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
1. 정의 및 설명
가운(gown)은 본디 유럽에서 상체부터 하체까지 헐렁하게[2] 드리우는 거의 온갖 종류의 옷을 아우르는 일반적인 단어였다. 짧은 것은 무릎까지, 긴 것은 발까지 내려오는 옷이었고 남녀 옷을 구분하지 않았다. 가운은 유럽에서 중세시대부터 17세기까지 널리 입던 옷이었다. 그 용도나 의미에 따라 앞에 다른 단어가 덧붙어서 옷의 종류가 세분화된 것이며 가운 자체는 넓은 의미의 단어였다. 근현대로 오면서 '가운'이라는 단어가 '옷'을 말하는 일반명사, 즉 드레스(dress)와 부분적으로 혼용되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날 서구권, 특히 영국에서 가운이라함은 보디스와 스커트가 하나로 구성된, 긴 길이의 여성 의류를 아울러 부르는 용어가 되었다.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 입는 옷을 부르는 말처럼 굳었는데, 이는 특수한 직무에 있는 사람들, 예컨대 성직자, 법관들의 가운, 그리고 공식 석상에서 여성들이 입는 가운[3] 이 흔히 사용되는 용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구권에서 가운이라는 말은 한국어에서의 가운과는 상이하며, 상체부터 하의(특히 무릎 아래)까지 늘어진 여성 의류로서의 의미가 첫번째가 된다. 그래서 대표적인 가운의 이미지는 사실 외국 시상식에서 여성 배우들이 입는 이른바 "드레스"가 된다. 심지어 치마가 넉넉한 품을 가지지 않아도 가운이라고 지칭해도 괜찮을 정도의 일반 명사이다.[4] 더군다나 본디 유래 상 품이 넓은 상하의 일체형 옷을 말하므로, 제작과 착용이 편해서 실내복으로도 많이 애용되어 왔다. 실내복으로 입는 것으로는 잠옷 위에 덧입는 나이트가운이나 목욕 후 입는 목욕가운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어에서는 가운이 상이한 뜻을 갖는다. 이는 가운이라는 단어가 특별히 고정되어 사용되는 경우, 즉 의사[5] , 법관, 욕실 가운의 단어가 외래어로 통째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즉, "목욕 가운", "의사 가운" 등이 그러한 예이다. 가운이라는 단어 앞에 특별한 직위나 장소가 붙는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일상적인 의미와는 조금 달라진다는 뜻이지만, 한국어에서 그런 옷들은 '드레스'라는 단어가 차지하면서 가운의 의미가 달라지게 된 셈. 어감이 한국어 단어스러워서 그런지 가운이 영단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날 일부 대학 교수, 법관, 성직자들은 가운을 입고 다니며, 이는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16세기에서 17세기 사이에 해당 직종의 제복이 되었다. 요즘엔 아무나 집에서 적당히 편하게 걸칠 것으로 가운을 입고 다닌다.
2. 종류
- 드레스 : 영어권 사람들은 gown 이라고 하면 거의 다 드레스를 떠올린다. ball gown, evening gown 등등...
- 로브 : 외국에서는 가운과 동일어로 취급되기도 한다. 한국에는 주로 마법사들이 입는 그런 옷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가운 맞다.
- 법복
- 웨딩드레스: bridal gown
- 흰 가운(의사 가운): 단, 이는 콩글리시이다. White coat 내지는 Lab coat라고 해야한다. 흔히 생각하는 흰색의 외투가 아니라 수술복인 surgeon's gown을 gown이라고 해야한다.
[1] 사진은 차태현이 연기한 종합병원 2의 최진상.[2] 흔히 생각하는 웨딩드레스처럼, 허리 이하만 헐렁해도 상관 없다.[3] 이 가운은 한국어로는 드레스가 된다.[4] 그래서 가운과 관련된 인터넷 글 중에서는 옷을 사려는 여자친구를 둔 영미권 남성들이 드레스와 가운 차이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는 질문 글이 왕왕 등장한다.[5] 어떤 병원에서는 간호사까지 하얀 가운을 입기도 한다. 이 경우 의사와 구분이 잘 안된다. 하지만 모든 간호사가 입는 건 아니고, 나름 경력이 노련한 간호사들이 가운을 입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