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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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창작물에서
3. 같이 보기


1. 개요


骨相學, Phrenology
18세기 오스트리아 의사인 프란츠 요제프 갈(Franz Joseph Gall)에 의해 주장된 혈액형 성격 구분과 같은 '''유사과학'''이다. 19세기 부터 20세기 초까지 유행했다가 개소리임이 입증되고 과학계에서 흑역사 취급 당하고 있다. 골상학은 두개골 및 두뇌의 형상에서 사람의 성격을 비롯한 심적 특성 및 운명 등을 추정하려고 했다.
중세 이후 생물학의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두뇌와 신경망에 대한 연구 성과들이 쌓이게 되었고, 그 결과 사람들은 뇌가 인간의 행동과 사고, 성격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뇌가 인간의 성격과 행동을 결정한다면, 뇌의 각 부분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발생하였다. 이에 대해 두개골과 뇌의 크기 및 형태 등이 이를 분류하고 이에 따라 인간의 행동 양식을 결정한다는 주장이 등장하였다. 이것이 골상학이 등장하게 된 원인이다.
골상학에 따르면 두뇌에 인간의 성격과 행동을 결정하는 부분들이 골고루 분포해 있고, 이 부위들의 크기나 형태에 따라 성격 및 행동 양식의 세부적인 형태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 두뇌 부위의 크기 및 형태는 두개골의 크기 및 형태를 결정하므로, 두개골을 관측하면 인간의 행동 양식 또한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개골의 형태만으로 인간의 행동 양식을 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증거가 빈약한 주장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골상학이 유행하던 시기가 바로 제국주의 시대였다는 것. 인종 별로 조금씩 다른 두개골의 형태들을 근거로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들은 선천적으로 도덕성이 떨어지고 무능력한 인종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백인들의 지배를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한 골상학은 인종차별 외에도 사회적 소수자의 차별에 대한 합리화에도 이용되었다. 한 예로 이탈리아의 의사이자 범죄학자인 체사레 롬브로조(Cesare Lombroso)는 인간의 범죄성은 선천적으로 유전되며, 그 특성은 인간의 두개골 등 머리 형태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사진 이마, 비정상적인 크기의 귀, 비대칭적인 얼굴, 앞으로 돌출된 턱, 평균 이상으로 긴 팔, 두개골의 비대칭, 기타 여러 신체적인 요인들이 바로 전형적인 범죄인의 모습이라는 것. 롬브로조의 주장은 19세기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당시 유행한 우생학과 이를 연결시켜서 흑인, 정신질환자, 기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강제적인 단종 시술을 자행하기도 했다.
골상학은 20세기 이후 더 이상의 과학적 발전을 하지 못하였으며, 현대에는 인간의 행동 양식은 두뇌 내부의 작동 형태에 따라 좌우되며 두뇌 및 두개골의 형태와 거의 관계가 없음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골상학은 과학계에서 퇴출당했고 유사과학으로 낙인찍힌 상태이다.
그래도 골상학이 과학계에 남긴 유산이 없는 것은 아닌데, 바로 뇌의 모듈성이라는 발상을 하게 해준 게 그것이다. 골상학에서 뇌의 어느 부분이 어느 능력을 관장한다고 주장하던 생각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라, 양차대전을 통해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된 환자 등을 이용한 실험으로부터 뇌의 모듈성이 밝혀진 것. 모체였던 골상학과는 달리 이것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맞는 이론으로 드러나 정설이 되었다.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예로는 브로카와 베르니케 실어증을 들 수 있다.물론 여전히 뇌의 어느 부위가 크다고 어느 방면으로 능력이 좋다거나 하는 말은 옳다고 할 수 없으므로(연결성이 더 중요하다) 딱 거기까지만 기여한 셈이다.
동아시아권에서도 위의 서양의 골상학과 유사한 개념은 고대부터 존재했다. 제갈량위연반골의 상이라고 깠던 삼국지연의의 일화가 유명하며, 실제 역사에서도 고려시대 이제현신돈의 골상을 흉악한 자들과 같으니 가까이하지 마라고 공민왕에게 충고한 것이 있다. 국내의 경우 일제에 의해 골상학을 연구할 목적으로 희대의 사이비 종교였던 백백교의 교주 전용해의 두개골이 보관되었던 적이 있다. 참고로 현대 한의학에서 말하는 동의 골상학(東醫 骨象學)과는 다른 것으로, 이쪽은 뼈의 모양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논하는 일종의 인상학이다. 한자가 같다고 해서 헷갈리진 말 것.
여담이지만, 골상학의 전성기인 19세기 말~20세기 초를 대표하는 미국의 문호 마크 트웨인이 자신의 자서전에서 골상학자들을 사기꾼이라고 조롱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 내용을 보면 골상학자들이 자기 머리를 만져보면서 백 여 가지에 이르는 위대한 덕목들을 발견한 뒤, 차례로 그 덕목들을 무효화하는 단점들을 발견해 나갔다고 한다.(...)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마크 트웨인의 두골에는 용기를 상징하는 융기부가 산처럼 높게 솟아 있지만 그 근처에 조심스러움을 상징하는 함몰부도 바다처럼 깊어서(...) 용기가 드러나는 것을 막고 있고 해설했다. 당대의 골상학자들도 현대의 혈액형 심리학 지지자들처럼 애매한 말장난에 의존하는 장사꾼이었다는 것[1]. 그리고 본명인 새뮤얼 렝혼 클레멘스라는 이름으로 검진을 받았을 때는 대부분의 골상학자들이 유머감각에 대해서는 특별히 거론하지 않았고, 한 명의 골상학자만이 '이런 두개골의 소유자에게는 유머감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내놓았지만 수 개월 뒤 유명한 필명인 마크 트웨인의 이름으로 검진을 받자 모든 골상학자들이 '두개골의 형태를 볼 때 탁월한 유머감각을 지니고 있다' 는 진단 결과를 내놓았다고 한다.(...)

러시아의 은여우 진화실험에서는 가축화 과정에서 성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두개골 모양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 확인되었다.

2. 창작물에서



  • 더 룻츠의 2002년 앨범 역시 이 골상학에서 착안했다.

3. 같이 보기



[1] 이말년의 혈액형 척척박사님에 나오는 말장난을 생각하면 간단하다.