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DORA TV Champions Winter 2013-2014/결승
1. 경기 전 전망
스프링과 서머 시즌에서는 4강에서 만나 한 번씩의 승패를 주고받은 두 팀이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이쪽도 질긴 인연이라면 인연. 다만 스프링에서는 두 팀 모두가 신흥 강자의 위치였고, 서머에서는 SKT T1 K가 디펜딩 챔피언 오존에게 도전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 결승은 반대로 오존이 SKT T1 K에게 도전하는 입장이 되었다.
한때는 '''다데가 페이커의 천적이었던''' 시절도 있었고, 댄디가 세체정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적어도 롤드컵 이전까지는 카카오, 댄디, 벵기 순으로 꼽힌 적도 있었다.
그러나 2013-14 시즌의 T1 K는 각 라인은 물론이고 정글러와 서포터까지도 약점이 없는 최강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특히 미드 라이너의 경우, 페이커가 압도적인 원 톱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데다 챔프 폭에서도 다데를 압도하고 있다. 오존-실드의 4강전에서 주로 나온 미드 3밴(카사딘, 그라가스, 니달리) 구도로 갈 경우 페이커보다는 다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 오존 입장에서 믿을 구석을 찾자면 봇 라인. 결국 이 게임의 키 플레이어는 임프와 피글렛이 될 수밖에 없다. 오존이 스프링 시즌까지 K의 천적으로 존재했던 이유가 바로 원딜러 간의 전투에서 임프가 피글렛에 비해 좀 큰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머 시즌을 거치며 김정균 코치가 가장 공을 들인 플레이어가 피글렛이었고, 결국 서머 4강 전에서 피글렛은 임프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요약하자면, 객관적인 전력으로 놓고 봤을 때 SKT T1 K를 상대할 팀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T1 K는 롤드컵에서의 압도적인 우승은 물론이고, 롤챔스 첫 2회 우승과 2연패를 넘어 전승 우승이라는 대업적에도 일보 앞으로 다가서 있다. 하지만 오존은 형제 팀인 블루와 함께 유이하게 다전제에서 K를 잡아 본 경험이 있고, 스프링 우승과 이후 서머에서의 4강 탈락, 3•4위전에서의 극적인 승리와 이어진 롤드컵에서의 광탈 등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오존의 장점이었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자만심으로 변해 오히려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해냈다. 또한 이전 시즌보다 긴 2주간의 준비 기간이 주어진 것도 호재이다. 오존은 최강팀은 아니지만,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손색이 없는 팀이기도 하다. 스프링 시즌 결승전 때, 오존이 블레이즈를 이기고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던가?
재미있는 것은 오존은 T1 K에게 전적이 앞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팀이다'''. 롤챔스 기준 6승 4패, 이외의 경기까지 합하면 10승 5패. 하지만 마지막 대결이 이미 반년 전이고 그 후의 두 팀의 폼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천적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북미에서조차 천적 관계를 운운하는 한 유저에게 "나 어릴 적에 할아버지한테 농구 발려서 전적이 0:1인데, 울 할아버지 인제 92살임. 울 할아버지가 내 천적임?"이라는 답글이 달리기도.
그리고 이 경기에서도 5세트 블라인드 픽이 안 나온다면 블라인드 픽이 단 한 경기도 안 나온 2번째 시즌이 된다.
경기시작전 프로게이머들과 천상계 유저들, 관계자들의 예측을 들어본 기사가 나왔다. 하나같이 SKT T1 K의 3:0에서 3:2까지의 우세를 예상하면서도, 변수가 있다면 구승빈과 조세형의 바텀 라인이 미드와 정글의 열세를 만회하는 데서 올 것이라고들 예측.
결승전 중계는 전용준 캐스터와 김동준, 강민, 이현우 해설이 맡았다.
2. 오프닝 영상
특이하게도 이상혁 선수가 의자에서 일어나는 듯한 연출이 있는데, 해당 연출은 온게임넷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몇 안 되는 선수에게만 허락되는 연출로, 당시 기준으로 임요환, 최연성, 뿐이었다.
2015년 7월까지 역대 최고의 결승전 세리머니라고 평가된다. 해설진 한명 한명이 번갈아가며 결승전을 소개하는 오프닝, 그리고 최고의 퀄리티로 뽑힌 결승전 인트로 영상, 선수 소개 시퀀스까지. 본선 오프닝 퀄리티가 제일 좋은 대회가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면 대부분 HOT6가 스폰한 시즌 중 하나를 꼽지만, 결승 오프닝 퀄리티는 이 13-14 윈터 시즌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페이커가 의자에서 일어서는 장면은 그 이후부터 라이엇 코리아가 주관하게 된 현재까지도 롤챔스 최고의 연출로 회자된다. 그리고 2020년 현재까지도 영상이 아닌 현장에서 의자에서 일어나는 장면은 페이커가 유일하다.
시즌 오프닝도 그랬지만 전체적으로 사각형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대회 스폰서인 판도라 TV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이미지한 듯. 삽입곡은 Imagine Dragons의 Radioactive.
이 영상 전에 진행된 결승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사용된 음악은 Two Steps From Hell의 Jump, sons of war
3. 경기 내용
3.1. 1경기
1경기 밴픽
웬일인지 페이커가 미드 리븐으로 공식전 최초로 스킨을 사용하여 주목을 받았으나, 대회 스태프가 페이커의 계정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였음이 드러났다.
미드에서는 초반부터 딜 교환을 성공적으로 해놓은 페이커가 결국 '''경기 시작 3분 만에''' 다데를 솔킬로 따내며 오존 진영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SKT가 미드 갱을 오자 댄디가 갱승을 노렸지만 푸만두가 아주 적절하게 헬프를 오는 바람에 실패. 게다가 블루 버프를 먹는 과정에서도 그라가스에게 가야 할 블루를 올라프가 먹어버리는 바람에 분위기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갔다. 댄디가 라인 스왑 중이던 탑에 갱을 노려봤지만 도리어 임팩트의 문도가 텔포로 올라오며 루퍼의 쉬바나가 잡혀버렸다.
그 와중에 오존은 깔끔하게 드래곤을 먹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타가 핑와를 지우려고 욕심을 내다가 벵기의 엘리스 고치를 '''점멸로 피하려다 맞아주는 거대한 실수'''를 하며[1] '''서폿, 정글, 원딜이 차례로 끊겨 먹히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던 오존은 문도를 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이미 레오나와 엘리스가 커버를 온 상황. 결국 이번에는 원딜, 서폿 순서로 끊어먹혔다. 게다가 한가하게 작골을 먹고 있던 댄디까지 잡아먹히면서 오존은 말 그대로 전 라인이 망해버린다. 이 모든 일이 경기 시작 후 11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렇게 오존이 초반부터 완전히 망해버리고, 이후 K는 압도적으로 스노우볼을 굴려간다. 15분대에 벌어진 한타에서는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탑 쉬바나를 제외한 오존의 모든 챔피언들을 문자 그대로 '''녹여버렸고,''' 17분대에는 3인 바론까지 성공했다. 중계진은 3인 바론인데 바론이 불쌍해 보인다고 평했다.
결국 20분이 되자마자 오존이 칼서렌을 치면서 결승전 1경기는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양 팀의 킬 스코어는 K가 18, 오존이 1. 말 그대로 K의 압승이었다.
1경기의 MVP는 푸만두. 초반의 4킬 2어시가 인상적이었다. 후반에는 9어시를 추가해 4킬 노 데스 11어시로 경기를 마무리. 레오나가 혼자 돌진하면 적 세 명이 기겁해서 흩어지는 장면까지 나왔다.
그리고 SKT의 우승을 기념하는 스킨 할인 행사에 전투 토끼 리븐 스킨이 포함되면서 이름 모를 온게임넷 스태프에 대한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3.2. 2경기
2경기 밴픽이건 쉬바나의 하드 캐리... 하드 캐리 수준이 아니죠! 슈퍼 울트라 하이퍼 뭐...
오존은 3미드 밴을 해놓고서 다데가 야스오를 선픽. 드디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야스오가 등장했다. 사실상 야스오도 뭔가 전략적인 픽이었다기보단 페이커가 가져가지 못하게하는 의미가 더 강해보였다. 그 결과 야스오와 상성이 좋은 쉬바나나 알리스타도 상대에게 넘겨줘버렸고, 결국 그나마 남은 챔프 중에서 자크를 픽. 비슷한 실력이라고 가정할 때 쉬바나가 자크를 라인전에서 압도할 것은 뻔하기 때문에 철저히 야스오의 캐리력을 믿는 픽이었다.
그러나 SKT는 그동안 대회에서는 관 뚜껑을 닫고 숨어 있었던 '''카서스'''를 픽. 이론상으로 카서스는 평타를 제외한 모든 스킬이 야스오의 W에 막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환사 주문 역시 점화가 아닌 탈진을 들며[2] 야스오를 카운터하려는 모습이 드러났다. 반면 마타는 야스오의 에어본을 확실하게 도와줄 수 있는 알리스타가 아닌 레오나를 사용해 해설진들의 의문을 샀다. 에어본 셔틀로 루퍼가 자크를 픽했지만 당시 상성으로는 쉬바나와 맞라인을 서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완벽한 셀프 카운터 픽이었다.
경기 초반까지는 1경기와 전혀 다르게 비등비등한 상황이 이어졌고, 야스오의 카운터로 카서스를 픽한 페이커를 맞아 다데도 나름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라인 스왑을 하지 않은 봇 듀오 간의 라인전 역시 결승 이전의 신경전에 걸맞는 긴장감을 보여주며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챔피언 상성에서 답이 나오지 않는''' 탑이었다. 루퍼의 자크가 임팩트의 쉬바나에게 라인전에서 한없이 밀려나갔다. 임팩트가 루퍼의 자크에게 딱 달라붙어 튀어나오는 조각들을 가차없이 밟아버리는 플레이가 인상적. 그나마 댄디의 엘리스가 이를 풀어주기 위해 탑을 갔지만 자크의 새총 발사에 맞은 쉬바나를 고치로 맞히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더더욱 차이가 벌어져나갔다. 결국 자크의 라인 유지력은 제로에 수렴할 수밖에 없었고, 임팩트는 그 이득을 바탕으로 라인을 끝없이 밀어놓아 루퍼를 타워에 가둔 뒤, 다소 위험하게 걸린 용 싸움에서도 기막힌 한타 합류를 통해 팀에 기여했다. 첫 드래곤 싸움에서는 페이커의 카서스가 퍼블을 주었음에도 오히려 2킬을 올렸고, 이후에도 꼬박꼬박 용 싸움에 참여하여 서서히 팀을 캐리하기 시작했다. 한 편, 루퍼는 임팩트의 견제에 아예 한타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뒤늦게 합류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 이니시에이터로서의 능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다.
야스오가 잘 크고는 있었지만 카서스 역시 만만찮은 성장을 하고 있었고, 점점 진혼곡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봇에서 피글렛의 시비르가 임프의 이즈리얼과 영혼의 맞다이를 벌여 누가 솔킬을 딸 것인지 주목되었으나, 피글렛이 진혼곡의 도움으로 승리하였다. 깨알 같은 야스오의 복수는 덤.
22분 드래곤 앞 한타에서 오존은 드디어 자크와 야스오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자크의 새총 발사 → 바운스 → 야스오의 R이 오존이 원하는 이상적인 그림이었으나, 하필이면 '''새총 발사로 떨어진 곳이 알리스타 옆이었다.''' 알리스타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크를 벽으로 밀어버렸고, 자크는 벽에서부터 바운스를 시작해야 했다. 게다가 누누 궁, 카서스 E 같은 장판이 제대로 깔리며 SKT가 한타에서 승리하고 용을 가져갔다.
승세를 탄 SKT는 미드에서 강제 이니시를 걸어, 피글렛과 페이커가 끊겼음에도 쉬바나가 트리플 킬을 쓸어담으며 또 승리했다. 그 후에는 반쯤 멘탈이 나간 듯한 오존의 챔피언들을 SKT가 자비없는 끊어먹기와 무시무시한 한타를 통해 간단히 승리. 초반부의 비등비등했던 상황을 제외하면 경기시간만 10분 늘어났을 뿐 거의 1경기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오존 측에선 한타가 벌어질 때마다 루퍼와 마타의 이니시에이팅이 번번히 실패했고, 야스오가 활약할 만한 판이 단 한 번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존의 한타 핵심인 자크와 야스오의 궁 연계는 알리스타를 픽한 푸만두의 저격 CC와 2개의 탈진으로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고, 레오나를 픽한 마타의 스킬 샷은 매번 빗나가기만 했다. 반면 SKT는 승기를 잡자 타워 다이브도 서슴치 않으며 오존을 완전히 박살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오존 측의 밴픽에도 문제가 많았다. 야스오를 픽할 것이었다면 첫 턴에서 쉬바나를 가져오거나, 상대가 쉬바나를 가져갔다고 한다 해도 서폿 알리스타나 정글 바이 등의 현재 메타에도 맞고 야스오의 캐리력을 강화할 수 있는 픽들이 얼마든지 있었음에도 이를 고르지 않고 자크를 골라서 밴픽 단계부터 지고 들어갔다는 평이 지배적. 오존에 최대한 우호적인 추측을 한다면, 오존 입장에서는 이미 페이커가 야스오를 수련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고 야스오를 밴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픽으로 야스오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블루 진영인 SKT T1 K에서 쉬바나를 선픽해버렸다. 바이의 경우 댄디가 바이를 준비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알리스타의 경우 알리스타 자체가 선픽하기 부담스러우니 차라리 레오나를 택해서 강력한 CC를 넣고 후속으로 루퍼의 자크를 믿어보자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단 이 경우에도 야스오와 함께 픽한 챔프가 엘리스였던 건 에어본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챔프인 쉬바나를 픽할 기회를 상대에게 빼앗기고 라인전에서 너무나 불리한 자크 픽이 강제되는 결과를 가져온 실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라인전은 비등했지만 한타에서는 오존이 계속해서 패배하는 통에 2경기 역시 K가 가져가게 된다. 이 경기에서 MVP를 수상한 임팩트는 11/0/8이라는 대리 게임에서나 볼만한 KDA 수치를 보여주며 자신에 대한 저평가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데 성공. 한편 카서스를 픽한 페이커는 롤드컵에서 엑스페케가 보여준 2영겁의 지팡이와 대천사의 지팡이를 사서 오존의 멘탈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기도 했다.
3.3. 3경기
3경기 밴픽SKK! 전승 우승을 향해서 달려 나가고 있습니다!
블루 팀 오존은 시비르를 선픽. SKT는 무난한 레넥톤과 엘리스로 맞대응. 이어 오존은 문도-그라가스-올라프 레오나를 가져갔으며, SKT는 다시 한 번 리븐-알리스타를 꺼내들었다.[3] 특기할 만한 점은 피글렛이 잘 쓰지 않던 루시안을 픽했다는 것. 해당 경기 오프 더 레코드를 보면, 베인을 고르면 시비르를 상대로 라인전이 너무 힘들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대신 루시안을 고르는 모습이 나온다.
오존은 초반 3버프 컨트롤을 시도하여 깔끔하게 성공했고, 이를 막기 위해 자기 진영 레드에 지원을 온 푸만두의 알리스타를 퍼블로 따내며 기분 좋게 시작한다. 그리고 미드가 탑 라인에, 봇 듀오가 미드 라인에, 탑이 봇 라인에 가는 라인 스왑을 걸었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CS부터 다데의 컨디션이 확실히 좋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동라인을 선 임팩트의 레넥톤보다도 cs가 밀린 건 물론, 미드에서 적 봇 듀오를 상대하고 있던 페이커의 리븐보다도, 봇 라인에서 적의 봇 듀오를 상대하고 있던 루퍼의 문도보다도 cs가 밀리며 라인 스왑을 한 의미가 점차 퇴색되어가고 있었다. 이게 얼마나 심각했나면 다데는 '''시작부터 블루에 퍼블을 먹었는데도 라인전을 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데의 그라가스가 임팩트의 레넥톤과 벵기의 엘리스에게 타워 다이브를 당하며 위험에 처하는 듯했으나, 루퍼의 문도가 탑으로 순간이동을 타는 것을 확인하고는 임팩트와 벵기는 오히려 자기들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다데를 포기하고 빠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데가 순간이동으로 넘어오는 문도에게 호응하려 임팩트와 벵기에게 회심의 배치기를 시전했으나, 순간이동으로 넘어오려던 루퍼는 푸만두의 알리스타에게 순간이동이 끊겨버려 결국 넘어오지 못했고, 배치기를 통해 제 발로 타워 사정거리 밖으로 나가버린 다데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망. 버프마저 넘겨주고 만 이 시점에서 다데가 페이커를 피해 탑으로 도망 온 의미는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레오나가 자리를 비운 사이 페이커가 임프의 시비르의 모든 스펠을 빼는 데 성공하며 초반에 본 이득이 점차 없어지고 있었다.
벵기의 엘리스는 미드에 라인 스왑이 걸렸음에도 지속적으로 탑을 봐주며 다시 한 번 그라가스를 잡아내며 동귀어진하는 성과를 올린다. 동시에 페이커의 리븐은 오존의 봇 듀오가 미드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탑솔 임팩트와 대등한, 그러면서 탑으로 올라간 그라가스보다 '''더 많은''' CS를 유지하여 사실상 스왑의 의미를 무마시켰다. 또한 레오나가 자리를 비운 틈에 시비르를 공격해 점멸을 빼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더더욱 라인 스왑의 의미를 퇴색시켜버렸다. 점점 미드 라이너 간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 이후 엘리스는 기괴한 가면을 시작으로 AP 템 트리를 타며 올 AD인 아군 챔피언들의 약점을 커버해줌과 동시에, AD에 대비하고 있는 상대 챔피언의 약점을 찌르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그라가스. AD 챔피언인 리븐을 맞아 마방을 올려주는 아테나의 성배 대신 모렐로노미콘을 첫 템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오존은 기분 나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라인 스왑의 성과로 미드 1차 타워를 밀고, 이날 경기 중 가장 희망적인 분위기로 16분 경 용 싸움이 벌어질 때까지 SKT를 맹추격했다. 그라가스의 술통 폭발로 용 스틸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바로 이어진 한타에서 문도가 순간이동을 절묘하게 타고 와서 레넥톤을 먼저 끊어낼 때까지는 좋았는데, 후속 딜이 부족하여 2킬을 잡고 4데스를 내주었다. 해설진이 지적한 원인은 '''그라가스의 술통 폭발을 용 스틸에다 썼기 때문에 딜이 부족했던 것.''' 특히 이 한타에서 벵기는 AP 템트리를 올리고 임프의 시비르, 다데의 그라가스와 2:1을 하며 시비르를 암살하고 고치로 그라가스를 묶으며 살아나오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타워 상황은 2:2로 같았고 특히 오존은 그 타워 중에 하나가 미드 타워였기 때문에 아직 할 만한 상황이었다. SKT는 먹으면 좋고, 들켜도 낚시가 되는 2+2 바론 낚시를 시도하여 엘리스를 내주고 문도와 올라프를 끊어먹었으나, 블루 진영의 레드를 먹은 페이커가 유령 쪽 부시에 페이스 체크를 하다가 끊기며 미드 타워를 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시간은 오존의 편이 되어 흐르고 있는 상황. 그러나 그 분위기가 SKT 쪽으로 완전히 넘어오는 데에는 다음 드래곤이 나올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다시 열린 용 한타에서 오브젝트 스틸의 달인인 댄디가 강타로 드래곤을 스틸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푸만두의 알리스타가 '''3명을 동시에 띄우는 그림 같은 이니시에이팅으로''' 댄디와 루퍼를 끊고, 바론까지 가져간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오존 입장에서는 문도가 탑을 밀지 않고 계속 한타에 참여하다가 손해를 보며, 우직하게 라인 푸시를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오존은 피글렛의 루시안이 바텀을 밀다가 집에 간 것을 확인하고 미드 타워를 부숴 보려 하였으나, 오히려 SKT는 타워를 끼고 5:4 한타를 걸어버린다. 문제는 5명 쪽이었던 오존의 진형이 5명은커녕 4명이 싸우는 것만 못했다는 것. 결국 각개격파당하며 페이커에게 트리플 킬을 떠먹여주게 된다. 이 여세를 몰아 SKT는 미드 억제기까지 밀고 3킬을 더 먹은 뒤 에이스를 당한다. 그러나 바론 버프를 먹은 시점부터 따져볼 때 이미 SKT 입장에서는 타워 3개와 억제기를 파괴했으니 뽑아 먹을 이득은 다 뽑아 먹고도 남은 상황. 글로벌 골드 차이는 7천까지 벌어졌다.
바론 근처에서 마타의 레오나가 페이커를 상대로 이니시를 걸어보았으나, 페이커는 오히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점멸로 빠져버리고 SKT가 한타에서 완승한다. 일단 문도와 그라가스가 살아남아서 넥서스를 잘하면 지킬 수도 있었으나, 벵기의 엘리스가 끈질기게 추격하며 그라가스의 귀환을 3번 연속 집요하게 방해하다가 결국 잡아내고, 나머지 팀원들이 그대로 넥서스를 밀어버리면서 SKT가 '''18연승'''과 '''전승 우승'''의 전설을 썼다.
4. 총평
사람들의 평은 '''다음 시즌은 3, 4위전까지만 봐야겠다'''. 농담으로는 볼 수 없는 게 SKT T1 K에 대적할 만하다고 평가받던 KTB와 오존까지 3:0 셧아웃당해서 거의 일방적인 전개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오히려 4강 B조(나진 실드 vs 삼성 오존), 3, 4위전(나진 실드 vs KTB)이 4강 A조, 결승보다 더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준우승팀은 '''KTB'''라는 말도 적지 않았다. 결과는 똑같인 3:0 완패였지만 KTB는 3경기를 잡을 '''뻔'''했었고 블루와 KTB는 적어도 20분 칼서렌으로 패배하진 않았다. 실질적으로 시즌 K에게 가장 압도적으로 진 게 오존이었던 셈. 오존의 천운급 대진[4] 이 아니었으면 4강에서 졌을거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전체적인 평을 내리자면 우선 봄이 아니면 폼이 떨어지는 다데가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는데, 1세트에서 3렙 솔킬이라는 그야말로 미드 라인에서 압도당한 걸 시작으로, 벽 점멸 실수로 엘리스를 잡아내지 못하는 등 1세트를 정말 최악의 경기력으로 장식했다. 2경기에서는 야스오를 꺼내 들었으나 예상치 못한 픽인 카서스에게 이렇다 할 우위를 보이지도 못하고 한타 패배 이후 쉬바나에게 돌진해서 허무하게 죽은 것으로 쐐기를 박았다.[5][6] 3세트에선 아예 페이커와의 라인전을 피하기 위해서 라인 스왑을 걸었고, 3버프 컨트롤이 성공했을 때만 해도 순조롭게 흘러갈 줄 알았는데 블루에 퍼블까지 먹고 시작했는데도 임팩트에게 라인전을 밀리는, 그야말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같은 팀원들의 배려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페이커는 3경기 내내 3밴을 당하고 다데가 항상 미드 선픽을 해서 사실상 페이커 12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데가 결승전 3 대 0 셧다운의 1등 공신이라 볼 수 있다.
마찬가지의 문제점이 댄디에게서도 나왔다. 1경기 때 봇 라인 쪽 3거리 부시에서 팀원들이 전멸한 상황에서 유유히 골렘을 먹다가 레오나한테 죽는 모습은 이미 팬들이 알던 댄디가 아니었다. 용 스틸 한번 이외에는 3경기 내내 활약이 전무하다고 할 수 있으며 오히려 엘리스를 픽하고 루퍼의 자크가 새총 발사로 띄운 쉬바나를 고치로 맞히지 못한다거가, 대치 상황에서 부시에 숨어 노 무빙으로 전진하는 적을 고치로 맞히지 못한다거나 하는 여러 실수를 저질렀다.
마타도 기대했던 경기력은 전혀 나오지 못했다. 1경기 애니는 벵기의 고치를 점멸로 피하려다 맞아주는 실수를 저지름으로써 아군이 연달아 끊기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그 직후에는 이미 템이 어느 정도 나와 임프의 베인과 끊기에는 딜이 부족했던 임팩트의 문도를 무리해서 끊겠다고 나가다가 역으로 킬을 더 내줌으로써 게임의 격차를 가장 많이 벌어지게 만든 장본인이 되었다.
마타의 모습은 2경기에서도 나아지진 않았다. 우선 레오나 픽부터 의아했다. 본인도 알리스타를 할 줄 알고 알리스타를 먼저 픽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알리스타로 야스오의 에어본을 도와주는 쪽이 에어본 스킬이 없는 레오나 픽보다는 합리적이다. 그런데 그 대신 루퍼에게 자크를 쓰게 함으로써 본인은 본인대로, 루퍼는 루퍼대로 셀프 카운터를 맞았다. 경기 내에서도 심각했는데 푸만두가 자크를 완벽하게 마크한 용 앞 한타에서 마타는 천공의 검, 흑점 폭발을 아무한테도 맞히지 못하며 팀 한타를 역캐리한 장본인이 되었다.
위 셋에 비해 임프와 루퍼는 양반이었다. 다만 큰 무대 경험이 없던 루퍼는 경기 내내 임팩트에게 지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특히 2경기 때는 상성대로 무난하게 고통받았고 임프는 카서스의 궁을 생각 못 하고 원딜과 1:1 맞다이를 뜨다가 지는 광경을 연출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애초에 경기 시작 전 부터 픽밴 싸움에서 이미 K가 앞서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밴픽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미드 라인에서 가장 핫한 챔프인 그라가스를 일부러 남겨 다데가 그라가스를 선택하게 하고 리븐으로 카운터 치는 전략이 1, 3경기에서 나왔다. 특히 다데와 페이커가 그라가스와 리븐으로 맞라인을 섰다가 다데가 박살나 버린 1경기는 애초에 그라가스를 리븐으로 잡을 준비를 K가 해온 것으로 보인다. 서폿 대결에서 역시 롤챔스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강력한 서포터 애니를 열어주고 푸만두가 레오나를 픽 로밍과 이니시로 말려 죽인 후 이번에는 오존에게 레오나를 열어주고 레오나의 카운터 픽 알리스타를 픽하는 등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픽벤 싸움에서 이미 오존이 말리고 있었다.
경기 내내 삼성 오존이 무리해서 이득을 취하려다가 자멸한 모습이었는데 용을 내주고 탑을 밀어도 될것을 용 스틸을 노리고 문도가 텔포로 합류하다가 전부 놓친다던지, 무리해서 한타를 열다가 대패한다든지, 자신들이 불리한 위치인 걸 알고 그 전세를 뒤집기 위해 무리하다가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토록 압도당한 이상 팀원 하나를 탓하기보다는 SKT T1 K라는 팀이 그만큼 강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을 것이며 다데, 마타가 하드 캐리했다고 하는 평가 자체가 SKT T1 K의 실력을 폄하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오존을 양민 팀으로 보이게 할 정도로 완승을 거뒀다. 여기에 굳이 다른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다. 이를 증명하듯 여러 팀들의 대대적인 리빌딩이 이루어져 팀 간의 실력차를 가늠하기 어려워진 오프 시즌에도 SKT T1 K만큼은 누구나 최강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SKT T1 K는 시상식 때 못했다며 눈물을 흘리는 피글렛, 25살에 군 입대할 때까지 롤판을 지배하겠다는 야망을 내보인 임팩트, 다데가 더 우위라고 평가받아서 화가 났고 2회 우승을 했으니 다음에도 열심히 하겠다는 페이커까지, 전승 우승에 지금까지 WCG 빼고 해먹을 거 다 해먹어 놓고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할 정도로 팀원 하나하나의 독기가 여전히 뿜어져 나왔다. 그야말로 최고의 실력에 한치의 방심도 없는 먼치킨이 되어버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기 전 선수들이 등장하며 포즈를 잡는 게 관중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죽도록 오글거렸다'''는 평가가 많다. 롤갤에서도 만장일치 수준으로 신 관문에 선정되는 분위기.
[1] 마타의 컨디션이 어떤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프로 경기에서는 나와서는 안 될 거대한 실수.[2] 원래 카서스는 탈진을 자주 사용하긴 한다.[3] 4강전에서 푸만두가 1경기 나미, 2경기 애니, 3경기 자이라를 고르자 관중석에서 "물만두, 불만두, 꽃만두" 드립이 나왔었다. 3경기에서까지 알리스타를 꺼내자 '만두소' 드립이 나왔다.[4] 8강에서 전시즌보다 폼이 더 떨어진 프로스트, 4강에서 제닉스스톰 vs 나진 화이트실드의 승자. 8강 대진공개순간부터 오존의 결승진출은 확정되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5] 당시 프로스트전에서 카직스로 인생 점프하던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6] 오프 더 레코드를 보면 다데의 야스오가 무리해서 들어오자 페이커가 실소를 터트리면서 "왜 들어오는 거냐" 라고 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