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실

 

龕室
1. 개요
2. 기독교의 감실
2.4. 성공회 외의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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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을 안치하는 소형 제단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유교에서는 감실에 조상의 위패를 넣어 사당에 두고 기독교(가톨릭/정교회/성공회/일부 루터교)에서는 감실에 성찬례를 위한 성체를 넣어둔다. 앞의 두 경우 외에도 신상을 넣어두는 경우도 있다.

2. 기독교의 감실


  • 라틴어 : Tabernaculum
  • 영어 : tabernacle
성찬의 전례때 사제에 의해 축성된 성체나 성혈을 모셔두는 조그만한 공간.
1-2세기 초대교회 시절부터 신자들이 성체(축성된 빵)를 자기 집으로 가져와 모셔두며 기도를 드리고 경배를 드렸다. 이는 기독교 박해가 심한 상황에서 정기적으로 신자들이 모여 성찬예배를 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끝나자 성체를 일반인 가정이 아닌 성당에서만 보관하는 관습이 제정되었다. 당시에는 성당의 어디에 성체를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규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점차 성체를 보관하는 용기라는 의미로 감실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 이 당시 성체를 보관하는 용기는 보통 탑 내지는 비둘기의 형태를 취했으며, 통상적으로 금이나 은으로 만들어졌다. 교회 문헌에 따르면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250개의 진주로 장식한 금 재질의 성체 용기와 은 재질의 성체 용기를 로마성 베드로 대성당에 기증했다고 전해진다.
8세기에 와서 감실을 제대심장으로서 제대 위에 두었다는 기록이 보인다.[1]
감실 앞에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표시하는 등불인 붉은색의 성체등을 항상 켜두어야 한다. 성체등은 원칙적으로 기름으로 밝혀져야 하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전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2] 신자들은 감실 앞을 지나갈 때 성체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깊이 절을 한다.

2.1. 가톨릭


가톨릭은 축성된 제병과 포도주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라고 믿기에 축성된 성체를 소중히 모셔두는 장소인 감실을 성당에 비치해두고 있다. 영성체 하고 나서 남은 성체를 보관한다. 감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붉은 등이 켜져 있다면 '감실 안에 성체가 모셔져 있음' 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교회/성공회와 달리 한국의 가톨릭에서는 성체(축성된 빵)과 성혈(축성된 포도주)를 모두 영하는 양형영성체가 아닌 성체만을 영하는 단형영성체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포도주는 신부가 영할 만큼의 포도주만 축성하기 때문에 성혈은 남길 것이 없어서 보관하지 않는다. 있다 하더라도 성체성사 후 다 마셔 버린다. 성체 보관에 관한 자세한 규정까지도 교회법으로 규정할 정도다. 사제가 감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항상 열쇠로 시건한다.

2.2. 정교회


정교회 성당에는 지성소라는 특색있는 부분이 있다. 이곳은 이코노스타시(η Εικονοστάση)라는 이콘으로 장식된 벽으로 막혀있으며, 평상시에는 닫혀 있다가 성찬예배를 할 때만 열리는 곳으로, 구약성경에서 언급하는 예루살렘 성전의 구조를 재현한 것이다.
이곳에 제대와 함께 감실이 있으며, 사제와 부제, 복사만 출입한다. 따라서 평신도들은 성찬예배 때 말고는 감실을 볼 수 없는 구조이다.

2.3. 성공회


성공회도 가톨릭/정교회처럼 성당에 감실을 두는데, 공식적으로는 '감실'이 아닌 '성막(聖幕)'이라 부른다.[3] 다만 성체를 다루는 신학적 입장이 가톨릭과 다르기에[4] 가톨릭에 비해서는 보관 규정이 덜 엄격하다. 복음주의 성향이 강한 저교회파 성향의 성당은 성막을 아예 두지 않기도 한다.
성공회는 성막의 유래를 구약 성경의 출애굽기에서 찾고 있다.[5] 물론 그것은 유다인들의 성막이지만, 하느님께서 실제로 계신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은 현재 성공회의 성막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해, 성막을 구약 때부터 이어오는 귀한 전통이고 상징으로 생각해서 그 안에 성찬례에 쓰일 빵과 포도주를 보관하는 것이다. 일부 다른 개신교 교파에서 오해하는 것처럼, 성막 속에 예수께서 생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계시는 것처럼 생각한다거나 성막 앞에서 기도를 드리면 기도의 효험이 더해진다고 믿는 일은 절대 없다. 성공회에서는 성찬례에 쓰일 빵과 포도주를 꼭 성막 안에 보관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 나아가 교회 안에 성막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성공회에서는 축성된 성체와 보혈(성혈)을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존중'''하기 때문에 성당에 들어 설 때나 성막 앞을 지날 때, 성막 등에 불이 켜 있으면[6] 성막을 향해 손을 모으고 몸을 굽혀 예를 표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성공회는 가톨릭/정교회와는 달리 진짜 예수의 몸과 피가 거기 있다고 생각해서 예를 표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신앙의 근거를 다시 한번 묵상하고 성찰하는 “매개물”로서 의미를 두는 것이다.[7] 첨언하자면, 이런 성막에 대한 예도 고교회 성향의 신자들이 중요시하며, 저교회나 광교회 성향의 신자들은 그리 엄격히 지키지 않는다. 일반 신자들 사이에서는 마치 미사보를 쓰냐 안쓰냐 정도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신학적 차이 때문에 집전 사제가 가톨릭 미사에서처럼 면병 가루까지 챙겨서 먹을 정도로 성찬례가 까다롭지는 않다.

2.4. 성공회 외의 개신교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등의 여러 개신교 교단들은 성만찬을 자주 하지 않고, 성사로 인정하지만 가톨릭/정교회처럼 성변화를 주장하지 않기 때문에 성만찬에 쓰이는 빵과 포도주 역시 그다지 큰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고, 기념적인 예전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기에[8] 성체를 모셔두는 감실 같은 것을 따로 두지 않는다. 성만찬하고 나서 남은 빵과 포도주는 그저 빵, 포도주일 뿐이지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 그래서 빵이 남으면 그냥 간식으로 먹거나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대부분 총회의 회칙을 보면 태우거나 치우도록 하라고 적혀있다.
성만찬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진 루터교는 공재설[9]을 주장하므로 제단은 있어도 감실은 없는 경우가 많다.[10] 다만 개교회 성향에 따라 드물게 감실을 두는 경우도 있다.

[1] 제대는 보편교회 건축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한다.[2] 그런데 현대 성당의 경우 전등을 쓰는 경우가 일반적인 듯.[3] 고교회파 신앙을 가진 교인들은 '성막'보다 주로 '감실'이라 한다. 대한성공회는 고교회적인 경향이 강해서, 교회 내에서 '감실'과 '성막'이 모두 편하게 쓰인다.[4] 성공회의 공식 입장은 성사적 임재설. 즉, 성찬례 시 빵과 포도주에 "물질의 변화"라기 보다는 “의미의 변화” 또는 “목적의 변화”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고교회파 성직자나 평신도들 가운데 성변화를 믿는 경우가 있다.[5] 감실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tabernacle도 구약시대의 성막을 의미한다. 원래 감실이 구약시대의 성막을 상징하는 것이다.[6] 성찬례에 쓰일 빵(성체)과 포도주(보혈)가 감실 안에 있음을 의미한다.[7] 성공회에서 성호를 긋는 것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다. 성호를 긋는 행위를 해야 기도가 더 영험해진다고 믿는 것이 아니다. 성호를 긋는 이유는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고, 또한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의미로서 초대교회에서부터 시작된 전통을 존중해서 행하는 것이다.[8] 종교 개혁때도 츠빙글리는 기념설을 주장했다[9] 빵과 포도주 자체가 살과 피로 변하지는 않으나 축성할때 예수님께서 직접 내려오신다는 설이다. 루터교도들은 '실재설'(real presence)란 표현을 더 선호한다.[10] 성공회도 저교회파나 광교회파인 경우 감실이 없는 교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