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테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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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생대 플라이스토세 후기에 뉴기니 섬에서 살았던 디프로토돈과 유대류의 일종. 속명은 '훌리의 짐승'이라는 뜻으로, 뉴기니 섬의 원주민들 중 하나인 훌리족(Huli people)에서 유래했다.
2. 상세
이 녀석은 1960년대 말 파푸아뉴기니 서던하일랜드(Southern Highlands) 주의 푸레니(Pureni)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양호한 보존률의 두개골과 경추골 두어 점, 그리고 거의 완전한 형태로 화석화된 상완골을 비롯한 사지뼈 일부 등으로 구성된 화석 표본을 토대로 1986년에 지금과 같은 속명을 부여받아 학계에 처음 소개되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뉴기니 섬에서 살았된 것이 화석을 통해 증명된 콜롭시스(''Kolopsis'') 등의 디프로토돈과 유대류들은 모두 플라이오세 무렵의 지층에서만 발견되었는데, 이 녀석의 존재가 알려짐에 따라 디프로토돈과 유대류가 플라이오세뿐만 아니라 플라이스토세까지도 뉴기니 섬에서 서식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나름 중요한 학술적 의의가 있는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화석 자료는 모식표본 한 점이 전부이지만, 해당 골격을 분석한 결과 여타 근연속들에 비해 다리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다고 하며, 이를 이용해 울창한 열대우림에 살면서 높은 위치에 있는 나뭇잎이나 대나무 등을 먹고 살았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몸길이 2m 가량에 키는 1m 정도로 뉴기니에 살던 포유류 중에서는 꽤 큰 덩치였으며, 아마 플라이스토세 당시 뉴기니 섬의 생태계에서 다른 지역의 판다나 땅늘보, 유인원 등이 도맡고 있던 니치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1] 플라이스토세 후기에서 현세에 이르기까지 뉴기니 섬의 환경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이 녀석들의 멸종은 아마 오세아니아 일대에 인류가 대대적으로 거주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원주민 전승에서는 이 녀석이 난폭하고 식인을 하는 동물로 묘사된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도 하지만, 근연속들을 참고해 예상해본 이 녀석의 생태가 온순한 초식동물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주민들 또는 이러한 설을 전파시킨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호주의 유명한 크립티드 중 하나인 요위의 정체가 이 동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훌리테리움이 서식했다는 증거가 화석을 통해 확인된 것은 뉴기니 섬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호주에서 이 녀석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한 별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