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다
1. 개요
한국어의 형용사. 발음은 /갇따/, 모음이 이어지면 /가ㅌ(모음)/ 식으로 난다.
상술한 대로 ㅌ받침은 자음 앞에선 ㄷ받침이기 때문에 '갔다', '갖다'와는 발음이 같다. 모음이 뒤에 이어져야지만 발음으로 구별할 수 있다.
2. 역사
조선 시대에는 ㅌ받침이 잘 쓰이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는 형태가 좀 달랐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 시기인 석보상절 등에서는 아래아를 써서 'ᄀᆞᆮ다' 라는 형태로 나온다. 모음이 이어지면 'ᄀᆞㅌ-' 식으로 이어서 썼다. 용비어천가 79장 이를 통해 'ᄀᆞᆮᄒᆞ다', 'ᄀᆞᆮ+ᄒᆞ다(하다)' 라는 형태를 유추하기도 한다. 아래아의 형태는 구운몽(1687)까지도 확인이 된다.#[1] 단 구운몽에서는 ㄷ받침과 ㅅ받침의 발음이 같아져(중세에는 달랐다) 'ᄀᆞᆺ다/ᄀᆞㅌ-' 식으로 적었다.
개화기에는 아래아가 사라져 ㅏ로 적게 되었다. 한편 동사 어간의 형태를 일치시키려는 시도인지 '갓다/갓흔' 식으로 모음이 이어진 때에도 ㅅ+ㅎ으로 나눠적어 앞글자를 일치시켰다. 뒤의 자음은 좀 통일이 안 돼서 '갓흐니', '갓튼', '갓치' 등 난잡하지만... 아무튼 '갓'으로 적긴 했다는 것(..). 혈의 누(1907) 현행 표기상으로는 '갓흔'은 /갇튼/, '같은'은 /가튼/이므로 둘의 발음은 조금 다르다.
ㅌ받침을 쓸 수 있게 처음 명문화된 것은 언문 철자법(1930)에서이다. 그런데 이 때는 어째서인지 ㅊ받침과 함께 '윷이'는 '윷티', '같이'는 '같치'라고 ㅊ+ㅌ을 같이 적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에서 '같다', 같이', '같은' 식으로 적을 수 있게 되었다.
3. 쓰임
- A와 비교했을 때 B라는 점이 동일하다: 나는 그와 키가 같다.
- A와 유사한:
- 비유: 백옥(과) 같다.
- 비슷한 부류: 신분증 같은 것
- 을/은 것 같다
- 개별 용례
- ~ 같으면: 옛날 같으면 (≒라면; 옛날이라면)
- ~ 같은 ~ : 사람 같은 사람 (≒-다운; 사람다운 사람)
- ~ 같아서는: 요즘 같아서는
- ~ 같으니
맞는다, 되다와 유사하게 '~이/가'와 같이 쓰이는 형용사이다. '저 두 개는 어떤 점'''이''' 같은 거지?' 등. 다만 여기서 '~이/가'에 걸린 단어는 주격은 분명 아니고 부사로 보기도 하고 보어로 보기도 한다는 것 같다.
한자로는 주로 동(同), 등(等), 여(如) 등으로 쓰는데 뜻은 조금씩 다르다. 同은 성질이나 특성이 완전히 같은 것을, 等은 수준이나 지위가 같은 것을 의미한다. 同과 等의 용법을 보면 同은 '동일', '동치', '합동' 등에 쓰이는데 等은 '등고선', '평등', '등호' 에서 쓰인다.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단어로 '등질(等質)'은 알갱이들이 서로 형태나 크기가 균질한 것을 의미하고, '동질(同質)'은 두 개의 재질이 완전히 같은 것을 의미한다.
북한에서는 위의 '同'과 '等'을 '같은'으로 바꾼 단어들을 꽤 많이 쓴다. '동질-같은질, 등적-같은부피, 등호-같기표 등등. 한국어에서도 같은꼴가기, 같은도 등 '같은' 식으로 쓰는 단어들이 좀 있고, "너 같은 게 뭘 아냐?"처럼 '따위'와 함께 비하적인 뜻으로도 쓴다. 또, '같지 않다'의 준말인 '같잖다'는 비하하는 표현으로 굳어 버렸다.
'如'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여기서 '같을 여'라고 하는 건 '~와 같다'에서의 같다이다. '불여일견'이 '한 번 보는 것과 같지 않다'로 풀이되는 식. 일본에서는 이 한자를 '~の如く(ごとく)' 식으로 쓰는데, 이 단어가 '~와 같이'와 뜻이 유사하다(ex. ハヤテのことく(하야테처럼;하야테와 같이)). 2000년대 후반에 여성부의 '여'가 '같을 여(如)'라서 평등부라는 뜻이라는 카더라가 퍼진 적이 있는데, 그렇게 쓸 수 없는 한자이다.
'~와 같다'를 예전에는 '~와 여(如)하다'라고 쓰기도 했으나 지금은 조금 문어적인 표현이다.
부사 접미사 '이'가 붙은 '같이'의 품사는 좀 애매하다. 명사 뒤에 쓰이면 부사격 조사가 되고 동사 뒤에 쓰면 부사가 된다. '너같이', '너와 같이' 식으로 띄어쓰기가 달라진다. 쉽게 구별하는 방법으로, '처럼'으로 바꿔쓸 수 있으면 조사이다('너처럼(O)', 너와 처럼(X)'). 그런데 이 때문인지 접미사로 오해하여 '너같은'처럼 붙이기도 한다.
때때로 서술격 조사 '이다'와 유사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나는 박지성이다' 같은 문장은 '나=박지성(나는 박지성과 같다)'로 볼 수 있기 때문. 수식 A=B는 초등학생 때 처음 배울 때 'A는 B이다'라고 배우기도 하지만 'A는 B와 같다'라고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다는 포함관계에서도 쓸 수 있으므로 등호나 '같다'와는 조금 다르다. '나는 학생이다'와 같은 문장에선 '나=학생'이 아니라 '나⊂학생'이라는 의미이다.
3.1. 현대 한국인들의 구어체에서
'~은, 을 것 같다'는 현대 한국인들이 굉장히 자주 쓰는 표현이다.
여기서의 '같다'는 '~와 같다'처럼 '비슷하다'라는 의미로, '완전히 같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불확실하다는 느낌을 주면서 어조를 순화시키는 역할. '~이다'를 '인 것 같다'라고 하면 아닐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주면서 말을 부드럽게 해준다. 다만 자기의 느낌이나 생각처럼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나 반박 불가능한 명확한 사태를 언급할 때도 구태여 '같다'를 쓰는 행위('나는 이걸 좋아하는 것 같다.')에 대해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3.1.1. 특이한 어미 결합
'같다'에 종결 어미가 붙을 때에는 다른 말들과 마찬가지로 '-애' 형태로 붙지 않고 '-아' 형태로 붙는다. '같다'와 비슷한 낱말을 찾아봐도 그 어떠한 낱말도 종결 어미를 '-애'로 붙이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쓸 때는 '같아'로 쓰면서도 유독 구어체 '같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종결 어미로 '-애/에'를 쓴다. 이 현상은 역행동화이기도 한데, 모음조화가 파괴되는 추세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 + -아 → 하여' 불규칙 활용과 '하얗다→하얘' 같은 ㅎ 불규칙 활용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2] 그 밖에 소망의 뜻으로 쓰이는 '바라'도 '바래'로 잘못 쓰이기도 하고.
4. 비슷한 글자의 모양
받침만 다른 형태로는 '간다(가다, 갈다의 활용)', '갈다', '감다', '갖다', '갚다', '갔다(가다의 과거형)', 갉다' 등이 있다.
'갇'은 '가두다'가 줄어들 때에만 쓴다('갇힌'). 이 때문에 '같힌'이라고 잘못 쓰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 문장을 읽고 느껴졌겠지만 '갖힌'이라고 잘못 쓰는 사람이 '같힌'이라고 쓰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다(..). ㄷ, ㅌ, ㅊ받침 모두 ㅎ을 만나면 ㅊ으로 바뀌기 때문에 생기는 촌극이다.
천지인 자판에서는 약간 입력하기 귀찮다. '같'의 ㅌ과 뒤의 '다'의 ㄷ이 같은 버튼이기 때문. 중간에 스페이스를 눌러서 넘겨줘야 한다.
[1] 옥 ᄀᆞᄐᆞᆫ 쳐ᄌᆞㅣ 이시니/눈은 츄ᄉᆞᅟᅵᆼᄀᆞᆺ고, 얼골은 빙옥 ᄀᆞᆺ고[2] '얕다→얕아', '맑다→맑아', '곱다→고와', '푸르다→푸르러' 등 어떠한 형용사도 종결 어미로 '-애'를 쓰지 않고 '-아/-어'를 쓴다. 기본형이 '-앟다'인 ㅎ 불규칙 용언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