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
1. 개요
오늘날 PS/2의 이름이 남아있는 유일한 유산으로, IBM PS/2 시스템에서 비롯하여 PC의 사실상 표준이 된 키보드/마우스 포트이다. 오늘날 PS/2라고 하면 대부분 이 단자를 가리키는 말. 보라색은 키보드, 초록색은 마우스용 포트이다. 이 규격은 마우스와 키보드 포트의 모양이 같아서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
단자/비디오의 S 단자와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리는 사람이 간혹 있다.
2. 현황
2010년대에 들어 PS/2 인터페이스보다 USB 인터페이스가 자주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출시되는 메인보드에는 PS/2 인터페이스가 아예 없거나, 키보드/마우스 겸용으로 하나만 있는 보드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텔의 경우 스카이레이크 시기부터, AMD의 경우 라이젠 시기부터 심화되어 PS/2 인터페이스가 없는 메인보드의 비중이 이전에 비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PS/2 포트를 채용한 하드웨어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은 PS/2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키보드, 마우스가 남아 있기 때문에 여전히 지원하는 메인보드도 많다. 상단 사진의 보라색/연두색 잭도 하나로만 나오는 메인보드가 늘어나고 있고, 이 때 잭 색깔이 아래와 같이 보라색/연두색 반반으로 나오기도 한다.
[image]
노트북 컴퓨터의 내장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PS/2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PS/2가 사장되어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차후 다른 방식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애플 맥북은 x86 전환 이후 내부적으로 키보드를 연결할 때 USB, SPI 버스로 연결된다. 다른 제조사의 x86 노트북도 아주 느리게 USB나 I2C 등 다른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터치패드 역시 내부적으로 PS/2를 사용했으나, 터치패드 정밀도가 향상되면서 데이터 전송량이 PS/2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USB, I2C, SPI 등 다른 버스로 연결되는 기종이 늘어나고 있다.
3. 장점
연결해야 할 포트의 구분이 쉽다. 다른 포트와 다르게 동그란 모양이고, 색으로 키보드/마우스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 사진에 보이듯이 대개 키보드는 라벤더, 마우스는 에메랄드 색상의 단자를 쓴다. 최근에는 키보드 마우스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나오기도 한다.
USB의 경우에는 여러 하드웨어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포트이기 때문에 다른 쪽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키보드나 마우스도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PS/2의 경우에는 사실상 키보드/마우스 전용으로 사용되는 포트이기 때문에 먹통이 되는 경우가 적다.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 Windows 10 1709 KB4074588 업데이트 후에 USB 키보드/마우스가 먹통이 되는 증상이 많은 PC에서 나타났다. 이 경우 PS/2 키보드/마우스를 연결해 부팅 후 해당 업데이트를 삭제하면 문제가 해결되었으나 PS/2 키보드/마우스가 없는 경우 포맷/재설치를 해야만 했다. 1803 버전에서만 그러는지 모르나 PS/2 키보드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컨버터를 써도 마찬가지.
인터럽트 우선순위가 높은 규격이라서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프로그램 강제종료가 더 쉬워진다. Usb 같은경우는 컴퓨터가 항상 키보드 마우스가 뭘하는지 감시하는 방식이라서 컴퓨터가 감시하고있지 못하면 먹통이 되는 반면에, PS/2 는 직접 cpu 가 하던걸 멈추게하고 키보드 마우스 입력을 받게 하도록 만들 수 있기에 문제상황 대처가 더 쉽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능이지만, BIOS 설정과 조합하면 키보드로 컴퓨터를 켤 수도 있다. 메인보드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페이스 바, 엔터 키, 또는 아무 키나 누르면 전원이 들어오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일부 구형 키보드의 경우에는 Power 버튼으로 켜는 것도 가능하지만, 메인보드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거나 사용자가 설정해두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기본 설정으로는 키보드의 어느 키를 누르더라도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Power 키가 컴퓨터를 끄는 기능만 하는 키로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마우스로 컴퓨터를 켜는 것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도 존재한다.
키보드의 경우 USB는 대역폭과 무관하게 '''HID 인터페이스 상의 문제로''' 기능키를 제외하면 6키가 한계지만, PS/2는 이론상 7키 이상의 입력 지원이 가능하며 실제로 적용한 제품이 있다. 그나마 2010년대엔 USB에서 키보드를 두개 이상으로 인식시킨다거나 해서 억지로 늘리기도 한다지만, 키보드 보안과 충돌하여 인터넷 뱅킹에 지장이 생기는 등 실사용은 아직 어려운 수준.
4. 단점
USB와 달리 컴퓨터가 부팅된 후에 꽂으면 대부분 인식이 되지 않고, 재부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에야 당연하게 여겨지는 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이 없다는 말. USB가 폭발적으로 대중화된 이유도, PS/2 단자가 밀린 이유도 이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키보드나 마우스가 고장나거나, 실수로 빠지면 강제 재부팅을 해야했다.
단, 랩탑용 도킹스테이션은 예외이다. 대부분 핫스왑을 지원하며, 지원하지 않는다 해도 랩탑을 분리한 상태에서 키보드나 마우스를 장착한 뒤에 다시 랩탑을 장착하면 정상 동작한다. 이래도 작동되지 않으면 포트가 고장난 것이다. 반대로 일부 컴퓨터에서는 윈도우 부팅 전 USB 키보드, 마우스는 작동하지 않지만 PS/2 규격을 쓴 키보드나 마우스는 작동하는데, BIOS 설정에서 'Legacy USB Support'라는 항목을 'Disabled'로 설정할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구형 메인보드에는 USB를 아예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도 부팅 전에 USB를 사용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이런 구형 메인보드들은 USB 부팅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ODD가 없으면 윈도우도 설치할 수 없다.
핀 구멍을 맞춰서 꽂아야 하기에 보드에 꽂기가 USB처럼 쉽지만은 않다. 다수의 핀이 직접적으로 돌출되어 있고, 핀의 굵기도 가늘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한데 보드에 잘 안 꽂아지는 걸 이리저리 억지로 시도하다가 핀이 휘어질 수 있다. 물론 휘어진 핀을 다시 펴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잦은 휘어짐으로 금속피로가 쌓여 부러질 수도 있으니 주의.
USB Type-A보다 두께가 두껍기 때문에 노트북 컴퓨터에서는 사실상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과거의 제품이다 하더라도 매우 높은 확률로 단자가 없을 수 있다. 도킹 스테이션을 갖춘 랩탑이라면 도킹 스테이션에 단자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으나 여기서도 슬슬 PS/2가 사라지고 있다. 그 USB Type-A조차도 두껍다며 USB Type-C만 달아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Google Pixelbook.
USB 기반 키보드 및 마우스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PS/2에 비해 해킹에 취약하다는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다. #
데이터 대역폭이 작아서 터치패드나 펜 입력처럼 정밀한 입력을 위해서는 높은 데이터 대역폭을 요구하는 입력기기들은 사용하기 어렵다.
5. 컨버터
USB를 PS/2로 바꾸거나, 반대로 PS/2를 USB로 바꿔 주는 패시브와 액티브 컨버터가 존재한다. USB 포트가 모자랄 경우, PS/2에 연결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위한 일종의 배려다. 컨버터는 주로 마우스 쪽에 많기는 한데, 구조 자체는 동일하기 때문에 마우스용 컨버터를 키보드에 끼워도 작동한다.
주의할 것은 USB와 PS/2는 신호체계가 전혀 다르므로 마우스나 키보드 자체에서 양쪽 신호를 모두 지원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패시브 컨버터를 아무리 써봤자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히 동작하는 컨버터였는데 집에 가져와 내 것에 꽂으니 먹통이더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패시브 컨버터가 하는 일은 선을 연결해 주는 것일 뿐이고 그 이상을 원한다면 액티브 컨버터를 사용해야 한다. 즉,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메인보드에 PS/2 단자가 없을 경우 패시브 컨버터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런데 이 USB-PS/2 액티브 컨버터라는 것이 제품 성능 편차가 매우 극심하며 버그도 흔하기 때문에 잘못 구입하면 정신건강에 큰 해악을 끼친다. 예를 들어 키보드의 특정 키 조합이 입력이 되지 않는다든지, 한영/한자키를 입력해도 컨버터 단에서 무시되어 입력이 되지 않는다든지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마우스는 포인터 이동 속도나 가속도 등이 달라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양자 공통으로 체감 가능할 정도로 입력 딜레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떻게든 꽂아 쓸 수만 있으면 그만인 상황이 아니고 주력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버그가 전혀 없고 성능이 좋다고 검증된 컨버터를 구입해야 한다. 다만 이런 제품이 드물기 때문에 결국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컨버터 중에서는 이놈이 훌륭하기로 유명하다. 보통 키보드부터 매크로 기능이 있는 키패드까지 웬만한 PS/2 키보드는 모두 다 호환되는 편이고, 특히 매크로 기능에서 많은 컨버터가 제대로 된 입력을 구현하지 못하는데 이 제품은 거의 완벽하다. 국내에서는 카제컨버터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이는 키보드매니아에서 '카제'라는 닉네임을 쓰는 유저가 해당 부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별칭에 본인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하지만 출시된지가 오래된 제품이기 때문에 2020년 시점에서는 이 제품을 구하기가 지극히 어렵다. 또한 사용자들이 누적되면서 결국 이 컨버터에도 일부 조합키가 먹히지 않는 버그가 발견되었다. 물론 아주 사소한 것이고 일반 사용자에게는 99% 영향이 없을 일이지만, 이렇게 평이 좋은 제품도 버그가 있을 정도로 컨버터란게 결코 보기완 달리 완벽하게 만들기 쉽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물론 컨버터에 들어가는 펌웨어 자체가 그정도로 복잡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고, 그저 검증해야 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확인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까지는 아닌데, 막상 크게 돈이 되지 않는 영역이다보니 그정도 성의있는 개발과정을 거치도록 하기가 힘든 것이 문제. 펌웨어 퀄리티가 어떻든 그냥 펌업만 가능했어도 능력자들을 통해 버그에 대한 대처가 가능했겠지만 펌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마저도 비용증가를 가져오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기성 컨버터를 사지 않고도 PS/2 단자가 없는 컴퓨터에 PS/2로 개발된 마우스나 키보드를 꽂을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으니 상황이 되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더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랩탑이라면 전용 도킹스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도킹스테이션 중 상당수가 PS/2 단자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이 쪽은 성능 문제가 거의 없으니 안심하고 쓸 수 있다.
- 키보드의 경우 컨트롤러를 교체해 버리는 개조를 할 수도 있다. 한 번만 해두면 키보드가 완전히 USB로 변신하게 되므로 편해진다. 난이도가 만만치 않지만 그렇다고 초심자가 아예 못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매트릭스가 이미 알려진 클래식 키보드라면 난이도가 훨씬 쉬워진다. 매트릭스를 모르더라도 키보드 매트릭스를 알아내는 팁들이 많이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멤브레인 시트나 기판을 보고 잘 따라가면 초보라도 근성으로 커버할 수 있다. [1]
- 아두이노 등으로 컨버터를 자작할 수 있다. 이미 관련 프로젝트가 여럿 공개되어 있으며, 결코 쉽지는 않으나 위 컨트롤러 교체처럼 초보자도 근성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이다. [2] 이 방식의 특장점은 특정 키조합에 대한 버그 발생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PS/2 키보드 표준 신호를 다루기 때문에 기존 키보드를 뜯지 않아도 되고, 매트릭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도 장점.
- PS/2 단자가 달린 구형 PC에서 키보드/마우스 입력을 다른 PC로 리다이렉션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의 화면을 PC의 터치패드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 다만 이 방법은 게임처럼 실시간성이 중요한 경우에는 쓰기 어렵다.
6. 구조
상기 이미지는 키보드 기준이며, 당연히 컴퓨터 쪽에서는 거울상으로 좌우가 바뀐 형태로 입력받는다.
- 1번은 데이터 핀. 데이터 입출력이 일어난다.
- 2번은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 3번은 GND. Ground의 약자로 접지를 의미한다.
- 4번은 전원 5볼트(최대 20mA)
- 5번은 클락 아웃. CLK (20 ~ 30kHz)
- 6번은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로 구성되어 있다.
시리얼 포트의 스펙과 유사한데, 그래서 마우스의 경우 시리얼과 PS/2 겸용 방식이 한때 존재했다. 하지만 전압 차이가 있어서 선을 그냥 이어 주는 것만으로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겸용 제품은 내부에서 두 가지 전압을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에 호환이 가능한 것. USB-PS/2 더미 어댑터가 일부 제품에서만 동작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쪽은 전압뿐만 아니라 프로토콜 자체가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7. 관련 문서
[1] 컨트롤러에서 열마다 찍어보는 것은 수고가 많고, 한영 한자키나 그외 특수키는 키보드 입력테스트 유틸리티로는 인식이 안 될 수도 있다 (보통 US 키보드 ANSI 배열만 가능). 5키 이상 입력 키보드는 구성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핀이 길게 있는 열과 짧게 있는 열로 된 컨트롤러부에서 분기한다. 보통 짧은 열이 키열 묶음이고, 긴 쪽도 뒷부분이 일부는 독자적인 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5~7개정도다. 이쪽에 ANSI, ISO 배열에 없는 기능키나 입력언어 전환키가 있을 수 있다.[2] 물론 위 컨트롤러 개조를 아두이노를 써서 할 수도 있다.[3] 당연하지만 대다수의 구형 PS/2 키보드 보유자들은 벌써 그렇게 했을 것이다. 굳이 저런 수고까지 해야 되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레어한 클래식 키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다. 이 쪽은 새로 살래야 살 수가 없으니 컨버터나 개조밖에 답이 없다. 다른 취미가 그렇듯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오래된 장비를 실사용 가능한 것으로 개조하는 것 자체도 취미의 일부이기도 하고. 게다가 액티브 컨버터 가격과 저가형 USB 키보드 가격이 얼마 차이 나지 않으며 컨버터의 성능도 보장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