렸다가 목이 달아났다'''." 라며 조심하라 이른다.
암주가 복아와 정기를 습격하자 난입하여 암주와 싸우는데, 암주가 공격하는 족족 막고 부러뜨리는 등 장사로서는 우위였으나, 암주가 평범한 장사가 아니라 현존하는 의술사 중 둘째가는 엄청난 의술사라 부러지는 족족 회복하고 달려들어서 결국 벽에 처박힌다.
그녀 역시 별 부상은 안 당한 듯하나, 암주는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 줄 알고 보내주려 거기서 적당히 멈췄을 뿐이고, 홍화에게도 위협적인 위력의 각인 4개짜리 칼도 정기로부터 빼앗은데다, 일행 중 그 누구도 의술사+장사의 천적인 결계사는 없던 터라 위기인 상황에 한설이 나타나 암주를 가볍게 제압한다.
하지만 진짜 사력을 다해 발버둥치며 한설을 밀어낸 암주가 연막을 치고 복아를 끌고 가고, 복아가 기절한 상태라 연막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고 소리칠 수도 없던 지라 완벽히 놓친다. 결국 셋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는데도 다치기만 하고 동료 한 명이 사라진 것에 한설과 정기는 활력을 잃어버리지만, 그녀는 오늘 누가 자신의 정인을 해쳤고, 그 정인이 해결하려 한 사건과 그 피해자들은 어찌 되었는지 우연히 들었다는 걸 이야기한다.
이렇게 두 사람을 진정시킨 그녀는 일부러 복아를 찾아가 죽이지 않고 끌고간 걸 보면 분명 살려둘 필요가 있다는 거고, 저번에 노래 가사를 바꿔치기한 건 분명 도련님(강명영)을 노린 거였으니 복아는 인질로 삼아 명영을 휘두르기 위해서 데려간 것이며, 하지만 복아가 죽었다고 노래를 꾸민 걸 보면 어디까지나 만일을 대비하기 위한 수단일 확률이 크다 추리한다. 그럼 명영도 그들의 집안에 있겠냐는 정기의 말에 긍정하며 명영을 찾으면 그들이 있는 곳도 찾을 수 있을테니 그녀가 반드시 나타날 곳, 즉 과거시험장 근처에서 명영을 기다리고, 거기서 암주를 발견하고 다시 맞붙는다. 하지만 암주는 불사신이라 다시 도망가버렸고, 그 사이에 원래 만나보려던 명영도 과거시험장으로 들어가버려 못 만난다.손쉽게 사람을 죽이고 부릴 권력도, 날 때부터 귀하게 태어난 신분도 없는데, 권력이 나의 정인을 죽이고, 신분이 나의 호소를 막아요. 그저 저 혼자 억울할 뿐이죠. 공사에 끌려간 사람들 중 돌아온 이는 아무도 없고, 항의한 가족들은 전부 죽었다고 들었어요. 이젠 억울한 사람조차 없어졌으니 모두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겠죠. 하지만 저는 살아있고,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제 감정도 살아있어요. 저는 이대로 순응할 수 없고, 전부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없어요. 저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고, 제 소중한 사람들이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필요없어요. 우린 놈들의 위치를 찾아야만 하고, 복아 씨를 구해내야만 하고, 정기 씨의 복수를 해야만 하고, 궁으로 가야만 하니까. 오직 어떻게 해낼 건지만 이야기해요.
그러나 붙잡혔던 복아가 이갑연네 천동지 창고를 짓는 공사에 동원되었던 일꾼을 탈출시키고 암주와 일대일로 맞붙었고, 그 일꾼이 자신들 쪽으로 온 덕에 그들은 그 일꾼을 죽이려고 쫓던 이갑연네 부하들을 때려잡고 이갑연네의 위치를 알아낸다. 그 후, 저택 대문을 시원하게 때려부수고 처들어간다.
빗발치듯 쏟아지는 화살도 그녀에게는 전혀 안 통하기에 홍화는 일방적으로 무쌍을 찍고 있었으나, 그녀가 완전히 방심하기를 기다리던 이갑연의 지시대로 강철 강(鋼)을 새긴 화살을 퍼붓자 황급히 방어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화살이 꽂혀 피투성이가 된다. 이전의 화살은 맞으라고 쏜 게 아니라 방심하라고 쐈다며 강철 강을 각인한 화살 한 자루를 든 이갑연이 나타나 썩소를 지으며 기운 좋은 낭자가 제 집에는 무슨 볼일이냐고 묻자 "내가 설마 놀려오려고 문 부수고 들어왔겠냐? 네 삶을 되돌아보면 이유를 알겠지."라고 되받아친다. 이갑연은 낯빛 하나 안 바뀌고 자신이 두루두루 원한 살 일을 즐겨한지라 놀랍지는 않으나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방비를 철저히 했다고 말하더니 낯빛을 싹 바꾸며 홍화가 아깝기는 하나 능력이 뛰어날 수록 목적이 같지 않으면 제거해야 한다면서 다시 각인 화살비를 퍼부으라고 명한다.
그러나 초조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다친 부위를 부여잡고 있던 홍화는 기다렸다는 듯이 11개나 되는 각인 화살들을 모두 낚아챈다. 경악한 이갑연과 그 수하들에게 "여자가 장사로 태어나면 어디에 가서 뭘 배우는지 모르는구나."라면서 화살들로 저글링하던 그녀는 장사한테 각인 새긴 무기를 주냐고 비웃으며 저글링하던 화살들을 일제히 던져 이갑연의 수하들은 원샷원킬로 처치하고, 1대는 이갑연의 뺨에 빗맞춘다. 이에 표정이 급격하게 썩은 이갑연은 암주를 부르라고 지시하는데...암주를 부르러 간 이갑연 부하가 천동지 창고에 불이 났다고 소리쳐 알려서 깜짝 놀라 생긴 빈틈을 노리고 이갑연네 부하 2명이 협공해서 중상을 입는다. 바로 전투불능이 될 정도는 아니었는지, 이갑연과 암주를 끝장낸 한설, 복아, 정기가 돌아와서 구출해 살린다.
3. 능력
재수가 없어서 어릴 때 죽거나 사당패에 팔리기 때문에 드물다는 여자 장사이며[19] 홍화 역시 사당패 출신이다. 풍류에 일가견이 있는 추국조차 감탄하게 할 만큼의 필력이 있으며 이 때문에 방어 결계를 해제할 줄 알아 사당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지능 또한 굉장히 높아서 복아가 정기에게 준 가르침의 요지를[20] 잘 알아듣고, 일자무식에 백정이라는 신분적 한계 탓에 학습의욕도 바닥인 정기가 의욕적으로 수행해서 그 요지를 깨달을 수 있는 숙제를 주기도 했다.
물론 "수저 등의 물건을 꼼꼼히 관찰해서 모습, 냄새, 촉감, 무게 등등을 기억하고 그 걸 본 적 없는 이에게도 본 것처럼 묘사하고, 물건 뿐만 아니라 풍경, 찰나의 분위기, 기운, 자신의 감정 등도 매사에 그렇게 보는 법을 몸에 익히면 식견이 빠르게 깊고 넓어지면서 문장을 쉽게 이해하고, 문장 안에 담긴 뜻을 직감적으로 받아들여 독안이 뜨인다"는 설명을 듣자마자 바로 독안을 뜬 이청 같은 천재들이 보기엔 평범한 수준인 듯하다. 하지만 이건 비교대상이 넘사벽(.....)인 점도 있다.[21][22]
절벽에서 떨어지던 와중에 팔을 돌벽에 찔러 넣어 추락을 멈추거나, 직각의 벽을 타고 뛰어 오르내리고, 족히 수십 미터는 되는 절벽을 건너뛰는 등 장사다운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준 바 있다. 암주보다 뒤에 묘사된 장사라서 그런지 암주가 보인 것보다 더 화려한 액션 활극을 보인 것이 특징. 초을과 싸우던 와중에도 한쪽 팔이 부러져 일방적으로 몰리다가 한설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 한 방 먹였을 뿐인데도 초을이 의술사의 도움을 받게 만들 정도의 무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장사인 암주와도 직접 맞붙어본 결과, 공방을 나누는 족족 암주의 사지나 갈비뼈 등을 일방적으로 꺾어버리는 등 장사로서의 무력만 따지면[23] 그녀가 우위이나 암주는 세계관 2위의 의술사이기도 해서 부러뜨리는 족족 회복하기에 결국 1:1로는 암주에게 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24]
사군자 추국과 짧게 충돌했지만 추국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방어 결계를 풀고 턱에 주먹을 먹였지만 찰나에 펼친 소형 결계에 막혀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 애초에 사군자의 힘은 일반적인 수준을 한참 뛰어넘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지만.
장사라서 일반인보다 눈이 훨씬 좋다고 한다. 장사는 시력 뿐만 아니라 오감이 모두 일반인에 비해 월등하다고.
154화에서 '''드디어 독안이 떴다.''' 이로 인해 결계를 치고 읽고 푸는 걸 다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장사 계열 캐릭터인 암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먼치킨. 암주가 딜 + 탱 + 힐을 다하는 물리적으로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괴물이라면 홍화는 힐이 안 되어 힐만큼은 다른 이의 힘을 빌려야하나 능력적으로는 딜 + 탱 + 상대의 방어 해제[25] 도 가능해졌으니 각자 일장일단.
또한 힘캐이면서도 대다수의 힘캐와 달리 머리가 매우 좋다는게 강조된다는 것 역시 특이점인데 이 덕에 결계를 해재할 때 필요한 문장력도 보유할 수 있었고 관찰력과 분석력, 그리고 이를 통한 추리력이 매우 뛰어나 이게 제법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4. 기타
본편 등장이전부터 스토어 공식 표지에서부터 쭉 등장해왔던 것으로 주인공 일행 합류가 예상되고 있었던 인물이다.
심영호에 대한 취급이 상당히 안습이다(...). 심영호는 그녀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홍화는 별 관심 없는듯(...)
종규와 만나기 전엔 사당패 소속이었다고 하는데, 이 조직은 여자 장사를 거두는 조직이라는 것과 여자 장사의 탈출을 막으려고 결계를 쳐서 가둬놓는다는 거 외엔 나온 바가 없다. 그러나 홍화가 이곳에서 탈출한 걸로 봐서 그녀에 대한 취급이 좋지 않았던 조직인 건 확실하다.
작가가 블로그에서 말하길 그리기 어려운 캐릭터들 중 하나라고 하며 주인공 조 중 유일하게 취미가 있는 캐릭터라고 한다.
작중에선 한설과 함께 현재 주인공 조 순수 무력 투톱을 달리는 인물이다.[26] 장사다보니 왠만한 무기는 듣지도 않고[27] 어지간한 상대는 압도적인 무력으로 패버리면 그만이기 때문. 또 이청에게 결계와 관련된 능력들을 배우고 있는데다가 본인이 결계를 풀 줄 아는 능력도 어느 정도 지니고 있으므로 장사 + 결계사 포지션을 동시에 가질 수도 있다.
정기가 그녀를 좋아해 연애 플래그가 생길 가능성이 던져지긴 했지만 홍화가 아직 정인인 종규를 완전히 마음 속에서 내려놨다는 암시[28] 가 없는지라(...) 아직 어찌될진 모른다.
작가가 말하길 홍화는 '''감정의 상징, 정확하게는 살아있는 감정의 상징'''이고 반면 춘매는 죽어버린 감정의 상징이기 때문에 홍화는 든 자리 그리고 춘매는 난 자리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이 결핍된 사람들이 주로 홍화를 만나는데 이들 중 감정이 죽어버린 추국을 제외하면 결국 홍화로 인해 다시 자기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29] .
그 예로 진짜 자신의 감정을 판단하지 못했던 임춘복은 102화에서 자살하려는 이청의 옷자락을 잡아 말리면서 '아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진짜 자신의 감정'을 마주했기 때문에 그 다음인 마지막 컷에 홍화가 일어서는 장면을 배치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동하는 감정인 홍화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아주 잘 알고 있고 감정이 선명해서 본인이 원하는 걸 아주 잘 알기 때문에 그 감정들이 홍화의 빠른 판단력과 결정력 그리고 추진력의 근간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홍화가 그동안 독안을 뜨지 못한 건 오히려 자기 감정을 너무 잘 알아서라고.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받고 오랫동안 혼자 갇혀지낸데다가 결혼을 약속한 연인의 죽음으로 인해 매우 선명한 두려움을 지니게 되었고 혼자는 혼자라는 것만으로 무섭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건 또 다시 혼자가 될까 무서웠기 때문에 자신의 복수가 가능할 지에 대해 불신을 지니게 되어 독안을 뜨지 못한 것.
그래서 홍화는 과거의 자신이 이미 삶의 역경을 용기있게 극복했던 경험이 있었음을 상기함과 동시에 두려움이라는 크고 지속적인 감정에 속박되어 있었지만 사실 정말 필요한 순간에 쓸수 있는 용기를 이미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모든 감정을 지닌 그녀는 본인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두려움과 용기 중에 용기를 바라보는 걸 선택했고 그것은 홍화를 스스로 일어나게 만들어 자신의 용기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독안을 개안할 수 있었다고 한다.
추리력이 매우 좋다. 노래가 바뀌자 갑연이 뭘 목적으로 하는지 전부 맞췄다.
5. 명대사
사랑했던 연인을 배신하고 하나뿐인 어머니께 이런 일을 맡기는 사람이 대체 무슨 큰일을 하게 되나요? 부모고 연인이고, 소중한 게 없는 사람인데, 대체 누굴 위해 큰일을 한답니까. 어머니. 저는 아시다시피 길바닥 사당패 출신이에요. 이 세상 온갖 인간군상에 이골이 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을 보는 눈도 길렀죠. 제가 보고, 제가 겪은 종규씨는 반드시 절 데리러 올 거예요. 저는 제 눈을 믿어요.
알아요... 알고 있어요. 사실 이미 봄은 다 지나갔고, 꽃은 다 져 버렸다는걸. [30]
'''사람에 대한 평가라는 건 원래, 어떤 순간에 마주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 아니겠어요?''''''
나는 그 재수없다던 여자 장사로 태어나, 어미가 직접 팔아넘긴 사당패 출신인데 기껏 재주를 가르쳐놓으면, 장사가 자라 힘이 세지면서 사당패에서 쉽게 도망을 치니 사당패는 반드시 결계를 칠 줄 아는 사람을 두고 이렇게 결계를 쳐서 장사를 가둬두는데, '''내가 어떻게 도망쳤게....? 그 시를 지은 건 바로 나야.'''
오늘 어떤 꽃이 향기로운지, 어떤 꽃이 아름다운지를 알게 된 것은 지식이겠죠. 그걸 알려고 했던 건 가장 아름다운 꽃을 찾으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정말 예쁘고 향기로운 꽃을 받아서 기뻤어요. 하지만 그건 이 꽃이 단지 숲에서 가장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니에요. '''왜 저에게 가장 예쁘고 향기로운 꽃을 꺾어다 주셨나요?'''
'''왜 저에게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어다 주셨나요.''' 저는 사당패 시절, 매일 결계에 갇혀 지냈는데, 저는 그 곳을 영원히 나갈 수 없을 거라 믿었어요. 항상 그런 말을 들었거든요.[31]
어릴 때는 말을 잘 듣는게 착한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말을 듣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불행하게 만들면 벌을 받는다고. 그런데 말도 잘 듣고 남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아도 저는 왜 매일이 불행하고 괴로운 건지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전국을 떠돌다 우연히 두류산 고개를 지나는데, 그 자리에서 발을 뗄 수가 없었어요. 말로만 듣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아름다워서. 찰나가 아닌 이 곳의 사계절을 다 보고 싶어서. 그리고 깨달았죠. '''그동안 나는 타인에 마음에 맞는, 타인의 목적을 위한 삶을 살면서 한 번도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것을. 그것이 내가 나를 불행하게 만든 벌을 받게 했다는 것을.''' 계기는 단순했지만 감정은 강렬했죠. 그리고 저는 결계를 풀었어요. 무엇이 나를 속박했는지를 알았고, 무엇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를 알았으니까요. 정기 씨. 아까 제가 꽃을 버려서 슬펐나요? 그건 신발이 진창에 빠졌을 때만큼 슬펐나요. 아니면 가까운 이가 아팠을 때만큼 슬펐나요. 어떤 슬픔은 어렴풋한 슬픔이고 어떤 슬픔은 처절한 슬픔이죠. 소소한 슬픔도, 아련한 슬픔도, 잊혀가는 슬픔도, 문득 기억이 떠올라 때때로 가슴이 아파지는 슬픔까지, 같은 슬픔조차도 사실은 전부 달라요. 책을 읽고 풍부한 단어를 알게 된다는 건, 슬픔의 저 끝에서부터,기쁨의 저 끝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감정들의 결을 하나하나 구분해내는 거예요. 정확히 그만큼의 감정을 정확히 그만큼의 단어로 집어내서 자신의 마음을 선명하게 들여다보는 거죠.''' 내가 얼마큼 슬픈지, 내가 얼마큼 기쁜지. 내가 무엇에 행복하고, 무엇에 불행한지. 자신의 마음이 자신을 위한 목적을 결정하도록.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정확히 전달하도록.
같은 단어를 알고 있다면 감정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고 같은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감정의 흐름을 공유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들죠. 정기 씨가 저에게.제가 정기 씨에게.그런 사람이었이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많은 고난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와 위로가 되도록.'''
나 지금 아주 냉정해. 난 내 감정을 정확히 알거든. 그래서 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할 지 알아[32]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 네가 할 수 없는 일을 알고. 상황 파악도, 목적도 뚜렷해. 그리고 네가 모르는 그 나머지도 알고 있지.[33]
[34] ㅣ
두려워. 나의 목적이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일일까 봐. 나는 황량한 세상에 혼자였던 두려움을 알아.
무서워. 또다시 사람에게 의지하게 될까 봐. 나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괴로움을 알아.
결국 난 혼자인 것도, 함께인 것도 전부 겁이 나. 홀로 서는 걸 두려워하기에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하고 그러면서도 그걸 잃을까 두려워하지. 결국 난 지나간 일과 다가오지 않은 일을 두려워하며, 그곳에 나의 시선을 묶어둔 거야.
하지만 이젠 알아. 벌판을 홀로 달려나간 용기도, 누군가를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용기도, 전부 내 안에 있었음을.
소중했던 사람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나는 한없이 무너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당신을 믿어보려 해. 내가 스스로 설 수 있을 때 당신이 나의, 순간이어도, 일부여도 충분하다는 걸 아니까. 두려움도 용기도 전부 내 안에 있어.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둘 중 어느 곳을 바라볼지 결정하는 거야.[35]
제 정인을 죽였어요. 저들이 정원을 만든다고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가서 누군가가 상소를 올렸고, 그대로 목이 잘렸대요. 들었어요. 오늘. 우연히. 제 정인이에요. 저를 이곳에 오게 만든 그 날-저는 어머님만이라도 지키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죠. 손 한번 못써보고 어머님을 잃었어요. 후일 그 녀석을 다시 만났을 때에도 결국 죽이지 못했고요. 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손쉽게 사람을 죽이고 부릴 권력도, 날 때부터 귀하게 태어난 신분도 없는데, 권력이 나의 정인을 죽이고, 신분이 나의 호소를 막아요. 그저 저 혼자 억울할 뿐이죠. 공사에 끌려간 사람들 중 돌아온 이는 아무도 없고, 항의한 가족들은 전부 죽었다고 들었어요. 이젠 억울한 사람조차 없어졌으니 모두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겠죠. 하지만 저는 살아있고,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제 감정도 살아있어요. 저는 이대로 순응할 수 없고, 전부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없어요. 저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고, 제 소중한 사람들이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필요없어요. 우린 놈들의 위치를 찾아야만 하고, 복아 씨를 구해내야만 하고, 정기 씨의 복수를 해야만 하고, 궁으로 가야만 하니까. 오직 어떻게 해낼 건지만 이야기해요.[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